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바다

하얀 바다

$16.86
Description
노르웨이 비평가 문학상 및 서점상, 북유럽협의회 문학상
수상 작가 로이 야콥센의 대표 연작 〈바뢰이 연대기〉
그 장엄한 여정의 두 번째 이야기
제2차 세계대전으로 황폐해진 세상, 노르웨이 북부 해안 어딘가. 본토에서 청어를 손질하며 살아가던 잉그리드는 이제 서른다섯 살이 되었고, 더 이상 그녀에게서 소녀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어느 날, 그녀는 고향인 바뢰이섬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주인 없는 나룻배에 몸을 실은 채 노를 저어 섬으로 향한 그녀는, 돌아온 고향에 생명의 흔적이라곤 하나도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마주한다. 할아버지 마틴과 아버지 한스, 어머니 마리아가 세상을 떠난 후, 남아 있던 가족들마저도 모두 섬을 떠나 뿔뿔이 흩어진 지 오래다. 고모 바브로는 병원에 입원해 있고, 그녀의 아들 라스는 로포텐에 정착해 가정을 꾸렸으며, 딸이나 다름없었던 수잔은 열네 살도 되기 전에 섬을 떠났다. 그녀의 오빠 펠릭스도 섬을 잊은 듯하다. 잉그리드는 곧장 집 안으로 들어가 방을 둘러보고 램프에 불을 밝힌 뒤, 부엌과 거실에 불을 지핀다. 이제 이 섬을 다시 생명이 꿈틀거리는 삶의 터전으로 되돌릴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잉그리드 한 사람뿐이다.
저자

로이야콥센

1954년12월26일노르웨이오슬로출생.1982년첫단편《감옥생활(Fangeliv)》을발표했고,노르웨이작가연합이그해최고의데뷔작에수여하는타리에이베소스데뷔상(TarjeiVesaas’debutantpris)을수상했다.이후여러직업을전전하며작품활동을이어가다가1987년칼펠렌상(TheCappelenPrize)과1989년세계적으로권위있는노르웨이비평가문학상(NorwegianCriticsPrizeforLiterature)을수상하면서전업작가로활동하기시작했다.1991년노르웨이서점협회에서매년그해의책중단한권에만수여하는노르웨이서점상(NorwegianBooksellers’Prize)을수상한《승리자들(Seierherrene)》과2003년《서리(Frost)》로높은문학적·예술적기준을충족하는북유럽문학작품에수여되는북유럽협의회문학상(NordicCouncilLiteraturePrize)에두번이름을올리는영예를안았다.2009년《호게른(Hoggerne)》으로국제IMPAC더블린문학상(InternationalDublinLiteraryAward)최종후보에올랐으며,같은해《신동(Vidunderbarn)》으로노르웨이서점상에다시한번이름을올렸다.2013년에발표한〈바뢰이연대기(TheBarrøyChronicles)〉의첫번째작품《보이지않는것들(DeUsynlige)》은출간즉시선풍적인인기를끌며노르웨이에서만50만부이상판매되어베스트셀러가되었고,전세계28개언어로번역되었다.2017년맨부커국제상(ManBookerInternationalPrize)과2018년국제IMPAC더블린문학상최종후보에올랐고,2021년유럽문학상(EuropeanLiteraturePrize)후보에도이름을올렸다.

목차

1장|7
2장|87
3장|171

출판사 서평

그녀는주섬주섬외투를걸치고밖으로나가하늘에서떨어져내리는눈송이사이에서서집과외양간,해안의부두와정고를응시했다.갑자기그녀를이섬에붙들어두었던그모든것들이엄밀히따지자면아무것도아니었다는생각에놀라지않을수없었다.얼마있으면눈은비로바뀔것이고,섬은진드기처럼갈색으로변할것이며,바람이불지않는다면바다는잿빛으로변할것이다.
-본문중에서

섬에산다는것은항상무언가를찾아나서야한다는것을의미한다.잉그리드는쌓인눈밑에서옷가지들을발견한다.갈색누더기같은옷을집어들자톱밥이떨어져나왔다.지금까지단한번도본적없는옷이다.이어서그녀는바다에펼쳐져있는그물을끌어당기다부패한시신을발견하고,축사에서도남자시신한구를더찾는다.하지만놀랍게도그는아직숨이붙어있다.잉그리드는그의상처를치료하고회복할수있게간호하면서,섬을돌아다니며썩은옷가지를찾아태우고발견되는시신들을한데모아두는등강인한모습을보인다.그러나밀려오는외로움만은피할수가없었다.

