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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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은 집단 학살의 교과서적 사례다”
“금세기 어떤 전쟁도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자행하는 절멸 캠페인에 근접조차 하지 않는다”
2023년 10월 이래 이스라엘은 가자 지구의 민간인을 살상하고 도시를 파괴하며 인도적 구호를 차단해 왔다. 75년간 이스라엘에 지배당한 팔레스타인 인민은 수많은 공격과 탄압을 감내해야 했지만, 가자 지구를 완전히 제거하겠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낸 이번 침공은 그 어느 때보다도 참혹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책은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음에도 태연히 집단 학살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번 학살 전쟁이 어떻게 전개되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분석하려는 시도다. 반제국주의 시각에서 오랫동안 중동의 지정학적 현실을 연구해 온 질베르 아슈카르는 이전의 관찰과 사태의 추이에 기초해 작금의 학살을 이해할 실마리를 던져 준다.

번역은 한국에 팔레스타인에 대한 억압을 알리고 BDS 운동에 힘써 온 ‘팔레스타인 평화 연대’가 맡았다. 번역에 더해 상세한 옮긴이 주와 해제로 팔레스타인 역사의 생소함을 완화한 이 책은 이번 학살 전쟁에 대한 시각과 통찰을 길러 주는 역할을 맡을 것이다.

저자

질베르아슈카르

저자:질베르아슈카르(GilbertAchcar)
세네갈에서태어나레바논에서자랐다.프랑스파리8대학에서사회사와국제관계를주제로박사학위를받았고,베이루트와베를린,파리의여러대학에서강의하다2007년부터SOAS런던대학교에서교수로재직하며발전문제와국제관계를가르치고있다.지은책으로『야만의충돌:새로운세계무질서의형성』(2002),『아랍인과홀로코스트:아랍과이스라엘의서사전쟁』(2010),『마르크스주의,오리엔탈리즘,코즈모폴리터니즘』(2013),『인민이원한다:아랍봉기의급진적모험』(2013),『병적징후들:다시발발한아랍봉기』(2016),『새로운냉전:코소보에서우크라이나까지미국,러시아,중국』(2023)등이있다.한국에는놈촘스키와의대담집인『촘스키와아슈카르,중동을이야기하다』(강주헌옮김,사계절,2009)가번역되어있다.최근에는웹사이트(https://gilbert-achcar.net/)와각종매체에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학살을중심으로정세를분석하고개입을촉구하는글을발표하고있다.

역자:팔레스타인평화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1948년이래지금까지계속되는이스라엘의팔레스타인식민지배와아파르트헤이트,군사점령문제를한국사회에알리며팔레스타인해방운동에연대하는페미니스트단체다.미국의이라크침략으로한국에서국제주의적반전운동흐름이형성된2003년결성한뒤정기적으로팔레스타인에현장활동을가고있다.또이스라엘의체계적억압에공모하는기업을보이콧하거나이에대한투자철회를요청하고국가적차원에서이스라엘에군사,경제제재를가해이스라엘이팔레스타인식민지배를끝내도록강제하자는BDS운동을중심으로한국사회와팔레스타인을잇고자한다.현재HD현대의굴착기가팔레스타인주택불법철거에사용되지않게해달라는팔레스타인시민사회의요청에응답해보이콧캠페인을준비중이다.2024년2월기준164개한국시민사회노동단체가함께하는‘팔레스타인과연대하는한국시민사회긴급행동’에참여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며
1하마스의10월반격에대한첫논평
2임박한대재앙을막아야할긴급함
3두개의가자각본:대이스라엘대오슬로협정
4나크바완수계획이드러나다
5시온주의의학살전쟁과공범자들
6알-아크사홍수작전과하마스의오판
7가자에대한이스라엘의전쟁은어디로?
8가자의위기:질베르아슈카르와의인터뷰
옮긴이해제

출판사 서평

정의와해방을위한팔레스타인의투쟁에
동참하려는사람들을위한책

“이스라엘의가자지구공격은집단학살의교과서적사례다”
“금세기어떤전쟁도이스라엘이가자지구에서자행하는절멸캠페인에근접조차하지않는다”

팔레스타인의모든것을제거하려하는이스라엘

2023년10월7일팔레스타인저항세력은75년간팔레스타인을지배하고파괴해온이스라엘에반격을개시했다.그직후시작된이스라엘의보복은다섯달가까이지난현재까지도수그러들기미를보이지않고있다.몇달간계속된공격으로가자주민230만여명중30,000여명이사망했고70,000여명이심각한부상을입었다.뿐만아니라150만여명이이집트국경에인접한지역으로강제로쫓겨났다.이과정에서이스라엘은금세기어떤전쟁도비교될수없는규모와강도로대형폭탄을수없이쏟아부었고,집,병원,학교,기반시설,종교기관,문화유적지를가리지않고민간인거주지역의건물70퍼센트를파괴했다.그렇지만이모든것은일시적인수치일뿐이다.지금도계속증가하고있기때문이다.이스라엘은공격초기부터공언한대로가자지구를완전히제거하고있다.

