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이유 (이고은 에세이)

계절의 이유 (이고은 에세이)

$16.80
Description
지난날의 서툰 사랑과 가슴 아픈 이별의 기억
마음속 흐르는 물결에 실어 보내며
마침내 찾아낸 반짝이는 삶의 조각들, 《계절의 이유》
연이어 몰아친 거친 파도 앞에서 침묵해야 했던 시간. 한 방울씩 고여, 이제는 퍼낼 수도 없을 만큼 깊어진 눈물. 그렇게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는지도 모른다. 《계절의 이유》는 그 길고도 깊은 어둠을 흐르는 계절에 흘려보내며 발견한 반짝이는 삶의 조각들을 담은 에세이다. 벚꽃 흩날리던 날을 지나, 숲의 파도를 마주하고, 분홍빛 바다를 도화지 위에 옮기고, 새하얀 눈송이와 입맞춤하며 문득 깨닫는다. 이제 흘려보내야 할 때가 되었음을. 어느 계절도 이유 없이 오지 않는다. 우리 삶의 그늘진 순간조차도 저마다의 온기를 품고 있기에.

행복하기만 한 삶도, 슬프기만 한 삶도 있을 수 없다.
내가 찾고자 할 때 행복도, 고통도, 그곳에 있다.
-본문 중에서

누구나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속 깊은 곳의 웅덩이를 지니고 있다. 작가는 그 슬픔을 억지로 퍼내기보다, 스쳐 지나가는 계절과 함께 떠나보낼 때 비로소 ‘지금의 나’를 온전히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어둠이 짙게 내려앉을수록 더 빛나는 윤슬처럼, 지나온 시간의 무게를 기꺼이 물결 위로 실어 보낼 때, 눈물은 생의 조각마다 맺힌 빛이 되어 비로소 반짝이기 시작한다고.
이 책에 담긴 50개의 이야기는 한 사람만의 기록에 머물지 않는다. 우리가 살아낸 시간은 서로 다르지만, 기쁨과 슬픔, 만남과 이별은 결국 누구에게나 닿아 있기 때문이다. 떠나보내야 할 계절 앞에서, 이 책은 가장 진솔한 마음으로 독자의 등을 밀어준다. 《계절의 이유》는 작가가 심연에서 길어 올린 빛바랜 계절들에게 보내는 다정한 작별 인사이자, 다시 맞이할 계절에게 건네는 눈부신 환영 인사다. 각자의 계절을 담담히 흘려보내며, 그 너머 상실의 끝에서 마침내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게 만드는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저자

이고은

화가,작가,그리고산책가.홍익대학교에서애니메이션을전공하고아티스트그룹DNDD를설립했다.전시,디자인,출판등시각예술의경계를넘나들며폭넓은활동을이어오고있다.서울미술관〈3650storage-인터뷰〉등의전시에참여하며자신만의예술세계를구축해왔다.《콜미바이유어네임》,《보이지않는것들》,《삶은여전히빛난다》외여러도서의표지및삽화작업으로다채로운이미지를선보였고,뮤지션루싸이트토끼의프로젝트앨범《리듬》,작곡가수린의EP앨범《Wave》아트워크등국내외예술가들과의폭넓은협업을통해섬세한시각적언어를확장해왔다.이제는그시선을조금더내면으로옮겨,일상에서발견한삶의반짝이는빛들을글과그림으로기록하는일에매진하고있다.
지은책으로혼자서거닐다마주친작고소중한것들이건네는위로를담은에세이《산책가의노래》가있다.

목차

다시시작된계절|23
현호색|27
사이의들|28
벚꽃흩날리던날|34
고집스러운나무|39
복사꽃|41
피고지는꽃|42
종소리|44
사이에서|48
나의등나무|52
아빠의밀짚모자|57
102동604호|61
그가가장좋아하는꽃|68
친구가되는쪽|74
짧은여행에서찾은것|78
기도|87
강낭콩꽃|91
금계국|92
여름날의하모니|93
종이에피어난개망초|97
숲의파도|103
바람에실려온향기|107
하얀등대,하루키,토성그리고코다마|109
마침표|116
도화지에담은것|119
마지막여름의울음소리|124
희망이라는이름의배|129
한여름의꿈|133
내가가장좋아하는계절|136
다정한작별인사|140
분홍빛바다|144
이제야전하는마음|149
나비가잠든시간|154
가을이온다|156
여전히선명한바다|157
있는그대로|162
아빠가잠든자리|166
희미해지는점들|171
계절과계절사이|173
구절초|176
갈대|177
이제곧|178
파도가부르는노래|182
은하호|190
서툰불꽃놀이|192
오늘의정성|194
눈의입맞춤|197
가만히바라보는마음|200
군무(群舞)|203
계절의이유|205

출판사 서평

목정원작가,정유희〈PAPER〉편집장추천

계절은간다는말도없이떠났다가다시찾아오고,꽃들도졌다가언제피어난다는소식도없이피어난다.
-본문중에서

우리가흘려보낸계절은어떤의미를담고있을까.설렘과아픔의봄,사랑과이별의여름,기쁨과슬픔의가을,빛과어둠의겨울.작가는지난계절속에서,차마입밖으로내지못했던마음속깊이고여있던기억을길어올린다.총50개의이야기에담긴이사적인계절의기록은,어쩌면작가자신만의것은아닐지도모른다.우리가살아낸시간은저마다다르겠지만,눈물과웃음그리고상실과만남은우리모두지니고있을테니까.《계절의이유》는이제보내주어야할때가된,켜켜이먼지가쌓인지난시절의자신을물결에흘려보내야하는이유를우리마음의수면위로조심스럽게꺼내어본다.

