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 타인의 삶
1979년 10.26 사건을 모티프로 사실, 진실, 신뢰, 의리, 충성이 어떻게 개인의 의식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한 인물의 삶의 이력을 통해 풀어 낸 작품이다. 일본 제국주의 심장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 거사일과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는 장군의 거사일을 평행이론으로 굳게 믿는 아버지는 거사 이후 핍진한 삶 속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홀로 키우며 버텨왔다.
어린 시절 화가의 꿈을 키워 왔던 아버지는 군 복무 시절 장군의 운전병으로 그림을 매개로 연을 맺었다. 전역 후에도 장군의 집안일을 돌보며 장군의 가장 총애하는 부하라는 믿음으로 충성을 다했다. 그러던 차에 장군이 선물로 받은 당대 유명 화가의 〈미인도〉 속 여인에 마음을 뺏겨 열병을 앓았다. 그림 속 여인에 대한 열병이 어릴 적 꿈에 대한 열정으로 번져 누구도 모르게 그림을 모사하여 거사 당일 바꿔 달고 진품을 몰래 간직했다.
거사는 실행했지만 결국 혁명에는 이르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군. 다행히 운전사일 뿐 거사에 역할을 담당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목숨은 부지하여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홀로 양육하며 모창 가수로, 동네 경로당의 초상화 화가로, 그렇게 일생을 살아 온 아버지. 요양병원에서의 오랜 투병 끝에 생의 끝자락에서 소원했던 아들에게 유언장과 유품을 남기는데, 거기에 아들의 출생과 아버지의 삶을 붙들어맸던 비밀이 담겨 있었다.
“진짜가 사라진다면 내가 그린 짝퉁은 과녁 잃은 화살처럼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는 거였다.”
◆ 상사화
말년의 삶을 의탁하는 요양 병원 환자들과 요양 병원 경영자, 그리고 그 중간에 선 요양 병원 담당의인 화자의 관계를 통해 해체되어 가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개업의로 무난한 일상을 살아 가던 화자는 무리한 투자에 이어진 젠틀리피케이션으로 결국 병원을 폐업해야 했다. 설상가상 딸의 유학을 돕기 위해 떠난 아내로부터의 이별 통보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로지 이윤을 목적으로 돈벌이 수단이 되어 버린 지방 요양 병원의 허울뿐인 원장으로서 생의 끝을 준비하는 말년의 환자들을 돌보던 화자는 추악한 자본의 실상과 가족 해체라는 현대 사회의 병폐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가족과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언젠가 상사화를 바라보며 황 노인이 하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꿈틀댔다. 혈연의 이파리가 떨어져야 진정한 인연의 꽃이 피어오른다던. 그렇다면 순임은 황 노인이 혈연의 울타리를 넘어 피워 낸 꽃일까. 나는 다시 황 노인의 눈을 떠올렸다. 사라진 딸을 애타게 그리던 임 여사를 가까이서 지켜보던, 우물 속처럼 깊은 눈이었다.”
1979년 10.26 사건을 모티프로 사실, 진실, 신뢰, 의리, 충성이 어떻게 개인의 의식과 삶에 영향을 미치는지 한 인물의 삶의 이력을 통해 풀어 낸 작품이다. 일본 제국주의 심장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의 거사일과 ‘야수의 심정으로 유신의 심장을 쏘았다’는 장군의 거사일을 평행이론으로 굳게 믿는 아버지는 거사 이후 핍진한 삶 속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홀로 키우며 버텨왔다.
어린 시절 화가의 꿈을 키워 왔던 아버지는 군 복무 시절 장군의 운전병으로 그림을 매개로 연을 맺었다. 전역 후에도 장군의 집안일을 돌보며 장군의 가장 총애하는 부하라는 믿음으로 충성을 다했다. 그러던 차에 장군이 선물로 받은 당대 유명 화가의 〈미인도〉 속 여인에 마음을 뺏겨 열병을 앓았다. 그림 속 여인에 대한 열병이 어릴 적 꿈에 대한 열정으로 번져 누구도 모르게 그림을 모사하여 거사 당일 바꿔 달고 진품을 몰래 간직했다.
거사는 실행했지만 결국 혁명에는 이르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 장군. 다행히 운전사일 뿐 거사에 역할을 담당하지는 않았다는 이유로 목숨은 부지하여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홀로 양육하며 모창 가수로, 동네 경로당의 초상화 화가로, 그렇게 일생을 살아 온 아버지. 요양병원에서의 오랜 투병 끝에 생의 끝자락에서 소원했던 아들에게 유언장과 유품을 남기는데, 거기에 아들의 출생과 아버지의 삶을 붙들어맸던 비밀이 담겨 있었다.
“진짜가 사라진다면 내가 그린 짝퉁은 과녁 잃은 화살처럼 존재의 의미를 상실하는 거였다.”
◆ 상사화
말년의 삶을 의탁하는 요양 병원 환자들과 요양 병원 경영자, 그리고 그 중간에 선 요양 병원 담당의인 화자의 관계를 통해 해체되어 가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개업의로 무난한 일상을 살아 가던 화자는 무리한 투자에 이어진 젠틀리피케이션으로 결국 병원을 폐업해야 했다. 설상가상 딸의 유학을 돕기 위해 떠난 아내로부터의 이별 통보로 가족과 재산을 모두 잃는 지경에 이르렀다. 오로지 이윤을 목적으로 돈벌이 수단이 되어 버린 지방 요양 병원의 허울뿐인 원장으로서 생의 끝을 준비하는 말년의 환자들을 돌보던 화자는 추악한 자본의 실상과 가족 해체라는 현대 사회의 병폐와 정면으로 마주한다. 가족과 삶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
“언젠가 상사화를 바라보며 황 노인이 하던 이야기가 머릿속에서 꿈틀댔다. 혈연의 이파리가 떨어져야 진정한 인연의 꽃이 피어오른다던. 그렇다면 순임은 황 노인이 혈연의 울타리를 넘어 피워 낸 꽃일까. 나는 다시 황 노인의 눈을 떠올렸다. 사라진 딸을 애타게 그리던 임 여사를 가까이서 지켜보던, 우물 속처럼 깊은 눈이었다.”
타인의 삶
$14.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