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릴리언트 블루

브릴리언트 블루

$15.80
Description
엑상프로방스의 눈부신 태양 아래,
오직 사랑만이 전부였던 그해 여름 우리
그리고 돌아온 뉴욕에서 맞이한 차가운 이별
잠들지 않는 도시, 뉴욕. 수키에게는 애써 잊으려고 해도 자꾸만 생각나는 한 사람이 있다. 몇 년 전, 보라카이에서 만난 프랑스인 커플 필립과 모나의 초대로 처음 찾았던 엑상프로방스. 그곳에서 만난 남자, 리버. 자연스럽게 쓸어 넘긴 머리칼과 잘생긴 이마, 소매를 걷어 올린 남색 셔츠를 입고 팔을 자동차 문 밖으로 뻗은 채 휘파람을 불고 있던 사람. 노란색이 섞인 푸르스름하고 맑은 눈동자를 가진 그가 내민 손이 다시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그런 날이 있었다. 잘 지내다가도 문득 그 사람 생각에 사무쳐 잠 못 이루던 밤.”

하지만 이제 모두 추억일 뿐. 그와 이별한 지금, 수키의 곁에는 그녀만 바라보는 케빈이 있다. 너무나 다정한 사람. 하지만 그 다정함에 항상 희미한 짜증이 나는 건 왜일까. 그러던 어느 날 필립과 모나가 전해온 결혼 소식. 리버도 불렀을까? 그곳에 가면 그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수키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망설임 끝에 수키는 뉴욕에서의 잔잔한 일상을 뒤로한 채 동생 르네와 함께 오직 사랑만이 전부였던 그해 여름날의 남프랑스로, 광활한 하늘 아래 보랏빛 라벤더를 활기차게 품고 있는 엑상프로방스로 향하기로 하는데…….
저자

함지성

저자:함지성
1996년출생.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졸업후서경대학교에서연극영화를전공했다.새로운경험을위해떠난낯선곳에서다양한사람들과나눈이야기를담은에세이《WeAllSustainOurselvesinDifferentWays:우리를살게하는저마다의방법》(2020)을크라우드펀딩을통해출간했다.《브릴리언트블루(BrilliantBlue)》는뉴욕과보라카이에서의경험을바탕으로한소설이며,현재는다음소설집필에전념하고있다.

목차

브릴리언트블루|11

출판사 서평

엑상프로방스의눈부신태양아래,
오직사랑만이전부였던그해여름우리
그리고돌아온뉴욕에서맞이한차가운이별

잠들지않는도시,뉴욕.수키에게는애써잊으려고해도자꾸만생각나는한사람이있다.몇년전,보라카이에서만난프랑스인커플필립과모나의초대로처음찾았던엑상프로방스.그곳에서만난남자,리버.자연스럽게쓸어넘긴머리칼과잘생긴이마,소매를걷어올린남색셔츠를입고팔을자동차문밖으로뻗은채휘파람을불고있던사람.노란색이섞인푸르스름하고맑은눈동자를가진그가내민손이다시눈앞에보이는듯하다.

“그런날이있었다.잘지내다가도문득그사람생각에사무쳐잠못이루던밤.”

하지만이제모두추억일뿐.그와이별한지금,수키의곁에는그녀만바라보는케빈이있다.너무나다정한사람.하지만그다정함에항상희미한짜증이나는건왜일까.그러던어느날필립과모나가전해온결혼소식.리버도불렀을까?그곳에가면그를다시볼수있을까?수키의마음은복잡하기만하다.망설임끝에수키는뉴욕에서의잔잔한일상을뒤로한채동생르네와함께오직사랑만이전부였던그해여름날의남프랑스로,광활한하늘아래보랏빛라벤더를활기차게품고있는엑상프로방스로향하기로하는데…….

붙들고있는것이아플까,놓아버리는것이아플까.
떠나는것이힘들까,머무는것이힘들까.
밤바람에나무가흔들리면파도가부서지는소리가났다.

《브릴리언트블루》는이별이남긴그리움을안은채현재의일상을살아내며마침내진솔한속마음을마주하고진정한사랑의의미를탐구하는로맨스소설이다.몇년전,수키는보라카이에서만난친구들의초대로남프랑스를찾았고,그숨막힐듯한낭만으로가득찬엑상프로방스에서한남자를만났다.중심부에노란색이섞인,푸르스름하고맑은눈동자를가진리버.운명처럼만난그와의사랑은특별했고언제까지나영원할줄만알았다.하지만여행을마치고돌아온도시뉴욕에서일상을살아가며조금씩차갑게식어갔다.여행지에서시작된사랑은영원하지않다는공식은정말일까?미래를함께하기에는아직너무어렸던탓일까?온몸을전율하게만드는재즈와서로의귓가를울리는짙은신음그리고뿌옇게달아오른창밖을두드리는빗소리는점차희미해져갔고,뜨거웠던사랑만큼이나커다란흉터를가슴에남긴채결국완전한이별을맞이하고말았다.
그렇게가슴한구석에그를꼭꼭묻어둔채아무렇지않은척지내던어느날,프랑스친구들에게서반가운소식을듣는다.결혼식에초대받은수키는리버에관한모든기억을애써외면해왔기에망설여졌다.하지만결국다시그곳으로,리버를처음만났던엑상프로방스로향하기로결심한다.

