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 탄핵실록 (이러고도 안 잘린다고?)

조선왕조 탄핵실록 (이러고도 안 잘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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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조선시대 왕들은 왜 탄핵당했을까? 무속과 주술, 반성 없는 유흥, 술자리 정치와 측근 비리, 낙하산 인사, 국내외를 막론한 국정 실패 등 20개의 사례로 살펴보는 탄핵 지침서. 조선시대 역사 속에서 찾아낸 탄핵의 팁이 여기에 있다.
저자

이세준

기획하고읽고쓰고편집하고교정하는편집자,에디티스트.고려대학교국어국문학과학사,동양철학과석사수료.공저로『대한민국학교대사전』,『당론서:조선정치편파중계』가있다.

목차

프롤로그어서오세요탄핵의세계에4

WEEK1수신修身“내한몸엉망으로살자”11
DAY01미신에심취하라│인조12
DAY02무속인에게의지하라│선조18
DAY03반성하지마라│양녕대군24
DAY04취한채일하라│세조30
DAY05회식의주인공이되라│세조34

WEEK2제가齊家“집안을엉망으로만들어라”39
DAY06나라보다마누라기분이우선│연산군40
DAY07돈밝히는마누라가최고│광해군46
DAY08무속내조를받으라│인조52
DAY09처가를싸고돌아라│중종56
DAY10낙하산은마누라친구로│숙종64

WEEK3치국治國“국내정치를말아먹어라”69
DAY11못난이보다더못하라│중종70
DAY12궁궐을이전하라│광해군76
DAY13검찰수사로일을키우라│연산군84
DAY14언론을탄압하라│연산군90
DAY15재난앞에무심하라│광해군98

WEEK4평천하平天下“국제관계를말아먹어라”103
DAY16일본과굴욕외교를하라│선조104
DAY17눈치없이외교를하라│인조112
DAY18삥을뜯겨라│인조120
DAY19얻어맞고삥도뜯겨라│인조126
DAY20전정권청산을위해외교현실을무시하라│인조132

부록탄핵수학능력시험139

출판사 서평

지도자는어떻게자리에서쫓겨나는가

광해군은조선의15번째왕이었다.그는왕이되기전에임진왜란을겪었다.임시로책봉된세자이자10대청소년이었던광해군은,함경도의주로피신했던아버지선조를대신해전시내각이었던분조(分朝)를이끌고전쟁을치렀다.임진왜란은일본과조선의전쟁이었지만,명나라가참전하면서국제전의성격을가지게된다.광해군은임진왜란을겪으면서복잡한국제정세에대한감각을몸으로익혔을것이다.이는광해군이후금(훗날청)까지더해지면서더욱복잡해진국제정세속에서도균형외교를펼칠수있었던바탕이되었을것이다.

그러나전쟁영웅이면서외교적성과까지이룩한성군(聖君)이될뻔했던광해군은결국탄핵되었다.외치(外治)에서점수를크게냈지만,내치(內治)에서더많은점수를잃었던것이다.광해군은필요이상으로궁궐을짓고,명분없이새궁궐로이사가는데몰두했다.

임진왜란당시수도한양에있던여러궁궐들이불타없어졌다.따라서수리하거나새로지어야할상황이기는했지만,궁궐신축에대한광해군의집착은심했다.궁궐을짓는태스크포스팀(TFT)이었던궁궐도감(宮闕都監)에서‘현재지나치게비용이많이들어가니,비용을줄이자’는의견을낼정도였다.예나지금이나공무원들은자기부처예산이줄어드는것을제일두려워한다는점에서,임진왜란이후어려워진조선의경제가어느정도였는지짐작할수있다.궁궐도감의간언(諫言)을물리치지못한광해군은궁궐공사를멈추는듯했지만,영건청(營建廳)이라는새TFT를꾸려공사를이어갔다.광해군을왕자리에서몰아낸반정세력은,광해군을탄핵시키는첫번째이유로‘지나치게무리한궁궐공사’를들었다.

이책「조선왕조탄핵실록」은이렇듯왕의자리를끝까지지키지못했거나,탄핵의코앞까지갔던조선시대지도자들의이야기다.


탄핵에이른연산군과광해군,그리고양녕대군
탄핵의코앞까지갔던인조와선조
그에못지않은모습을보여준세조,중종그리고숙종까지

2016년겨울과2017년봄,대한민국은대통령탄핵이라는역사적사건을맞았다.이사건은당시를겪은대부분의시민들에게커다란충격이었다.그러나자질과능력,품격과권위를가지지못한지도자가자리에서내려오는것은당연한일이며,우리현대사의1987년6월항쟁,1960년4ㆍ19혁명모두최고지도자를탄핵한사례였다.

이는민주주의정치체제가아니었던조선시대에도마찬가지였다.연산군과광해군은탄핵당한왕이었고,세종의형이었던양녕대군은탄핵당한세자였다.비록탄핵을당하지는않았지만선조와인조는왕으로써의능력과태도에서모두기준점이하를받았다.퇴근후신하들,공신들,왕족들을모아n차까지이어지는술자리정치를하는것도모자라업무시간에도술을마셨던세조,외척이저지르는비리에적극적으로눈을감아준중종,왕권강화를위해서였다지만명분없는낙하산인사를밀어붙였던숙종에게서도탄핵당한지도자들에게서볼수있는면모가있었다.

