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이별의식 (“나는 왜 살아야 하나?”에 답하는 한 자살 생존자의 기록)

세 번째 이별의식 (“나는 왜 살아야 하나?”에 답하는 한 자살 생존자의 기록)

$16.21
Description
김세연 작가는 어머니의 자살을 목격한 자살 생존자이다. 어머니의 죽음을 마주했던 17살의 시간에 오래 멈춰 있을 수밖에 없었으나, 자신의 감정과 트라우마에 대해 오랫동안 써 온 일기가 이제는 과거로부터 한 걸음을 내딛고 비로소 흘러가는 시간을 소화할 수 있게 해 주었다. 17여 년의 시간이 담긴 이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 놓은 사건을 떠나보내는 ‘이별의식’이자 어떻게 죽음의 손길과 싸우며 끝없는 애도에서 희망으로 나아갔는지에 대한 생생한 일지와도 같다.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 내고 싶다는 의지, 결국 삶과 화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목격하며 독자들은 어느새 함께 치유받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저자

김세연

“서울에서태어나올해로37살이되었다”같은일반적인소개를하고싶었다.하지만평범한희망에도불구하고올해겨우23살이된사람이라고소개할수밖에없다.17살에자살로갑작스럽게엄마를잃고,10년이지난시점부터내면깊이묵혀두었던트라우마를인지하기시작했다.그로부터5년이지나엄마를보내는의식을치른해부터제대로된나이와시간을소화할수있게되었다.
인생의반은질긴애도의과정으로채워져있었다.지난17년동안엄마의죽음앞에서있는17살이었다.18살이되는일은결코쉬운일이아니었고,과거로부터내딛는한걸음조차무거웠다.
엄마가있던삶과없는삶의길이가같아지는시기부터내면의흔적을정리하기로결심했다.질긴애도와의종결과엄마에게보내는건강한이별의식으로서글을쓰기시작했다.기나긴회복의기록을통해여러가지이유로아픔과상처를안고살아가는사람들에게작은위로가되고싶었다.이제는나를출신이나나이가아닌,‘쓰는사람’이라소개하려한다.

목차

프롤로그7

1.두번째삶의시작15
2.낯선거리에서당신의얼굴을찾는일37
3.빛이있는쪽으로한걸음더147
4.겨우열여덟살이되다185

에필로그289
참고자료296

출판사 서평

트라우마로부터시작된글쓰기는
어떻게나를다시살게했는가
세상의미아로남겨진이들만이할수있는일,
존재하지않는단어를찾고문장을만들기

“엄마는사라졌다.사라졌고,사라졌는데,어디로사라진것일까?”

‘자살생존자’라는단어를보면사람들은흔히자살을시도했다살아난사람으로착각하곤한다.그러나이단어는자살자의가족,친구등사회적관계안에서자살자로인해영향을받는모두를가리킨다.『세번째이별의식』의김세연작가는어머니의자살을목격한자살생존자이다.어머니의죽음을마주했던17살의시간에오래멈춰있을수밖에없었으나,자신의감정과트라우마에대해오랫동안써온일기가이제는과거로부터한걸음을내딛고비로소흘러가는시간을소화할수있게해주었다.

나아가는듯하다가도어느새제자리로되돌아오고마는,
예측할수없는애도과정을기록한투쟁일지

마음은일직선의한방향으로흐르지않는다.괜찮아지는것같다가도갑자기과거에발목을잡히고,한걸음도앞으로내딛지못하는줄만알았는데어느새이만큼전진해있기도하는것이마음의놀라운속성이다.애도역시마음이하는일,어떤슬픔과고통을겪어본당신의마음은끊임없이변화하고있으며그‘살아있는과정’자체가곧애도이다.저자는어리다는이유로배제당한채치러진어머니의장례(첫번째이별의식),그로부터15년뒤묘를이장하며마음으로어머니를보낸날(두번째이별의식)을거쳐마침내인생의반을차지한질긴애도의과정을출간함으로써세번째이자마지막이별의식을치를수있게되었다.
그러나이책을읽는경험이단지슬프기만한것은아니다.17여년의시간이담긴이책은한사람의인생을송두리째바꿔놓은사건을떠나보내는‘이별의식’이자어떻게죽음의손길과싸우며끝없는애도에서희망으로나아갔는지에대한생생한일지와도같기때문이다.그모든일에도불구하고자신이원하는삶을살아내고싶다는의지,결국삶과화해하고자하는노력을목격하며독자들은어느새함께치유받는경험을할수있다.

