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까마귀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 설흔·박현진 장편소설)

붉은 까마귀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 | 설흔·박현진 장편소설)

$14.78
Description
“선생님,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 수 있습니까?”
- 역사적 사실과 놀라운 상상력으로 빚어 낸 글쓰기 고전 소설 -
돌아가신 아버지의 행적을 글로 남기는 작업을 하고 있는 종채.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벌써 팔 년이 넘었고, 세간에서는 아버지가 제자의 글을 표절해서 자신의 글인 양 책을 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로잡아야 할 종채는 어찌된 일인지 도무지 한 줄도 글을 쓸 수가 없다.
어느 날 종채 앞에 《연암협일기》라고 씌어 있는 의문의 책 한 권이 배달된다. 첫 장을 펼치자 오랫동안 잊고 살았던 지문의 이름이 등장하고, 그가 종채의 아버지인 연암 박지원에게 글쓰기 수업을 받았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런데 지문이 썼다고 하는 글들은 바로 연암의 글! 그렇다면 아버지가 제자의 글을 표절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란 말인가! 혼란스러운 종채는 진실을 알기 위해 나머지 내용을 읽어 가는데….

《붉은 까마귀》는 글쓰기의 대가 연암 박지원의 아들이 우연히 손에 넣게 된 책을 통해 연암의 글을 둘러싼 소문의 진실을 파헤치고, 연암이 지문에게 한 수업을 통해 연암의 글쓰기의 비법을 배운다는 내용의 소설이다. 여기에 지문의 아버지를 둘러싼 비밀, 연암을 이용하기 위해 연암 곁에 맴도는 중현, 자신의 딸마저도 정쟁에 이용하는 김조순, 과거급제와 작가로서의 성장 사이에서 고민하는 지문 등 ‘배신’이라는 공통분모로 인물들을 엮어 반전의 묘미를 잘 살려 내고 있다. 소설 속 소설의 내용이 서로 교차되면서 과거와 현재가 넘나들고, 실존 인물과 허구의 인물이 교묘히 얽히면서 마치 추리소설을 읽듯 흡입력 있게 독자를 매료시킨다.
2007년 출간되어 화제의 베스트셀러가 된 《연암에게 글쓰기를 배우다》를 청소년 대상으로 리뉴얼한 책이다.
저자

설흔,박현찬

고전을공부하는소설가.서울에서태어나대학에서심리학을전공했다.지루한회사생활을하던중박지원의글을읽고눈이번쩍뜨였다.그뒤로우리고전에관한책들을읽고탐구하기시작했다.역사속인물의삶과사상을들여다보고,상상력을보태어생생한인물묘사를바탕으로글을쓴다.매일밥먹듯,잠을자듯자연스럽게책읽고글쓰는삶을꿈꾼다.언젠가는전세계의야구장을돌아본뒤책으로쓰려...

목차

서장

위험한책
_우연한만남
_연암을찾아가다

첫수업
_나의글쓰기스승
_한가지조건
_아버지의뜻
[글쓰기비밀1]
_붉은까마귀
_세상은커다란책
_어항에갇힌물고기
[글쓰기비밀2]

작가의생각법
_박제가를만나다
_명문장가한신
_스승이라는책을읽는법
[글쓰기비밀3]

기다림
_이는살에서생기는가,옷에서생기는가
_의문
[글쓰기비밀4]
오지않는스승

마지막문제
_글쓰기와병법
_진실을보는자
[글쓰기비밀5]
_사마천의마음

진심
_재회
_나비를잡는순간
_비밀
[글쓰기비밀6]

종장

작가후기
개정판후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붉은까마귀를관찰하라.”
-화두처럼던진연암만의특별한글쓰기수업방식-