그녀는집으로되돌아가는길내내그에게노젓는일을맡겼다.그가노를젓는동안만큼은그에게들키지않고마음껏눈물을흘릴수있었기때문이다.하지만그녀의눈물을봐버린그는노를내려놓았다.그가양손을그녀의어깨위에얹었다.그녀는그의엄지장갑에얼굴을기대면서도그를돌아보진않았다.그리고아무말도하지않았다.나룻배는파도를타고움직이기시작했고,곧그가다시노를저었다.
-본문중에서

잉그리드와남자는서로의말을한마디도알아듣지못하지만점차각별한감정을나누게된다.그럴수록그녀의궁금증은커져만간다.이남자는어디에서왔을까?무슨일이있었던거지?독일인이아니라면,러시아인?알수없는것투성이지만한가지확실한점은그녀의외로운삶에기쁨을가져다주었다는사실이다.그러던어느날,잉그리드는고양이를데리고올겸,장을보기위해본토에갔다가영국전투기가독일군수송선을폭파해서수백,수천명의사상자가발생했다는소문을듣는다.만약이소문이사실이라면섬에서발견한옷가지와시신에대해반드시본토의독일군에게보고해야만한다.만일그들이섬을조사하러온다면,분명이낯선남자의존재를의심할게분명하다.전쟁이계속되는한,그는바뢰이섬에머물러있어서는안된다.잉그리드는섬의주인으로서바뢰이섬을지키고,사랑하는남자를지키기위해용기있는결단을내리는데…….


《하얀바다》는노르웨이에서만50만부이상판매되고맨부커국제상최종후보작에오르며전세계베스트셀러가된《보이지않는것들》의속편이자,작가의대표연작〈바뢰이연대기〉의두번째이야기이다.전작이20세기초노르웨이북부어느해안에위치한작은섬바뢰이를배경으로,한가족의삶과어린소녀였던잉그리드가어떻게섬의주인으로서성장해나가는지광범위한시각으로보여준다면,《하얀바다》에서는철저히잉그리드의시각을통해모든사건이전개된다.소설은어느덧시간이흘러제2차세계대전을배경으로,본토에서청어를손질하며살아가던서른다섯살의잉그리드가홀로바뢰이섬으로돌아가기로결심하는장면으로시작한다.전쟁중조금이라도안정된일을하려고하는세상에서돌연모두가떠나아무도없는섬에돌아가기로한이유도특별히없다.물고기들이먼바다를헤엄치다돌아오는것처럼,그녀또한고향인바뢰이섬으로돌아가려고하는것뿐인지도모른다.이제는아무도타지않는나룻배에오른잉그리드는독일군들이지켜보는가운데,험한파도가앞을가로막고힘이들어눈물이맺혀도손에서노를놓지않는다.그녀가얼마나강인하게성장했는지보여줌과동시에앞으로그녀에게펼쳐질격렬한경험을암시하는대목이다.

