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가 있었다

늑대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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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늑대들에게 숲은 필요치 않았다.
그들이 자라나게 할 테니까.
황폐해진 숲을 되살리기 위해 14마리의 늑대들을 이끌고 스코틀랜드로 향한 인티. 성공적인 선례를 함께 만든 경험이 있는 생물학자로 구성된 팀원들도 이번 케언곰스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기에 기대가 크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있다. 명확한 서열 구조 속에서 무리 지어 생활하는 늑대들이 낯선 환경에서 서로 잘 적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내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일단 제대로 정착하면, 먹이사슬 최상위 포식자인 늑대는 싹을 모조리 먹어 치우는 사슴의 개체 수를 줄여 생태계 균형을 회복하고, 재야생화의 기반이 되어 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다. 가축을 기르며 농사를 주업으로 하는 이 마을 사람들에게 이 프로젝트를 설득하는 일이다. 그들에게는 가축과 사람을 위협할 수 있는 짐승을 숲에 풀어 미래를 도모하는 일보다 당장의 생계와 안정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절대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인티에게는 프로젝트 외에도 해결해야 할 것이 또 한 가지 있다. 이 외진 곳까지 함께 온 쌍둥이 동생 애기를 다시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되돌리는 일이다. 인티와 애기는 서로 다른 가치관 때문에 이혼해 멀리 떨어져 사는 부모를 오가며, 쌍둥이 그 이상의 깊은 유대감을 키우며 성장했다. 입으로 말하지 않아도 모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둘만의 수신호도 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둘 사이의 관계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지옥 같은 삶 속에서 극심한 트라우마를 갖게 된 애기는 좀처럼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 같은 사람이 되어 버렸다. 가끔 정신이 돌아올 때도 있지만 아주 드문 일이고, 이제는 인티 외에 다른 사람은 만나지도 않을뿐더러 집 밖으로 나가는 일도 없다. 그녀가 정말로 존재하기는 하는 걸까? 인티 혼자만의 착각은 아닐까?

한편 경무관인 던컨은 마을 사람들을 묵묵히 도우며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애쓴다. 인티는 그와 우연한 기회로 만나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가까운 사이로 발전한다. 하지만 프로젝트에 대한 견해 차이를 시작으로 점점 멀어지게 되고, 알면 알수록 그에게서 수상한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도대체 어떤 사람일까? 그를 믿어도 될까? 그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러던 중 방목장 중 한 곳에서 아무 이유 없이 늑대가 죽임을 당하게 된다. 이를 계기로 마을 사람들과의 갈등은 더욱 깊어지고, 결국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다. 어느 날 깊은 새벽, 인티는 달빛조차 없는 어두운 숲속에서 눈을 뜬 채 멍하게 안개를 노려보고 있는 시체 한 구를 발견한다. 누가 저지른 짓일까? 만약에 늑대가 저지른 짓이라면 이곳의 모든 늑대는 살처분되고 말 것이다. 비밀로 묻어야 할까? 아니면 신고해야 할까? 하지만 지금 그녀는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 과연 인티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늑대가 있었다》는 시적이고 묘한 분위기의 흡입력 넘치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로 독자를 단숨에 사로잡는다. ‘페이지터너’라는 평가에 걸맞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인티와 쌍둥이 자매 애기의 과거, 그리고 던컨과 마을 사람들의 진실이 서서히 드러나면서 독자는 책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된다. 과연 인티는 황무지가 되어 버린 이 숲을 되살릴 수 있을까? 그리고 늑대와 사람이 공존하는 세상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이야기가 후반으로 치달을수록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동물은 각자의 자리에서 매 순간 감당하기 벅찬 선택의 순간에 놓인다. 그리고 그 선택은 삶과 죽음에 대한 것이기에, 때로 피를 흘리는 희생도 마다하지 않는다. 《늑대가 있었다》는 기후 위기로 환경을 지키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세상에서, 독자들에게 책을 덮은 뒤에도 한동안 가슴 깊은 울림과 전율을 남길 것이다.
저자

