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의 철학 (증보판)

관광객의 철학 (증보판)

$21.07
Description
이 책은 2020년 한국어판 초판이 출간된 『관광객의 철학』의 증보판이다. 다방면에 걸쳐 이어 온 지은이의 작업을 종합하고 새로운 전개를 선언한 책에, 시간이 지나며 변화한 세계상과 다른 언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이해의 맥락을 보충한 글들이 덧대어졌다. 또 『정정 가능성의 철학』 등 후속 작업과의 연결성을 보강하는 글들을 추가해, 발전과 생성의 도상에 있는 철학자 아즈마 히로키의 대표작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했다.
『관광객의 철학』 초판은 세계 시민의 이상이 흔들리고 새로운 내셔널리즘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지 모른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던 2010년대 후반에 쓰였다. 이 위기를 타개할 단서를 타국과 자국을 오가며 우연한 만남을 발생시키는 ‘관광객’에서 찾는 정치 철학의 제기가 처음에는 사뭇 도발적으로 받아들여졌으나, 2019년 말부터 수년간 세계를 휩쓴 코로나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같은 사건은 이 책이 경고한 내셔널리즘의 반동과 세계화의 위기를 절실한 현실 문제로 만들며 책에 새로운 의미 차원을 더했다.
추가로 수록된 글들 가운데 특히 ‘보론’은 현대 정보 기술 사회가 던지고 있는 시급한 철학적 문제를 그려 내며 책의 문맥을 확장한다. 9장 「촉시적 평면에 대하여」는 터치 패널과 인터페이스의 보급이 만들어 낸 ‘촉시적 평면’의 시대가 인간 주체와 인문 지식의 존재 방식에 초래하고 있는 변화를 살펴본다. 10장 「우편적 불안에 대하여」는 지은이가 30년 지적 이력 동안 천착해 온 확률적 불안의 문제를 불러와, 정보 기술의 발달과 함께 대두한 ‘알고리즘 통치성’이라는 과제를 명료화한다. 이렇듯 독창성과 현재성을 더한 『관광객의 철학』 증보판은 앞으로 더 많은 독자를 얻어 나갈 아즈마 히로키 철학의 입문서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이다.
저자

아즈마히로키

(東浩紀)
일본의사상가이자비평가.대중문화연구자이자소설가로도알려져있다.1971년도쿄도미타카시에서태어나1994년에도쿄대학교교양학부과학사·과학철학분과를졸업했고1999년동대학원총합문화연구과에서학술박사학위를받았다.1993년가라타니고진이주재하던비평지『비평공간』에「솔제니친시론」을발표하며등단했고,2002년부터2010년대초반에걸쳐게이오기주쿠대학교,고쿠사이대학교글로벌커뮤니케이션센터GLOCOM,도쿄공업대학교,와세다대학교등에서교수로재직했다.2010년출판사콘텍처즈コンテクチュアズ를설립했고2012년겐론ゲンロン으로사명을변경했다.2013년부터교수직을그만두고출판사운영에전념하기시작했으며,현재는겐론대표직을사임하고잡지『겐론』편집장을맡고있다.
1999년첫저서이자박사논문인『존재론적,우편적』으로제21회산토리학예상을수상했고,2010년에는장편소설『퀀텀패밀리즈』로제23회미시마유키오상을수상했다.또2015년에는『약한연결』로제5회기노쿠니야인문대상을,2017년에는『관광객의철학』으로제71회마이니치출판문화상을수상했다.2023년에『관광객의철학』후속편인『정정가능성의철학』을간행했고이를일반독자가알기쉽게풀이한대중서『정정하는힘』도함께내놓았으며,『정정하는힘』은주오고론신샤에서주최한2024년신서대상에서2위를차지했다.이밖에도『동물화하는포스트모던』,『게임적리얼리즘의탄생』,『일반의지2.0』,『테마파크화하는지구』등여러저서를발표했다.

목차

들어가며
들어가며(초판)
들어가며(중국어번체자판)
들어가며(영어판)

1부   관광객의철학
1장관광
2장 2차창작
3장정치와그외부
4장 2층구조
5장우편적다중으로

2부   가족의철학(도입)
6장가족
7장섬뜩함
8장도스토옙스키의마지막주체

보론
9장촉시적평면에대하여
10장우편적불안에대하여

옮긴이후기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동물화하는포스트모던’을예견했던아즈마히로키
20년의활동을결산하며새로운길을선언하다

