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다잉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언다잉 (고통, 취약성, 필멸성, 의학, 예술, 시간, 꿈, 데이터, 소진, 암, 돌봄)

$18.00
Description
시인 앤 보이어는 2014년 마흔하나의 나이에 대단히 공격적인 ‘삼중 음성 유방암’을 진단받는다. 『언다잉』은 이 암이 유발하는 고통을 견딘 과정을 기록한 투병기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자기 자신의 몸에만 머물지 않는다. 자본주의와 가부장제, 인종주의의 비정한 폭력을 예민하게 감지하고 시적 언어로 풀어헤쳐 온 작가인 그는 이 책에서도 세상의 잔혹함을 직시하며 고통의 사회적 근원을 되묻는다.

그렇게 ?언다잉?은 물리적인 아픔, 몸과 마음 일부를 상실했다는 쓰라림, 혼자라는 외로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토로하는 기록인 한편, 보이어의 증언과 고백은 이윤에 혈안이 된 미국 자본주의와, 천진하고 일상적인 온갖 차별과, 유방암으로 죽은 여자들에 대한 애도와, 고통을 매개로 연결되는 낯선 연대에 대한 소망과 뒤얽힌다.

유방암을 다룬 기념비적인 저작들의 목록에 새로운 목소리를 더하고 있는 이 책은 한 매체로부터 “뛰어난 유방암 회고록들을 스펙트럼으로 분류할 때 수전 손택의 글이 가장 덜 개인적이고 이브 코소프스키 세즈윅의 글이 가장 개인적이라면, ?언다잉?은 스펙트럼 전체를 아우른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질병과 미국 자본주의의 암 돌봄이 얼마나 잔인한지 보여 주는 품위 있고 잊지 못할 서사”라는 선정의 변과 함께 2020년 퓰리처상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저자

앤보이어

AnneBoyer
1973년미국캔자스주토피카에서태어난시인이자에세이스트로2008년첫시집『행복한노동자들의로맨스』(TheRomanceofHappyWorkers)를펴냈다.2015년에에세이를결합한형식의시집『여성에반하는의복』(GarmentsAgainstWomen)을출간해2016년문학잡지및출판사협의회(CLMP)의파이어크래커상,2018년와이팅작가상시및논픽션부문,2018년현대예술재단(FCA)의사이트웜블리상시부문을수상했다.2018년에는우화와에세이등을묶은『어긋난운명안내서』(AHandbookofDisappointedFate)를출간했으며,2019년에는마흔하나에진단받은삼중음성유방암투병경험을녹여낸『언다잉』을발표해2020년퓰리처상논픽션부문을수상했다.2011년부터현재까지캔자스시티예술학교부교수로강의를진행하고있다.

