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라는 문장을 읽다 (정훈교 시에세이집)

당신이라는 문장을 읽다 (정훈교 시에세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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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학콘텐츠그룹 시인보호구역(상임대표 정훈교)이 독서의 계절을 맞아, 52인의 시를 엮은 시에세이집 『당신이라는 문장을 읽다,』를 펴냈다. 『당신이라는 문장을 읽다,』는 문화기획자이자 작가이기도 한 정훈교가 펴낸 다섯 번째 책이다. 이번 詩에세이집은 정훈교가 언론사에 연재했던 80여 편의 시 중 52편을 선정해 실었으며, 소개된 시는 특정 지역이나 특정 출판사에 국한하지 않고 폭넓게 다루고 있다. 또한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각 시마다 감상과 리뷰를 달아 이해를 돕고자 했다.

52편은 문인수·정호승·김용락·공광규·도종환 등 한참 선배 시인부터 류근·길상호·강성은·박후기·손택수 등의 중견 시인 그리고 김성규·김하늘·박소란·박준·손미·이혜미 등 후배 시인들의 시를 담았다. 이번 책은 2016년 진행한 ‘시인보호구역의 출판 프로젝트’라는 주제로 소셜펀딩을 통해, 이미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당시 절판되었다가 이번에 『당신이라는 문장을 읽다,』로 복간되었다.

책은 그리움과 사랑에 관한 시에세이집이며, 청소년은 물론 시가 어렵다는 일반 독자들에 대한 깊은 고민이 반영되었다. 시가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노력하는 젊은 시인의 모습이 글 곳곳에 문학적 은유로 녹아있다. 사랑 바람 별 기억이라는 주제로, 우리 가까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들을 모아 엮은 책이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주제와 모두가 생각할 수 있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다.

1부는 우리가 절정으로 달려온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사랑은 지나온 과거가 아니라, 여전히 따뜻하게 남아 있는 추억이라고 말한다. 2부는 어쩌면 한순간 바람이었을 것 같은, 그러나 그 바람 또한 인연이고 사랑이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3부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미지의 그 무엇과 만나고 또 우리 모두가 간직한 마음 속 별에 대해 노래하고 있다. 4부는 먼 추억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이다. 푸른 하늘을 나는 꽃에 대한 이야기이다.

詩를 고체라고 한다면, 『당신이라는 문장을 읽다,』는 고체의 시를 녹이는 역할을 한다. 책 속에 작가의 말은 해설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시에 가깝다. 시를 읽고, 모든 감각을 살려 ‘시’로 답한 것이다. 그래서 독자를 ‘공부’ 시키는 것이 아니라, 시를 제대로 ‘맛’ 볼 수 있게 한다. 시어 하나하나가 가진 고유의 맛을 찾아내어, 맑고 투명한 유리잔에 담아 놓았다.

정훈교는 “한 권의 시집을 해석하겠다고 작정하며 읽는 책이기 보다는, 따뜻한 감성으로 시 한 편 한 편에 흠뻑 젖어 보기를 권한다.”고 했다. “또한 이번 책을 통해 지역 출판사도 좋은 책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개된 시도 시이지만, 정훈교가 찬찬히 써내려간 에세이 또한 문학적인 표현들로 가득하다. “얼기설기 뻗어나가는 철로 위로 아지랑이가 홀로그램처럼 피어오른다. 새의 발자국이 구름이 바싹 찍힐 정도로 마른 대낮. 작열하는 햇볕을 피할 그늘 하나 없는 간이역 앞에서 덩그러니, 혼자가 되었다.”라든가 “자작나무의 발소리가 하얀 그리움에서 연유緣由한 것이라면, 당신은 분명 귀머거리이거나 벙어리일 것이다. 오늘만은 그저 한가로이, 외로움으로 가득 찬 당신의 목울대를 생각한다.” 또 “우리는 누구나 마음 한 곁에 푸른 칼 하나쯤 벼르고 있다,라 쓰고 온통 허공이다,라고 읽는다.”, “사내가 펄펄 끓는 청춘을 염전에 다 바친 것도, 바다가 펄펄 끓는 자신의 몸을 사내에게 온전히 바친 것도, 모두 바람 때문인지도 모른다.” 등등.

외에도 부록으로 담긴 정훈교의 ‘여행에 관한 자선시’ 편에는 신안군 증도, 제주도 우도, 대구 김광석거리, 의성 조문국 사적지를 다룬 시와 에세이를 소개하고 있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저자

정훈교

'모래가흐르는강'내성천에서나고자랐으며,경북대학교경영대학원을졸업(석사)했다.2010년《사람의문학》으로데뷔했으며,저서로시집『또하나의입술』,『난혼자지만,혼밥이좋아』가있다.산문집으로는『하루에도몇번씩썼다지우는,』과시에세이집『당신의감성일기』가있다.현재문학콘텐츠그룹시인보호구역상임대표,제주특별자치도문화협력위원회위원을맡고있다.