한사람의이름에서시작되는글이있다
존재하지않으며영원히존재하는이에대하여

어느날갑자기‘자살생존자’가되어버린저자는오랜시간동안과거로부터도피하고단절되고만싶었다.대학휴학후에는독일에지내며새로운환경과경험으로과거를밀어내고자했지만,오히려철저히감추고자했던감정들을마주할수밖에없었고결국이마주함을통해마침내애도의단계에본격적으로진입하기시작한다.

“내가있는어디에서나엄마의얼굴을찾아헤맨다.수많은외국인속에서단한사람,단한사람의얼굴을찾기위해나는정처없이걸어다닌다.내가본사람들의모습을눈으로저장하고,마음속으로분류한다.하루의끝에는오늘도결국찾지못했다는절망감으로잠이든다.그렇게내일이오고눈을뜨면나는또다시엄마의얼굴을찾으러나선다.”_본문중에서

절대나타날수없는곳에서어떤사람을발견하기를바란적이있는가.어떤풍경,물건을보기만해도그기억의한복판으로순간이동해버리지않는가.어느날은그존재로부터완전히해방된것같다가도또어느날은그그늘로부터한발자국도벗어나지못했음을깨닫고있지는않는가.김세연작가는자살생존당사자로서우리에게이야기하고있지만,그의개인적사건은우리가인간으로서겪을수밖에없는상실또는그리움의경험과긴밀하게연결되어있다.모두가삶이라는과정을치르고있기때문이다.설령적절한표현이없는것만같아도,내안을가득채운것이너무나이상한생각과감정이어서그것이이해되지않더라도모조리써보는일.마음의바닥까지내려가는솔직한글쓰기는,삶속필연적이별과그에따른심리적고통에시달리는사람이어떻게다른존재로태어날수있는지보여준다.준비되지않은헤어짐으로아파하고당혹감과혼란에빠져있으나그것을표현할언어를알지못해더욱괴로워하는이들에게,내면을기록한다는것은다른누구도아닌나만이나에게줄수있는구원이며애도의첫걸음이다.

“돌처럼딱딱하기도솜처럼부드럽기도한이상한존재”
나를회복하는일이곧내가되어버린사람들에게

우리사회는트라우마로삶이멈춰버린이들에게가혹하다.남들과비슷한시기에,남들처럼살지않았을때받게되는의심의눈초리.“극복할때도되지않았냐”,“왜그렇게유난이냐”같은주변사람들의나무람.제대로아파하고슬퍼할시간이허락되지않는분위기와괜찮은사람으로보여야한다는압박때문에이들은고통을제대로소화하지못한채‘척’하며살수밖에없고,제때이야기하지못한감정들은계속해서악순환하고만다.
감당할수없을만큼큰사건을겪은사람들이제일많이하는생각중하나가바로‘이일을겪지않았더라면어떤다른삶을살수있었을까’이다.그러나그모든일들에도불구하고현재의내가할수있는일,나에게닥친이일을통해내가무엇을말할수있는지에집중해보는것이중요하다.저자를글쓰기로이끈결정적요인중의하나역시,먼저이별의고통을겪은사람으로서적절한이별의식과애도의중요성을알리고,뜻밖의사고를겪은사람들이더이상자신의삶의중요한순간을놓치지않기를바라기때문이었다.더이상아픈기억을지우기위해애쓰느라정작내삶의기억을남기는것에소홀해지지않았으면하는마음.때로는누군가자신의슬픔을가감없이말하는것을듣는행위만으로도,나의과거와커다란슬픔이해명되기도한다.괜찮지않아도괜찮음,그저나로서존재함을받아들이며독자들이자신을진실로인정하고살아갈이유를되찾을수있기를,김세연작가가이책을쓰며바란것은단지그하나였을것이다.우리는트라우마그이상의존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