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숲으로 (숲속 생명의 소리를 듣다)

숲에서 숲으로 (숲속 생명의 소리를 듣다)

$17.50
Description
‘숲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당신은 어떤 답을 내놓을까.
“숲은 우리의 소중한 자원입니다.” 익숙하게 들어온 이 공익 캠페인의 문안은 은연중에 우리에게 소중한 자원을 연년세세 물려줄 막중한 의무를 지운다. 숲이 일상인 사람들의 답은 오히려 좀 가벼울지도 모른다. 울창한 나무숲이 아니더라도 우연히 마주친 풀꽃이나 흔한 약초 한 뿌리만으로도 숲 이야기를 얼마든 써내려갈 수 있지 않을까.

고향 강원도 고성의 숲과 들과 호수에서 길어 올린 이야기로 글을 짓는 작가의 본업은 소설가이다. 소설가의 문장답게 개성 있는 문체에 담긴 맑고 밝은 숲의 울림이 쟁쟁하지만 어느 대목에선 숲의 상처가 비치기도 한다. 김담의 세 번째 숲 에세이 『숲에서 숲으로』는 아낌없이 주는 숲에 대한 헌사이자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이며, 숲의 상처에 바치는 반성문이다.

“자연의 시간 속에 인간의 시간이 스며들었고 인간의 시간 속에는 또 자연의 시간이 섞여들어 서로는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일 것이다.”는 문장에서 드러나듯 작가는 근본주의적, 종교적 환경론자는 아니다. 무엇을 어떻게 함으로써 숲에 깃든 생명들과의 평화롭게 공존할 것인지 자신과 우리 주변의 일상적 생활양식을 고민하고 성찰한다.

생강나무 꽃 한 떨기, 새삼 한 뿌리, 잡버섯 한 송이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 작가의 세심한 관찰과 사시사철 꾸준한 발걸음만큼이나 사유와 성찰 또한 게으른 법이 없다. 산책과 노동을 하는 동안 스친 생각들을 꼬박 2년 동안 한 줄 한 줄 써내려갔다. 마주친 동네 노인과 나눈 짧은 인사, 길고양이와 주인 없는 개를 마주한 순간, 금꿩의다리꽃을 발견했을 때의 환호 모두 작가의 문장으로 인화되는 순간 생기를 얻고 새로운 의미가 활짝 피어난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질문 하나. 주기적 기근에 시달리던 시절 초근목피를, 공해로 고통받는 지금 맑은 공기를, 심신이 지친 우리에서 휴식과 위로를 제공하는 숲에게 우리가 돌려준 건 무엇이었을까. 작가는 우리가 돌려주어야 할 것들과 방식을 단언하지 않는다. 고민하고 질문하는 문장들을 통해 슬며시 독자들에게도 성찰의 몫을 남긴다. 이러한 글쓰기 태도를 바탕으로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우리말을 잘 버무린 『숲에서 숲으로』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선물한다.
저자

김담

강원고성출생으로고향에서숲과생명,그리고사람들에대한산문과소설을쓰고있다.
지은책으로는산문집『숲의인문학』(글항아리),『윈드오브체인지』(아마존의나비)등이있으며,장편소설집『기울어진식탁』(책과나무)으로2017년김만중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숲에서이어진마을
봄의기별,경칩_18
사라지고없는것들_25
찔레꽃머리_32
영산홍_39
부들은부들부들_45
죽음은영영말해질수없는것일지라도_51
그리움의출처_60
선유담을둘러보다_68
산불이휩쓸고가다_76
봉숭아물들이기_86
숲은숨일지니_93
은행나무이야기_99
도둑눈이내리면_106

숲의선물
움트는봄_124
장끼와까투리_132
진달래꽃을따러_138
생강나무꽃차를만들다_144
참나무그늘에돋은천마_151
버섯철이왔지만_158
야생화를만나는기쁨_165
수타사터를다녀오며_172
파랑새를보았네_178
금꿩의다리꽃을만난날_186
꽃진자리마다벌들이잉잉_192
싸리나무물드는동안_200
모두다사라진것은아닌달_207
상수리는도토리_215
노루궁뎅이버섯이라고발음하는순간_224
흰꼬리수리의방문_232

더불어살아가려면
고양이와발발이_258
멧돼지와고라니_265
애완,반려,가축_271
원앙한쌍_278
동지무렵마을풍경_284
다시노루를보다_292
운봉산을오르내리며_298
오디는오달지다_308
숲을알수있는날이올까_315
죄없는동물들의수난_321
조롱이날다_327

지구에사는인간의예의
불볕더위가빚어낸풍경_356
새삼과칡덩굴_366
부엉과우엉_372
‘최후의날저장고’의침수_379
작가의말_403

출판사 서평

“숲산책자의깊고맑은산문정신”
숲과그곳에깃든생명의숨을담아써내려간숲산책자의신작에세이다.
전작에세이『숲의인문학』(글항아리,2013)으로보여준숲과인간의삶에대한사색과문장의깊이가지난세월만큼이나한층묵직해졌다.
개인의미시적일상을다룬에세이가유행하는요즘크고넓은세계를깊고도멀리바라본에세이는참오랜만이다.독자들에게숲과마을의풍경과소리를결코사변적이거나관념적인아닌,생생한현장을느낌을전하는까닭은몸으로써내려간때문이리라.

작가가매일오가는숲은이상적인자연으로절대화된존재가아니다.누군가에게숲은착취와약탈의대상이되기도하지만작가에겐무엇보다나물을캐고버섯을채취하며꽃차를준비하는노동의현장이면서몸과마음을내려놓고사색의시간을부여하는고마운장소이다.이런체험을바탕으로작가는숲을우리삶과떼레야뗄수없는불가분의존재로인식한다.“자연속에인간이터를잡은이상인간과자연은완벽하게분리될수없다.”

계량되지않는수많은것을숲에서얻는인간들의무심함이안타깝고,배은망덕에분노도하지만작가의생각은섣불리치우치지않고문장으로날을세우지도않는다.그저담담하게야생화와마주친기쁨과흰꼬리수리와만난환희와태양광발전소난개발의살풍경을기록하는것으로독자의공감을이끈다.숲과인간의관계가어떻게무너져가고있는지또화해의길은무엇인지날선구호가아닌자신의성찰로수렴하는그묵직함에독자들은고개를끄덕이게될것이다.

초유의코로나19시대를힘겹게지나고있는우리모두에게맛깔나는우리말이살아있는작가의올곧은산문정신은청량한숲의숨소리를들려주는한편,우리들삶의양식을돌아보게하는죽비가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