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의 스푼 : 2023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수상작품집

200개의 스푼 : 2023 장애인 창작집 발간지원 사업 수상작품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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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최지안 수필집 『200개의 스푼』
돌아갈 집이 없는 지친 발걸음들. 집이 있어도 맘 편히 들어가지 못하는 사정들. 이러저러한 약속으로 거리에서 저녁을 탕진하는 젊음들. 저녁을 잃은 세대. 저녁을 저당 잡힌 직장인들. 저녁을 모르는 학생들. 그들이 집에 들어가 다리를 뻗을 수 있는 그런 저녁을 소망한다.
‘저물녁’이라는 말. 저문 것도 아닌, 환한 대낮도 아닌 그 어스름한 말은 저물어서 어렴풋하고 무렵이라서 모호하고 불안하다. 그 저녁의 지점에 이르면 나는 아무것도 아니어서, 어디에도 낄 수 없어서 서럽고 쓸쓸해졌다. 주변이나 언저리를 배회하던 유년의 버릇처럼 슬퍼지는 저녁이라는 말. 그 말을 되씹으면 차마 집으로 가지 못했던 어둑어둑한 저녁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러면 나는 서둘러 집으로 들어가 저녁상을 차리고 싶어진다. 비 오는 어스름. 집으로 가지 못했던 유년의 나를 부르고, 집으로 가지 못한 모든 저녁을 불러다 앉혀놓고 된장찌개에 고등어를 노릇하게 구워 숟가락을 쥐어주고 싶어지는 것이다.
- 「저녁이 되지 못한 것들은 어디로 숨었을까」에서
저자

최지안

2017년매원수필문학상수상
2021년남구만신인문학상당선(시부분)
계간《에세이문학》편집위원

수필집
『행복해지고싶은날팬케이크를굽는다』
『비로소나는누군가의저녁이되었다』(2019아르코문학나눔선정)

시집
『수요일의브런치』

목차


발간사005
시인의말009

1부
삶의쓴맛
―내가사랑하는방식

마지막_____019
커피,그중독에대하여_____023
벽_____026
저녁이되지못한것들은어디로숨었을까_____030
놓치다_____033
바닥을치다_____037
오래된부고_____040
저녁은드셨나요?_____044
엎지르다_____047
길을잃다_____050

2부
삶의단맛
―처음과끝이동일한맛

아포가토(Affogato)의미학_____055
200개의스푼_____058
벚꽃연서(戀書)_____062
나의남자_____065
자작나무_____068
월요일의직무_____072
도긴개긴_____075
허들링―온기에대하여_____078
정장퇴출시키기_____081
봄의조향사_____084

3부
삶의깊은맛
―위로받고싶은날에는

감자수프_____089
그여자_____092
공간에대하여_____095
아이에서어른으로바뀌는기준점_____098
겨울이야기_____101
잃거나혹은잊거나―도공의아내_____105
손톱_____109
나의2월들_____116
내리막에는브레이크가없다_____119
경로이탈_____123

4부
삶의감칠맛
―무르고터진토마토같은날에는

뒤를말한다면_____129
재능과외모의역학관계_____132
홍콩의일기예보_____137
나를따라다닌고양이_____140
국끓여먹을지라도_____143
놀이터_____146
스피커_____149
각을맞추다_____152
그림자를따라서_____155
브루스케타_____160

5부
삶의아린맛
―우리는얼마나많은4월을놓쳤을까

4월의샌드위치_____165
맨발_____168
무화과익어가는빈집_____171
박주가리_____175
플로리다로큰애를보내고_____179
크리스마스를기다리며_____183
wintering_____185
엄마,나,그리고딸_____188
앵두꽃흩날리는밤_____192
추락할수없는사내_____195
동백의말_____200
유배의시간_____203
멀다_____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