샬롯맥커너히

저자:샬롯맥커너히CharlotteMcConaghy
1988년호주시드니출생.호주영화텔레비전및라디오학교(AFTRS,AustralianFilmTelevisionandRadioSchool)에서시나리오창작(Screenwriting)및스크린아트(ScreenArts)두분야의석사학위를받았다.2020년에발표한《마이그레이션(Migrations)》은작가의데뷔소설이자전세계25개이상의언어로번역된베스트셀러다.《타임(Time)》선정‘2020년꼭읽어야할책100선’및《인디넥스트(IndieNext)》《아마존(AmazonEditors’Pick)》《로스앤젤레스타임스(LosAngelesTimes)》《라이브러리저널(LibraryJournal)》《굿리즈(Goodreads)》《반스앤노블디스커버(BarnesandNobleDiscover)》외다수의매체에서도올해의책및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2022년더블린문학상(DublinLiteraryAward)후보,2021년퀸즐랜드문학상(QueenslandLiteraryAwards)최종후보,2020년굿리즈초이스어워드(GoodreadsChoiceAwards)소설부문후보,2020년러블리북스커뮤니티어워드(LovelyBooksCommunityAward)독자상소설부문후보에올랐다.
《늑대가있었다(OnceThereWereWolves)》는2021년출간즉시《뉴욕타임스(TheNewYorkTimes)》《로스앤젤레스타임스》《워싱턴포스트(WashingtonPost)》《인디(Indie)》베스트셀러에이름을올렸고,《허드슨북셀러(HudsonBooksellers)》《뉴스위크(Newsweek)》《이달의책클럽(BookoftheMonthClub)》등다수의매체에서추천도서및올해최고의책으로선정되었다.2022년인디북어워드(IndieBookAward)소설부문,노틸러스북어워드(NautilusBookAwards)금상,데이빗어워드(DavittAward)소설부문을수상했고,2021년굿리즈초이스어워드독자선정올해의소설후보에이름을올렸으며,《인디넥스트》추천도서1위에등극했다.

역자:윤도일
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을졸업했다.번역한작품으로는《마이그레이션》이있다.

목차

늑대가있었다|11
감사의글|483

출판사 서평

전세계베스트셀러《마이그레이션》작가샬롯맥커너히가전하는
자연과인간관계에대한깊은탐구와놀라운융합

★출간즉시《뉴욕타임스》《로스앤젤레스타임스》《워싱턴포스트》《인디》베스트셀러등극!
★《인디넥스트》추천도서1위!
★《뉴스위크》《이달의책클럽》올해최고의책선정!
★《엔터테인먼트위클리》《굿모닝아메리카》《버슬》《사이언티픽아메리칸》《퍼블리셔스위클리》《시드니모닝헤럴드》《북라이엇》《스릴리스트》《팝슈거》《AARP》가장기대되는책선정!

2022년인디북어워드소설부문수상
2022년노틸러스북어워드금상수상
2022년데이빗어워드소설부문수상
2021년굿리즈초이스어워드최종후보

한때늑대가있었던,야생그대로숨쉬던곳스코틀랜드의고산지대케언곰스.하지만기후위기속에서무차별적인벌목으로황폐해진지오래고,동물들도하나둘씩멸종을맞고있다.먹이사슬이완전히파괴된지금,천적이없는사슴무리는새싹은물론눈에보이는모든초록색잎을모조리먹어치우고있다.인티는재야생화를위해14마리의늑대들과생물학자로구성된팀원들을이끌고이곳에왔다.그들은이전에도함께호흡을맞추어좋은성과를거둔경험이있기에,늑대들이새로운환경에적응하는대로본격적인프로젝트에돌입할예정이다.늑대들은세무리로나뉘어각각의영역에배치될것이고,그들이정상적으로먹이활동을시작하면사슴의개체수는정상화될것이다.새싹은계속자랄기회를얻고,나무로자라나마침내숲은예전의모습을되찾을것이다.지금이아니면숲을되살릴기회는영영찾아오지않을것이기에이프로젝트는반드시성공해야한다.하지만모든일이다계획대로만흘러가지는않는법.가축을기르고농사를지으며살아온마을사람들에게늑대라는존재는그저잔인하고위협적인짐승에불과하기때문이다.