글로벌리즘과내셔널리즘이착종된세계에서
다시한번보편적세계시민으로향하는길을찾는다
검색으로는알수없는우연한앎을향해열린관광객의길

[증보판책소개]
2017년일본에서출간된『관광객의철학』초판은2020년한국어,2022년에는영어로번역되며폭넓은독자층을얻었다.타국과자국을오가며우연한만남(‘오배’)을발생시키는느슨한존재‘관광객’을현대정치철학의새로운주체상으로제시한것이사뭇도발적으로받아들여졌으나,2019년말부터수년간세계를휩쓴코로나팬데믹,러시아의우크라이나침공같은사건은이책이경고한내셔널리즘의반동과세계화의위기를절실한현실문제로만들며책에새로운의미차원을더했다.‘관광객’과더불어이책의또다른핵심개념은‘가족’이다.물론이가족개념은일상용법과는다른의미를가지지만,팬데믹이후각각개방과폐쇄에대응하는두단어의존재감은극적으로엇갈렸다.그러나현재시점에서이책을읽는다면두개념의대립이그리명백한것이아닐뿐더러상보적이기도하다는점을새롭게발견할수있을것이다.
한편아즈마히로키는2000년대에『동물화하는포스트모던』을쓴대중문화연구자이자포스트모던사상가로이름을알렸다.그는“한마디로슬라보예지젝의축소판같은저자”로수용되었다고씁쓸하게회고하기도하는데,『관광객의철학』은그런화석화된상을허물고고유한철학을선언하는교두보로서의의를가진다.삶과분리되지않는철학이라는신념을반영하는서술스타일은기존인문서의어법에익숙하지않은독자들의흥미를이끌어냈고,철학의실천적무대인기업‘겐론’의성공으로이어지기도했다.그런점에서이번증보판은후속저술과활동을통해확장하고있는아즈마히로키의철학세계를한층든든히지탱하는역할을할것이다.
증보판에는새로운「들어가며」,중국어번체자판(2021)과영어판(2022)을위한「들어가며」가추가로수록되어그간의경과속에서이책이생명력을더한과정을살필수있게했다.또한‘보론’으로두개의장(「촉시적평면에대하여」,「우편적불안에대하여」)을더해속편인『정정가능성의철학』과의연결고리를보강했다.이번한국어증보판에도이글들을번역해실었고,그외에본문번역과디자인을소폭손질했다.
증보판에추가된9장「촉시적평면에대하여」는관광객적주체와정보기술의관계를고찰한다.일상세계를뒤덮고있는터치패널(흔히‘터치스크린’이라부르지만이장에서는출력전용평면인스크린과의구분을분명히하기위해이명칭을채택한다)과인터페이스(특히그래픽유저인터페이스GUI)가만들어낸‘촉시적평면’의시대가인간주체와인문지식의존재방식에초래하고있는변화를살펴본다.
단방향으로출력만하는스크린을전제로구축된기존영상론과미디어론의패러다임은,만지는것만으로프로그램을기동시키고즉각적인피드백으로화면을변화시키는‘촉시적’觸視的경험의일반화와함께위기를맞고있다.그리고그위기는가짜(그림자)와진짜(실체),보이는것과보이지않는것의대립을중심으로논리를구성해온플라톤이래서양철학전통자체에미친다.표시화면이라는‘가짜’를만지는것이데이터라는‘진짜’를변경시키는촉시적평면의시대.이제“우리는촉시적평면을통해세계를인식하고,촉시적평면을통해세계에관여한다.”이것이새롭고도시급한철학적문제라는사실은,트럼프대통령2기가상징하는음모론과대안현실의팽창이이러한미디어환경변화에촉발된사태라는점에서도확인할수있다.
촉시적평면시대에는‘보이는것’에대한‘보이지않는것’의우위가정당화되기어렵다.그때문에지식인은과거처럼‘눈에보이는거짓을넘어보이지않는진실을밝히는’논리로대중을설득할수없다.그렇다면우리는앞으로어떻게촉시적평면의현실을읽어내고언어화해야하는것일까.이글은이러한철학적위기를앞으로의과제로서그려낸다.
10장「우편적불안에대하여」는‘관광객’의다른이름인‘우편적다중’이처한현재적문제로서‘알고리즘적통치성’의부상을다룬다.발신한메시지가의도대로도착하지않을지모른다는데서오는불안이‘우편적불안’이다.그것은‘~일지도모른다’의불안이며더정확하게는(존재론적불안과구분되는)확률적불안이다.아즈마히로키는30년지적이력동안이확률적불안의문제에천착해왔다.그의평론데뷔작인「솔제니친시론:확률의감촉」(1993)은개인의고유성을박탈하고수치로환원해처리하는스탈린주의관료제의냉담함에서현대성의특질을발견하는글이었다.이장은그주제의식이『관광객의철학』을거쳐코로나팬데믹을통과하며어떻게발전했는지를보여준다.
나치즘하홀로코스트유대인이‘분명히죽을것이지만언제죽을지모른다’는불안에시달렸다면,스탈린주의하에서체포당한사람은왜체포당했는지도모르고죽을지죽지않을지여부도모른다는불안에처했다.체제의과학이산출한할당량을채우기위해체포당하고죽임당하기때문에그대상이나일필연성도없는것이다.이‘~일지도모른다’의확률적불안은온갖개인정보를수집해알고리즘으로처리하는현대사회의불안과다르지않다.개인의삶을통계적으로교환가능한샘플로취급하는일이일상적으로받아들여지는현실(팬데믹은이현실의확산을가속했다)에,아즈마히로키는푸코의생명권력론을참조해‘알고리즘적통치성’이라는이름을붙인다.
알고리즘적통치성은우편적불안의확산을타고우편적다중에작용한다.반면관광객의철학은우편적불안을뒤집어의도하지않은생성을가져오는‘오배’에적극적인의미를부여하고,그실행주체로서관광객을호명한다.관광객의철학은앞으로알고리즘적통치성과대결해야하는것이다.
『관광객의철학』증보판은이렇듯독창성과현재성을더해현대세계의분열을다시꿰매어연결할정치적주체로서관광객의가능성을음미할기회를제공한다.또한앞으로더많은독자를얻어나갈아즈마히로키철학의입문서역할역시톡톡히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