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위한 녹색정치 : 정책으로 본 독일 녹색당

모두를 위한 녹색정치 : 정책으로 본 독일 녹색당

$19.00
Description
한국 정치엔 정치가 없다
오늘날 우리 사회 각종 현안을 풀기 위해 독일 사회의 경험과 해법에 주목하는 이들이 많다. 민주적인 정치 제도를 바탕으로 노사정 위원회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사회 갈등을 조율하고, 사회복지나 환경보호에 관심을 기울이면서도 경제 성장 또한 놓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특히 독일은 남한과 북한처럼 서독과 동독으로 분단된 채 40년 이상을 적대적으로 살다가 평화 통일한 경험을 가졌기에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1987년 민주화 이후 거의 모든 영역에서 다원화가 진행되었음에도, 한국 정치는 여전히 적대적 양당제 속에서 교육, 의료, 지역, 남녀, 출생률, 기후위기 등 중요한 시대적 과제들을 풀어내지 못하는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합의와 조정을 담당해야 할 정치가 제 기능을 못 하는 상황에서 뜻 있는 한국 정치인들이 다당제를 바탕으로 연립정부라는 타협의 정치가 일상화된 독일에 주목하는 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이 책의 저자들은 독일 녹색당을 중심으로 현대 독일 사회의 주요 정책들을 살펴본다. 기후보호, 경제, 노동 및 사회, 여성, 환경, 평화외교, 다문화 난민, 농업, 유럽연합, 정당 내 민주주의는 독일은 물론 지금 우리의 삶에도 중요한 문제이다. 녹색당이 여러 정책을 놓고 기존 정치 세력들과 어떻게 경쟁하며 또 함께 책임 있는 정치를 펼쳐 왔는지를 통해 독자들도 새로운 정치의 가능성을 꿈꾸고 참여하길 바란다.
저자

김인건,박상준,손어진

저자:김인건

프랑크푸르트괴테대학에서한나아렌트의‘정치적평등’개념을주제로석사를마치고,독일에대한다방면의저술과번역을하고있다.그외에도언론사해외통신원,여행가이드일을병행하여,독일의역사적발달과사회변화에관심을두고공부중이다.『독일속의한국계이민자들』을번역했다.



저자:박상준

한국에서화학공학학사와환경관리학을전공했으며,이후베를린훔볼트대학교에서농업경제학석사과정을밟았다.기후위기시대의지속가능한농업과먹거리정책그리고독일과유럽,한국의녹색정치에주된관심이있으며,유럽과독일의기후,에너지,환경및농업정책에관련된연구와기고,번역활동중이다.



저자:손어진

한국과독일에서정치학을공부했다.주요연구분야는정당,선거제도,녹색당등이다.한국녹색당이창당한2012년녹색당에서첫정당활동을시작했으며,독일로이주후한국녹색당유럽당원모임과독일녹색당활동을병행했다.현재프랑스파리에서정치/사회부문기고,리서치,번역,팟캐스트제작,라디오방송리포팅을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1장기후보호정책:기후정치의딜레마
2장사회-생태적시장경제정책:기후문제는경제문제
3장노동및사회정책:시민급여,실업급여,연금개혁
4장여성정책:권리는동등해야한다
5장환경정책:반핵운동에서탈핵완수까지
6장평화외교정책:반전에서인권으로
7장다문화난민정책:무지갯빛경계너머
8장농업정책:모두를위한농업전환
9장유럽연합정책:유럽연방이라는이상
10장정당내민주주의정책:아래에서부터,모두를위해
부록_독일정치와녹색당

출판사 서평

독일에서실현된탈원전

2023년4월15일독일에서는그때까지마지막으로운영되던핵발전소3기의발전을중단했다.독일의탈핵은당초2022년을목표로했으나러시아-우크라이나전쟁으로인한에너지수급문제로연기되었다가비로소실행된것이다.국내총생산(GDP)기준세계3~4위를오가는경제규모의독일이탈핵을실현했다는점은세계적인주목을받았다.
탈핵은독일녹색당의창당이유중하나였다.1970년대부터시작된시민주도의반핵운동목소리가제도권정치에제대로반영되지않았기때문이다.특히1986년4월발생한체르노빌핵발전소사고는환경정치에대한패러다임을변화시켰다.사실1970년대이전의독일은미국,일본,스웨덴등에비해후진적인환경정책과제도를가진국가였다.이는1945년이후독일정치가오랫동안조합주의를중심으로굳어진탓이컸다.

미래를견인하는소수정당

녹색당의의회진입이전독일정치는계급과좌우이념을중심으로기민/기사당연합(기독보수),사민당(노동계),자민당(산업계)의3개세력으로고정되어있었지만,환경/탈핵등새로운정책의제를내세운정당이출현함에따라기존정치세력들역시변화할수밖에없었다.특히1998년이뤄진사민당과녹색당의적녹연정이후독일정치는크게변화했다.
2000년재생에너지법(EEG)으로탈핵발전소는물론탈탄소라는독일경제의미래방향을제시하고,2001년‘농업전환’을통해2000년광우병발병으로인한독일시민들의불안에성공적으로대응한것,여성할당제와공동대표제도를도입하여정치권의성평등과민주화를이끌어낸것도모두녹색당이독일정치에불러온긍정적효과라고할수있다.

