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은학습이아닌소통의도구
책을즐기는아이들은보석처럼빛난다
씨앗샘은모든아이가씨앗처럼다다르게다다를것이라고믿는저자의별명이다.씨앗샘이담임을맡는씨앗반의수업에서는아이들의호기심과걱정,누군가를좋아하는마음과어두운세상을마주하는용기,좋아하는그림책과함께쓴시로가득하다.
밤은따가워.
밤은맛있어.
밤은왜
잠바를두개입을까?
_동시집『나랑자고가요』중「밤」(서지현,여덟살)
씨앗샘은20여년간초등아이들에게그림책을읽어주고,함께시집이나수수께끼낱말집을만들었다.씨앗반에서그림책은수업의보조교재이거나특정한지식과생각을전달하기위한도구가아니다.아이들이스스로마음을꺼내도록도와주는열쇠이고,자신을비춰보는거울이며,교사와학생그리고친구들을이어주는딱풀이다.
이아이들을어쩌면좋을까?
학교가두려운교사와부모에게힘이되는
생생한교육현장의경험들
저자가어린이들에게그림책을읽어주기시작한건학습과소통문제로3학년이되도록한글을모르던한아이를만나면서부터다.제멋대로행동하는학생이버겁기도했지만,씨앗샘은바쁜부모님과대화가힘든친구들틈에서혼자외로웠을아이의마음을찬찬히헤아렸다.
그아이가작은동물과특히공룡에관심을보이는모습을확인한씨앗샘은공룡그림책을옆에서가만히읽으며교감을시작하고,그렇게한권의그림책은아이가한글을깨우치고친구들과소통하며세상으로걸어나오는데마중물이되었다.놀라운경험을통해씨앗샘은그림책이가진가능성과힘을깨닫고,이를교육현장에서펼쳐가기시작한다.
씨앗샘이마주하고뉴스에서연일보도하는오늘날대한민국의교실문제는교과수업만으로해결할수가없다.저자역시아이들을더잘만나기위해바쁜시간을쪼개상담교사공부를하였다.이런현실속에서그림책은정규교육과정만으로는감당하기어려운어린이들의생각주머니와마음보따리를채워주는일부터가족과의갈등이나학급내의폭력,성적고민등의생활지도에이르기까지,다양한역할이요구되는선생님에게좋은동반자가되어주었다.
다문화,장애,한부모…선입견을내려놓고
어린이한사람을고유한존재로바라보기
저자가만난수백명의아이들중에는다문화가정에서자란아이,다양한장애상황에처한아이,한부모가정이나조손가정아이도있었다.지금우리사회의다양성은초등학교교실에서도드러나기마련이고또그래야한다.
하지만이책에서는가정환경이나타고난질병에대해구체적으로설명하기보다아이들의말과행동을드러내는데주목했다.그것이씨앗샘이어린이들을만나는방식이기때문이다.저마다처한환경을세심하게살피면서도한편으로는선입견을내려놓고한사람의아이를있는그대로보려고노력하는선생님의실제교실풍경을책에온전히담으려한결과이다..
그동안만난아이들을떠올려보면똑같은아이는단한명도없었다.비슷한점이있기도했지만아이들은내가만난수만큼각각달랐다.(67쪽)
씨앗샘이학생들과그림책을읽는방법도학년별로정해진순서나난이도를따라가는것이아니라,함께책을볼아이에따라또그때그때교실에서벌어지는상황에맞춰고르고변해간다.이책에담긴도서목록과관련활동을참고로선생님과부모님들도각자의목록을꾸리면좋겠다.중요한건특정목록이나활동이아니라그것이교실의아이들에게잘맞는지또필요한지파악하는일이다.
저마다다른아이들의상황과발달과정에따라그림책을함께읽고생각을나누는시간들은어쩌면많은노력과정성이필요한지난한과정일것이다.하지만저자는아이들을믿고함께걸으면모든노력이결국더큰사랑으로돌아왔다고말한다.씨앗샘이앞으로도평교사로서아이들과오랫동안함께하고싶은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