지금의내가그때의어린나를만나면무슨말을해줄수있을까.예상치못한방향으로떠밀려갈때도있었지만,여전히삶의종착점을향해노를저어가고있다.스쳐지나가는기억중에서아름다운것들만배깊숙이간직하고나머지는흘려보낸다.무거워진나의배가버티지못하고침몰하지않도록.복도난간에까치발로매달려마당을내려다보던어린내가고개를내밀고손을흔든다.나도마음속으로크게손을흔들어준다.
-본문중에서

어제의잔상은과거에머물러있는것일까,아니면현재진행형일까.지금을살며과거를떠올릴때면어제의나와만나는특별한경험을하게된다.하지만그런내가애틋해,지난흔적을잔뜩떠안고살아가는것은아닐까.추억이라하기에는너무나가혹한슬픔이나돌이킬수없는후회가점점나를물속으로가라앉게만든다는사실조차도모른채.언젠가삶이라는배가이무게를견딜수가없어지면어떻게될까.그때는버릴수있을까.한방울씩고여,이제는퍼낼수도없을만큼깊어진눈물은,자신도모르는사이에우리를물속으로가라앉히고있는지도모른다.삶이라는배가침몰하지않으려면그무게를내려놓아야할때가있다.어제의나를향해잘가라고손을흔들며,저멀리물결에실어보내야한다.

지금이대로의나자신을좋아하고,내게주어진날들을기쁘게맞아들이는일.그렇게나아가는것.그것이지금내가해야할가장중요한일이라고생각했다.
-본문중에서

작가는이책을통해지난시절에작별인사를전하며,과거가현재,그리고미래와어떻게연결되어있는지발견한다.반복되는계절은단지시간의흐름만이아니었다.기억을놓아준다는것은단순히무언가를버리는행위가아니라,새로운계절이들어올자리를마련하는준비과정이었다.그렇게맞이한내일을,그평범한일상을묵묵히살아냈을때,우리는비로소어디선가따뜻한바람이불어오는것을느낄수있게된다.그바람은작은진동으로,얇은물길을튼다.그때우리가해야할일은정성을다하는마음.그것이전부이다.애써지운슬픔은어느날문득되살아나짓누르기도하고,겨우간직해온행복은오히려그부재를일깨워더공허하게만들기도하기에.지난계절에연연해하지않고,오지않은계절에불안해하지않는것.그렇게하루하루를살아내면,지금의우리를휘청이게만드는물살이아무리거세더라도그것은우리를눈물짓게하려는것이아님을,현재를버티고서서내일을맞이할준비가된굳건한자신을발견하게하기위함임을깨닫게된다.

잊고있던기억을찾으러온바다에서,나는잊고있던‘내일’을발견했다.밀려오는파도를피해온힘을다해달리던그짧은순간,내몸의모든감각은생을향해곤두서있었다.그것이내가이계절을지나와야했던이유였고,차가운겨울공기속에서도기어이초대장을받고나섰던이유였다.나는여전히살고싶었고,이아름다운세상을조금더오래노래하고싶은사람이었다.파도소리는다시시작될나의다음계절을부르는전주곡이었다.
-본문중에서

눈을뜨면지난밤의꿈이기억나지않는것도이유가있지않을까.이생의원리를전부알수는없지만,어제의무거운기억도모두쫓으려고애쓸필요는없을것이다.때로는자연스레잊히도록,멀어지도록,사라지도록,떠나보낼수있어야한다.물결에실어떠나보내고남은자리에는,컴컴했던구름위로고개를내민태양이건네는인사와함께반짝이는빛이채워진다.눈물로빚어낸기쁨은얼마나눈부신가.어쩌면우리의삶은시간이가는대로흘러가는것이아니라,세상을지키고선한존재로서묵묵히그시간을받아내고있는지도모른다.
다시스스로에게질문해본다.우리에게계절은어떤의미일까.밤이지나면아침이오듯이,꽃이지고다시피어나듯이,지나간시간에대한미련을떠나보내는작별인사이며,더아름다운하루와꽃을피워내는나에게건네는환영의인사이다.흐르는계절을온전히바라보는마음을담은《계절의이유》를통해독자는자신도모르는사이에곁을스치고지나갔을지도모를,저마다의계절의이유를발견하게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