이스라엘국방부장관요아브갈란트가공격초기에선언했듯이스라엘은팔레스타인인을“인간동물”로취급하며법과상식을노골적으로어기는중이다.피난처인유엔학교와병원,종교시설을폭격하고구호품반입을차단하고있다.북부가자주민70만명은동물사료로연명중이며,동물사료를소화할수없는아이들이그로인해사망한다.가자주민은물론이고기자,의료진,유엔직원도표적살해하고있다.강제대피령을내린뒤피난행렬을폭격했고,떠나지못한사람들을감옥으로끌고가고문했다.산모는마취제없이병원바닥에서제왕절개수술을받고신생아는추위와영양부족,감염으로생후며칠만에죽는다.매일아동열명이마찬가지로마취제없이팔다리절단수술을받는다.공중에서떨어지는구호품을가지러바다로헤엄쳐들어가는청소년들에게폭탄이투하된다.

이스라엘출신의홀로코스트역사가인라즈시걸은공격이시작되고며칠뒤에“이스라엘의가자지구공격은집단학살(genocide)의교과서적사례”라며이스라엘을성토했다.그렇다,집단학살외에다른규정은불가능해보인다.집단학살의적나라한특징하나는민간인,특히어린이사망자수다.가자지구총사망자의43퍼센트인13,000여명이어린이다.공격개시로부터한달도되지않은시점에유니세프는이미“가자지구는아동수천명에게는무덤이,남은모든이에게는산지옥이되었다”고선언했다.하늘에서찍은가자지구사진에는남아있는것이거의없다.시시각각들려오는고통스러운소식에말문이막힌우리는남겨진말도거의없음을깨닫는다.

그렇지만가자지구가완전히파괴된것이아니듯팔레스타인안팎에서이참상을알리려는목소리들이힘껏외침을토해내고있다.나아가즉각적인경악과분노를넘어이번학살의원인과경과를분석하고식민지배를종식할방안을제시하려는시도역시끊이지않고있다.질베르아슈카르의『이스라엘의가자학살』도그런시도중하나다.이책이답하고자하는질문은다음과같다.이스라엘은무엇을원하는가?전쟁중단과팔레스타인의해방을위해필요한노력은무엇인가?

이스라엘은참혹한학살전쟁을왜멈추지않는가?

지은이질베르아슈카르는레바논출신의좌파지식인이다.발전문제와국제관계전문가인그는2010년대초의아랍혁명을비롯해중동의지정학적현실을반제국주의적인시각으로연구해왔고,이스라엘의정착민식민주의와주기적인전쟁에도꾸준히관심을기울였다.이전의관찰과사태의추이에기초해그는이번학살전쟁초기부터정세를분석하고향후의전개를예측하는글을각종지면에발표했다.『이스라엘의가자학살』은그가2023년12월까지블로그와여타지면에쓴짧은글들을묶은것이다.

이글들을통해아슈카르는이스라엘의맹공이왜현재와같은양상을취했는지,얼마나두려운결과를초래할지를알리고자한다.실시간으로작성된탓에어쩔수없이단편적이고불완전하지만,사태의원인과전개를선명하게드러낸다는장점이있다.실제로그가이책에서예견한것들이거의그대로실현되기도했다.번역은한국에팔레스타인의현실을알리고BDS(Boycott,Divestment,Sanctions)운동에힘써온‘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맡았다.이학살을속히막아야한다는긴급함과절박함속에서이번전쟁에대한시각과통찰을길러주는작업을국내에소개할강한필요를느꼈기때문이다.

도저히믿기지않는소식들이하루가멀다하고우리눈앞에펼쳐지고있다.그만큼이스라엘은다섯달동안쉴새없이가자지구를공격하고주민을살해하거나쫓아냈다.현상황의심각함은1947년건국직후이스라엘이팔레스타인인을몰살하고강제추방한‘나크바’(대재앙)를능가하며,2차대전의원자폭탄투하나1994년의르완다학살처럼인류사에지울수없는상흔을남긴사례에비견되고있다.도대체왜이스라엘은이토록참혹한학살을자행하고있으며왜멈출기미를보이지않는가?

아슈카르는현재이스라엘의집권세력이그어느때보다극우화되어있다는사실을지적한다.1948년나크바때가장악명높았던수정주의적시온주의집단을계승한이들은‘대이스라엘’(GreaterIsrael)을완수할기회를호시탐탐엿보고있었다.총리인베냐민네타냐후를필두로‘네오나치’라불리는인물이상당수포진한이스라엘정부는2023년10월7일팔레스타인저항세력의반격을빌미로역사적팔레스타인땅에서팔레스타인의모든것을제거하고주민들을완전히몰아내는기획에착수했다.