목차

막을올리며
인큐번트
파빌리온의탄생
병상
신탁은옳았는가
농간
줄리에타마시나의눈물사원에서
허비한삶
죽음의중계
막을내리며/그리고나를구해준것

감사의말
참고문헌
추천의글:‘아프다’는것,쓴다는것|전희경
옮긴이후기

출판사 서평

긍정적인태도를명령하는세상에서
치명적인유방암을진단받은시인,
절박한낯선형식으로핑크빛일색인유방암서사에균열을낸다

1인칭으로기록한개인적인고통이
“백인지상주의적자본주의가부장제”에대한비판과,
유방암으로죽은여자들에대한애도와,
고통이매개하는연대를향한소망과연결된다

◈2020년퓰리처상논픽션부문수상작◈

2014년미국시인앤보이어는마흔하나의나이에유방암진단을받는다.그가걸린건‘삼중음성유방암’,대단히공격적이고생존율도유난히낮은암이다.보이어는곧항암화학요법을받기시작한다.비혼모인그는치료기간에도학생들을가르치며번돈으로자신과딸의생계를꾸려나간다.그사이?여성에반하는의복?(GarmentsAgainstWomen)과?어긋난운명안내서?(AHandbookofDisappointedFate)라는두권의책을펴낸다.암으로인한고통뿐아니라암치료가유발하는고통까지견디며항암요법을마치고양측유방절제술과유방재건술을받는다.그리고2019년그는투병과정을기록한?언다잉:고통,취약성,필멸성,의학,예술,시간,꿈,데이터,소진,암,돌봄?을출간한다.
스스로를공산주의자이자페미니스트라고소개하곤하는보이어는자본주의와가부장제,인종주의의비정한폭력을예민하게감지하고시적언어로풀어헤쳐온작가다.?언다잉?은1인칭으로쓴투병기지만보이어의이야기는개인적인고통에서시작해거듭바깥세상으로가지를뻗는다.그는물리적인아픔,몸과마음일부를상실했다는쓰라림,혼자라는외로움,미래에대한두려움을토로하는한편그의증언과고백은이윤에혈안이된미국자본주의와,천진하고일상적인온갖차별과,유방암으로죽은여자들에대한애도와,고통을매개로연결되는낯선연대에대한소망과뒤얽힌다.
보이어는무엇을어떻게써야하는지질문하면서문학형식의한계에다다르고자하는시인이다.질병을포함해극심한고통을겪고살아남은이들에게세상은정해진서사를요구한다.철저한자기관리를통해역경을극복하고행복을쟁취한개인적인승리의서사여야하는것이다.“아름다움에맞서는가장아름다운책”(182)을쓰는것이목표인보이어는진실을씀으로써아름다움을회복하려한다.그리고그에게는형식이야말로진실에다가가는동력이다.자본주의사회에서는고통도상품화되기마련이고고통에대한이야기역시예외가아니기에그는절박함의산물인낯선형식을통해이에최대한저항한다.다른이들과고통을나누고이를통해연대할수있기를희망하면서.유토피아적인희망일수도있지만보이어에게는이것이“문학이지닌의도치않은목적”(256)가운데하나다.
이렇게사적인이야기,세상의잔혹함에대한인식,시적형식을결합한?언다잉?은유방암을다룬기념비적인저작들의목록에새로운목소리를더하고있다.한매체에서“뛰어난유방암회고록들을스펙트럼으로분류할때수전손택의글이가장덜개인적이고이브코소프스키세즈윅의글이가장개인적이라면,?언다잉?은스펙트럼전체를아우른다”고평가한이책은“질병과미국자본주의의암돌봄이얼마나잔인한지보여주는품위있고잊지못할서사”라는선정의변과함께2020년퓰리처상논픽션부문을수상하기도했다.번역가양미래의노고덕분에진실하면서도모호한,맹렬하면서도주저하는,냉철한와중에도유머를잃지않는보이어의산문이아름다운한국어라는옷으로갈아입었으며,한국어판말미에는?언다잉?이어떻게투병의의미를바꾸고있으며외로움을쓰기의필사적인충동으로전환했는지를짚는전희경(생애문화연구소‘옥희살롱’연구활동가)의‘추천의글’을실었다.

