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양장)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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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들은 결국 다시 돌아온다”
현직 교도관이 들려주는 진짜 교도소 이야기
교도소는 세상 끝의 집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 책을 쓴 저자 김도영은 매일 교도소에 들어가는 사람, 바로 ‘교도관’이다. 하지만 그의 직장은 항공지도에 표시되지 않고, 내비게이션에 검색되지 않는다. 휴대폰조차 소지할 수 없는 곳이다. 수용자와 함께 철창 안에서 생활하는 것과 다름없지만 ‘절대 보안’이라는 거대한 이름 아래 세간의 조명을 받지 못하는 직업인 ‘교도관’의 목소리를 이 책에 낱낱이 담았다. 《교도소에 들어가는 중입니다》는 담장 뒷면, 교도소의 현실에 관한 현직 교도관의 생생한 증언이다.

저자

김도영

대한민국현직교도관.범죄인을교정하는일을하고있다.실제교도소와구치소의철문을열고직접발을딛고들어가인간의가장어두운민낯을직접대면한다.인간이면에대한연구를위해인하대학교에서상담심리학석사과정을마치고동대학원에서인문융합치료학박사학위를준비하고있다.교정공무원의인식개선과전문성향상에기여하고,'사람은변할수있을까?'에대한질문의답을찾기위해매일교도소현장으로출근한다.
2022년에는범죄인을직접적으로다루는사람들의소진을다룬에세이《교도소에들어가는중입니다》를출간했고,실제범죄인과1:1로마주앉아성폭력,가정폭력,마약,스토킹,자살등의예방강사로활동하면서작가이자범죄인문학자로서그영역을넓혀가고있다.

목차

프롤로그.개방:교도소문을열겠습니다

1장.세상끝의집
교도소에들어가는중입니다
3실노인의사정
스토커의독서목록
피같은세금으로
다듣고있습니다
치약뚜껑을삼키는이유
강간범과음압격리실
입고있는옷전부벗으세요
신세지고갑니다
휴대폰반입금지

2장.세상끝의사람
너는내가반드시죽인다
방청석의아이들
옥바라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출소자의방문
태양을피하고싶어서
인권침해자의인권보호
신에게용서할권리는없다
이웃사람
수영하면서담배피우기

3장.사람사는집
어느교도관의기도
회색교도소
남겨진아이들
우리다신만나지말아요
저희도지켜주세요
기러기아빠
일상속에공포
실수령액280만원
보고싶은친구에게
자유에대한갈망,그런거

에필로그.폐방:교도소문을닫겠습니다

출판사 서평

교도소는평생의가치관이뒤틀리는곳
인간의참된교화가능성에물음표를던지다

야간근무를서던어느새벽이었다.팔다리앙상한60대노인이검은자,흰자가구분되지않을만큼새빨개진눈으로교도관을애타게불렀다.같은방을쓰는20대조직폭력범에게얼굴을밟혔다고한다.“제가늙어서냄새난다며화장실앞에서자라고하더라고요.근데어제는제가깜빡하고창문앞에서잠들어버리는바람에그놈이….”저자는사건의자초지종을파악하고가해자를징벌방으로옮기는조치를취한뒤,근무보고서를쓰기위해그노인의인적사항파일을열어본다.[사건개요:피고인○○○은놀이터에서놀고있는당시유치원생○○○양을칼로위협해자신이거주하고있는원룸으로데리고가…]저자는“순간내안에품고살아가던어떤가치관하나가툭하고떨어지는느낌이들었다”며이날을회상한다.이후노인의표정은점점밝아졌고,출소전에몸을가꿔야한다며매일운동장을돌았다.감사인사도잊지않았다.“아이고,교도관님~덕분에요즘살맛납니다!”저자는교도관으로서해야할일을했을뿐이지만,피해아동에대한생각을멈출수없었다.

이처럼교도관은인권침해자의인권을보호해야하는상황에종종놓인다.‘죄를미워하되사람은미워하지말라’는말처럼교도관은연쇄살인,가정폭력,아동학대,스토킹,강간등강력범죄를저지른수용자도가리지않고모두이해하고,공감하고,보호해야한다.그것이수용자의재범예방을위한교도관의역할이다.하지만이책에서저자는그럴때마다“내평생의가치관이뒤틀리고있음을생생하게느낀다”고솔직하게고백한다.수용자들이교도소에서어떻게생활하는지24시간지켜보는직업을가진만큼,저자는이책을통해인간본성에관한양가감정을드러내면서‘사람의참된교정·교화가가능한가?’라는본질적인질문을던진다.


