Description
박순자 수필집 『한 마리 학처럼』
이번 수필집은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 될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나름 많은 것들을 후회없이 써보려고 했지만 나의 성정이 개으른 탓에 그렇지 못했다.
고통스럽게 살아온 가족사가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소소한 사건에 부딪치면서 보고, 느낀 것들과 젊은 날에 써 놓았던 녹슬어가는 원고들을 여기저기에서 주워모았다. 그러다 보니 작지만 그림을 넣어 한 권의 책으로 묶을 수 있었다.
나름대로 의식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버둥대며 현실을 환기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의 잠재의식 속 환영들이 춤을 추듯 고개를 내밀었지만 그것을 작품으로 형상화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다만 내 영혼이 중천을 헤매며 휘돌아다닌다는 것에 공감할 뿐이었다.
- 「작가의 말」에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는 대낮에도 커튼을 드리우고 골방에서 골똘히 생각에 잠기신 침통한 모습이다. 매일 일장기만 봐왔던 우리는 곡선과 직선의 오묘한 문양의 태극기에 가슴 깊은 울림을 받았다. 밤이면 오빠와 나는 아버지가 건네주신 태극기를 조선인 거주민들에게 조용히 전달하던 것이 한때 우리의 일이었다. 또한 영특하고 재주가 많으셔서 조선인 가정집의 웬만한 고장은 손수 고치셔서 주위를 놀라게 하셨던 아버지…… 아마 일제강점기가 아니었다면 멋진 남편에 훌륭한 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
금년 2019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3월 정부에서 아버지의 독립운동이 재조명되어 국가유공자로 선정되었다. 오빠도 돌아가셔서 남은 자식인 내가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었다. 독립유공자증을 받고, 그것을 보면서 모든 일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의 저편에서 교차된다. 나는 지금 나에게 쏟아진 이 영광을 아버지께 감사를 드린다.
- 본문에서
이번 수필집은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 될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며 나름 많은 것들을 후회없이 써보려고 했지만 나의 성정이 개으른 탓에 그렇지 못했다.
고통스럽게 살아온 가족사가 주류를 이룬다. 그리고 소소한 사건에 부딪치면서 보고, 느낀 것들과 젊은 날에 써 놓았던 녹슬어가는 원고들을 여기저기에서 주워모았다. 그러다 보니 작지만 그림을 넣어 한 권의 책으로 묶을 수 있었다.
나름대로 의식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고 버둥대며 현실을 환기시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나의 잠재의식 속 환영들이 춤을 추듯 고개를 내밀었지만 그것을 작품으로 형상화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다만 내 영혼이 중천을 헤매며 휘돌아다닌다는 것에 공감할 뿐이었다.
- 「작가의 말」에서
내가 기억하고 있는 아버지는 대낮에도 커튼을 드리우고 골방에서 골똘히 생각에 잠기신 침통한 모습이다. 매일 일장기만 봐왔던 우리는 곡선과 직선의 오묘한 문양의 태극기에 가슴 깊은 울림을 받았다. 밤이면 오빠와 나는 아버지가 건네주신 태극기를 조선인 거주민들에게 조용히 전달하던 것이 한때 우리의 일이었다. 또한 영특하고 재주가 많으셔서 조선인 가정집의 웬만한 고장은 손수 고치셔서 주위를 놀라게 하셨던 아버지…… 아마 일제강점기가 아니었다면 멋진 남편에 훌륭한 아버지가 되었을 것이다.
금년 2019년 3·1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지난 3월 정부에서 아버지의 독립운동이 재조명되어 국가유공자로 선정되었다. 오빠도 돌아가셔서 남은 자식인 내가 대통령 표창을 받게 되었다. 독립유공자증을 받고, 그것을 보면서 모든 일들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기억의 저편에서 교차된다. 나는 지금 나에게 쏟아진 이 영광을 아버지께 감사를 드린다.
- 본문에서
한 마리 학처럼 : 심쿵한 그림이 있는 수필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