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수리 옥순씨

덕수리 옥순씨

$15.00
Description
◇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에서 건져 올린 제주 여성의 생애기록
◇ 할머니 옥순씨의 시간을 서사화한 에세이집 『덕수리 옥순씨』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덕수리에서 태어난 옥순 씨의 기억은 오랜 세월 따라 흐르는 바다의 결처럼 이어졌습니다.

한평생 제주의 바람과 돌을 벗 삼아 사신 할머니. 검은 돌담처럼 묵묵히, 억센 바람처럼 강인하게 살아오신 할머니. 앞으로 펼쳐질 모든 이야기에는 옥순 할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삶에서 누구나 길을 잃을 때, 제주의 돌담길을 걸으며 할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이 할머니가 매일 새벽 걸었던 그 길처럼 누군가의 어둠을 밝히는 작은 발자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홉 살, 부모의 이혼으로 할머니 품에 안긴 손녀 고운이. 빨간 승용차가 멀어지던 그날, 귀뚜라미 울음소리만이 가득하던 덕수리 길 위에서 시작된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제주의 한 마을에서 90년을 살아온 할머니와, 그 할머니 곁에서 자란 손녀가 함께 나눈 소소하지만 따뜻한 일상의 기록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할머니와 손녀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말없이 베푸는 사랑이 얼마나 크고 깊은지를 보여주는 감동의 이야기입니다. 겨우 세 가지 재료로 만든 김밥 한 줄에도, 장터에서 고르는 옥돔 한 마리에도, 그 모든 것에 할머니의 사랑이 담겨 있었습니다. 평생 "참아야 한다"며 눈물을 삼켰던 한 여자의 일생. 그러나 그 고된 삶 속에서도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했던 할머니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를 일깨워줍니다.

제주의 바람과 돌담과 바다 냄새가 가득한 이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당신도 덕수리 오일장을 거닐고, 할머니의 지슬 반찬을 맛보며, 마라도의 청보리밭을 걷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깨닫게 될 것입니다. 사랑은 거창한 말이 아니라, 매일 새벽 물을 길어 나르는 것, 손녀를 위해 처음 김밥을 만드는 것, 그런 작은 일상 속에 담겨 있다는 것을.
저자

김고운

김고운작가는제주도에서태어났다.에세이집으로『내가사랑하는사람들에게』를펴낸바있으며,오랫동안사람들의삶과마음을가까이에서만나온상담전문가이다.그는제주에서읽는이가자신의내면을따뜻하게들여다볼수있도록돕는에세이를쓰고있다.

목차

여는글
아홉살인생
재래식화장실의시간
아롱이의숨겨진비밀
용한심방의굿
모슬포오일장
가을소풍
할머니의케키
옥순씨의기억저장소
마라도여행
가족들의편지

출판사 서평

『덕수리옥순씨』는한사람의삶을기록한이야기이자,시간을건너이어진사랑의방식에관한산문이다.이책은제주서귀포시안덕면덕수리에서살아온송옥순할머니의기억을따라가며,한가족의일상속에스며있는삶의결을차분히길어올린다.거창한사건이나극적인서사대신,이책이선택한것은반복되는하루와생활의언어,그리고그안에쌓여온관계의온기다.이야기는어린손녀의시선에서시작된다.도로위에남겨진아홉살의밤,귀뚜라미소리와함께걸어들어간할머니의집,새벽마다물을길어오르던길과지슬반찬이놓인밥상.이책에등장하는장면들은특별함을강조하지않는다.오히려있었던일을있었던순서대로놓아두며,그평범함속에서삶이어떻게이어져왔는지를보여준다.그덕분에독자는감동을요구받기보다,자신의기억과자연스럽게겹쳐읽게된다.