고소·고발남용,폭력과협박,25시간근무,인력난…
밀행주의密行主義에가려진일당백교도관의애환

2019년10월기준,법무부조사에따르면수용자에게고소·고발을당한교도관은1,373명에달했다.고소의이유는다양했지만,방온도가마음에안든다,교도관이눈을부라린다같은‘아님말고’식의고소·고발이대부분이었다.언어폭력과협박은비일비재하며,이외에도교도관1명이수용자100여명을계호해야하는인력난,잦은25시간근무등으로인하여교도관의직무소진이심각한상황이다.이는심리상담을전공한저자에게도예삿일이다.저자는밤에잠을자지않고여자나체를그리는수용자에게그만하라고했다가“너는내가반드시죽인다”는협박을들었고,소란을피우는수용자에게침묵과질서를강조했다가‘눈을부라리며격앙된목소리로수용자에게소리쳤다’는이유로인권위원회의조사를받아야했다.

하지만교도관의애환은‘일부수용자에국한된경우’라는의견과교도행정의밀행주의에묻히고있다.저자는이책을통해교도관의정신,신체건강을치료할골든타임을유보시키는현재교정시설의운영방식을지적하면서교도관의처우개선을강조한다.이렇게저자가교도관의열악한근무환경을솔직하게털어놓은이유는움츠러든동료교도관들에게대나무숲같은존재가되길바라는마음에서다.


선善으로변할수있다는믿음하나만으로
세상끝을떠받치는교도관의다짐

교도소에악惡만존재하는것은아니다.판사에게보여주기식으로반성문을쓰는사람이있는가하면,매일밤흐느끼며피해자에게사죄의편지를써서진심으로용서를받은사람이있다.연필을자해·협박도구로쓰는사람이있는반면,교도관의도움으로한글을처음배워서성경을필사하는사람이있다.동정심을유발하기위해어린자녀를법정방청객에앉혀놓는사람도있지만,부모없이밖에남겨진아이들을떠올리며마음을다잡는사람이있다.한편죄를미워하되사람은미워하지않는것을몸소보여주는사람들도있다.종교인,봉사자,익명의기부자가그렇다.

이책에서저자는선과악이공존하는교도소풍경을보여주며,직업적인번민에도불구하고희망을아예저버릴수없는이유를말한다.“어쩌면인간이지금까지생존할수있었던이유는바로그‘선한마음’때문이아닐까.이안에는매일선과악이공존한다.무엇이맞는지는중요하지않다.선을믿는마음,선으로변할수있다는믿음.그믿음을가지고임해야만변화를끌어낼수있고,나또한이곳에서의생활을버틸수있다.(113쪽)”저자가포착한교도소에내려온한줄기의선善을따라가다보면연이은범죄사건소식으로지친마음에조금씩희망의씨앗이싹튼다.


사회로돌아가는사람들,교도소로돌아오는사람들
그가운데에선어느교도관의기도

영화〈쇼생크탈출〉에나오는노수용자‘브룩스’는가석방출소를앞두고담장너머바깥세상에큰두려움을느낀다.오랜세월사회와단절되었던그에게는사회가오히려감옥처럼느껴졌기때문이다.그는동료수용자를죽여서라도교도소에계속남아있으려하지만예정대로출소하게되고,결국사회에적응하지못한채스스로생을마감하고만다.교도소에서일하는저자에게가장큰고민거리도바로이‘교도소화prisonization’이다.교도소화란교도소사회의문화와생활을수용자들이받아들이는과정을뜻하는사회학용어로,수용자들에게교도소가더이상형벌로써의미가없어져초범때보다점점나쁜죄질로다시교도소에돌아오는경우도이에해당한다.

“누군가는세상끝에서서낭떠러지로떨어지려는사람들을받쳐주어야한다.그들은다시우리의사회로돌아온다.(229쪽)”저자가직업적소명과개인적가치관사이에서양가감정을느끼면서도‘그들’을포기하지못하는이유도,법무부가인권중심의교정행정을강조하는이유도,수용자를향해세상모두가손가락질할때교도관만큼은냉소를거둬야하는이유도모두이때문이다.그래서저자는더이상그들이자신에게,그리고타인에게해를끼치고교도소에돌아오는일이없도록세상끝에서다시시작하려는사람들에게이렇게마지막인사를건넨다.“우리다신만나지말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