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 트러블 (그림으로 읽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 인문학)

러브 트러블 (그림으로 읽는 주체와 대상의 관계 인문학)

$14.80
Description
수많은 예술가들에게 영감을 제공한 ‘사랑’이라는 두 글자.

예술이 발명된 이후 화가들은 사랑을 그렸고 시인들은 사랑을 노래했다. 누구는 찬미했고 누구는 절규했으며 또 누군가는 한탄했다. 어떤 소회를 담았건 그들은 자신들이 살았던 시대의 사랑의 방식과 생각을 담았다. 겹겹이 쌓인 그들의 그림과 글이 사랑이라는 존재의 지층이 되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유명한 화가들의 사랑을 주제로 한 그림들을 텍스트로 삼아 우리에게 각인된 사랑의 관념과 방식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문학과 철학, 영화에 이르기까지 그림과 관련된 다양한 예술 분야를 넘나들며 ‘이것은 사랑일까’에 대한 성찰과 질문을 담았다. 명화에 담긴 사랑의 이야기들 대부분이 남성 중심의 비뚤어진 사랑관을 표현하고 있으며 당대의 다른 예술 분야 역시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네 개의 장으로 나눈 이 책의 첫 장은 〈오래된 사랑 이야기〉이다. 지금도 서양 최고의 고전으로 널리 읽히고 있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고대 서양인의 사랑에 대한 인식과 가부장제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녀 간에 기울어진 사랑의 관계를 고찰하면서 지금까지 잔존해 있는 남성들의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사랑의 방식을 성찰하고 비판한다. “그리스의 위대한 발명품인 직접 민주주의 현장에 여성들은 참여할 수 없었고 바깥 출입도 엄격히 통제되었다. 사랑의 서사 역시 남성의 관점으로 생산되고 유포되었다. 서양 정신의 발원, 그리스 신화는 비판적으로 읽어야 한다.” 두 번째 장 〈사랑에 빠지다〉에서는 근대 회화에 담긴 사랑의 장면들을 다시 바라보며 우리 시대의 사랑 담론에 접근한다. 동성애, 금지된 사랑, 성적 자유 등 민감한 주제들에 대한 사회적 논란과 이에 대한 문학과 철학 등에서 지성사를 주도한 인물들의 해석과 주장을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21세기에도 변하지 않는 사랑 관념의 앙시앵 레짐(ancien regime)의 와해를 주장한다.

세 번째 장 〈사랑, 고통을 낳다〉는 우리가 사랑이라 여기는 순간과 관계에 대한 착각과 오해를 다룬다. 아울러 누구나 경험하는 고통과 이별이라는 사랑의 이중성에 대처하고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탐색한다. 의심과 불안, 질투, 집착이 낳은 사랑의 파국에 대한 성찰과 온전한 사랑을 위한 사랑의 거리두기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 담겨 있다. 마지막 네 번째 장은 〈예술가의 사랑〉이다. 단테와 펠릭스 누스바움 등 문인과 화가의 사랑이 승화된 작품들을 소개한다. 아무리 지성적이고 이성적인 인물들도 사랑에 속고 절망하기도 하면서 실패한 사랑의 힘으로 불후의 명작을 탄생시킨 과정들이 소개된다. 비판적으로 사랑을 검토했지만 책은 사랑에 대한 믿음으로 마무리된다. “고된 삶을 버티게 하는 건 우리가 사랑하고 우리를 사랑하는 존재들이다. 추운 겨울 어둑한 골목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뜨거운 사랑들. 사랑이 떠난 하루하루는 얼마나 외로우며 얼마나 고단한지.”
저자

정일영

은행원에서두부공장에이르기까지각양각색의직업을유랑하면서혼자공부한서양미술사로강연을하고글을썼다.지금은책만들기를천직으로여기고있다.세상에부끄럽지않은글과책을꾸준히생산하는것이소망이다.
페미니즘미술에대한관심과애정으로첫책『내가화가다-페미니즘미술관』을썼다.