『덕수리옥순씨』에서할머니는상징적인존재가아니다.위대한인물도,교훈을전하는어른도아니다.다만먼저일어나고,먼저걱정하고,말없이곁을지켜온사람으로존재한다.재래식화장실로향하던어둠속길에서손녀의앞을비추던손전등,생일날“케키”를사오라며건네던꾸깃한지폐,장날마다꽃단장을하고나서던모습.이런장면들은인물을미화하지않으면서도,삶의무게와애정을충분히전한다.

이책의중요한미덕중하나는‘음식’과‘길’이반복해서등장한다는점이다.물허벅을이고오르내리던길,오일장으로향하는버스,화장실로가는밤길은모두삶을밖으로이어주는동선이다.반면지슬반찬과김밥,케이크와풀빵이놓인밥상은언제나사람을안으로불러들인다.이두요소가교차하며,삶이하루하루어떻게버텨지고이어졌는지를조용히증명한다.

제주4·3과한국전쟁같은시대의상처역시이책에서는크게말해지지않는다.대신말이줄어든밥상,낮아진목소리,생활속의조심스러움으로드러난다.역사는설명되지않고,생활의결속에스며든다.그방식은이책이끝까지유지하는태도이기도하다.의미를앞세우기보다,축적된시간자체를믿는태도말이다.『덕수리옥순씨』는누군가의삶을통해독자에게질문을던진다.우리는어떤손길속에서자라왔는지,어떤말한마디에다시숨을쉬게되었는지,그리고지금누군가에게그런사람이되어주고있는지.이책은답을제시하지않는다.다만조용히옆에놓여,독자가자신의시간을돌아볼수있도록기다린다.

천천히읽기에좋은책이다.서두르지않을수록문장사이에남은온기가오래머문다.『덕수리옥순씨』는기억을흔들기보다정리하게하는산문이며,한사람의삶을통해우리모두의시간을가만히비추는기록이다.


BOOK소믈리에가말하다!

말하지않음으로써,반복된시간속에서쌓인온기가조용히전해지는책

이책은무엇을말하려들지않는다.다만한사람이어떻게하루를건너왔는지를차분히보여준다.『덕수리옥순씨』에는거창한사건대신반복된생활이있다.새벽에물을길어나르던길,어둠속재래식화장실로향하던밤,장날에맞춰입던옷과버스의흔들림,“케키”라는발음으로남은생일의기억.이야기는특별한장면을강조하지않는다.있었던일을,있었던순서대로놓아둔다.그래서독자는읽는동안감동을요구받기보다자신의기억을조용히겹쳐보게된다.

또한할머니는상징이되지않는다.위대한인물도,기념비적인존재도아니다.다만먼저일어나고,먼저걱정하고,아무말없이손을내미는사람으로곁에있다.이지점이이책에매력인지도모른다.이글의힘은설명이아니라축적에있다.길과밥상,말투와침묵이반복되며,한사람의시간이어떻게쌓여왔는지가자연스럽게드러난다.

제주의역사와시대의흔적도생활의결안에서조용히스며든다.『덕수리옥순씨』는무언가를깨닫게하기보다,잊고지내던감각을다시불러오는책이다.누군가의삶을통해,자신의시간을돌아보게만드는기록이다.조용히읽기에좋은책이다.천천히넘기기에잘견디는문장들이다.

4·3과6·25같은역사적사건역시,지금보다더낮은위치에서다뤄져도좋다.이글의힘은사건을말하는데있지않고,사건이후에도계속된생활의형태를보여주는데있기때문이다.

이런독자에게권합니다
∨제주를배경으로한이야기를찾는독자
∨가족서사를과장없이읽고싶은독자
∨누군가의삶을‘의미’보다‘과정’으로보고싶은독자
∨조용한산문을천천히읽고싶은독자

『덕수리옥순씨』는
읽고나서무엇을느껴야하는지를요구하지않는다.다만한사람의시간이어떤방식으로쌓여왔는지를담담하게보여준다.그점에서이글은기억을흔드는책이아니라,기억을정리할수있게두는책에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