모두를위한선거개혁

소수정당인녹색당이연정에참여하여자기목소리를낼수있었던데는독일만의정치적배경이중요했다.각지역의독립성이보장되는지방자치제도는물론내각제를바탕으로행정부기능이유연하게조정되고,연립정부를담당한각당이협상을통해주요부서장관을맡아책임있게운영하는모습,헌법에해당하는기본법을시대적과제에맞춰유연하게수정할수있는점등이다.
무엇보다독일정치가합의와타협을통해운영되는핵심에는선거제도가있다.물론독일의선거제도역시많은변화를겪어왔지만기본적으로독일선거제도는높은비례성을바탕으로사표가적다는걸특징으로한다.덕분에이웃프랑스는물론같은내각제로운영되는영국과비교해서도독일은높은투표율을자랑한다.
민주성을바탕으로협상과책임의정치가제도적으로보장되는독일식선거개혁은고(故)노무현전대통령의바람이기도했다.“나는지금도여전히국회의원선거구제를바꾸는것이권력을한번잡는것보다훨씬큰정치발전을가져온다고믿는다.”라는그의말은선거제도개혁의중요성을새삼일깨운다.

합의와책임의독일정치

1983년권역별연동형비례대표제를통해득표율5.6%로28석을차지하며의회에처음입성한이후녹색당은2021년연방의회선거에서는14.8%에지역구16석을포함하여총118석으로세번째로많은의석을확보한정당으로성장했다.그과정에서녹색당은선명한의제설정과정책제안으로기존정치세력들을자극하여한편으로는독일정치에새로운바람을불러일으켰으며,또다른한편으로는현실정치에맞춰스스로를변화시켰다.
녹색당은평화를주요가치로내세우며전쟁에반대했지만코소보와아프가니스탄에독일군이파병되는것에동의해야했으며,유럽연합을성공시킨마스트리히트조약과통일에도유보적인입장이었으나결국이를수용하는모습을보인다.이는연립정부에참여하여다른당과함께책임있게국정을운영해야하는현실정당으로서의자세이면서,동시에유럽의회에참여하여유럽연합이라는공동체를키워가야하는유럽정치세력으로서의입장때문이다.

갈수록주목받는유럽연합의가능성

유럽연합의존재는유럽각국을이해하는중요한열쇠이다.특히독일은통일과정에서자신들의확장을경계하는다른국가들을안심시키기위해유럽연합이라는공동체를더욱강조하며중심적인역할을자임해왔다.독일의노력으로더욱성장한유럽연합은통일된관세와농업,환경규제정책을가진경제적외교적공동체가되기에이르렀다.독일녹색당이주목하는점도바로여기에있다.
오늘날유럽만의기후관세와농업에서의농약규제,보조금지급등의정책은유럽은물론다른나라의산업에도많은영향력을발휘한다.또한난민수용이나여성의권리,아동에대한보호등다양한정책들에서도유럽연합은더욱중요한역할을요구받고있다.
독일녹색당역시초기에는유럽연합의탄생이지역적목소리를억누를수있다는우려를나타냈다.하지만현재는국가간갈등을조율하여평화를이루고,기후위기처럼한국가만의힘으로해결할수없는문제를풀어내는도구이자집행자인유럽연합의가능성에대해많은기대를품고유럽연합을더강화하는방향으로목소리를높이는중이다.

기후문제대응이경제를좌우한다

기후보호와지속가능한성장을결합한‘사회-생태적시장경제’를추구하는독일녹색당은생태와환경을위해필요한규제를추진하면서도그것을미래를위한발전의원동력으로삼으려는입장이다.2019년독일녹색당은새로운경제정책을제안하며“교육,혁신,연구,기후보호를위해투자하지않는것또한미래에빚을지우는일”이라고말한다.내연기관자동차에대한규제와유기농업에대한장려,노동시간단축등의정책은기업등당장손해를감수해야하는집단에게부담으로작용하지만,모두의미래를위해서규제와지원을동원해방향을제시하고독려해야한다는뜻이다.
녹색당이참여한독일의신호등연립정부가전쟁으로인한에너지위기속에서도탈핵을성공적으로완수한일은수십년에걸친정치적설득과타협은물론재생에너지에대한연구와혁신,국가적투자가뒷받침된결과이다.동시에독일이란국가가정권변화속에서도연속성을가지고안정적으로운영되고있다는증명이기도하다.급변하는경제상황과기후위기로많은국가들이어려움을겪는상황속에서도독일이선도적인국가의자리를유지할수있었던이유중에는1980년창당때부터40여년간생태적가치를중심에두고끊임없이정책을개발하고목소리를내온녹색당의존재가있음을부인할수없을것이다.
녹색당을중심으로독일의주요정책들을살펴본이책은정치적다양성과이를뒷받침하는민주적인제도개혁이집단의생존과발전을위해필수적이라는사실을잘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