이제,세상의다른곳에서,짙은어둠이내린밤에그들의숨소리가사방을가득채우고있었다.그러다문득공기의내음이바뀌었다.여전히따뜻하고,흙내음이가득하지만,더짙어진사향냄새가났다.이는두려움이깃든냄새였고,그들중하나가깨어났다는의미였다.
그녀의금빛눈동자는적당한빛을찾아반짝이고있었다.
―본문중에서

마을사람들전부가이프로젝트를반대하는것은아니지만,대부분의주민들은가축을잡아먹을수도있고,무엇보다어둠속공포의상징처럼여겨지는늑대를여전히두려워한다.누구나자신이속한곳이평화롭기를바랄것이다.그들을이기적이라할수있을까?인티와팀원들역시마을사람들의두려움과우려를모르는것은아니다.여기서소설의본격적인갈등이시작된다.숲을되살려야하는것은옳지만,그방법에있어서대립적관계가형성되는데,각자의처지에따라어느것이옳고어느것이그른지판단할수없는문제이기때문이다.그리고인티는제안한다.만약에양한마리라도늑대에게피해를본다면,바로총으로쏘아죽여도좋다고.그렇게해서라도마을사람들을설득할수만있다면,이프로젝트를성공으로이끌어숲을되살릴수만있다면,애정으로보살펴온늑대의희생도감수할각오를한것이다.그리고그들에게반드시보여주고싶기때문이다.숲이살아야,사람도살수있다는것을.지구는오직사람만을위한곳이아니며모든생명체가공존해야하는곳임을알려야한다.또한늑대라고해서그저잔인한짐승이아니라는것을,자연속모든생명은저마다의이유와역할을지니고태어났음을,그어느것도무의미하게주어진것은없다는것을증명해야한다.

“늑대가피바람을불러올거라고진정으로여러분이믿고있다면,여러분은눈뜬장님입니다.”내가계속토로했다.“우리가그렇습니다.우리가사람들을죽이고,아이들을죽이죠.괴물은늑대가아닙니다.바로우리자신입니다.”
모두가조용해진가운데나는자리에앉았다.강당에한기가더욱짙어진듯했다.
내시선이다시문옆에서있던그남자에게향했다.그도나를바라보고있었다.문득그가군중속에서찾고있던것이무엇인지깨달았다.그가내게서그것을찾은듯보였으니까.분열그리고위협이었다.
―본문중에서

늑대를통한재야생화라는커다란목적을바탕으로,작가가진정이야기하고싶은것은어쩌면인간관계속에자리잡은사람의심리에대한것인지도모른다.이책의등장인물들은저마다의사연을가지고밀접하게연관되어이야기를끌고가는데,작가는이들의처지와심리를명확하게그려냄으로써이야기의시야를확장하고,각인물의존재당위성을확보해냈다.
인티는태어날때부터거울촉각공감각이라고하는질환이자능력을가지고있다.눈에보이는타인의감각을내몸이그대로느끼게되는증상이다.이혼후멀리따로살고있는,한때벌목꾼이었다가자연속에서삶의의미를찾으며살아가는그녀의아버지는이능력또한자연의섭리로받아들이도록가르친다.반면에강력사건을담당하는형사인그녀의어머니는이질환이그녀를약하게만들뿐이기에더욱강해질것을가르친다.그속에서인티는언제나그녀의편인쌍둥이동생애기와함께서로의지하며성장한다.기쁨은물론,겪지말아야할아픔이나슬픔까지도함께겪으면서.
한편우연히만나가까운사이가된던컨은이지역의경무관으로,마을사람들을도우며평화를유지하기위해노력한다.늑대프로젝트를찬성하지도않고그렇다고반대하지도않기에지나치게방관적으로비칠때가있지만,소설이끝날때까지팽팽한긴장감을유지하는데큰역할을한다.인티와가장대립적관계에있는몇몇인물도있다.그중스튜어트라는남자는그의아내레이니를학대하고있다는의심받는인물로,이야기를극적으로치닫게만드는사건의발단역할을한다.하지만그에게도그만의이유가있으며,레이니또한누구에게도말못할사연이있다.이외에도마을사람한명한명이지닌비밀과진실은,단하나라도없으면이야기가즉시힘을잃을정도로치밀하고복잡하게연결되어있다.포식자와피식자마저도일방적인관계가아니듯이,소설속모든관계는얽히고설켜있다.“이곳은숲이아니고,한그루의나무야.하나의거대한뿌리체계를지닌유기체지.”그녀의아버지가말한것처럼모든것은각각의존재이유를지니고있음을작가는전하고있다.오직자연의섭리속에서.

