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들의 인생 그림 : 자화상에 담긴 상처와 치유의 순간들

화가들의 인생 그림 : 자화상에 담긴 상처와 치유의 순간들

$19.80
Description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선정 '2022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예술이 오늘날 우리에게 들려주는 인생 메시지
예술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것이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란 생각을 하게 된다. 위대한 예술가도 우리와 다름없이 세상일에 기뻐하고 슬퍼하고 좌절하고 고통받던 한 인간에 불과하다. 그런 예술가들의 내면과 삶을 가장 잘 보여 주는 장르가 자화상이다. 이 책이 자화상을 통해 예술가들의 삶과 작품 세계를 이야기하는 이유다.
미켈란젤로, 카라바조, 벨라스케스, 렘브란트, 고야, 반 고흐, 뭉크, 프리다 칼로, 프랜시스 베이컨, 앤디 워홀 등 책에 소개된 14명의 화가들은 각자 인생에 닥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애쓰면서 삶의 상처와 치유의 순간들을 자화상에 남겨 놓았다. 그들은 사랑에 기뻐하고 실연에 슬퍼하고 배신에 아파하고 실패에 좌절하고 억울한 일에 복수를 꿈꾼다. 화가는 자신을 그렸지만 사실은 우리를 그린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화가의 자화상을 통해 우리 인생을 돌아볼 수 있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보이는 자화상에는 화가를 둘러싼 주변 환경이 반영되어 있기도 하다.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역사적, 정치적, 사회적 변화가 화가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쳐 왔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1400년부터 2000년까지 100년 단위로 화가들의 자화상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시대와 미술사조에 따른 자화상의 변화까지 파악할 수 있게 해 준다.
선정내역
- 대한출판문화협회 한국출판문화진흥재단 선정 '2022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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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강필

예술이아름답고가치있는건삶을하루하루성실하게살아내는사람들이있기때문이라고생각한다.그들을위로하고치유해주는힘이예술안에있다고믿는다.예술이사람들에게,사람들이예술에다가가는데조금이라도도움을주는사람이되려한다.고려대학교미술교육과를졸업하고홍익대학교대학원미학과에서석사학위를받았다.한국미술연구소연구원으로일했으며,지금은글쓰고강의하고책만드는일을하고있다.지은책으로『스페인예술로걷다』가있다.

목차

부록1:화가들의국적지도
들어가며:화가들의인생속으로떠나는여행

01세상이알아주지않아도자신의가치를믿다:얀반에이크의수수께끼
02시대의한계를뛰어넘어새로운길을만들다:알브레히트뒤러의자기애
03폭군고용주와치열하게일하는법:미켈란젤로부오나로티의처세
04그릇된선택으로자신의미래를망치다:카라바조의살인
05성폭력의트라우마를딛고거장이되다: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의복수
06편견과차별을이기고최고위치에오르다:디에고벨라스케스의계획
07쇠락해가는노년의시간들을담담히기록하다:렘브란트판레인의자세
08인간이만든지옥같은세상을경험하다:프란시스코데고야의암흑
09주변의냉소와멸시에굴하지않고나의길을가다:빈센트반고흐의노력
10삶을덮치는죽음의공포와이별의슬픔에서살아남기:에드바르뭉크의공포
11자식을잃은세상모든부모들을위로하다:케테콜비츠의사랑
12내게닥친모든고통을있는그대로마주하다:프리다칼로의고통
13세상에서버림받은나를사랑하는법:프랜시스베이컨의분열
14자본주의사회에서살아남기위해스스로상품이되다:앤디워홀의전략

도움받은책들
부록2:화가들과미술사조연표

출판사 서평

예술이우리삶에대해말해주는것들

예술이란전문지식을가져야만이해할수있는‘그들만의리그’라고생각하기쉽다.하지만예술가들의삶을들여다보면그들의즐거움과괴로움,기쁨과슬픔,배신과복수가우리네삶과크게다르지않다는사실을깨닫게된다.미켈란젤로는고용주교황의갑질과변덕으로괴로워했고,렘브란트는사랑하는가족의죽음과파산으로외로운말년을보냈으며,프리다칼로는소아마비로인한장애와교통사고후유증,남편의바람기로고통받았다.
한개인의삶은역사적,정치적,사회적변화에서영향을받기도한다.뒤러는저작권과지식재산권개념이없던시대에자기그림을도용한화가와출판사를상대로소송을벌였고,고야는평범한사람들의일상을위협한전쟁과종교재판을겪으면서우울증과대인기피증을앓았으며,앤디워홀은자본주의사회에적응하기위해스스로상품이되는길을택했다.
책에소개된14명의화가들은각자인생에닥친위기에서벗어나고자애쓰면서삶의상처와치유의순간들을자화상에남겨놓았다.삶에불어닥친위기와절망을극복하고자몸부림쳤던그들은우리의인생동료다.그래서우리들은화가의자화상을통해우리인생을돌아볼수있다.예술이란나와동떨어진세계가아니라우리삶을이야기해주고위로해주는친근한동반자인것이다.