“유방암은형식을흐트러뜨리는질문으로자기존재를드러내는질병이다”
이세상을떠받치는또하나의거짓말이아니라
우리모두를위한진실을어떻게쓸것인가

?언다잉?은1인칭시점으로쓰인,주로‘나’가주어로등장하는책이다.그런데이‘나’는지배적인문화의유혹에말려들기쉽다.“좆같은백인지상주의적자본주의가부장제”(97)는‘나’들이자기이야기를말하도록장려하지만그로써특정내용만을말하도록제약을가하고이를통해이야기의발신자와수신자모두를유순한주체로길들인다.오늘날투병기는무서운병마와맞서싸워이긴개인적인승리의서사여야하며,더군다나유방암처럼젠더화된질병에걸린저자라면자신의여성성을무기로휘두르는동시에여성성을회복한서사를구축해야한다.
과거에유방암은부끄러운질병으로여겨져말하기를억압당한주제였다.반면핑크리본과유방암인식캠페인,긍정적인태도로대표되는오늘날“그침묵의자리는유방암을둘러싼언어가내는유례없이끈질긴소음이차지하고있다”(15).유방암을겪은이들은“저돌적이고,섹시하고,생각이깊고,성깔있는”(93)생존자가되어야한다.또이소음에는문학도한몫한다.많은문학작품에서(유방)암환자들은건강한자를부각하기위한수단으로쓰일따름이다.“그런문학작품중에형편없는작품은하나도없지만,용서할수있는작품역시하나도없다”(130).
그러므로보이어에게유방암은“형식을흐트러뜨리는질문으로자기존재를드러내는질병”이다(13).그리고이세상이요구하는형식에서탈피하는것이삶과글쓰기모두에서절박한과제가된다.“오직문학을위해생존하고자애쓰는”(131)그에게“현시대에주어진과제는침묵을뚫고입을여는것이아니라,툭하면우리삶의이야기를묵살해버리는소음에맞서저항하는법을배우는것이다”(15~16).‘어떻게말할것인가.’이것이야말로구성과내용,문체에이르기까지?언다잉?전체를관통하는질문이다.
보이어는자신의유방암수기가“고통을하나의상품으로만들어버릴지도모른다”고,“현재상황을떠받치는거짓말이될지도모른다”(152)고두려워하지만그럼에도이책을썼다.“진실에관한글”을쓰고자하는욕망이그를이끌었기때문이다.그에따르면“진실에관한글쓰기는누군가를위한,곧우리모두인그누군가를위한,우리를지구에붙들어놓는사랑의결속과우리를지구에서몰아내는고통이줄다리기하는세상속에존재하는우리모두를위한것”이다(153).그렇다면그진실이란무엇인가?

“이책은‘투병’의의미를바꾼다”(전희경)
개인의책임을강조하는관습에서벗어나
자본주의에서암환자가되는것의의미를직시하려는분투

그러므로?언다잉?의1인칭서사는개인적인고통에머물겠다는선언보다는형식적인결단에가깝다.보이어는암을진단받은순간부터항암화학요법을거쳐유방절제술과재건술에이르는과정을느슨하게시간순으로이야기하지만,그과정에서겪은육체적이고정신적인고통을한층폭넓은사회적인불평등및차별과잇는다.
보이어는공격적인‘삼중음성유방암’진단을받는다.“전체유방암의10~20퍼센트를차지하고,여러유방암중에서도선택할수있는치료법이가장적은데다가예후도상당히좋지않아사망률이유난히높은”(40)이암을치료하기위해그는항암화학요법을받기시작한다.항암화학요법은극심한고통을유발할뿐아니라탈모가상징하듯그의몸에서온갖것을앗아간다.보이어는이고통을시적인산문으로묘사하는한편곳곳에서자신을괴롭힌세상의비정함을향해시선을넓힌다.
보이어의항암치료는‘암파빌리온’에서진행된다.현대자본주의를상징적으로형상화한공간이라할암파빌리온에는입원치료도,상주하는의사도없다.끝없는순환만이존재할따름이다.“최대이익을위해체계화된”이곳에서는“온갖방향이뒤죽박죽엉킨다.지식이나무지가아니라돈과신비화가기본방위가된다”(76).이뿐만이아니다.이윤추구라는잔인한동기는치료와수술,돌봄에이르는전과정에걸쳐암자체에못지않은고통을유발한다.병원은치료에얼마나도움이되는지가아니라얼마나수익을낼수있는지를기준삼아약물을택한다.과거에는유방절제술을받으면며칠간입원할수있었지만오늘날에는마취에서깨어나자마자배액주머니를매단채로쫓겨나듯퇴원해야한다.그는법으로보장받을수있는휴가가턱없이부족해팔을쓰지도책을들지도못하는상태로일터에복귀한다.치료받는내내일터사람들은병에걸렸다는사실을절대털어놓지말라고조언하곤한다.
여기에한층더추상적이고비인격적인잔혹함이더해진다.법은‘정상’가족이아닌주변사람의돌봄을보장하거나인정해주지않는다.산업화된세상은우리몸과환경에갖가지발암물질을심어넣는다.연구원들은연구결과를조작한다.모든사람이마치직장상사처럼둔갑해자기관리를종용한다.우리는데이터를통해암을진닫받고치료하지만지천에널린데이터들은오히려우리를혼란스럽게만들기일쑤며그리하여“정보에의해거듭병들고있다”고느끼게만든다(158).유방암인식단체들은예방과치료에대한기부금을이용해수익성있는사업을벌일뿐아니라유방암과무관하거나해롭기까지한기업들과파트너십을맺는다.삼중음성유방암의치료법이개발되지않은건흑인여성의사망률이유난히높아서일수도있다.
이모든것이건강과치료를개인의책임으로만든다.이런환경에서아프고치료받아야하는환자에게“유방을잃었다는사실은유방암발병후에겪은가장중대한사건에끼지도못한다”(174).?언다잉?은암보다더치명적일지도모르는자본주의의료산업을분석하려는시인의시도다.그의어조는두려움,비통함,분노,슬픔,비판의식으로가득차있다.형식에대한고민을매개로문학과비판을결합함으로써이책은자본주의에대한하나의우화,고통받는이들을한층비참하고고통스럽게만드는자본주의의정치및경제구조를탈신비화하는우화가된다.

