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가톨릭교와 정치적 형식

로마 가톨릭교와 정치적 형식

$15.00
Description
20세기 논쟁적 사상가 칼 슈미트 사상의 연결고리
가톨릭교가 지닌 ‘대표’의 역량형식 VS. 경제적-기술적 사고
1923년 독일에서 처음 초판이 출간된《로마 가톨릭교와 정치적 형식Römischer Katholizismus und politische Form》은 주권과 법에 대한 근원적인 개념 정의와 땅과 바다에 관한 독특한 이론 전개로 현대에 이르러 나치즘에 의한 오명에서부터 다시금 대결해야 할 사상가로까지 조명받고 있는 악명 높은 독일의 공법학자이자 정치사상가 칼 슈미트의 초기 저작이다. 《정치적 낭만주의》(1919 / 국역 2020, 조효원 역, 에디투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사상가로서 면모를 보이기 시작한 슈미트는 19세기 독일과 유럽의 정치적 낭만주의자를 비판하며 자신의 가톨릭 보수주의자로서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었고, 이를 통해 《정치신학》(1922 / 국역 2010, 김항 역, 그린비)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이론을 전개하게 되는데, 그 신학적 설명 방식의 근원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저작이 바로 《로마 가톨릭교와 정치적 형식》이다. 이 책은 가톨릭교가 지닌 대표의 의미와 그 형식을 밝히면서 슈미트가 대결하고자 하는 경제적-기술적 사고라는, 대표의 이념에서 벗어난 가치의 혼란에 대한 문제의식을 벼리고 있다.

옮긴이 윤인로의 후기 “가톨릭이라는 ‘대표’ 그 역량형식들, 그 적들”를 보면, 이 책은 “대표의 이념을 살리지 못하는 바이마르 공화국의 대의제 상황 및 그것에 대한 거부의 맥락”에서, 혼란스러운 당대 현실을 가톨릭의 3중 형식, 즉 “예술에서의 미학적 형식, 법학에서의 법권형식, 영예의 빛으로 넘치는 세계사에서의 권력형식”을 보여줌으로써, 가톨릭 보수주의의 역량을 옹호하고 있다. 이러한 가톨릭교의 정치적 형식들의 관점에서는 무법적이고 무형식인 자본주의 생산양식은 수요에 봉사할 수밖에 없는 “기술적 정밀성이라는 하나의 형식”으로만 조형되어 있다. 슈미트는 이렇게 근대 자본주의의 탈정치적 성향과 프리메이슨식의 비밀단체들의 질서 없음을 비판하면서, “상충되는 것들의 연접결합”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가톨릭교의 가시성과 대표력을 압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더불어 경제적-기술적 사고가 실제로는 거짓 적대의 토대임을 밝히면서 부르주아지와 볼셰비키 간의 대결 또한 거짓 적대이며 공통의 이상향/유토피아가 레닌의 이상, 즉 “전력이 공급되는 지구”라는 이상에서 더 나아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렇게 경제적 사고를 통한 가짜 구원에 대해 반대하며 가톨릭교에서 추구한 “완전한 사회”라는 이상이 “특별한 합리성”을 가지고 법적이고 정치적인 이념에 대한 권위, 즉 3중 형식으로 보증되었다고 주장한다.

이전 국내에서 소개된 선집 안에 포함되어 소개된 바 있는 저작이지만, 이번에 펴낸 번역은 새롭게 원문의 문장 구성, 기호 사용, 외국어 표기를 원문인 독일어 및 스페인어, 영어, 일본어판을 참고하여 최대한 정확하게 슈미트의 논지를 독자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 이 짧은 책으로 독자들은 칼 슈미트의 보수적 가톨릭주의가 무엇인지 또 그가 당대 바이마르 정치 세력 및 볼셰비키와 무정부주의 세력들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보고 있는지 그 정수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토크빌, 버크, 엘로, 소렐, 드 메스트르, 도스토옙스키, 마르크스, 도노소 코트네스, 바쿠닌, 레닌 등 주요 등장인물의 인명 소개와 공들인 역자 후기 및 미주를 바탕으로 독자들은 압축적인 본문을 읽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칼슈미트

저자:칼슈미트CarlSchmitt
1888년7월11일,독일중서부의소도시플레텐베르크에서가톨릭을신봉하는중산층집안에서어났다.1907년베를린대학에서법학공부를시작해뮌헨대학을거쳐슈트라스부르크대학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1921년부터1928년까지그의이름을전유럽에알린일련의논쟁적저작들,『독재』(1921),『정치신학』(1922),『정치적인것의개념』(1927),『헌법이론』(1928)등을잇달아발표해학계와논단의스타로부상했으며,이시기(1925년)에초창기저작『정치적낭만주의』(1919)를새로운서문과함께재출간했다.본대학과쾰른대학을거쳐1933년마침내베를린대학교수로임용되었으며,동시에프로이센추밀고문관으로도임명되어나치정권과의밀월관계를시작했다.이후수년간나치체제의어용학자로위용을떨치지만,1936년무렵부터‘나치의이념에충실하지않다’는동료법학자들의공격을받으면서권력의자리에서멀어지게된다.이후비교적조용한삶을보내지만,제2차세계대전종전후전범으로소련군과미군에체포된다.일년여의영어생활후석방된그는1947년부터고향에칩거하며세상을뜰때까지고립된생활을영위한다.예순을넘긴시점부터한층더왕성한서신교환및집필활동을펼치면서향후그를위대한사상가의반열에올려줄강력한저작들을남긴다.이시기의대표저서로『대지의노모스』(1950),『햄릿이냐헤쿠바냐』(1956),『파르티잔이론』(1963),『정치신학2』(1970)등을꼽을수있다.슈미트는노쇠할때까지명망있는유럽지식인들의끊임없는방문을받았는데,이들중에는에른스트윙거,라인하르트코젤렉,알렉상드르코제브,야콥타우베스등이있다.1985년4월7일사망했으며유해는플레텐베르크에안치되었다.슈미트의비석에는“그는노모스를알았다”는묘비명이새겨져있다.