물고기들이먼저왔다.인간은바다에손님으로찾아온하나의끈질긴생명체일뿐이다.
-본문중에서

만약자신의집마당에서낯선옷가지를발견한다면단순한궁금증으로끝날수있을까?다른끔찍한무언가가나타난다면어떨까?그것도여기저기서발견된다면말이다.대부분은기겁하거나당황하여안절부절못할것이다.그러나잉그리드는달랐다.손질중인물고기처럼등뼈가훤히드러난시신을발견했을때도언젠가그런일이일어날줄알았던사람처럼묵묵히받아들였다.시신인줄알았는데아직숨이붙어있는남자를발견했을때조차도흔들리지않았다.그녀는말도통하지않고정체도모르는상처투성이의남자를치료하고보살피는가하면,섬곳곳에서발견한시신들을찾아한데모으고,낯선옷가지와자신이입고있던옷을모두불태우는등혼자서감당하기힘든일을담담하게해낸다.전혀두렵지않은것은아니었다.겉모습은평범한여성들과다르지않아도누구보다도강인한내면을가지고있었기에,때때로눈물을흘리면서도자신에게주어진상황에서절대도망치지않았다.그녀가삶을받아들이고대처하는이러한모습은시대의표상이라할수있다.하지만그녀에게도견딜수없는것이있는데,바로외로움이다.혼자음식을먹는것도힘겨워하던남자가점차회복해가면서두사람사이에서묘한감정이일게된다.대화가통하는것도아니고여전히서로에대해아는것도없지만,그들은자연스럽게사랑하는사이로발전한다.그사랑의방식은침묵이고믿음이었으며,그것은바뢰이섬을닮아있었다.그러던중잉그리드는본섬에장을보러갔다가독일군수송선이침몰했다는소문을듣게된다.그것이사실이라면섬에널브러진옷가지와시신들,남자도그사건과연관이있을게분명하고,어쩌면유일한생존자인그를독일군에게보고하고넘겨야할지도모른다.하지만그녀의마음속에는이미사랑이깊숙이자리잡은터였다.그녀의사랑은단순히이성간의감정을넘어,그녀자신도알아채지못하는인류애와같은거대한감정으로성장해가고있었다.전쟁의참혹함을눈앞에서실감한뒤에야비로소그녀는자신이해야하는일이무엇인지깨달은것인지도모른다.

그녀는잘라낸돛으로시신을덮고돛의가장자리를돌멩이로고정한후북쪽으로한참을걸어올라가나룻배를끌어왔다.새선착장으로시신을실어간그녀는자신이바다의야생동물로부터섬을보호한다거나모든죽음은우리가순종해야하는그무언가를요구한다는,그어떤생각도없이시신을끌어올렸다.
-본문중에서

얼마후,잉그리드가예상했던대로독일군이바뢰이섬을찾는다.그녀는섬에서발견한옷가지와시신에대해말한다.다만한가지절대로말하지않은것이있는데,바로그녀가사랑하게된남자알렉산더였다.옅은눈동자를가진그에대해서만큼은어느것도말하지않았다.독일군은시신을처리하는방법을알려준뒤,섬을떠났다가며칠후다시잉그리드를찾아온다.그리고그녀는기억을잃는다.눈을떴을때는사방이하얀벽으로된병실안이었다.그녀는심한상처를입고있었으며,잔혹하게폭행을당한게분명했지만단편적인기억만남아있을뿐이었다.누가그녀를폭행했는지,여자로서감당하기힘든끔찍한일을당했는지알수없었다.잉그리드는병원에서보내는시간이길어지면서담당의사와간호사그리고비슷한처지의환자들에게점차마음을열게된다.그녀외에도병원에는전쟁으로상처를입은환자들로가득했는데,심지어담당의사나간호사조차도각자의아픔이있었다.전쟁이끝나지않는한세상에존재하는모든사람은모두가피해자였다.그럼에도그들은서로를의지하며전쟁을견뎌내고있었다.서로의불행이서로의상처를치유할수있는유일한치료제인것처럼.어쩌면인류는무구한역사속에서하루하루를버티며살아남아오늘을만들었는지도모른다.언제날아올지모를폭탄이순간의평화와작은희망을한순간에피와재로만들어버린다해도,그들은서로의눈물로현재를위로하는법을알고있었다.

바람한점없이맑은어느날아침,그들은다시남쪽으로여정을시작했다.내륙의산꼭대기에쌓인눈은옅은햇살을받아청동색으로반짝였다.배안에는삶중에서도가장취약하다고할수있는새로운삶을기대하는조용하고무기력하나희망적인질서가자리를잡았다.
-본문중에서

