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을넘어서는‘새로운맛’
저자가만난많은프랑스인들은비건에대해호의적이지않았다.차이가차별이되는것을막아주는‘똘레랑스’,즉관용이라는사회적가치도비건앞에서는빛이바랬다.비건이이른바프렌치전통음식문화와자유라는다른가치를침범한다고생각하기때문이다.그런사람들에게저자는‘이렇게맛있으면비건이되어도좋겠다’고여길만한요리를대접하며이런생각을한다.
내책장엔어마어마한크기와두께를자랑하는프랑스요리백과사전이있는데,난그안의기술과재료를3분의1도모른다.대부분의프랑스사람들도나와크게다르지않을것이다.‘프랑스요리를안다’라고말하기엔그세계는너무나거대했다.지금까지내가배운기술과재료중상당히많은부분이동물성식품과연결되어있다고해도,그래봤자내가아는것은숟가락하나정도일것이다.
〈비건은프렌치가아니라던데〉56쪽
아무리음식을좋아하고사랑하는프랑스사람이라도자신들의전통요리와음식문화에대해모두알기어려울뿐더러,과거의형태를그대로유지하는것만이전통을계승하고발전시키는일은아니다.자신만의음식취향이분명한프랑스인남편과결혼하여매끼함께밥을먹고,시댁식구들과명절과휴가를보내는오랜프랑스생활끝에,저자는오히려그들에게다양한음식을경험할기회가부족했다는생각을한다.
논비건가족과비건저자의일상은때론어색하고불편했지만시간이지날수록‘새로운맛’을통해서로를존중하고배려하며어울리는행복을누리게된다.나아가프랑스에서는2021년학교급식의일주일중하루를채식식단으로제공하는법안이채택되었고많은이들이찾는대형마트와패스트푸드매장에서도점차비건메뉴가늘어나는변화의바람이불고있다.
프랑스의맑은여름을닮은프렌치레시피
전세계를휩쓴코로나바이러스로인해폭탄테러에도영업을지속하던파리의카페는텅비어버렸고,볼키스와포옹을사랑하는프랑스사람들의인사법은주춤거렸다.한국에선미세먼지때문에마스크를착용한다는저자의말을믿지못하던프랑스시골사람들도방역을위해마스크로입을가렸다.이전에당연하던것이당연하지않은상황에서환경과건강그리고비건에대한이야기가자연스레일상으로스며들었다.다른이들에게건네는저자의비건요리에도더힘이실리게된것은물론이다.
프랑스의겨울은축축하고춥고어둡지만그시기가지나면장마나태풍이없는유난히해가긴여름이펼쳐진다.많은이들이사랑하는프랑스의맑은여름한복판에야외바비큐가자리한다.여름바비큐는비건들에게도축제가된다.바비큐에올라가는재료만다를뿐이다.저자가추천하는메뉴는가지캐비어caviar다.‘사치’라는뜻의프랑스말인캐비어가붙는유일한채소요리다.
이책에는저자가경험한프랑스음식문화는물론이고비건으로살며경험한일들,그에어울리는다채로운비건레시피가소개되어있다.초보자도쉽게따라할수있으니독자들도직접만들어한입가득맛보길권한다.요리사인저자가말로는다표현하지못한생각과마음을하나씩눌러담았다.계절별레시피에는차별없이건강하고너그러운그어떤변화의맛이배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