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 (김지연 그림 에세이 | 양장본 Hardcover)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 (김지연 그림 에세이 | 양장본 Hardcover)

$17.00
Description
“시냇가 물돌을 닮은 그림 에세이”
풍경 하나. 동네 지하철 입구 한 귀퉁이 채소 좌판이 있다. 제법 차가운 바람에 소쿠리에 담긴 채소들은 시들어가는데 행인들은 종종걸음으로 좌판을 지나쳐 갈 뿐이다.
풍경 둘. 집으로 오르는 골목 초입에 빨간 파라솔 그늘 아래 아이들 학습지와 경품이 전시되어 있고 학습지 선생님은 간이 의자에 앉아 초여름 땡볕을 맞고 있다.
책 속 그림이 담은 익숙한 풍경들이다. 사람들 대부분은 익숙한 것들을 별 심상 없이 지나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익숙한 풍경을 예민한 감각과 남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다.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작가가 그러하다. 작가의 비범함은 숨은 것을 볼 줄 아는, 아주 약간 다른 시각에서 비롯된다. 기술은 다음이다.

김지연 작가의 그림 에세이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는 남다른 시선으로 일상을 기록한 ‘물돌’ 같은 책이다. 시냇물 바닥에 깔려 있는 동글동글한 물돌은 화려하지 않지만 흐르는 물빛을 담는 존재이다. 스스로 빛나지 않으려 몸을 숨기지만 함께하는 존재들의 빛을 담고 빛나게 하는 물돌이 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그대로 그림에 담겼다. 그 마음이 있어 지하철 입구 좌판에서 상추 자락을 매만지는 바람의 소리를 그림으로 해석하고, 빨간 파라솔의 여분이 없는 그늘을 보면서 슬퍼한다. 연민도 슬픔도 능력이다. 귀하고 소중한 마음의 능력이다.
남다른 시선에 타인과 이웃의 아픔과 기쁨을 상상할 줄 아는 능력이 더해진다면 금상첨화다.

풍경 셋. 설리의 슬픈 소식이 있던 날 잠을 뒤척였던 김지연 작가는 자신이 탄 기차 앞자리 승객이 홀로 귀에 꽂은 이어폰에 한 줄 선을 더 이은 그림을 그린다.
작가가 타인과 소통하고 고통에 공감하는 그림들은 한 결 같이 어떠한 과잉도, 내세움도 없다. 그저 물돌마냥 자신의 자리에서 고요하게 자기의 마음에 비친 선과 색 그리고 짧은 문장 한 줄을 흘려낼 뿐이다. 작가나 지향하는 창작의 태도이며 스스로 정한 ‘놀이’의 규칙일는지도 모르겠다.

책 속 그림들 모두 우리들이 잘 알고 있는, 매일 스치고 경험하는 풍경들을 담았음에도 새삼 다정하게 다가오는 까닭은 무엇일까. 우리의 눈과 생각이 놓쳐버린, 드러나 있으나 웅크리고 있는 사람들과 사물들의 주름을 따뜻하게 어루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진지해서 무겁지도 그렇다고 얇아서 가볍지도 않은, 보통의 독자들과 보통의 감각으로 보통의 이야기를 서로 나눌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지닌 글과 그림이 다정하게 편하고 편하게 다정하다.

김지연 작가의 첫 책 『나로 웅크리고 있는, 너에게』는 소박한 예술적 상상력이 나와 이웃의 소통에 어떤 선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코로나로 더욱 힘든 요즘 지친 나의 마음을 다독이고 내 이웃의 안부를 새삼 묻게 하는 참 따스한 그림 에세이다. 책으로 묶기를 주저하고 망설였던 작가의 글과 그림이 독자에게 수줍게 건네는 인사가 참 반갑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김지연

“가끔먹먹하고여러번울먹입니다.
지는해를보며달리기도합니다.
너로웅크리고있습니다.“

목차

정_손때묻은시간이엉겨있다8
그리고,그후|설렁탕과스파게티|페르낭레제|국가공인자격인의집|구둣방과플라타너스|볕이들다|오늘|행복사|주인백|묵은이야기엄마의거실|풀그림자|프리랜서|부러진나무|어쩌면우리는|연신마트|코로나사이로부릉|커피자판기앞주차금지|누수|거리두기|낙원책방|오늘도대표는앞치마를두른다|라뚜셩트|북촌

