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의 붉은 별: 소설 박헌영 (진광근 장편실화소설)

반도의 붉은 별: 소설 박헌영 (진광근 장편실화소설)

$16.80
Description
《반도의 붉은 별》은 일제 강점기부터 해방 직후까지 조선 공산주의 운동의 흐름을 중심으로, 그 내부의 갈등과 분열, 그리고 이념의 허상까지 파헤치는 역사소설이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민족보다 이념을 앞세운 선택이 어떻게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이어졌는지 묻는다.
6.25 전쟁은 한국 현대사의 가장 비극적인 장으로 기록되어 있으나, 그 복잡한 원인과 전개, 그리고 인물들의 내면은 여전히 심도 있는 탐구를 요구한다. 신간 《반도의 붉은 별_소설 박헌영》은 이러한 역사적 과제에 응답하며, 특히 박헌영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전쟁의 이면과 이념 갈등이 빚어낸 비극적 인간상을 탁월하게 조명한다. 이 책은 단순한 사실의 나열을 넘어, 역사적 맥락 속에서 인물들의 선택과 운명을 분석함으로써 독자에게 깊은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저자

진광근

저자:진광근
경남거창출생으로다올합동법무사대표법무사로근무하고있다.대검검찰청에서20여년간검찰수사관으로근무하였고,틈틈히인터넷에서시와수필등을기고했다.현재다올합동법무사대표법무사로서민들의법률문제에도움을주고있다.
작가는한국근현대사의주요인물과사건에관심을두고이를현대적시각으로재구성,재평가하는작업에힘을쏟고있다.예컨대,조선후기정권실세인민영익의호위무사로들어가짧은시간에열손가락안에드는대지주로부상해한일은행을세운인물로알려진조병택의치열한삶을그린장편소설《상혼》은그대표적인작품이다.
《반도의붉은별_소설박헌영》은일제강점기독립운동에헌신하고해방후남로당을이끌며‘조선의레닌’이라불릴만큼뛰어난지적능력과정치적영향력을발휘했던박헌영의초기이념적지향과‘인민민주주의공화국’건설이라는원대한꿈을상세히다룬다.레닌과스탈린,모택동,호치민등과의만남,김일성의무력통일노선과충돌하며점차좌절의길을걷게되는과정이파노라마처럼펼쳐지는이소설은6.25전쟁의주요국면을박헌영의시선으로재구성하는데,역사의거대한흐름속에서인간이얼마나나약하면서도동시에강인할수있는

목차


유년시절
화요3인조
현순목사
상해로가다
소비에트혁명
노덕술
주세영
심훈의필경사
호치민
해방
조선공산당창당
김일성과의회동
현엘레사
언더우드
정판사사건
월북
김일성과2차회동
스탈린
권력투쟁
재회
6.25전쟁
전면전발발
인천상륙작전
서울수복
인해전술
전쟁책임
국가전복사건
체포
재판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누구를위한‘혁명’인가?
‘혁명’을외치던그들의진짜목적은조국의자유가아니라외세의꼭두각시가되는길이었다.국제주의라는이름아래민족자결의원칙은짓밟혔고,동료라는이름으로내부고발과숙청이자행됐다.

이념보다인간,이상보다민심
박헌영은민족보다계급,자유보다프롤레타리아독재를택하며조선공산주의의중심에섰지만결국조국도동지도가족도모두잃었다.이책은그의삶을통해‘이념이인간을어떻게파괴하는지’생생히보여준다.

기억의의무와역사적성찰
해방이후,좌우대립은사상투쟁을넘어선생존투쟁이었다.《반도의붉은별》은좌익의주장속에감춰진권력욕과선동의민낯을드러내며,오늘날우리가지켜야할자유민주주의의소중함을환기한다.또한,6.25전쟁의참혹함과그속에서희생된인물들의이야기를통해우리에게‘기억의의무’를각인시킨다.전쟁이남긴물리적,정신적상처는물론,이념과권력다툼이빚어낸인간적비극을외면하지않고직시할것을요구한다.박헌영의비극적인삶은이념의폭력성과권력의허무함을다시금되새기게하며,역사의복잡성과인간존엄성의가치를성찰하는중요한계기를제공한다.
이소설은6.25전쟁에대한기존의이해를확장하고,역사적인물들의복합적인면모를탐구하고자하는독자들에게필독서가될것이다.과거의상처를통해현재를이해하고미래를대비하는데필요한역사적통찰을제공하는,매우의미있는작품이라평가할수있다.