스티브잡스처럼시대의혁신을이루다:알브레히트뒤러의자기애

한분야에서성공한사람은둘로나눌수있다.기존틀에서최고성과를낸사람과아예새로운틀을만들어혁신을이룬사람이다.알브레히트뒤러는후자의경우로,오늘날애플생태계를만들어후대까지영향을미친스티브잡스와같은인물형이다.중세의영향에서아직벗어나지못한르네상스초기에뒤러는예술가들을일개장인취급하는현실을뛰어넘어새로운모범을제시하고예술가의위상을높였다.
자화상분야에서도뒤러의행보는독보적이었다.다른동료들과달리자신을그림속주인공으로당당하게등장시켰으며,귀족과동등한지식인이자엘리트로표현했다.심지어예수그리스도와닮게그린자화상까지제작했다.정치에도뛰어들어38세때뉘른베르크시의회의원으로선출되었고47세때아우크스부르크제국회의에시대표단일원으로참석했다.작품에AD라는모노그램서명을넣어소유권을분명히밝혔고,자기그림을복제해판매한위조화가와출판사를상태로1506년법적소송을벌였다.뒤러가제기한소송은세계최초의예술저작권소송이라고알려져있다.오늘날예술가들이누리는자유와권리가어느정도는뒤러덕택인셈이다.

고용주교황의갑질에맞짱뜨다:미켈란젤로의처세

이탈리아로마안에는세상에서가장작은나라인바티칸시국이있다.교황이다스리는독립국으로,이곳의주요건물중하나인시스티나예배당은명화로가득차있는장소다.특히천장화와제단벽화는르네상스스타예술가미켈란젤로가그린것이다.천장의‘창세기9장면’과‘유대민족을구한네영웅이야기’등은30대에,제단벽의<최후의심판>은60대에그렸다.
원래미켈란젤로는그림보다조각을좋아하고스스로의정체성을조각가로여겼던인물이다.그래서교황율리오2세에게천장화주문을받았을때처음에는거절하지만교황의회유와협박에이기지못해결국작업을맡았다.작업기간내내폭군교황의노동법위반,임금체불에폭행까지당한미켈란젤로는사표를던지듯붓을내팽개치고로마를떠나려했다.교황은결국사과의말을전하고밀린임금을지불해주었다.자기영역에서는최고권력자마저고개를숙이도록만들었던것이다.
천장화작업시기를가장힘들었던때로회고한미켈란젤로는율리오2세에대한뒤끝을천장화에남겼다.천장화속스가랴의얼굴은율리오2세를모델로했는데,그뒤에있는두아이중하나가둘째손가락과가운뎃손가락사이로보일락말락하게엄지손가락을내밀고있다.요즘으로치면주먹쥔채가운뎃손가락만올린욕으로,몇몇연구자들은미켈란젤로가고의로이런손모양을그려넣었다고보고있다.이로써율리오2세는천장화가사라지지않는한영원히손가락욕을받게되었다.

성폭력의트라우마를딛고거장이되다: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의복수

1612년로마법정에서19세소녀가엄지손가락을비틀리는고문을받았다.소녀는성폭행피해자임에도진술의신빙성을증명하기위해손가락고문에치욕적인처녀막검사까지견뎌야했다.소녀의이름은아르테미시아젠틸레스키로,재판에서승소한뒤에는주변사람들의2차가해에시달렸다.결국3류화가와서둘러결혼한뒤로마를떠나남편고향인피렌체에머문다.
억울함을풀길없었던아르테미시아는그림에가해자와세상에대한분노를담고단죄의칼날을들이댄다.또한여성으로느끼는감정과연대감,화가의자부심을표현하기도했다.피렌체에서재능을인정받은아르테미시아는대형역사화와종교화를그렸는데,이는누드모델을쓸수없었던당시여성화가들이접근하기어려운장르였다.덕분에아르테미시아는피렌체를다스리는권력자집안인메디치가문의후원을받는등화가로성공했다.이후유럽여러도시를돌아다니며활동했다.
하지만아르테미시아는죽은뒤미술사에서잊힌존재가되었고,작품보다는성폭행피해자라는스캔들로더유명해졌다.300여년간미술사의가십거리로취급받았던것이다.하지만최근에와서다른화가의것으로오인되었던그림들이그녀것으로밝혀졌고,그동안주목받지못했던작품의새로운측면들이페미니즘이론에의해조명받기시작했다.이제아르테미시아는누구도부인할수없는위대한거장자리에우뚝섰다.

