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밖에 난 자들 (성은영 장편소설)

눈 밖에 난 자들 (성은영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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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만간 동영상을 유포한 당신의 ‘베프’를 보내줄 테니 외롭더라도 조금만 참고 기다려. ‘베프’뿐 아니라 당신과 같은 족속들이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진다는 괴담이 돌아서 스스로 멈출 때까지 초대는 계속될 테니 지옥에서 조우하시길. 그럼 영원히 안녕.”
동영상이 사라졌다. 석태와 함께.

역경을 헤치고 홀로서기에 성공한 자유로운 여성 유정 씨의 외손주 귀랑은 말로만 추리작가를 꿈꾸며 빈둥거리는 백수 주제에 지독한 남성우월주의에 빠져 사는 인물이다. 귀랑의 군대 동기 석태는 타고난 마초 기질의 불한당이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유정 씨를 좋아해 수시로 집안을 들락거리더니 문득 자취를 감춘다. 거북스럽기만 했던 석태의 실종이 귀랑은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휴대폰에 비밀스럽게 저장해 둔 동영상이 함께 사라졌기 때문이다.
베트남 출신의 엄마와 시골 농부 아빠 사이에서 딸로 태어나 딸이라는 이유로 할머니의 온갖 천대와 구박 속에 자란 꼭지는 소설가 오지란의 작품 〈냉장고〉를 매개로 유정 씨와 만나면서 세대를 초월한 여성의 연대가 이루어진다. 유정 씨의 딸, 귀랑의 엄마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알바를 하며 유정 씨 집 별채에 거처를 얻고 대학에 진학한 꼭지. 처음엔 호기심의 대상으로 여겼지만 점점 당돌하게 변해가는 꼭지의 말과 행동이 거슬리기 시작하는 귀랑. 급기야 꼭지의 기세를 꺾기 위한 음모에 석태를 끌어들인다.

유정 씨는 왜, 어디로 사라졌을까?

사라진 동영상 때문에 귀랑이 안절부절하는 동안 유정 씨의 이해할 수 없는 실종이 반복된다. 귀랑이 그 행방을 찾기 위해 유정 씨의 방을 탐색하던 중 책상 위에 방치된 휴대폰과 노트북을 검색하게 되면서 흥미로운 추리가 시작된다. 휴대폰에 남은 유일한 부재 중 통화 기록인 귀랑의 번호에 붙여진 이름 ‘사도’, 유정 씨가 만든 것으로 짐작되는 인터넷 카페 ‘아방궁’, 그리고 오지란 작가의 소설 〈냉장고〉. 애초에 눈여겨보지 않았던 뒤주 위에 놓인 사진들의 개수가 어느 사이엔가 하나씩 늘어난 것을 뒤늦게 눈치챘지만 실종된 사람들의 종적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인터넷카페 아방궁에 기록된 놀라운 사실들.

기어이 노트북 비밀번호를 알아낸 귀랑은 유정 씨가 카페에 남긴 기록들과 이메일을 하나씩 넘겨 읽으며 경악한다. 유정 씨의 믿기 힘든 과거와 집에 얽힌 비밀스러운 역사. 실마리를 잡은 귀랑은 어둠의 핵심을 향해 한 걸음 내딛기 시작한다. 사도와 아방궁의 의미와 실체를 쫓아, 사진 속 인물들의 발자국을 따라간 어둠의 끝자락에서 만나는 진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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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성은영

충남부여에서태어났다.2013년등단하여2017년소설집「해피투나잇」을펴냈다.애물단지와불한당같은다양한인물들의서사를핍진하게그려냈다는평을받았다.이후젠더와인권,환경문제에관심을기울여집필을이어가고있다.
시력이허락하는날까지재미있고좋은소설을쓰고싶다.

목차

작가의말4
사라진동영상8
이름의유래34
소설『냉장고』79
노트북과스마트폰108
인터넷카페아방궁127
사진들157
아방궁이야기181
또하나의사진214
궤짝227
벙커238
유폐246
사건들303

출판사 서평

성범죄피해여성의치밀한복수를이만큼능동적으로설계한작품은드물다.
성범죄가해남성의뻔뻔한인식을이만큼사실적으로묘사한작품은드물다.
소설가성은영의첫장편소설.작가의삶의경험을바탕으로한국사회의뿌리깊은가부장제에고통받는,세대가다른두여성의연대를그린여성주의소설이다.
‘소라넷’사건을계기로수면위로떠오른디지털성범죄가‘에이브이스눕’,‘웰컴투비디오’,‘N번방사건’등유사변종성범죄로확산되고있다.사건이터질때마다고통을고스란히감내해야했던여성피해자의뉴스와파렴치한가해자의범죄행각이사회적공분을야기했지만사법기관의미온적대처와솜방망이처벌관행은바뀌지않고있다.
소설은독특하게가해자의시점으로추리적요소를가미해불법동영상촬영과유포문제를모티브로여성문제를정면으로파고든다.이작품이선택한가해자의시점은성범죄를저지르고도아무런죄의식을느끼지못하는남성의심리와뻔뻔한행태를사실적으로묘사한다.법의존재와상관없이남성권력이체화된등장인물들에게여성은자신들의즐거움을충족할놀이의대상에불과하다.그들의만행은범죄가아닌,남자가누릴수있는권력이라는저열한사고를바탕으로방법과대상을가리지않았다.범죄에대한고발이가해자처벌은커녕2차,3차로피해자에게고통만가중시키는부조리한현실을경험한여성들에게남아있는선택의여지는무엇인가.
소설속두여성의선택은법을만드는자,집행하는자,그리고죄의식없는남성에대한섬뜩한경고이면서사회와법이성범죄에대한여성의고통과공포를외면할때초래될미래의음울한은유이다.
가학적피학적장면에대한묘사가전혀없음에도소설〈눈밖에난자들〉은후반부에이르러독자에게스멀거리는공포의전율을느끼게한다.아울러디지털성범죄의희생자에겐가혹하고가해자에겐관대한우리사회와사법부에분노하는여성들에게통쾌한카타르시스를제공한다.그러면서도작가의문제의식과꾹꾹써내려간문장들은결코가볍지않다.남성들에겐성찰과고민을,여성들에겐위로와연대의필요성을묵직하게던진다.
작가는단편으로구상했던작품을2년에걸쳐개작하는과정에서서사의재미와짜임새에심혈을기울여완성도높은장편을탄생시켰다.50대중반을넘어선작가의노고와열정이고스란히담긴역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