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 니체의 눈으로 읽는 니체 1

사랑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 니체의 눈으로 읽는 니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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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제는 니체의 눈으로 니체를 읽어야 할 때!
시대와 공감하는 철학자 이진경의 니체 강의 ‘니체의 눈으로 읽는 니체’ 3부작 『사랑할 만한 삶이란 어떤 삶인가』. 이 책은 니체의『선악의 저편』에 대한 강의를 엮은 것으로, 피할 수 없는 공동체성을 갖는 우리 모두의 삶에서, 공부하는 사람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일상에서 무기이자 도구로 쓸 수 있는 니체의 철학을 소개한다. 니체의 유명한 말 ‘아모르 파티’(amor fati)에는 생성을 긍정하라는 가르침이 담겨있다. 이는 단순히 현생의 삶을 긍정하라는 일차원적인 뜻이 아니라, 차라리 ‘사랑할 만한 삶을 살라!’는 외침이다. 그 진정 어린 깊이를 이해할 때 ‘삶을 사랑하라’는 구호는 ‘사랑할 만한 삶이란 대체 어떤 삶인가?’라는 질문으로 바뀌어 우리 삶을 돌아보게 할 것이다.

이진경의 니체 강의 3부작 ‘니체의 눈으로 읽는 니체’에는 니체의 글을 니체의 문제설정에 비추어 새로이 읽겠다는 의도를 담았다. 가령, ‘귀족’이라는 단어로 ‘고귀한 자’를 표상하는 수사는 과거에 귀족이라고 불리던 자들의 가시적 특성을 고귀함의 요건으로 간주하는 오류를 저지르게 한다. 그러나 이 책과 함께 니체의 사유를 체득한 독자라면 ‘귀족’을 들여다보는 방식으로 ‘고귀한 자’를 읽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고귀함과 강함에 대한 규정을 통해 귀족의 의미마저 재정의하게 될 것이다.
니체는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명제가 주어 없이 쓸 수 없는 동사의 자명성을 이용한 ‘문법의 환상’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저자는 이러한 관점을 니체에 적용해 ‘투쟁’과 ‘적응’이라는 말에 포함된 문법의 환상 때문에 투쟁은 강자, 적응은 약자라는 표상을 만들어 냈던 건 아닌지 되묻는다. 19세기를 지배한 ‘생존경쟁’ 담론에 따라, 자기를 억제하고 공생하는 것이 생명의 원리에 반한다고 보았던 견해, 공격성이나 정복욕을 강자의 징표로 보았던 관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다.
저자

이진경

지식공동체수유너머104연구원,서울과학기술대학교인문사회교양학부교수.『철학과굴뚝청소부』를시작으로,자본주의와근대성에대한이중의혁명을꿈꾸며쓴책들이『맑스주의와근대성』『근대적시·공간의탄생』『수학의몽상』『철학의모험』『근대적주거공간의탄생』『필로시네마,혹은탈주의철학에대한10편의영화』등이다.사회주의붕괴이후새로운혁명의꿈속에서니체,마르크스,푸코,들뢰즈·가타리등과...

목차

들어가며7

프롤로그_“삶을사랑하라,즉사랑할만한삶을살라!”11
1.필로비오스11
2.니체의책들29

제1장철학자들의편견,아니우리들의필연적편견에대하여35
1.진리와필연적무지36
2.철학자들의편견에대하여49
3.투시주의56
4.해석으로서의과학,신앙으로서의과학67
5.‘나는생각한다’,정말로?71
6.의지,미시적의지들의복합체78
7.강자와약자,능동과반동88

제2장자유정신과미래의철학101
1.조심하라,목숨을걸면둔감해지느니102
2.고독과버림받음111
3.도덕의시대,도덕이전,도덕바깥의시대119
4.진리의위험성에대하여124
5.높이비상하려는자를시험하는것들128
6.미래의철학135

제3장삶을위해종교를이용하는법143
1.철학을호구로삼는자들144
2.삶을위해종교를이용하라151
3.양심과가책,책임과책임감155
4.종교적잔인성과시험161
5.산업사회와‘부지런함’의무신론163
6.‘인간육성사업’과종교167

제4장잠언과간주곡-별을따라가는자와별에맞아피흘리는자173

제5장도덕의자연사,도덕의‘유물론’185
1.감응의도덕,도덕의유물론186
2.강제와훈육을이용하라191
3.감각의도덕은관념의도덕보다빠르니199
4.소유의세가지개념204
5.정의란무엇인가206
6.패거리의도덕과민주주의216

