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작가는무엇보다도먼저‘그럴듯한’소설을쓰기위해(1)인물(남녀노소인데,풀처럼초록은동색이라도그외형이다르듯이직업,교양,감정,심리,버릇,생각,욕심등에따라저마다각별한개성을지닌다),(2)정황(사건,사고같은비일상적이고개인적인현장이다),(3)삶(사람살이로서의한결같은일상과세상살이로서의‘남/밖’과의관계일체를다룬다),(4)현실(당대의사회적환경을비롯하여이념,여론,지역별/계층별집단심성,풍속같은것으로서이른바현상과사실일반을다루는근경이다),(5)풍경(원경으로서작품들속에드리운특이한자연적생활조건이면서동시에주거환경같은인위적인공간이기도하다),(6)사물(당대에만널리통하는문물들의선별적조명이다)등을맞춤하게얽어맞추려고머리를쥐어짠다.이‘그럴듯함’의정도에따라작품의소설적가치라기보다그품질의상대적차이가뚜렷이드러난다(‘대체로그럴것같다’라고여기는개연적판단은독자의수용능력에따라서저마다다를수밖에없어서이다).요컨대어떤생산품이라도쓸모가별로없거나엉터리라서도무지믿기지않는다는품평을들으려는생산자는없을텐데,작가는모름지기위의여섯가지이야기구성요소들을적절하게엉구어서,오로지‘당대’의말/글로써,덧붙이면개성적인문투로써올곧게부려놓으려고노심초사한다.
말은쉽지만,우선여섯개의요소를서로버성기지않도록골고루취합,안배해놓기도어렵다.그럭저럭어떤형용이갖추어졌다하더라도이모양새가과연눈앞에보이는‘현실’과얼마나근사하지를알아보는엄정한눈씨를지니기도여간힘들지않다.그럴수밖에없는것이파편적이고추상적인‘현상’과유기적이고구체적인‘사실’의총체로써의‘현실’을전반적으로든부분적으로든파악,감지,이해,해석하기는,비유컨대군맹무상(群盲撫象)과얼추비슷해서이다.특정작가의그런터득은아무리좋게보더라도주관적편견이거나부분적소견에그치는데도,그처럼알거냥하는근거는신문이나책같은활자매체나텔레비전이나영화같은영상매체를통해습득한자신의지적총량에대한자부심이지나칠뿐더러‘나는잘알고있다’라는일방적이고섣부른자랑이어서그렇다.
-「개작본후기2」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