병원을떠나는날,잉그리드는그곳에서만난사람들과사건들덕분에한층더성장한모습을보여준다.전쟁난민들과함께배에오르게된잉그리드는며칠전까지만해도도움을받는입장이었으나,이제는난민들을살뜰히보살피는도움을주는사람이되었다.병실에서벗어나상처를회복한그녀가바다로나서자,다시누구보다강인한존재로서피어난것이다.한편,그녀는난민들에게서전쟁상황에대한정보를들으며,남자의행방을알아보려했지만,그의생존여부조차알길이없다.본토에도착한잉그리드는전쟁의배를함께타고온,잔혹한아픔을가진사람들과함께그곳에임시로터를잡는다.하지만바뢰이섬에대한이야기는하지않는데,그녀의단호한성격을엿볼수있는중요한대목이다.어릴적아버지한스에게배운것처럼,마냥다른사람에게퍼주기만하는사람이아닌실리를중요시하며사람들과관계를맺어나갔다.그녀는어려서부터터득해온온갖경험을바탕으로사람들각자가가진능력을파악하고역할을정해주는가하면,생사가오가는전쟁중에도교육의중요성을잊지않으며진정한리더로서의면모를보인다.이와동시에잃어버린기억을되찾는노력도소홀히하지않는다.더이상그녀에게독일군의총은위협이될수없었다.그리고모든걸알게된그녀는다시바뢰이섬으로향한다.물고기는언제나바다를헤엄치다가집으로돌아가는법이다.다만이번에는혼자가아니었다.

잉그리드는하늘을향해원망과애원의부르짖음을보낸적은없었다.하지만어느날갑자기그녀는앞을볼수없는어둠속에서한줄기빛을발견하듯살아가야하는의미를깨달았다.어둡고비참했던과거조차신의계획이아니었을까.그게아니라면앞으로의삶에는분명신의계획과돌봄이있을것이라는사실을깨달았던것이다.그깨달음은마치맑은하늘에서내려치는마른번개처럼갑자기그녀에게다가왔다.
-본문중에서

잉그리드가바뢰이섬에돌아온후,그녀의고모바브로도오랜병원생활을마치고섬에돌아온다.잉그리드는병원을나오며탄배에서만난핀마르크삼형제와몸과마음에상처가남은어린넬비도섬에데려온다.이어서딸처럼키웠던수잔도그녀의아들프레드릭과함께돌아온다.바뢰이섬은다시활기를띠어가는듯했으나,오래지속되지않았다.가까이있던누군가가죽었을때보통의삶을지속하는것은불가능했다.하지만언제까지나슬픔에잠식되어있을수는없었다.그녀의배속에는작은생명체가자라고있었기때문이다.그러던중전쟁이끝나고뿔뿔이흩어졌던가족들이더많은가족을이루어섬으로돌아온다.바뢰이섬은꺼지지않는백야처럼환하게빛나기시작했고,그렇게희망은섬구석구석을비추어내리며찾아오고있었다.새로운세대의탄생을앞둔이들에게어떤일들이벌어지게될지는아무도알수없었다.하지만바다의손님으로찾아온인류는그끈질긴생명력으로계속해서삶을살아낼것이다.

◆언론호평
“문학적으로,언어를통해서표현된모든현대작품을통틀어이시리즈를능가하는책은거의찾을수없을것이다.”
-《클라세캄펜》

“더이상그누구도흉내낼수없는간결하고깊이있는통찰력을지닌,현대노르웨이문학의정수.”
-《다겐스내링슬리브》

“작가특유의간결한문장은품위를지켜내기위한인간의투쟁에바치는고귀한찬사이다.”
-다니엘마크제인,《타임스리터러리서플리먼트》

“우주적서사와정서적긴장을냉철하게결합한작품.”
-클레어올프리,《데일리메일》

“독자의마음을파고드는진솔한이야기.전쟁의위기에처한개인과세계를날카롭게부각시킨다.”
-《커커스리뷰》

“전작보다더풍부하고,더도발적이다.”
-《뉴욕타임스》

“작가는《하얀바다》를통해겉모습은그시대의여느여성과다르지않아보이지만,강한목적의식을지니고감수성이풍부한새로운여성의초상을보여준다.정교함이묻어나는문학적성취이다.”
-《북포스트》

“짧은글쓰기거장만이쓸수있는우아하고기교넘치는장과장면의연속.”
-《VG》

“작가를대표하는또다른걸작의탄생.전쟁으로황폐해진세상에서어떻게메마른도덕성을되찾아가는지보여준다.”
-《월드리터러쳐투데이》

“강력한가독성을지닌책.”
-데이비드밀스,《선데이타임스》

“갈등,사랑,인간의인내심에대해아름답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