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의 철학 : 거짓 세상의 파도 위에서 철학으로 중심잡기

거짓말의 철학 : 거짓 세상의 파도 위에서 철학으로 중심잡기

$15.00
Description
당신이 매일 듣는 거짓말, 얼마나 알고 있나요?
나에게 하는 거짓말부터 정치인의 개소리(bullshit)까지
낱낱이 탐구한 솜씨 좋은 철학 에세이.
“탈진실의 시대 한복판에서, 여전히 우리가 진실하고 자유로울 수 있다는 믿음을 간직하고 있는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 《법관의 일》 송민경 변호사/전 서울고등법원 판사
“거짓말에 정직하게 맞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스벤젠은 철학 전통에서 이에 대한 답을 찾으며, 빛나는 사상가들이 남긴 유산에 대해 이해하기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게 해 준다.” - 제프리 코스키, 워싱턴&리대학교 종교학 교수

‘누구나 거짓말한다. 모두가 거짓말을 비난한다.’ 사회심리학 실험에서 사람들이 남에게 하는 말의 25%는 거짓말이다. 상대가 거짓말하는지 아닌지를 제대로 추측할 확률은 54%, 동전 던지기보다 약간 높다. 이래도 당신이 거짓말과 무관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런데 거짓말이란 무엇이며, 왜 사람들은 심지어 자기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기도 할까? 어떤 경우에는 (하얀 거짓말, 정치인의 거짓말 등) 거짓말이 정당화될 수 있을까? 거짓말의 문제들은 철학적으로도 오랜 숙제였으며 지금도 논란을 불러일으킨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철학 교수 라르스 스벤젠은 진실과 거짓이 뒤섞인 진짜 세상 속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플라톤, 칸트, 한나 아렌트와 같은 철학자의 도움을 받아 거짓말이 인간관계, 정치 및 소셜미디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넓고 깊게 조명한다. 결국 저자의 관심은 (뻔뻔한 거짓말보다) 진실이다. 이 책은 거짓이 현실인 세상에서 도적적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사려 깊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저자의 위트 있고 명료한 글솜씨를 즐기는 재미는 덤이다.

저자

라르스스벤젠

노르웨이출신의철학자로서현재노르웨이베르겐대학철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전세계26개국언어로번역된베스트셀러『지루함의철학』을비롯하여『자유를말하다』,『노동이란무엇인가』등다수의저서를발표했다.『권태의철학』,『공포의철학』,『악의철학』,『생물공학에대한비판:인간과도덕,유전자』등많은저작들을선보이면서특히우리삶의일상적실천들을철학적사유의주제와아젠다로확...

목차

한국어판서문
서문

1장.거짓말이란무엇인가
2장.거짓말의윤리
3장.나에게하는거짓말
4장.거짓말과우정
5장.거짓말의정치
6장.우리안의거짓말

참고문헌
감사의말
역자의말
추천사

출판사 서평

거짓말이란무엇인가?빌클린턴은사실을말했지만거짓말을했다.

1998년당시미국대통령빌클린턴은백악관인턴이었던모니카르윈스키와부적절한관계가있었느냐는질문에“부적절한관계는없다.”고답했다.문자그대로해석하면이말은사실이었다.클린턴이이대답을한시점에는그와르윈스키사이에더는부적절한관계가없었기때문이다.(…)그러자기자가대놓고물었다.“과거에이여성과어떠한성관계도갖지않았나요?”클린턴이다시대답했다.“성적관계는없다.그건정확한사실이다.”클린턴은과거의행동을특정해서묻는질문들에꿋꿋이현재시제로대답하는전략을썼다.그의답변은문자그대로는사실이었다.하지만진술의목적은본인도허위임을아는내용을대중에게사실로믿게하려는것이었다.이런점에서그의진술은거짓말로보는것이맞다.
-‘1장.거짓말이란무엇인가’에서

‘거짓말이란무엇일까?’거짓말은진실하지않은말일까?빌클린턴은단지그렇게생각했는지도모른다.하지만거짓말의반대개념은진실(truth)이아니라진실성(truthfulness)이다.바꿔말하면이렇다.내가거짓말하는지여부는내말이참인지거짓인지에달려있지않다.내가내말을참으로믿는지거짓으로믿는지에달려있다.왜그럴까?진실이지만거짓말인경우도있으니까.