책속에서

“조선의독립을쟁취하기위해서는많은것이필요할것이야.항일무장투쟁도하나의방법이긴하지만,체계적인이론과대중적기반,그리고국제정세를읽는눈이필요하네.그발판을만들기위해나는이곳공산당에가입했네.”
박헌영은목사의말을곱씹었다.그의눈에처음으로‘조선의독립’이라는말이추상적이상이아니라구체적목표로다가왔다.그는머릿속으로조선의미래를그리기시작했다.총칼만으로는부족하다는생각이강하게들었다.그는현순목사의가르침을따라사회주의서적을탐독했고,유학생들사이에서고려공산청년동맹을조직하기에이른다.프롤레타리아독재라는단어가그의언어에자리잡기시작한것도이무렵이었다.

자존심도,공산당조직도머릿속에서사라져버렸다.생전듣도보도못한무자비한고문은헌영의몸과정신을완전히장악해버렸다.
그의손톱은이미여러개뽑혔고,발목과무릎관절은부풀어올랐다.의식이있을때마다그는하늘을올려다보며중얼거렸다.“나는인간이다…나는인간이다…”
하지만그에게다시신념이깃든것은차가운독방에서였다.아무도없는어둠속에서그는‘내가이고통을이겨내지못하면동지들은모두죽는다’는사실을되새기며치아를악물었다.피범벅이된입안에서‘혁명’이라는두글자가묵직하게맴돌았다.

헌영은감옥에서출소한직후아내의얼굴을마주했다.그녀는그를정면으로바라보지못했다.
“그동안…많이힘들었지요.”
그녀의손은떨리고있었고,눈동자는자꾸만흔들렸다.헌영은말없이고개를끄덕였다.의도한것은아니었지만시선이아내의배로향했다.
그녀의배가불러있었다.
가슴에서돌떨어지는소리가나며아득한현기증이몰려왔다.숨을쉬는것도버거웠다.
“김단야와…그사람과함께있었어요.죄송해요.”
그는아무말도하지못했다.그저침묵이방안을가득채웠다.혁명가의길위에서,그는철저히혼자가되었다.

“프롤레타리아혁명의전위이신레닌동지와혁명지휘부에무한한존경과감사를담아조선인민들을대신하여열렬한인사를전합니다.”
박헌영은유창한러시아어로마이크앞에서연설을이어갔다.
“우리는단지민족의독립을원하는것이아닙니다.우리는착취없는세상,모두가동등하게일하고나누는세상을꿈꿉니다.조선의독립은그첫걸음에불과합니다.”
레닌은잠시미소를지었고,회의장은박수로가득찼다.
이순간,헌영은자신이민족주의자에서국제주의자로변모하고있음을깨달았다.그에게조선은더이상고립된섬이아니었다.세계혁명의일부였다.

회의실은정적속에서팽팽하게긴장감이흘렀다.김일성은책상을주먹으로내리치며외쳤다.
“혁명이뭔지제대로알기나합니까?”
박헌영은조용히입을열었다.
“동무가말하는것은감정이지,이론이아닙니다.”
순간김일성은옆에있던붉은재떨이를집어들어헌영의머리위로던졌다.
재떨이는휘며날아갔다.
박헌영은미동도하지않은채붉게물든눈으로김일성을노려보았다.
방안에있던사람들은숨을죽였다.그날이후,두사람사이엔되돌릴수없는균열이생겼다.

“우리는독립이라는두글자에만족할것이아니라진정한민주주의,즉생활내용까지향상된질적개혁이있어야한다.”
박헌영은연단위에서담담하게말했지만,그의목소리는단단했다.
“소작농이땅을갖고,노동자가주인이되는세상.이것이진짜해방입니다.”
청중은잠잠했다.누군가는고개를끄덕였고,누군가는고개를돌렸다.
그가바라는세상은너무도급진적이었고,너무도급박했다.그러나그는알았다.이땅의진짜싸움은지금부터라는것을.

전쟁과이념의갈등을뛰어넘어영화《브이포벤데타》(VForVendetta)의어떤대사를인용해그에게헌사를보낸다.오로지체제전복을위해평생을투쟁하며살았던V가해방을보지못하고죽자,그를추적하던형사가묻는다.“V는누구냐?”라고.

“V는…
희망찬전위!Vanguard!
단호한폭력!Violence!
과거의흔적!Vestige!
철저한복수!Vendetta!
전망의제시!Vision!
결정적승리!Victory!
고귀한희생!Victim!”

다시묻는형사의표정이어둡다.
“그렇다면구체적으로V는누구인가?”

“그는나의아버지였고,
또어머니였고,
나의동생이었고,
당신이었고,
그리고나였고,
우리모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