목차

제1부_사랑은지지않는다
공광규*3월의안부
길상호*지나가는말
김솔*고백
김태형*달의뒤쪽에대해서는말하는게아니다
김하늘*안단티노
박소란*주소
송재학*입술
유희경*뿌리
윤석정*내마음의뿌리
이선욱*작별
전형철*오늘의독경
정호승*그리운자작나무
최광임*구즉묵집에서는
한보경*뒷덜미

제2부_바람은지지않는다
김성규*만삭(滿朔)
김준현*한줄의현악기
김효연*증인
류근*겨울이와서
문인수*만촌(晩村)
박준*파주
안현미*깊은일
이장욱*표백
이종암*절
이하석*숲
최진*빈들
추종욱*법전의역습

제3부_별은지지않는다
구광렬*間44
김사람*영원을부르는벨칸토창법
김윤이*오전의버스
노미영*소금박물관
박세미*팔자
박현수*가방에손을넣을때
사이토우마리코*비밀
손미*수원
윤동주*태초(太初)의아침
이혜미*목련이자신의극(極)을모르듯이
장승리*호위병들
정한용*벽
허연*가시의시간1

제4부_기억은지지않는다
강성은*아홉개의달이떠있는밤
고영*킥킥,유채꽃
권선희*꽃에대하여
김명기*막걸리집미자씨
김용락*어머니
도종환*꽃씨를거두며
박호민*빨래집게
박후기*멸치
배옥주*글씨
손택수*실버극장
송승언*영원한평화
전세중*빈자리
정훈교*갈수는있어도올수는없는당신

부록_여행에관한자선시

출판사 서평

아직도그리움과사랑을떨치지못한당신에게.

『당신이라는문장을읽다,』는그리움과사랑에관한시에세이집이다.청소년은물론우리모두가“시는너무어렵다”고하는데에대한깊은고민에서출발한시에세이집이다.사랑바람별기억이라는주제로우리가까이서함께할수있는시들을모아엮은책이다.당신이충분히공감할수있는주제와우리모두가생각할수있는이야기로가득채워져있다.

1부는우리가절정으로달려온사랑에대해이야기하고있다.하지만그사랑은지나온과거가아니라,여전히따뜻하게남아있는추억이라고말한다.2부는어쩌면한순간바람이었을것같은,그러나그바람또한인연이고사랑이었음을말해주고있다.3부는눈에보이지않지만,미지의그무엇과만나고또우리모두가간직한마음속별에대해노래하고있다.4부는먼추억에관한이야기이고,꿈에대한이야기이다.푸른하늘을나는꽃에대한이야기를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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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소믈리에가말하다!

이책은시를해석하겠다고작정하며읽는에세이집이아니라,따뜻한감성으로대상에흠뻑젖어보기를권하는감성일기이다.한편한편을시가아닌,한편의이야기라고생각하면,훨씬따뜻하게읽을수있다.시가성가시고귀찮은친구가아니라,일상에서문득문득뛰쳐나와언제든함께우정을나누는좋은친구임을다시한번일깨워준다.

詩를고체라고한다면,『당신이라는문장을읽다,』는고체의시를녹이는역할을한다.책속에작가의말은해설이라기보다는오히려시에가깝다.시를읽고,모든감각을살려‘시’로답한것이다.그래서독자를‘공부’시키는것이아니라,시를제대로‘맛’볼수있게한다.시어하나하나가가진고유의맛을찾아내어,맑고투명한유리잔에담았다.

우리는‘詩’소믈리에가추천하는시를읽으며,그가정성스레마련한‘캐러멜마키아토’같은리뷰를그저천천히마시기만하면된다.

『당신이라는문장을읽다,』는‘시는어렵다’는고정관념을버리고,천천히그리고달콤하게녹아들도록하는마력을지니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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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으로추가

3부.별은지지않는다.

살아있을때피를빼지않은민어의살은붉다살아생전마음대로죽지도못한아버지가혼자살던파주집,어느겨울날연락도없이그집을찾아가면얼굴이붉은아버지가목울대를씰룩여가며막걸리를마시고있었다
-박준시,「파주」전문



‘살아생전마음대로죽지도못한아버지’가민어와오버랩되며더욱쓸쓸하다.대한민국아버지들은격동의세월을거치며,살아남기위해그리고자식때문에그들의청춘을기꺼이바쳤다.그런아버지가붉게물든황혼에혼자파주에살고계셨던것이다.어쩌면아버지의삶전체가종국에는,파주로유배되어온것인지도모르겠다.자신의‘살’을기꺼이내어주고,유폐아닌유폐가된삶이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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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기억은지지않는다.

봄날아침도아니고
여름,가을,겨울,
그런날아침도아닌아침에

빨-간꽃이피어났네,
햇빛이푸른데,

그전날밤에
그전날밤에
모든것이마련되었네,

사랑은뱀과함께
독(毒)은어린꽃과함께.
-윤동주시,「태초(太初)의아침」



오늘아침뉴스는저남쪽바다여수에붉은동백(冬栢)이한창이라고告고한다.생명의잉태와부활의이미지가가득한詩시이다.붉은색은血(피혈)을뜻하기도하는데,봄여름가을겨울그어디에도속하지않을아침에붉은꽃하나피어났다.‘태초(太初)의아침’에핀꽃은하루아침에만들어진꽃이아니다.수많은인고의시간을거쳐오늘아침나와당신을마주하는것이다.이미‘그전날밤’아득한시간을지나오늘에이른것이다.암울한시대를견뎌온꽃일테고,‘사랑’과‘독(毒)’을견뎌온수행의꽃이기도하다.종교적인색채를띠면서동시에역사성을갖고있는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