제6장우리학자들,철학없는전문가들에대하여225
1.아마추어가되라226
2.철학의몰락231
3.철학없는철학자들234
4.미래철학의적들239

제7장우리의덕,미래의덕243
1.도덕적분별,감각적분별245
2.분별심과뒷담화는공동체를잡아먹는다249
3.사심없는자의사심256
4.역사적감각262
5.그리스환상270
6.‘블랙아테나’,혹은고귀함의혼성적기원278
7.고통과동정282
8.성실성과잔인성289

제8장민족의생리학293
1.미래의유럽인294
2.민족성과민족주의298
3.민족은언제어떻게태어나는가?301

제9장고귀함이란무엇인가?307
1.니체의눈으로니체를308
2.니체와생물학313
3.자연학에서강함과약함322
4.투쟁하는자와적응하는자326
5.생명과도덕335
6.청결함과고귀함343
7.기다림,혹은우정에대하여349
8.거리의파토스357

에필로그_나를넘어선나,새로운친구를기다리느니…363

출판사 서평

이진경의해설로다시태어난‘아모르파티’
“삶을사랑하라,즉사랑할만한삶을살라”

시대와공감하는철학자이진경이<수유너머>에서진행한니체강의가‘니체의눈으로읽는니체’3부작으로독자들과만난다.그첫발짝을뗀『사랑할만한삶이란어떤삶인가』는저자가몸담고있는공동체에서겪는일상적인문제들,인간관계의어려움을해소하는방법으로선택한『선악의저편』‘함께읽기’에서탄생했다.이는명시적공동체뿐아니라누군가와함께만나고교차하는삶,피할수없는공동체성을갖는우리모두의삶에적용되는바이기도하다.공부하는사람들만의전유물이아닌,일상에서무기이자도구로쓸수있는니체의철학을소개한다.
니체의‘아모르파티’(amorfati)에는생성을긍정하라는가르침이담겨있다.저자는흔히알려진‘운명애’라는번역대신‘삶을사랑하라!’는의미로이를해석하는것이적절하다고말한다.이는단순히현생의삶을긍정하라는일차원적인뜻이아니라,‘사랑할만한삶을살라!’는외침이다.그진정어린깊이를이해할때‘삶을사랑하라’는구호는‘사랑할만한삶이란대체어떤삶인가?’라는질문으로바뀌어우리삶을돌아보게한다.
이러한니체의물음에저자는‘필로비오스’(philobios)의철학으로답한다.‘비오스’(bios)는삶이나생명을뜻하는‘라이프(life),비(vie),레벤(leben)’에해당하는그리스어이다.‘사랑’을뜻하는‘필로스’(philos)와합치면‘삶에대한사랑’을의미하는말이된다.철학을가리키는그리스어‘필로소피아’(philosophia)가‘지혜에대한사랑’이라면,‘필로비오스’는‘삶에대한사랑’으로서‘소피아’(지혜)에다가서고자한다.

니체가권한니체입문서『선악의저편』
이제는니체의눈으로니체를읽어야할때

니체는자기철학에들어오는입문서로『선악의저편』을권한바있다.니체의글은많은경우‘분열적’사고의집합인데다가,비판대상이뚜렷해전체적인문제설정을보기어렵다.때문에단편화된글을어떻게읽어내는가,어떻게배열하는가에따라아주다른해석이나올수있고,각자의편의에맞춰오해될수있다.이에반해『선악의저편』은주제에따라분류한글의논지를충분히전개하고있어,니체입문자로서전체적인문제의식을읽어내기에용이하다.특히1881년질스마리아호수에서영원회귀사상의'습격'을받은이후,즉성숙기니체의철학이고스란히담겨있다는점에서그의의를더한다.
이책이여타니체해설서와다른점은,니체의사유를따라가기만하는것이아니라,시대적필요에따라니체를주도적으로읽어내고비판한다는점에있다.니체는통상적인사람들이쉽게지나칠것을들리게하기위해일부러자극적인언어를사용했다.여기에19세기의시대적제약이더해지며오해의가능성이커진다.이기주의와악덕을예찬했던니체의주장은모두이런맥락에서이해할수있다.레닌의표현을빌리자면,구부러진막대를펴기위해반대편으로구부리는‘막대구부리기’였던셈이고,그러다보니스스로구부러진막대가되는함정에빠지기도했던것이다.
이진경의니체강의3부작‘니체의눈으로읽는니체’에는이처럼니체의글을니체의문제설정에비추어새로이읽겠다는의도를담았다.가령,‘귀족’이라는단어로‘고귀한자’를표상하는수사는과거에귀족이라고불리던자들의가시적특성을고귀함의요건으로간주하는오류를저지르게한다.그러나이책과함께니체의사유를체득한독자라면‘귀족’을들여다보는방식으로‘고귀한자’를읽는것이아니라,역으로고귀함과강함에대한규정을통해귀족의의미마저재정의하게될것이다.