내가이곳에다시돌아오다니.
눈을감아도태양은뜨거웠고,나는눈부신하늘에게키스라도받듯고개를기울여한쪽뺨을들어보였다.캐리어두개를손에서떼지않고숨을크게들이마시자,선선한바람에잔머리가흔들리는것이느껴졌다.공기어딘가에소금냄새를은은하게감춘바닷바람이머리카락깊숙이배어따라다닌다.
어디선가조용한파도소리가들려오는것같았다.
―본문중에서

리버와이별한후수키는온전한일상을살아가고자노력했다.다시혼자로서의삶에적응하면서공부와일에집중했고,조금만틈을보여도스멀스멀올라오는그리움을떨쳐내고자밤이면누군가의품에안겨눈을뜨기도했다.그러던중한없이다정하기만한케빈을만났다.가슴뛰는감정은없지만어쩌면그의곁에서안식을얻을수있을것같았다.하지만그럴수록자꾸만리버라는이름이마음속에서또렷해지는건왜일까.함께이야기를나누며지새웠던밤,귓가를간지럽히는그의숨결,귓불을어루만지는그작은행동,그리고그녀를둘러싼방안의모든것들까지도예전그대로생생하기만하다.

폭신한이불,시계태엽소리,커다란화장대와물기를머금은듯한벽지.이방안모든게그자리그대로이지만,결코돌아오지않는것들이있다.사랑하는마음이나눈빛같은것.순간의열정이나,다칠줄알면서도진심에닿기위해도전하는용기같은것.
―본문중에서

바로여기에이소설이가진특별함이있다.이별후에남겨진,누군가를그리워하는마음을표현하는데있어서솔직하다.바로눈앞의풍경을바라보며생각을담담하게털어놓음으로써화자가처한상황과감정을고스란히전한다.나아가특유의섬세하고생생한묘사는남프랑스,뉴욕,보라카이의이국적인배경속에서자연스럽게섞여단순히글을읽는것을넘어화자가경험하는모든것을오감으로느끼게한다.책을읽는것만으로도사람들과함께다채로운음식을맛보고,내리쬐는햇볕을느끼며거리를거닐고,나뭇잎이바람에스치는소리를듣고,창문을두드리는빗줄기를바라보며축축하게젖은도시의냄새를맡게될것이다.

모나의라비올리.파르미지아노레지아노치즈를완전히감싸안은,그야말로완벽그자체의레몬색반죽.오븐에서갓나온송어구이와노릇하게익은통마늘이지글거리는소리가아직도내귀에생생하다.
송어구이와파르미지아노치즈를넣은라비올리.내가그를처음만난날의저녁메뉴였다.부엌에서정원의나무테이블까지,모두가한마음한뜻으로치는박수와환호성.포도주에달아오른우리들과,좀처럼가라앉지않는흥분.축복이흐르는길,미끄러지듯부드러운매미의울음소리.
주황빛식전주에이어햄으로입맛을돋운우리는뉘엿해진해에모두의머리칼이기분좋은황금빛으로빛나기시작할즈음저녁식사를시작했다.함께만든음식앞에서손을맞잡고,기도를하고,포도주를마셨다.6월말의햇볕이기분좋게덥혀둔공기.필립이피워준모기향에통나무주변으로뿌연안개가피어올랐다.
―본문중에서

어렴풋이떠오르는어느여름날을닮은로맨스소설《브릴리언트블루》.어쩌면이책은끝나지않는길고긴터널같은그리움일지도모른다.어쩌면사랑을갈망하는감정을마다하지않고빼곡히적어놓은일기장일지도모른다.어쩌면한번쯤은경험했거나경험하게될사랑과이별의본모습일지도모르고,차마똑바로바라볼수없었던온전한감정을조금씩똑바로마주해나가는우리자신의목소리일지도모른다.책을읽는동안독자는마음속깊이자리한기억을여행하며각자가간직하고있었던진실한사랑과마주하게될것이다.꼭꼭숨겨놓았던그리움이한번에터져나와다시는주워담을수없게될까봐조심스러운마음까지도.

그런날이있었다.잘지내다가도문득그사람생각에사무쳐잠못이루던밤.나는내손가락사이사이를거슬러지나가던그의밤색머리칼이얼마나부드러웠는지떠올리다다시는그렇게부드러운머리칼을만질수없단것을깨닫곤두손으로얼굴을감싸고엉엉울었다.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