공격초반에이스라엘이가자지구북구를표적으로삼고주민들에게남쪽으로대피하라는명령을내린것도이런야욕에비추어이해할수있다.주민들을이집트와국경을맞댄최남단에몰아넣는동시에이집트에난민수용압력을가해이들을시나이반도로쫓아내는것이이스라엘의각본인것이다.아슈카르는공격초기부터이각본을예견했다.그리고2024년2월이스라엘은스스로‘안전지대’라불렀던남부의라파주에대규모공습을실시했고,이어이집트가난민을받아들일준비에착수했다는소식도전해졌다.이런상황은아슈카르의예견이사실임을입증하면서이스라엘이원하는바가‘2차나크바’임을뚜렷이드러낸다.

아슈카르는하마스를비롯한팔레스타인저항세력의10월7일반격이이스라엘의오만에씻을수없는타격을입혔다고평가한다.그러면서도그는이반격이팔레스타인의대의를진전시키는데는거의도움이되지않는다고비판한다.주된근거는도덕적인것이아니라정치적인것이다.이스라엘은압도적인군사력을보유하고있다.팔레스타인은말할것도없고인근아랍나라들과도비교할수없을정도다.팔레스타인이이스라엘을군사적으로패배시킬가능성은사실상없다고할수있다.이런조건에서저항세력이감행한반격은실질적인타격을입히는대신이스라엘극우에대이스라엘기획을실행할구실을제공했다.이스라엘정권은기다렸다는듯폭격을개시했고전세계의시선도아랑곳않고끝을보겠다는의지를천명하고있다.아슈카르는군사적인대응으로이스라엘의정착민식민주의를종식할수있다는발상이팔레스타인인들을더한고통으로몰아넣을수있다고주장한다.

그가일관되게지지하는저항방식은1988년의1차인티파다때팔레스타인민중이보여준비폭력대중항쟁이다.이방법외에는이스라엘의압도적인군사력우위를우회할길이없기때문이다.나아가그는서양은물론이고전세계대중이항의에나서이스라엘이학살을멈추도록압박을가해야한다고강하게제안한다.이를통해도덕적위기에직면한이스라엘사회내부에서평화를위한싸움이터져나와야만변화가가능하다는것이다.팔레스타인의해방은이스라엘의해방과결합되어야하며그럴수밖에없음을그는강조한다.

팔레스타인의해방을위해무엇을할것인가?

전례를찾아보기힘든이스라엘의공격에일부나라가집단학살을규탄하고나섰고2024년1월26일에는국제사법재판소가이스라엘에집단학살을방지하라는임시조치명령을내렸다.반면미국을비롯한강대국들은초기부터이스라엘을공공연히지원했으며이스라엘에대한비판을반유대주의로몰아가며재갈을물렸다.학살이장기화됨에따라이스라엘을온전히지지하기는어려워졌지만적극적으로제재조치에들어간나라는극히드물며,무엇보다미국정부는시민들의반대에도불구하고여전히이스라엘을전폭적으로지원하는것이옳다는믿음을피력하고있다.

이와같은강대국들의공모혹은미온적인반응을등에업고이스라엘은가자남부인라파주에계속폭격을쏟아붓고있다.뿐만아니라서안지구에서도억압을강화했으며,가자지구북부와국경을맞대고있는레바논남부에공격을가함으로써확전가능성을시사하고있다.일부의예상과달리이번학살전쟁은이스라엘이주기적으로팔레스타인에자행한공격과는차원을달리하며팔레스타인역사상가장끔찍한피해를입힐가능성이매우크다.그여파는중동과세계전역까지퍼질것이다.

미국의지식인이자운동가인앤절라데이비스는“팔레스타인은우리시대의남아프리카”라고말한바있다.과거전세계사회운동은남아프리카공화국의아파르트헤이트체제철폐를부르짖었고,남아프리카와의연대는이운동들의의미를재는척도로기능했다.마찬가지로이처참한파괴와살해의광기를실시간으로목격하고도팔레스타인문제를외면한다면정의와평화라는원칙을저버리는것이나다름없다.

팬데믹이미친파장과각지에서벌어지고있는전쟁은지금우리가살아가고있는세계를한층불안정하게만들고있다.국제관계만이아니라일상생활에서도증오와혐오가우리를잠식한지오래다.이스라엘사회의극우화와학살전쟁은이증오가극단화된사례다.세계그어느지역도이분위기에서자유롭지못하며우리역시마찬가지다.팔레스타인이해방되지않는한우리역시해방될수없다면이때문일것이다.한국도이스라엘의학살과무관하지않다.그러니이믿기어려운참상에서시선을거두지말아야한다.각자의자리에서팔레스타인의,따라서우리의해방에힘을보태야한다.『이스라엘의가자학살』은그발걸음을떼는데도움을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