나와세상의거리를긍정하는용기
‘니체의악조건’에서니체를배우다

‘거리의파토스’를언급했던니체는남들과다른자신의감각을긍정했다.가령,‘측은지심’이선한행위의네가지단서(端緖)에속한다고말했던맹자,동정의‘윤리학’을신학의지위까지밀고갔던레비나스등과달리,‘동정’과‘연민’에매우비판적인태도를취했다.현대의사례에빗대자면,5?18민주화운동에서광주시민들이피해자임을강조하는것은,맨손으로무장군대에맞선민중의위대함과사건의혁명성을축소하고포기하게하는면이있다는말이다.소수자를‘피해자’와‘희생자’로다루는시선은이를둘러싼타자의발언을원천차단하고,당사자를피해자란입장의감옥에가두며,고통의당사자를“퇴화시키고왜소화”한다는주장은오늘날의독자에게도생각의여지를남긴다.
반시대적사유를추구했던니체였지만,이진경의날카로운사유는그에게도동시대의뿌리깊은통념이야기한‘편향’이있었다는점을놓치지않는다.당시유럽은자신들이기원이순수하고탁월한그리스문명이라는환상에젖어있었고,이는니체의사유와가치판단에중요한지반이되었다.저자는니체자신이즐겨사용했던‘계보학’(genealogy)의방법으로그리스역사의기원을되짚으며,그리스는수입되어야했던이국문물이자유럽기독교에대한이교주의적외부로서충격을주었을뿐이며,그런그리스문명조차실은이질적인외부문화를수용하며발생했다는사실을지적한다.이는인종주의나민족주의를넘어선‘큰정치’를생각했지만,실은유럽이라는작은관념에갇혀있던사유의제약이다.
니체는데카르트의“나는생각한다,고로나는존재한다”는명제가주어없이쓸수없는동사의자명성을이용한‘문법의환상’이라고지적한바있다.저자는이러한관점을니체에적용해‘투쟁’과‘적응’이라는말에포함된문법의환상때문에투쟁은강자,적응은약자라는표상을만들어냈던건아닌지되묻는다.19세기를지배한‘생존경쟁’담론에따라,자기를억제하고공생하는것이생명의원리에반한다고보았던견해,공격성이나정복욕을강자의징표로보았던관념에대한비판적시선이다.

“오마음이여,잘도견디어냈구나!”
차라투스트라의친구가되기위하여

철학을삶에돌려주고자했던니체는세상의온갖일에참견하고비판하고제안하며,그가치에대해묻는다.그게정말삶을사랑하게하는것인지,사랑할만한삶을위한것인지에대한물음이다.저자는이를함께읽으며계보학적비판을견지했던니체를계보학적으로읽어내고,문법의환상에빠지지않기를촉구했던니체가빠졌던문법의환상을드러낸다.
중요한것은니체의옳고그름을따지기보다,니체의텍스트마저니체적인방식으로다시읽어내는것일테다.‘투쟁’이니‘적응’이니하는말을벗어나진정한강함이란무엇인지고찰함으로써‘주권적개인’에한발짝다가가고,왜그리스주의가이토록배타적이고환상적인형태로굳어졌는지유추해보며,무엇과도섞이지않은순수함이아니라,상이한문화들과교류하고섞이는것이문화적탁월함의발판이라는사실을이해하는것이다.
니체에의하면,‘기다림’이란사건을찾아가는것이고,때를만들어가는것이다.「높은산에서」라는후곡(後曲)의제목처럼,“때”는높은산으로찾아오고,그걸찾아높은산에오르는자만이발견할수있다.고귀함의상징인높은곳은지속적인자기극복을통해나자신으로부터높이올라간곳이다.고독의장소지만,그렇게찾아올친구들로붐비는고독이다.삶을위한철학을꿈꿨던니체의문장은누구에게나열려있다.“사랑할만한삶이란어떤삶인가?”이물음을기억한다면,몰락과탄생의기울기속에서삶에대한사랑으로가는길을찾아낼수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