내가총리와제1야당당대표가바람을피운다고말한다치자.나는그것이사실이아니라고확신한다.하지만주변사람들이그것을사실로믿기를바란다.이경우설사훗날두사람이(…)실제로불륜관계였음을밝힌다해도,그날의내말은여전히거짓말이다.이때의거짓말은‘진실한거짓말’인셈이다.-‘1장.거짓말이란무엇인가’에서

저자라르스스벤젠은언뜻생각하기에당연해보이는‘진실혹은거짓’이란이분법의오류를충분한이론과다양한예시를들어부숴나간다.‘거짓말이란무엇인가?’란물음에서시작해진실성이없는여러현상들,진실스러운(truthy)신념들만존재하는트루시니스(truthiness),진실에무관심해보이는개소리(bullshit)등을파헤친다.

거짓말에는반드시이유가있다.
어떤이들은상황에따라서거짓말이허용가능하며,심지어필요하다고주장한다.스웨덴계미국인철학자시셀라복의말처럼,진실을말하는데는어떠한정당화도필요하지않은반면거짓말에는반드시이유가있다.적어도자신에게는정당화해야한다.그것을‘하얀거짓말’이라고말하고싶을것이다.하지만이마누엘칸트는이유있는거짓말따위는없으며‘하얀거짓말’이란어불성설이라고했다.칸트에따르면타인의생명을구하기위한거짓말도허용되지않는다.칸트의관점은우리가피해자보다살인마를배려해야한다는말일까?이책의2장에서다루는윤리철학의여러견해에귀기울여볼만하다.살인현장이라는극단적인경우말고도우리는친구,배우자,동료에게‘하얀거짓말’을해야할지고민할순간이꽤자주찾아오니까.예들들어옷차림에대해,저녁식사에대해,사장님의지루하고눈치없는농담에대해어떻게반응하는게좋을까?임종을앞둔부모님께그사실을감추는건?그런데그게정말남을위한거짓말일까?

내가나자신에게거짓말하는것이가능할까?뭐하러그런짓을하는걸까?
“그노티세아우톤(너자신을알라).”고대그리스델포이의아폴론신전입구에새겨져있던말이다.《국부론》의저자인정치경제학자애덤스미스는이렇게말했다.“자기기만은인류의치명적약점이다.인간삶에일어나는혼란의절반은이자기기만에서비롯된다.만약우리가남들의시선에서자신을본다면,다시말해자초지종을모두아는타인이우리를보는시선으로우리자신을바라본다면,스스로마음을바로잡지않을수없다.마음을바꾸지않으면그런시선을견딜수없을테니까.”
자기기만은이해하기어려운현상이다.한가지상황을믿으면서동시에믿지않아야하기때문이다.이런역설적인상황은어째서가능한걸까?철학자중에악명높은거짓말쟁이로판명된장자크루소의사례를보면,그가가장확실히속여넘긴대상은바로자기자신이었다.루소는아이다섯명을태어나는족족보육원에보내며,아이들을위한결정이라고주장하며자신을속이기도했다.

루소처럼심한거짓말쟁이는결국고독해질수밖에없다.
아니나다를까,바로고독이루소의회고록《고독한산책자의몽상》의중심테마다.라르스스벤젠은친구에게하는거짓말에대해‘4장.거짓말과우정’에할애해다뤘다.친구사이의거짓말에대한성찰은연인이나배우자와의관계에도유효하다.가까운사이의거짓말은너그러이용서될까?아니다.신뢰에기반한돈독한관계일수록거짓말의형태를한신뢰위반은심각한배신행위가될수있다.