역자:윤인로
비평가.『신정-정치』『묵시적/정치적단편들』을지었고,『국가와종교』『이단론단편:주술제의적정통성비판』『트랜스크리틱』『유동론(遊動論)』등10여권의책을번역했다.

목차

로마가톨릭교와정치적형식9

미주73
역자후기105
인명소개120

출판사 서평

옮긴이윤인로의후기

“가톨릭이라는‘대표’그역량형식들,그적들”를보면,이책은“대표의이념을살리지못하는바이마르공화국의대의제상황및그것에대한거부의맥락”에서,혼란스러운당대현실을가톨릭의3중형식,즉“예술에서의미학적형식,법학에서의법권형식,영예의빛으로넘치는세계사에서의권력형식”을보여줌으로써,가톨릭보수주의의역량을옹호하고있다.이러한가톨릭교의정치적형식들의관점에서는무법적이고무형식인자본주의생산양식은수요에봉사할수밖에없는“기술적정밀성이라는하나의형식”으로만조형되어있다.슈미트는이렇게근대자본주의의탈정치적성향과프리메이슨식의비밀단체들의질서없음을비판하면서,“상충되는것들의연접결합”으로설명할수있는가톨릭교의가시성과대표력을압축적으로전달하고있다.더불어경제적-기술적사고가실제로는거짓적대의토대임을밝히면서부르주아지와볼셰비키간의대결또한거짓적대이며공통의이상향/유토피아가레닌의이상,즉“전력이공급되는지구”라는이상에서더나아가지않았다는점을지적한다.그렇게경제적사고를통한가짜구원에대해반대하며가톨릭교에서추구한“완전한사회”라는이상이“특별한합리성”을가지고법적이고정치적인이념에대한권위,즉3중형식으로보증되었다고주장한다.

이전국내에서소개된선집안에포함되어소개된바있는저작이지만,이번에펴낸번역은새롭게원문의문장구성,기호사용,외국어표기를원문인독일어및스페인어,영어,일본어판을참고하여최대한정확하게슈미트의논지를독자에게전달하려고노력했다.이짧은책으로독자들은칼슈미트의보수적가톨릭주의가무엇인지또그가당대바이마르정치세력및볼셰비키와무정부주의세력들에대해서어떤식으로보고있는지그정수를만나볼수있을것이다.토크빌,버크,엘로,소렐,드메스트르,도스토옙스키,마르크스,도노소코트네스,바쿠닌,레닌등주요등장인물의인명소개와공들인역자후기및미주를바탕으로독자들은압축적인본문을읽는데도움을받을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가톨릭교의정치적이념으로부터살펴볼때,로마-가톨릭이라는상충되는것들간의연접결합이지닌본질이란이제껏그어떤제국도알지못한인간적삶[생명]의질료[물질성]에관계된독특한형식적우월성에자리해있다.그지점에서역사적이며사회적인실제성의실질적인형체가성취되었던바,가톨릭교는그런형식적성격을띠고있음에도구체적인현존으로서,즉넘치도록생동하며실로지극히이성적인현존으로서지속되었다.로마가톨릭교의그같은형식적고유함은대표의원칙의엄정한시행에의거해있다.그런원칙의특이성은오늘날지배적인경제적-기술적사고와대립될때매우명확해질것이다._본문19쪽.

중대한사회적대립은경제적으로해결될수없다.경영자가노동자에게다음과같이말할때:“내가너희를먹여살리고있다”,노동자는반대로답한다:“우리가너희를먹여살리고있다.”이런사정은생산과소비를둘러싼싸움이아니라전혀경제적인것이아닌다른것,도덕적인또는법적인신념의다양한파토스로부터생겨나는것이다.이는현대의부富와관련해누가그것의본래적생산자이며창조자인지,결과적으로누가그것의주인인지에대한도덕적인또는법적인[행위]책임과관계된다.생산이남김없이익명화되자마자,주식회사및기타“법적인”인격[법인]을덮어가린베일로인해구체적인간의책임을물을수없게되자마자,아무것도-아닌-자본가의사적소유제는설명할수없는장식물[부록]같은것이되어뒷전으로밀려나야한다._본문35-36쪽.

교회의사회학적인비밀들가운데하나는교회가법적형식을향한역량을가졌다는점이다.그러하되교회가모든형식에관한힘을가질수있는것은교회가대표를위한힘을가졌기때문이다.그것은치비타스우마나civitashumana[시민공동체적인간/휴머니티]를대표하고,그리스도의성육신과십자가희생에이어지는역사적연결의모든순간을붙잡으며,역사적현실성안에서인간이된신으로서의그리스도자신을인격적으로대표한다.그런대표속에경제적-기술적사고의시대를넘어서는교회의우월성이자리해있다._본문37쪽.

사람들은경제적사고의확산과더불어모든종류의대표에대한이해가어떻게쇠퇴하고있는지를관찰할수있다.그와중에도오늘날의회주의는대표의사고와관련된최소한의이념과이론적기반을포함하고있다.더욱이그것은기술적인표현으로서“대표원칙”이라고불리는것에의거해있다.그원칙이단지대리,즉투표하는개인을지정하는일이외에다른어떤것도명시하지못하는한,그것은자신의특색을하나도의미화하지못한다._본문48-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