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이의 거짓말 (김민준 장편소설)

선영이의 거짓말 (김민준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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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은 당신에게 보내는 위로와 응원
당신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꽃필 시기가 되었다
김민준은 평범한 일상과 소박한 사랑에서 반짝이는 순간들을 따뜻하게 길어내는 감성적 시선으로 인스타그램에서 2030 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는 작가이다. 2015년 첫 책 『계절에서 기다릴게』부터 벌써 10여 권의 에세이와 소설을 꾸준히 펴낸 작가는, 두 번째 장편소설 『선영이의 거짓말』(자화상)에서 두 남녀 주인공 선영과 연준을 중심으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보듬고 자기만의 목소리를 되찾아 다시 세상에 나서는 사람들을 그린다.

우리는 사회 속에서 안전한 자리를 확보하고자 그 구성원으로서 제 기능을 다할 수 있음을 증명하려고 스스로 ‘사회인’이라는 옷을 입는다. 그 옷이 얼마나 잘 맞는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옷이 맞지 않아 불편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속이고 어떻게든 그 옷에 맞는 사람이 되어야 도태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우리는 타인은 물론 자신에게조차 그럴듯해 보이려고 애쓰게 됐다. “나 자신에게 솔직한 사람이 되는 것도 어려워진” 것이다.

면접장에서 좀처럼 자기소개에 능숙하지 못해 번번이 떨어지는 취업준비생 ‘선영’과 밤이면 아파트 재개발이 중단된 폐허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는 직장인 ‘연준’은 제 몸을 ‘그럴듯한 사회인’이라는 옷에 맞추기 위해 분투하다가 자신의 목소리를 잃고 생의 태엽도 놓쳐버린다. 이 소설에서 선영과 연준이 멈춰버린 서로의 시계에 다시 태엽을 감아주고, 과거와 슬픔과 상처로 응집된 골목을 함께 지나, 유능한 사회인이라는 옷 없이 자기 자신으로 용기를 내는 과정은 뭉클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자기 자신이 되어야 해요”라고 말하는 작가는 “당신도 아직은 완전히 고장 나지 않았다”고, “이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존재로 꽃필 시기가 되었다”고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
저자

김민준

소중한이들에게나는잘지내라고말하면서
웃으며책한권을건네는사람이고싶습니다.
그리하여내가쓰고있는것은
슬픔에대한명예이고
자주생각하는사랑에관한것입니다.

나는당신도잘지냈으면좋겠습니다.
적어도무언가를읽고있는동안에는
우리는모두한껏아름다운존재입니다.

목차

1부
2부
3부

작업노트

출판사 서평

동물들이자꾸만사라지는동네에서
쓸모없는초능력을가진여자와
쓰레기더미만뒤지는‘쓰레기장귀신’이
다시생의태엽을돌리기시작한다

이소설에서선영이애써감추려는비밀이두가지있다.다한증으로축축하게젖어있는손과그손끝으로공기방울을만들고빛을밝힐수있는초능력이다.늘땀으로흥건한손은타인과관계를맺기위해손을맞잡는가장기본적인행위부터어렵게만든다.초능력도선영에게는취업이나세상살이에는하등의쓸모도없이타인에게서자신을소외시키는자질일뿐이다.그래서이능력으로죽어가는동물에게숨을불어넣고까만어둠을밝히면서도선영은자기능력을‘잔재주’혹은‘작은위안’정도로대단찮게여긴다.그런선영이다한증을신경쓰지않은채누군가의손을기꺼이잡고,자기비밀을공유하며,스스로도외면하던속내와감정까지털어놓는사람은연준이유일하다.
선영의동네에는쓰레기매립지를아파트대단지로개발하려다가지지부진해진공사장이있는데,그폐허를배경으로쓰레기더미만뒤지는‘쓰레기장귀신’괴담이퍼져나가고선영은동물들의흉흉한죽음과실종배후에있는존재로그귀신을의심하기시작한다.연준은재개발중단으로그곳에아직남아있는거처에머물면서,퇴근후어둠이내리면‘완전히망가지지않은것’들을구조하러공사장의쓰레기더미와폐기물더미사이를귀신처럼헤맨다.선영은실종된강아지를찾으러,연준은조금만손보면아직쓸모있는것들을찾으러나섰다가그폐허의새까만골목에서서로를맞닥뜨린다.선영이외친다.“사람입니까?”넘어진자신을잡아주려고손을내민연준에게선영이묻는다.“당신은어떤사람입니까?”그때부터두사람에게는멈춰있었던생의시곗바늘이조금씩움직인다.

삶의박자를잠시놓쳐도당신은충분히아름다울수있다
조금서툴러도생의기쁨을주렁주렁휘감고
내마음에솔직하게스윙재즈를즐기듯…

선영과연준을비롯하여이소설에등장하는왕따소년‘민성’,청소기로위층골초를후려친‘405호박씨아주머니’,술과담배로외로움을달래는505호아저씨‘이상식’등은모두타인의시선으로바라보면삶의정박자를놓친사람들이다.그들은이런저런이유로억누르기만했던자기마음에귀기울여솔직하게표현하고,자신에대한이해를바탕으로타인을사랑하고,지금까지의삶을보듬어보통의평균적인행복이아니라‘진정한내’가있는미래로나아간다.이들을통해작가는“정확한박자를벗어난삶”도충분히아름다울수있음을보여준다.
선영이아르바이트를하는놀이공원으로불꽃놀이를보기위해모여드는사람들도어쩌면삶의엇박자를자신만의골목에감추고있을지모른다.이소설에서선영과연준이손을마주잡고응시하는‘골목’은“우리가자주지나가지만그서늘함의의미를제대로인식해본적없는불분명한슬픔의장소”를의미한다.우리안에갇혀있는그슬픔의정체를외면하고우리는괜찮은척줄곧거짓말한다.선영의다한증은거기에서시작됐다.그래서선영이자기자신일수있는유일한사람인연준앞에서는손안에질퍽한땀도보송하게가시고,초능력도그녀의장점인공감력만큼자연스러워진다.
작가는누구도아직은완전히고장나지않았다고,그러므로삶의박자를잠시놓쳤더라도생의기쁨을주렁주렁휘감고내마음에솔직하게매혹적인스윙을즐기듯슬픔의골목을제대로관통하여그너머의세계로걸음을옮기자고말한다.한걸음이라도좋다고,그작은걸음들로거대한슬픔에대항하는것이인생이라고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