통_닫을수가없습니다,당신아54
섬|알바트로스|서녘으로|무제|어떤꿈|혼돈|빈의자|말러를들으며잠을청하다|숨은그림찾기|노란달|여지|태양의이분법|안국역1번출구|정글1|無言|거울보기|분리불안|블라인드|나비|곧,사월|골목|사방|신기루|정글2|은하철도999|빅브라더|비련의주인공

애_나는또,마음이깜박인다104
이방인|너에게간다|여보세요|나×너|마음을잇다|미역국|측은지심|生|푸른기억|걸어가는사람|여행자|휴-|톡|흑백사진|감염|프리즘|사랑할때와죽을때|나도잘되고시프다|나를보는나|COVID-19|오늘도무사히|그래도희망

락_찌리리리찌출동-,봄이왔어요142
중흥사|짜짜라짜|안전모|하얀허구|가을길|어려운선택|사랑,어렵다|승차처리가되었습니다|지금은여행중|달|등업요청!|무언가든|함박웃음순대국|태언샘은그림을잘그리신다|방과후|마감치다|아마존의나비|작업장|용

코로나시대_한적한공항은적막하다180
공항의날씨|사막에서|직원식당|오해|너는그렇다|뜬다|인천공항터미널2,스타벅스
추천글|편집후기

출판사 서평

낯선시선으로담은일상의내면
익숙한것에서경이로움을구하긴쉽지않다.익숙함은나와당신의,나와풍경의거리를좁힌다.좁혀진거리만큼시야도좁아진다.보던것만보게되고미처볼수없었던것들은특별한어떤계기가마련되기전까지는무관심의영역으로밀려난다.일상의빛에가려지게되는사람과사물과풍경들은익숙함의역설이다.익숙함은쉽게권태로이어진다.이권태에서헤어나기위해우리는또경이로움을갈구하게된다.

경이로움은어디에서오는것일까.많은사람들은SNS을비롯한인터넷매체나방송,언론등에서얻은‘따끈한’소식과소문으로경이를충족한다.나의일상에서고갈된경이로움을‘지금,여기’와동떨어진,나와는다른세계에서얻으려한다.경계와속도를허물어버린디지털세계에서이러한풍경은그자체로또하나의일상이되었다.열광,환호,연민,비탄,분노가내발디딘‘여기’가아닌가상의공간에서흘러다닐뿐이다.일상은우리를소외시키고우리는또각자의방식으로일상을소외시키고있다.하지만그누구도일상을벗어난삶을상상할수없다는건불행인지다행인지.

권태라는딜레마에빠진일상을구원하기위해,구원받기위해사람들은‘놀이’를발명했다.쓰고그리고흔들고노래부르는,우리가예술이라부르는모든것은결국놀이의연장이며도구들이다.『나로웅크리고있는,너에게』의김지연작가는‘놀이’로서의그림을보여준다.놀이는장소,시간,날씨등에따라그때그때새로운규칙이정해지는것이니늘신선하다.성문화된법칙이나규칙이있다면놀이가아니라경연이다.그리기의전형적인기술과기법에구속됨없이오로지‘낯선시선’으로대상을바라보고마음으로부터흘러나온선과색을스케치북으로옮기는작업은‘놀이’의결과물로서의‘예술’이다.

세상엔무수한‘잘’그린그림과‘잘’쓴글이있고드물게‘좋은’그림과글이있다.‘잘’과‘좋은’을나누는기준이여럿있겠지만무엇보다독창성과담긴마음의깊이가앞에놓일것이다.무라카미하루키의단짝일러스트레이터안자이미즈마루책표지의“마음을다해대충그린그림”이라는카피가떠오른다.‘대충’그렸지만독자에게다가설수있었던건‘마음’이었다.그리고미즈마루의독창적인‘대충’이었다.

『나로웅크리고있는,너에게』는낯선시선과따뜻한마음으로우리가놓친일상의내면을그려냈다.이책을읽는독자들은더불어살아가는타인의삶을다정하게상상할수있는시간과함께일상의예술에대한새로운시선을얻을수있을것이다.약간의용기와낯선시선이있으면누구든일상의예술가가될수있음을김지연작가가증명했다.
천상에있는고매한예술은선택받은소수의예술가몫으로남겨두더라도지상의친근한예술은우리의일상에‘너로웅크리고’있음을보여주는그림에세이한권이고달프고권태로운일상을살아가는독자들께다정함을선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