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모리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로마인의 지혜 | 양장본 Hardcover)

메멘토모리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로마인의 지혜 | 양장본 Hardcover)

$17.31
Description
로마인은 나이듦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했는가

로마인들의 삶은 짧고 고단했다. 신생아의 3분의 1이 출생 한 달 이내에, 절반은 5세 전에 질병, 영양 결핍, 열악한 위생으로 사망했다. 게다가 전체 인구의 50퍼센트가 20세 전에, 거의 80퍼센트가 50세 전에 사망했다. 반면 오늘날에는 65세 이상 인구가 18세 미만보다 더 많으며 전체 인구의 20퍼센트가 넘는다. 죽음을 언제 어디서나 일상적으로 접했던 로마 시대 사람들은 죽음과 질병, 그리고 이를 이겨내야 도달할 수 있는 노년에 관해 부단히 사색할 수밖에 없었다.
이 책은 고대의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사료를 풍부하게 담고 있다. 네로 황제의 조언자였던 철학자 세네카는 노년과 죽음을 주제로 많은 저작을 남겼다. 정치가이자 사상가였던 키케로, 역사가 플루타르코스, 로마 문화에 큰 영향을 미친 호메로스, 플라톤, 히포크라테스, 아리스토텔레스 등 그리스인들의 생각도 소개한다. 또한 지식층에 국한되지 않고 지금껏 남아 있는 라틴어 비문들을 통해 가정주부, 빵 장수, 백정, 어릿광대 등 보통 사람들의 목소리를 다양하게 살펴본다. 수명이 배로 늘어난 오늘날에도 우리를 무력하게 만드는 노년과 죽음의 문제들을 2천 년 전 로마인들도 똑같이 고민하였음을 알 수 있다.
저자

피터존스

케임브리지대학에서수학하고이대학과뉴캐슬대학에서고전을가르치다1997년퇴직했다.〈스펙테이터〉지에‘고대와현대’라는제목의고정칼럼을게재했으며고전에관한다양한책을썼다.저서로베스트셀러인『라틴어수업』과『고대희랍어수업』을비롯해『베르길리우스읽기:아이네이스I·II』,『카이사르에투표하라』,『왔노라,보았노라,이겼노라』,『유레카!』등이있다.

목차

머리말
일러두기

제1장수명
제2장청년대노인:짧은여담
제3장자식의죽음
제4장노년의시련
제5장죽음에직면하다
제6장모범적인죽음과수치스러운죽음
제7장키케로의『노년에관하여』
제8장죽음과장례
제9장비문과사후세계
제10장맺음말

부록:저주의판
등장인물
감사의말
역자후기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과연당신이연장하고자하는것은삶인가죽음인가?”
MementoMori,당신이죽는다는사실을기억하라!

아무리수명이길어지고의학이발달해도여전히두려운나이듦과죽음
2천년전짧고굵게살다간로마인들의지혜에귀기울인다
서양고전학의대가가들려주는고단한인생고개넘어가는법!

삶이란얼마나하찮은가.어제는한방울의정액이었고오늘은시신아니면재다.(…)때가된올리브열매는자신을잉태한대지를축복하고자신에게생명을준나무에감사하며땅으로떨어진다._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황제

빠른속도로진행된로마인의삶

수명이짧았던만큼로마인들의삶은빠르게진행되었다.로마법에따르면가장은집안의모든사람과물건에대해완전한권리를소유했지만,사실아들들의70퍼센트가25세전에아버지를여의었기에아버지와서로갈등하는아들보다도후견인의보호아래사는미성년자가많았다.지배층가문에서는청년들을필사적으로일찍사회에진출시키려했으며,실제로이들은본인이선택하면매우이른나이에경력을시작할수있었다.원로원의원의자제는17∼18세에관직을맡을수있었다.키케로는법정에서열일곱살검사를상대로의뢰인을변호했다.14세에수련을시작해5년후아직십대의나이로의사가된사례도있다.네로는황제에취임했을때17세였고엘라가발루스는14세였다.국가체제가지배층청년들이최대한빨리성공에이르도록설계되어있었음을고려하면로마시대에엘리트반항세력이거의없었던이유도이해할수있다.그들에게기존체제는매우잘작동해왔으며이에맞서‘혁명’을일으키는일은전혀득될게없었던것이다.