검기에까마귀라는이름을가진것인데‘붉은’까마귀라니!세상에존재하지않는붉은까마귀를상상하면서어떻게글을쓸수있다는것인가!책속에서는결코연암의질문에대한답을구할수없었던지문은‘붉은까마귀’를찾기위해들로산으로돌아다닐수밖에없었다.
연암이화두처럼던진질문을풀던지문은,문제가풀리지않을때는거리를두고객관적으로바라보는‘약(約)’의이치와,문제의본질을깨닫고넓게보고깊게파헤치는과정이‘오(悟)’임을깨닫는다.또한“이는살에서생기는가?옷에서생기는가?”라는질문에서이가옷과살사이에서생기듯,두사람의시선이사이의지점에서교차하듯,글도법고와창신사이에자리해야한다는것을배운다.즉어설픈타협으로만들어지는중간자리가아니라구별과대립을포섭하는동시에그단계를넘어서는자리가되어야한다는‘사이의묘’를깨닫는것이다.
책은종이로된것에국한되지않으며,세상은그자체가커다란책이되는이치,당연시되는것들에대해의문을갖고자신의시각으로세상을다시보는것등연암박지원의글쓰기를이루는기본원리를완전히파악해서소설에녹여낸작가의솜씨는주목할만하다.작가는《붉은까마귀》의소설적구성이연암박지원에대한‘오마주’라고밝혔는데,사실은이소설자체가연암박지원이라는커다란책을읽는방식임을보여주고있다.특히이책곳곳에배치된연암의주옥같은문장들을현대적감각으로재해석한글들은오래도록곱씹을만하다.

연암을조선최고의문장가로만든여섯가지글쓰기노하우

정조임금이‘글로써세상을어지럽히는요주의인물’이라고칭할만큼연암박지원은조선사회와지식인들을송두리째흔들어놓았다.연암은과거시험에목을맨채고전을읽고정해진답을외우기만하던당시풍조를신랄하게비판하면서자신만의독특한사유를글에담았다.요즘의용어로표현하자면,연암은확실한자기색깔을가진독보적작가인동시에작가정신과창작의중요성을일찌감치간파한인물이었던것이다.
작가후기에서밝혔듯이“연암은탁월한글쓰기이론가이면서동시에자신의이론을직접글쓰기에실천한조선최고의문장가이기도하다.게다가그의이론과문장은오늘날에도여전히빛을발하고있다.글쓰기에대해배울스승으로연암선생을모신가장큰이유다.”
연암의글쓰기비법을여섯가지로정리할수있다.

1.정밀하게독서하라.
2.넓게보고깊게파헤쳐라.
3.원칙을따르되적절하게변통하여뜻을전달하라.
4.대립되는관점사이를꿰뚫는새로운시각을제시하라.
5.11가지실전수칙을실천하라.
6.초심을잊지말라.

종채가지문의글을통해아버지의행장을완성하듯,이책을읽는독자들도자신만의글을쓸수있는기본기를확실하게배울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과거를통해존재를인정받고싶다는네뜻은이해한다.그러나지문아,시대가달라졌다.네가진정으로배우고본받아야할것은연암같은문장가다.과거에는정치가세상을바꾸었지만이제는문장이세상을바꿀것이다.이인로가이런말을했다.‘이세상모든사물가운데귀천과빈부를기준으로높낮이를정하지않은것은오직문장뿐이다.’문장의미래를정확히예견한말이지.”-〈연암을찾아가다〉

문자는다같이쓰는것이지만문장에는쓰는사람의개성이드러나는법이야.-〈붉은까마귀〉

“너는글보다는승부에관심이있었던게야.‘다섯자글귀를완성하기위해서는일생의정력을기울여야한다.’는시구가있다.글쓰기는그렇듯전심전력을해야하는법.그런데너는승부에만관심을갖고자만했다.그러니네글이어찌읽는이의마음을흔들수있었겠느냐.”-〈세상은커다란책〉

붓끝을도끼삼아거짓된것들을찍어버릴각오로쓰게나,알겠나?-〈명문장가한신〉

“귀가울리고코를고는병폐를깨달으려면어떻게해야하겠느냐?”
“자신의글에대해정확히알아야합니다.”
“옳거니.글을아무리잘썼다해도그뜻이제대로전달되지않으면의미가없어.글을쓸때는내생각을다른이에게전달할수있어야하네.법고창신의정신이중요한까닭도바로그때문이야.알겠나?”-〈명문장가한신〉

자기만알고남들은모르는것이이명이고,자기만모르고남들은다아는것이코골이다.둘다잘못된것이다.쓰는사람이자신의의중을읽는사람에게정확히전달할수있을때비로소좋은글이라할수있다.그러기위해서는아집과독선에서벗어나객관적인근거를제시하는정밀한글을써야한다.-〈스승이라는책을읽는법〉

글쓰기에서가장중요한것은바로글의힘을믿는것입니다.왜글을쓰게되었는지잊지않고기쁨과분노와슬픔을글에쏟아붓는것입니다.-〈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