목차

1장.오래된사랑이야기
잃어버린반쪽의신화:헤르마프로디토스13
남자에의한,남자를위한:에로스와프시케21
바라는대로?누구맘대로!:피그말리온28
남녀본성론에대하여:아탈란테와히포메네스36
사랑의역사44
나를놓아줘:다프네와시링크스51
남자,남자를사랑하다:아폴론과히아킨토스60
여자,여자를사랑하다65
2장.사랑에빠지다
시들지않는아름다운환상:첫사랑의추억76
사랑에빠지다83
사랑통신,느림의미학90
사랑고백98
연민과사랑사이106
사랑과우정사이111
남자의성여자의성1118
남자의성여자의성2123
사랑을위한시공간132
이루어질수없는사랑1:프란체스카와파올로의금지된사랑137
이루어질수없는사랑2:이사벨라와로렌초의신분의벽145
이루어질수없는사랑3:사랑과신앙152
이루어질수없는사랑4:롤리타컴플렉스157
지음의사랑:소리로통하다163
3장.사랑,고통을낳다
사랑의그림자175
나를사랑하다,나르키소스183
사랑은장난이아니야192
당신이사랑하는사람은누구인가:먼로와밀러198
오셀로증후군:의심은무얼먹고자라나206
질투는나의힘:예술가들의질투214
초록색눈의괴물221
봄날은가네무참히도228
이별이사랑의실패는아니다235
4장.예술가의사랑
첫눈에반한사랑:단테와단테243
사랑을알았던화가:샤갈과벨라252
에곤실레의선택:발리와에디트258
집착도병인양하여:알마의남자들,그리고코코슈카264
사랑받지못한외로운인간:고흐273
예술과사랑,그리고280
열정과환희의끝자락:보나르와마르트287
사랑이라는착각:화가스펜서의뒤늦은깨달음296
아픈시간서로기대며303

출판사 서평

전작〈내가화가다-페미니즘미술관〉으로여성주의미술에애정을보여주었던저자의두번째책이다.지속적으로공부해온회화지식을바탕으로써내려간이책은‘그림으로읽는사랑의주체와대상의관계인문학’이라는부제로짐작할수있듯,사랑의역사에드러나거나감춰진사랑이라는이름으로맺어진남성과여성의기울어진관계를통찰하고있다.
지금도온존하는가부장적문화는사랑에대한인식과행동양식에도여전히큰영향을끼치고있다.손해볼것없는남성은역사적으로고착화된여성에대한,그리고여성과의관계에대한인식을성찰하지도,바꾸고싶어하지도않는다.남성들의사랑과성에대한삐뚤어진인식은종종극단적인양상으로치달아위험하고불법적인사건을일으키기도한다.
저자는그리스신화와성경이가부장제의원천텍스트라는인식하에그영향을지속적으로받은서양화가들의그림에드러난남성중심의사랑을비판적인관점으로다시읽는다.
극단적인폭력마저사랑으로미화한신화속이야기들과사랑을절대적명제로삼은기독교의아들들의어리석고뒤틀린사랑의행각은수천년의세월동안비판없이이어져왔다.
그결과사랑의주체였던남성과대상이었던여성은고통과희생을요구하는자와요구받는자의관계로확장되었다.책에소개된작품들이찬미한위대한사랑의이야기들역시예외가아니다.저자가그림을다시읽어가는과정에씨줄과날줄로엮은문학과철학,영화와음악이야기는설득력있게독자들에게다가간다.우리가무심코보고,읽고,들은무수히많은예술작품들에담긴사랑이야기들을꼼꼼히,비판적으로생각할여지를제공한다.
이책에담긴또하나의줄기는사랑자체에대한성찰과더불어온전한사랑을위한성찰과고민이다.우리들이사랑이라여기는감정의착각과이성적오류들,사랑이잉태한잡다한감정들,배신과이별이따르는사랑의양면성에이르기까지다양한예술작품과철학자들의충고를통해독자들개개인이겪고있는사랑의실체와현주소를돌아보게한다.저자가소개한,우리들이‘사랑’이라고이름붙인이야기들은독자누군가에겐공감을제공하고누군가에겐탄식을이끌어낼것이다.그림에서시작하는저자의글쓰기는쉽고보편적인방식으로독자에게다가서는미덕이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