키케로:자식의죽음앞에서드러낸인간적인모순

아이들이많이태어나고그만큼많이죽었으니,고대의부모는아이의죽음을오늘날만큼슬퍼하지않았으리라고짐작하기쉽다.로마사회에서도공식적으로는키케로의말이널리받아들여졌다.“어린자식이죽으면상실감을묵묵히견뎌야한다.하물며갓난아기라면한탄조차삼켜야한다.”로마인이상심에대처하는올바르고굳건한모범을세우는것이지배층남성의의무였다.
그러나사실키케로는자신이한말과정반대로행동했다.사랑하던딸툴리아가출산도중사망하자키케로는슬픔에빠져집을떠나은거했을뿐만아니라성소를지어딸을신격화하겠다고나섰다.하지만스토아학파철학자들이보기에이는너무과했다.가장존경받는정치가이자철학자가딸이죽었다고칩거하는것도모자라딸을신격화하려들다니,가족의죽음이라는‘흔한’사건에대한반응으로는터무니없는일이었다.키케로의명망이깎이고있다며비판하는친구의편지에그는이렇게대답했다.

“사람들이내게무엇을바라는지,어째서그리도비판적인지나는도무지모르겠네.나는슬퍼하고있으면안되나?내가슬픔에겨워어쩔줄모른다고?하지만그러지않을사람이누가있나?”_79쪽

카토:노년은신들이주는귀중한선물이다

수명이짧았기에노년은종종신들이주는귀중한선물로여겨졌다.호메로스와키케로를비롯한여러문인과철학자에게노인들은풍부한경험과지혜의원천이었다.키케로의대화록『노년에관하여』에서대카토는‘활동적인일을할수없고,신체가쇠약해지며,거의모든쾌락을박탈당하고,죽음이멀지않다’는노년에대한네가지비판을차례로반박한다.활동적인일에는젊음과체력이필요하지만이를수행하려면노인의판단력과경험과권위가그무엇보다중요하다.노년에중요한것은체력보다도정신력이며,사람은지식을쌓고배움을지속하는한나이듦을의식하지않는다.노년에는예전만큼쾌락이중요하지않으며성욕,야망,연회나음주에대한욕구가줄어드는만큼만취와불면의밤에서도해방될수있다.사후세계에관해서는가능성이두가지뿐인데,하나는죽음으로영혼이완전히파괴되는것이고하나는죽음이영혼을영생의장소로인도하여행복하게지내게하리라는것이다.어느쪽이든우리가두려워할까닭은없는것이다.

대플리니우스:짧은인생은자연이내려준가장큰축복이다

반면언제나중도가최선이라고믿었던아리스토텔레스는인생의두극단인청년기와노년기모두를부정적으로보았다.청년은경험이모자라서미숙하며,그렇다고노인이되고경험을쌓아도저절로지혜가생기진않는다는것이다.고대그리스와로마문학은인생의전성기에있는남자의가치를쓸모없는늙은이와끊임없이대조해보여주곤했다.역사가타키투스는어느도시를습격한군인들의행동을이렇게묘사했다.“그들은늙어빠져죽을때가다된남녀들을끌고나왔다.전리품으로는가치가없을지언정한바탕웃음거리로삼기엔충분했으니까.”유베날리스는노년기정신과육체의쇠락에관해이렇게썼다.“인간의가장허황한소망중하나는장수다.장수의결과가무엇인가?알아볼수없게주름지고쳐진흉한얼굴,덜덜떨리는사지와목소리,음식맛도술맛도모르며,이루다헤아릴수없는아픔과질병.귀가깜깜하니노래를들어도극장을찾아도의미가없다.”