거짓말쟁이는고독할수밖에없다는플라톤의견해는맞는말이다.우선,사람들은누군가를거짓말쟁이로감지하면그사람을기피한다.사람들은믿음이가는사람들로주위를채우고자한다.거짓말하는사람은믿을수없다.둘째,거짓말쟁이도자신을남들로부터차단한다.남들에게자신의내적자아를숨겨야하기때문이다.-‘4장.거짓말과우정’에서

국가의거짓말을위한변명들,그리고트럼프만거짓말쟁이는아니다.
“우리의통치자들은국민의이익을위해허위와기만을상당히사용할수밖에없다.우리는이런수단의사용이의술의범주에든다고믿는다.”(플라톤)
진실함은칭찬받아마땅하지만,정치에있어서는자신에게유리할경우거짓말하고속일준비를갖추고있어야한다.(마키아벨리,1469~1527)
정치가진실에우선하며,국가는국익을위해서라면거짓말을해도된다.(토머스홉스,1588~1679)
정치는더러운사업이라서그세계에서책임감있게행동하고싶은사람은누구든기꺼이손을더럽힐각오를해야한다.(막스베버,1864~1920)
민주국가의시민은상황에따라거짓말을당할권리가있다.(글렌뉴이,1961~2017)

지미카터는“절대로거짓말하지않겠다.”는공약으로대통령선거에나섰다.카터는적어도상습적거짓말쟁이는아니었지만절대로예외적인존재가되진못했다.‘5장.거짓말의정치’에서정치세계에서거짓말이점하는자리를살펴본다.여기서플라톤,마키아벨리,홉스,베버,아렌트등의사상가들이두루거론된다.역사에서현실정치로눈을돌려대통령임기4년간3만건이넘는거짓주장을일삼은도널드트럼프를중심으로국가수반의거짓말을냉철히따져본다.

그럼에도본능적신뢰는우리가인간이기위한기본요건이다.
“처음부터상대에게도둑질과거짓말의혐의를둔다면삶의영위가힘들어지고,우리의삶은망가지고시들어버릴것이다.”(K.E.뢰그스트루프,1905~1981)
“신뢰는사회에내재하는가장중요한합성력중하나다.”(게오르크지멜,1858~1918)
“말이우리를속인다면모든교류와소통이부서지고,우리가세운정치체의유대가풀려버린다.”(몽테뉴,1533~1592)
“사람들은대체로믿을만하다는것이진실이다.하지만거짓말쟁이는거짓말을함으로써이진실에대한자신의믿음을날린다.또한거짓말쟁이는거짓말을할때마다자신의세상이점점더믿을수없는세상이되는경험을한다.이는좋은삶이라고할수없다.”(라르스스벤젠)

끝으로퀴즈.누구를믿을수있을까?이에대한짧은답은이것이다.OO의경우OO의사람들.

추천사

송민경(《법관의일》변호사)
이솜씨좋은철학에세이를읽는내내존스튜어트밀의《자유론》이떠올랐다.만약밀이이시대에다시태어나《자유론》에서자신이예고한사회의도래(특히트럼프대통령의당선!)를보았다면,바로이런책을쓰지않았을지!이책이우리에게넌지시일깨워주듯이거짓말은의도적기만이라기보다무지의소치에가깝다.거짓말은정확성을기하지않는것,무언가를제대로알지도못하면서별다른검증노력없이믿는것에기인하니까.탈진실의시대한복판에서,여전히우리가진실하고자유로울수있다는믿음을간직하고있는당신에게일독을권하고싶다.

제프리코스키(워싱턴&리대학교종교학교수)
거짓말에정직하게맞서려면어떻게해야할까?스벤젠은철학전통에서이에대한답을찾으며빛나는사상가들이남긴유산에대한쉽고빠른접근을제공한다.위트와재미,명료함은덤이다.그리고거기서끝이아니다.그는거짓이현실인세상에서도덕적으로살아가는데필요한사려깊은조언을아끼지않는다.

퍼블리셔스위클리
철학자스벤젠은거짓과진실에대한이명민한책에서‘평생만성적불신속에사는것보다그냥가끔씩속는게낫다.’고말한다.또한사람들은때로부정직할뿐,상습적거짓말이변칙이라는희망을유지한다.그의성찰은섬세하고,결론은영민하다.그는이것을복잡한학술용어없이해낸다.철학적인독자들은이책에서즐겁고동시에계몽적인생각거리를만나게될것이다.