우리가야생에서우리를분리하고자연의일부가되기를거부한채행동하기시작하면서,세상은잘못된방향으로흘러가게됐다고.우리자신을다시자연의일부로되돌리는방법을찾아야만실수를만회하고살아남을수있다고했다.하지만그연결고리가될생명체가우리의존재자체를두려워하는상황에서우리가무엇을할수있을까.
그들을두려움에떨지않게할수있다면무엇이든지할수있을것같았다.이런사실이나를절망하게했다.하지만아이러니하게도그들의인간에대한두려움이인간으로부터그들자신을지켜주고있다는사실도부인할수없었다.
―본문중에서

《늑대가있었다》는자연과인간관계에대한깊은탐구의결과라고할수있다.실제로이탈리아의한지역에서늑대들이대량으로몰살된사건이있었다.이사건으로늑대의죽음이단순히한종의감소가아니라,나비효과가되어환경에악영향을미친다는것이증명되었다.다행히이탈리아정부는늑대보호정책을시행했고,그결과늑대의개체수는조금씩회복중이다.이처럼모든자연의섭리에인간의잘못된욕심이개입되면전부다어긋나게된다.지금이순간에도누군가가총으로쏘아죽인늑대한마리가당장에는어떤영향도미치지않는것처럼보여도,어느순간걷잡을수없이큰눈덩이가되어돌아올것이다.여기서중요한의문이발생한다.소설이담고있는중요한물음이기도하다.늑대를죽인그사람을비난할수만있을까?만약에늑대가날마다집근처에서잠복하면서가축이든인간이든먹잇감으로여기며사냥할준비를하고있다면어떨까.그의어린자녀가늑대의표적이된다면?어려운문제다.작가는데뷔작이자전세계베스트셀러인《마이그레이션》을통해기후위기로인한자연재해상황속에서벌어지는인간내면의심리갈등을섬세하게그려냈고,이는수많은독자의공감을얻으며세계적인성공을거뒀다.굿리즈독자들이‘가장기대되는작가’로꾸준히이름을올려온작가답게,이번작품또한한층깊어진심리묘사와인물간의미묘한관계를통해복잡한주제를그녀만의언어로섬세하게풀어냈다.동시에누구나하나쯤가진트라우마에대해서도이를극복해나가는모습을사실적으로그려냄으로써,끈질긴인내와때로는희생을마다하지않는주인공들의모습을통해이야기에더욱힘을실었다.

처음에는새들의울음소리가들렸다.두마리의새가서로주고받는울음소리였다.이어서까마귀한마리가머리위를날아다니며우는소리와그날갯짓에공기가갈라지는소리가들렸다.작은새들의재잘거리는소리,풀숲에서우는귀뚜라미소리,나뭇잎이바스락거리는소리도들렸다.숲에서나는아주작은,균형잡힌생태계에서들을수있는소리가너무평온했기에던컨의자세가변하는모습을볼수있었다.한눈에보기에도그의얼굴과어깨의근육이편안해진것을볼수있었다.그러고나서어떤소리가내머리털을곤두세웠다.
멀리서들려오는파도소리같은.
폭풍이몰려오는첫진동같은.
나무차양에스치는바람소리같은.
“늑대들이속삭이는소리예요.”
―본문중에서

눈으로볼수없고,입으로말할수없으며,귀로들을수없는것들이있다.인티와애기는어떠한상황에서도그들만의언어로서로의세상을교류함으로써유대감을이어왔고,소설마지막에가서는작가가이야기하고자하는가장중요한메시지를전한다.때로는무언가의부재가,비록완벽하지않더라도서로를이어주는가장강력한연결고리가되고,누구에게도완벽할수없는환경은결국서로를이해하게만드는무대가되는법이다.이렇듯삶은어느쪽으로도쏠리지않고팽팽한긴장감속에서조화를지닌채지속된다.“모든생명체는사랑을안다.”그의미는어쩌면우리에게전하는이세상모든생명체에대한인간으로서의의무이자,작가의펜을통한자연의마지막경고일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