“어떤여자가실제로죽기도전에실로모든것이
그여자를죽이려고작정하며달려드는듯한세상에서,”
젠더화된질병인유방암에직면해
“자매의죽음”을생각한다

유방암은유방조직을가진사람이라면누구나걸릴수있는병이지만그럼에도유난히젠더화되어있다.치료뿐아니라유방암에관한사회적상상도여성적인질병이라는선입견에기반하고있으며또이선입견에맞추어환자들을길들이곤한다.그래서유방암을앓는여성환자들은투병과정에서“개별적이고정확한본성을가장효과적으로박멸”당한다(138).
병에걸렸을때서류를작성하는사람은여자다.남편의서류는아내가,자식의서류는엄마가작성하지만많은경우“병든여자들은자기서류를직접작성한다”(65).반대편광경을살펴보면그렇게작성된데이터를해석하는의사는남자일수도있고여자일수도있지만“몸을데이터로변환하는”(72)노동은대부분여성간호인력이수행한다.유방암환자들은살아남더라도“버림받고,이혼당하고,배우자의외도를겪고,학대당하고,무능해지고,해고당하”곤한다(195).어떤사람들은유방암환자들을페티시의소재로삼아웹에전시한다.유방암환자들은“병원에머물며회복할병상도얻지못하고항암치료중에손상된인지기능을회복할재활치료도받지”못하지만이들이확실히보장받는것이하나있다.“연방명령에따라행해지는,어떤보형물이든선택가능한유방재건술”(174).신문에서는‘유방암생존자에게는태도가전부다’라는제목의기사를내보낸다.미국암학회는유방암에걸린여성을위해‘좋은모습,더나은느낌’이라는프로그램을개발했다.이프로그램에참여하는여성에겐무료메이크업키트가제공된다.암에걸린여자는곧잘다른사람의슬픔을증언해주는역할을부여받는반면“자신의입으로직접슬픔에대해말하기시작하면곧장사회적교정의대상이되는목격자다”(136).행여라도유방암치료에불만을표하기라도하면사람들이떼로몰려와어찌그리배은망덕하냐고,마음을그렇게못되게먹으면정말로죽을지도모른다고비난을가한다.
유방암으로사망한소설가캐시애커의최후에관해말하면서보이어가언급하듯“어떤여자가실제로죽기도전에실로모든것이그여자를죽이려고작정하며달려드는듯”하다(220).이런이유로유방암으로사망한여자들의죽음에느끼는“비통함은이땅을찢어발기고도남을정도”며(195),“핑크리본이라면죄다여자의무덤에꽂힌정복자의깃발처럼”보일수밖에없다(198).
그래서보이어는유방암으로사망한여성작가들의작품을읽으며“자매의죽음”을떠올린다.이는수전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