삶을덮치는죽음의공포와이별의슬픔에서살아남기:에드바르뭉크의공포

뭉크는반고흐처럼평생정신질환으로고통받은화가였다.어린시절사랑하는어머니와누나를결핵으로잃었고자신도병약해서언제죽을지모른다는두려움속에살았다.커서는세차례의유별난연애를경험하면서여성에대한혐오와공포심을갖게되었다.첫사랑밀리타울로브는유부녀로뭉크를포함해연인을여럿두었고,두번째사랑당뉘유엘은사각관계끝에뭉크의친구와결혼했다.세번째사랑툴라라르센은자살소동을벌였는데,이를말리던뭉크가총기오발로손가락장애를입었다.뭉크에게여자란자신을유혹한뒤배신하고위험에빠뜨리는흡혈귀였던셈이다.
죽음의공포와이별의슬픔에맞서뭉크가선택한방어막은그림이었다.정신과의사들은환자들에게글쓰기와그림그리기같은행위를추천하곤한다.글쓰고그림그리는과정에서정체를알수없던공포와슬픔의감정들이구체화되고객관화되기때문이다.눈에보이지않던감정들이자신의손을거쳐눈에보이는대상으로형상화되면,그것은예전보다는조금더견딜만한것이되기도한다.어린시절부터자신을지키기위해몸부림쳤던뭉크는본능적으로이런사실을깨달았던것이다.

신체장애,교통사고후유증,남편의바람기로고통받다:프리다칼로의고통

프리다칼로는어린시절부터죽을때까지몸과마음의고통에시달리는삶을살았다.6살때소아마비로다리를절게되었고,18세때교통사고와그후유증으로평생에걸쳐33차례외과수술을받았다.22세때조국멕시코의벽화거장디에고리베라와결혼했지만,여러여자들로부족해프리다의여동생과도불륜관계를맺었던남편의바람기에고통당했다.
병상에누워무료함과고통을잊기위해그림을시작했던프리다는신체의고통,남편으로인한정신적괴로움,조국멕시코에대한애정을화폭에담아냈다.남편과이혼했다가재결합한뒤로는신체적,정신적,경제적으로독립적인생활을하면서남편에대한사랑을모성애로바꿨다.
말년에는오른쪽다리를무릎까지절단하고만성통증을다스리기위해다량의진통제를복용해야했다.그럼에도프리다가죽기직전에그림에남긴말은‘비바라비다Vivalavida(인생만세)’였다.단단한껍질속에달고시원한속살을숨기고있는수박처럼,괴롭고고통스러운시간속에아름답고소중한순간들을숨겨놓고있는것.그것이인생이라고프리다는그림으로말하고있다.

자본주의에서살아남기위해스스로상품이되다:앤디워홀의전략

‘팝아트의황제’앤디워홀하면떠오르는이미지는은색가발에짙은선글라스다.워홀에게가발은대머리를가리는용도이상의의미를가졌다.내성적인데다코성형수술까지받을정도로외모콤플렉스를가졌던워홀이대중앞에나서기위해서는부캐가필요했는데,부캐로변신하기위해꼭필요한아이템이검은선글라스와은색가발이었다.
워홀은대량생산,대량소비사회의특징을포착해서캠벨스프깡통,코카콜라,브릴로상자(비누상자)와같은상품들이마치슈퍼마켓진열대에놓여있는것처럼작품을만들었다.이로써과거예술이가지고있던아우라(aura,진품만이가지고있는분위기)는기술복제시대에와서더는중요하지않게되었다는발터벤야민의주장을증명해냈다.
워홀을포함한팝아트작가들의인기에는미국정부와CIA의오래된계획도한몫했다.당시세계는미국진영대소련진영이대립하던냉전시대로,미국은자신들의자유민주주의체제를선전해줄문화인들이필요했다.이에비밀리에추상표현주의자들과팝아트작가들을지원했는데,이들은미국정부를대신해소련체제와싸우는역할을맡았다.
대중문화와유행에민감했던워홀은할리우드섹시스타마릴린먼로를작품주제로삼기도했다.어려운가정환경에서자라나아메리칸드림을이루었다는점에서마릴린은워홀의페르소나로도볼수있다.<마릴린두폭그림>은1962년마릴린이죽고몇주뒤에만들어진작품이다.여기서워홀은한시대를풍미한스타배우의화려했던삶과불운했던죽음을표현하고있으며,대중매체로인해만들어진마릴린이미지가허상이라는통찰력까지제공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