「조선왕조탄핵실록」은조선시대왕들이낙제점을받았던20개의사례를모은책이다.선조는중국에서온무속인에게국정운영에대해묻는가하면,실제무속인이주술을행할수있게했다.여기에더해선조는임진왜란이후일본과의굴욕적인외교를밀어붙였다.유흥에빠지다못해마음에드는유부녀를궁으로납치하기까지했던양녕대군은끝까지자신의잘못을반성하지않아세자자리에서쫓겨났다.연산군은언론을탄압했고,정치적인복수에매몰되어수사기관을동원했다.또한연산군과그의후궁장녹수가펼친기행(奇行)은탄핵으로가기에충분한것이었다.국가를경영함에있어중요한파트너여야하는왕의배우자와그친족들이저지르는비리에동조하고,특혜를주는모습도빠질수없다.예를들어중종은자신의처남이었던윤원형의부정축재와비리를적극적으로감쌌다.참담한국정실패,무의미한예산낭비는어떨까?탄핵당한광해군은한양에서발생한대형화재앞에서도궁궐신축공사장을찾는가하면,궁궐공사에쓸돈이부족해지자국방비를유용했다는혐의를받았다.인조는국내정치적인이유로국제정치에실패해정묘호란과병자호란의구실을제공했는데,이과정에서명나라와청나라를향해퍼주기외교를할수밖에없었고,결국재정을파탄냈다.

진심으로탄핵당하고싶은지도자는없을것이다.「조선왕조탄핵실록」에서만날수있는조선시대지도자들도자신들의행동에문제가있다는것을느끼지못했을것이다.오히려탄핵에이르게하는생각과행동이옳다고여기면서밀어붙였을것이다.탄핵당하고싶은지도자가없을것이듯,자신의지도자를탄핵시키고싶은사람도많지않을것이다.그렇기에분명많은이들이‘그것은옳지않다’며끝까지이야기했을것이다.그러나때로는무시하고때로는억압하면서자기행동을정당화했던지도자들이결국탄핵에이르렀다는점을,이책「조선왕조탄핵실록」은말하고있다.


역사책이빠지기쉬운무게감에서벗어나
편집자와함께경쾌한‘역사놀이즐기기’

이책은‘당신이왕(지도자)인데빠르게탄핵당하고싶다면어떻게해야할까?’라는블랙코미디적인질문으로시작했다.질문을던진이는,책을만드는편집자.보통의출판기획이라면관련분야전문가를찾아원고를청탁하고,집필을기다려책을만들기마련이다.그러나이런역사블랙코미디라면컨셉을유지하면서도,빠르게컨텐츠를만드는것이중요했다.따라서독자의코드와호흡하는데익숙한편집자가출간의모든과정을맡는,새로운시도가필요했다.게다가편집자는‘국문학과동양철학을전공하고,반쯤은역사컨텐츠덕후’였다.편집자가기획부터출간까지전과정을직접주도하는새로운방식에도전해보기로했다.

편집자는‘무리한궁궐이전으로탄핵된광해군’이라는아이디어에서출발했다.더많은역사적소스를찾기위해「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연려실기술」과같은1차자료를뒤지고,검증을위해관련논문을정리했다.이렇게조선시대에실제탄핵당한왕들과세자,탄핵당했어도전혀손색이없었을것같은왕들의행적20개가모였다.

20개의컨텐츠를다시수신(修身),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라는성리학적덕목을바탕으로목차화했다.탄핵을당하려면내한몸을어떻게망가뜨리고,집안과나라는어떻게제멋대로다스리며,천하의세력들과실리와명분을모두잃는관계를어떻게맺어야하는지보여주려는유머다.

목차가완성되었으니20개의컨텐츠를하루1개씩일주일에5개,4주동안행할20개의행동으로구체화했다.그리고실제로따라하면서실천할수있는자기계발서혹은수험서형식으로정리했다.이과정에서편집자가모든원고를직접집필했고,자신이쓴원고를교정하며감수하는작업을동시에진행했다.

4주단기속성과정이라는컨셉의마무리는‘자기주도적인학습이가능한연습문제출제’였다.탄핵이라는어려운도전(?)을수행하는데읽고끝내는것만으로는부족하다.문제를풀며복습하는과정이필수다.편집자가출제한20개의연습문제는,본문에소개했던탄핵에이르는20개의팁을다시익히고배우라는마지막유머였다.그러나이미역사속실제탄핵사례를다룬것이니연습문제보다는기출문제에가까운것이었고,이또한독자가스스로문제를풀면서즐길수있는역사컨텐츠로제공되었다.

‘역사에서배운다’는무겁고답답한접근에서벗어나,가볍고경쾌하게‘역사에서논다’는접근.이책「조선왕조탄핵실록」은전공자와전문가의본격적인역사책은아니다.그러나역사컨텐츠,출판컨텐츠가어떻게독자와호흡할수있을지,그호흡의주체로편집자가어떻게활약해볼수있을지에대한실험이다.그리고조선시대에서찾아낸역사컨텐츠가‘2024년현재우리가살고있는세상과어떻게의미있는관계를맺을수있을까’라는질문에정면으로답을해보려는실험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