세네카:자살은상황에따라훌륭한선택일수있다

죽음을낯설거나두렵게여기지않았던로마인들에게는자살역시금기가아니었다.스토아철학자였던세네카는적절한상황이라면자살은훌륭한선택이라고말했다.“신체가제기능을못한다면분투하는영혼을풀어줌이옳지않을까?일찍죽는것보다비참하게사는것이훨씬더위험하다는점을고려하면,조금의시간을판돈으로걸어큰이득을기대할수있는것이니이를거부하는건어리석은짓이다.장수를누리고죽기직전까지도정신이온전한사람은아주드물기때문에많은사람들이말년을무기력하게가만히누워서보낸다.그렇다면인생의일부분을상실하는것이인생을직접끝낼권리를상실하는것보다얼마나더잔인한일이될수있겠는가?”오늘날의존엄사논쟁에도시사하는바가있는주장이다.
저자는소크라테스,소카토,루크레티아,아그리피나등자신의명예나신념을지키기위해자살한로마유명인들을소개하는데,특히페트로니우스의사례에서는현대적인개인주의와반항정신이드러난다.네로황제의측근이자당대가장세련된쾌락주의자였던페트로니우스는반역자로몰려자결명령을받자손목을긋고만찬장에서친구들과담소를나누며천천히생을마감했다.하지만이후에공개된그의유언장에는평소황제에게바치던아첨대신에네로가잠자리를한남녀의이름과그들의도착적성행위가낱낱이나열되어있었다.

유산사냥꾼에서상조회까지,죽음을둘러싼로마의독특한문화

로마의귀족들은가문의재산이분산되지않도록자식수를적게유지하려고했다.하지만이또한위험성이있었는데,높은사망률때문에남자상속인이한명도없게될가능성이컸던것이다.그렇게되면유산은딸들이다른가문과혼인할때지참금으로챙겨가면사라지게마련이었다.따라서로마인들은필요한경우성인남성을양자로들이곤했지만,그럼에도어느세대에서든귀족가문의75퍼센트가사라지고새로운가문이그자리를대체하곤했다.홀몸의노인은상속인자리를노리고접근하는유산사냥꾼의표적이되었다.하지만이런돈벌이수단이유행하면서거꾸로사회적영향력을얻기위해일부러자식과의절하거나유언장을미끼로남들을노예처럼부려먹는영악한사람들이나타나기도했다.
한편로마의인구가늘어무덤값과장례식비용이오르면서오늘날과같은상조회가등장했다.가입비와월회비를잘지불한사람은죽은뒤에약속된비용만큼의장례식을기대할수있었으나,6개월회비를체납하면돈을돌려받지못하고자동탈퇴되었다.이런상조회들은정기적으로파티를주최하는사교단체역할도했다.

원자론에서기독교까지,사후세계관의변화

고대그리스와로마에는종교경전이없었기에사후세계에관해서도다양한의견이존재했다.사후세계는지하에있을수도,이세상끝에있을수도있었다.에피쿠로스철학자루크레티우스는인간이원자에서와서원자로돌아갈뿐이라고믿었다.호메로스의서사시에서‘영혼’은실체가아니라죽은이의허상이다.일부사상가들은죄를저지른자는죽은뒤벌을받는다고주장하기도했다.
사후에영혼이새로운삶을누린다는개념이처음등장한것은오르페우스숭배집단에서였다.이집단에속한철학자피타고라스는영혼이인간이나동물로환생한다고믿어서엄격한채식을했다.한편이시스나태양신미트라의비밀종교는입회자에게죽은후천국에입성할수있다고약속했으며,이는우리에게익숙한기독교의사후세계로이어졌다.

당신의삶에하루하루를더하지말고,당신의하루하루에삶을더하라

오늘날대중매체가알려주는노년의대처법은로마철학자들이말한것과크게다르지않다.식단을조절하라,사람들과어울려라,몸과마음이깨어있도록활발히움직여라.그에더하여산아제한과위생및생활수준향상으로나이듦의속도는현저히느려졌다.하지만그럼에도우리는결국엔죽음을마주하게되며,뭐든뜻대로될것같은이세상에이길수없는존재가아직남아있다는사실을믿기어려워한다.
바로이것이현대인과로마인의가장중요한차이다.로마인들은결코죽음과맞서싸울수있다고생각하지않았다.고대인들에게삶은짧고고단했으며육신은젊든늙든온갖질병에노출되어있었다.인간은자연혹은‘운명’이던져주는것을최대한기품있게받아들일수밖에없었다.키케로는노년의죽음을오랜여행을마치고뭍으로다가가는여행자에비유했으며,스토아주의자였던마르쿠스아우렐리우스황제는이렇게썼다.

삶이란얼마나하찮은가.어제는한방울의정액이었고오늘은시신아니면재다.그러니너는이덧없는순간들을자연이너에게의도한대로쓴다음흔쾌히쉬러가라.때가된올리브열매는자신을잉태한대지를축복하고자신에게생명을준나무에감사하며땅으로떨어진다._254∼2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