책속에서

누구나거짓말한다.모두가거짓말을비난한다.우리는거짓말이잘못이라는데동의하면서도거짓말을한다.우리는자신의이익을위해서거짓말한다.실제보다잘나보이고싶거나못나보이기싫어서,유리한위치를점하기위해서,또는곤란과불편을면하기위해서거짓말한다.때로는타인의이익을위해서도거짓말을한다.특히상대가기분상하는일을막기위한거짓말을많이한다.타인을위한거짓말인지자신을위한거짓말인지구분이어려울때도많다.그경우우리는남을위한거짓말이라고생각하길좋아한다.하지만그것조차자신에게하는거짓말일때가많다.-‘서문’에서

진실성의반대말은한가지가아니라셋이다.트루시니스,개소리,거짓말.이책의주된초점은이셋중마지막것을파헤치는것이다.다만거짓말의많은측면이트루시니스와개소리에도해당될수있으며,따라서그것들과도무관하지않다.-‘1장.거짓말이란무엇인가’에서

그런데예수회는여기서만족하지않았다.그들은약속은약속한시점에약속을지킬의도가있었을경우에만구속력을가진다고주장했다.예를들어내가“XX를하겠다고약속합니다.”라고말해놓고몰래혼잣말로이렇게덧붙인다면?“내키면.”그러면나는그약속에서완전히풀려난다.하지만이는납득하기어려운발뺌전략에불과하다.거짓말은용납불가라는원칙을지키기위한고육지책으로고안된것이라지만,사실상거짓말이나다름없기때문이다.-‘2장.거짓말의윤리’에서

누군가에게거짓말하는것은그사람의현실접근을차단하는일이다.착한거짓말,못된거짓말모두에해당되는사항이다.거짓말은상대의자유를박탈한다.거짓말은아무리선의에서비롯된다해도상대가주변이나자신으로부터얻을수있었던통찰을막는다.반면진실은그를자유롭게할수있다.진실은그가인생에서무엇을어떻게바꿔야할지보여줄수있다.때로진실은우리에게고통스럽거나심지어파괴적인결과를부른다.그래도상대가진실을감당하기역부족이라고추정하는것은오만이다.-‘2장.거짓말의윤리’에서

앞서언급했듯거짓말은두가지생각을동시에가져야하기때문에어렵다.즉실상이어떠한지,그리고그것이거짓말과는어떻게다른지따져야한다.하지만자신의거짓말을믿기시작하면머릿속에한가지생각만하면된다.
자기기만이자신에대한기만만은아니다.배우자가실제로바람을피웠고,냉철하게봤을때배우자의불륜을말하는증거들이명백한데도,배우자의결백을믿는경우도있다.이런지식은흡수하는것이너무고통스러워서차라리환상에매달리는것이더편하다.사실이런유형의자기기만도비록간접적이지만자신에대한것이다.타인과자신의관계에대한것이니까.-‘3장.나에게하는거짓말’에서

예컨대미국이베트남전확전의명분으로삼았던통킹만사건이사실은조작이었다는내용을담은미국국방부의기밀문서,이른바펜타곤페이퍼(PentagonPapers)가극비에붙여졌던것은베트콩이베트남전의전황을아는것을막기위해서가아니었다.베트콩이야이미전황을훤히알고있었으니까.그것은미국국민이아는것을막기위해서였다.문서의내용이알려지면반전운동이격화될것이뻔했다.이때의비밀주의는행정부통제가아니라민주적으로통제되어야할대상에관한대중의알권리를차단하는것이었다.-‘5장.거짓말의정치’에서

‘모두가언제나거짓말하는’사회가가능할까?비현실적으로들린다.과장된표현이다.하지만아렌트의요점은이것이다.전체주의사회에서는거짓말이너무나만연해져서어떤것도믿을수없어지고,개인들은현실감각을잃는다.전체주의는사회적공간을허물고,그렇게함으로써사적인것과공적인것의구분도없앤다.아렌트는이것을‘집단적고독(organizedloneliness)’이라부른다.-‘5장.거짓말의정치’에서

자기말이허위라는비판에직면했을때트럼프는자신의주장을입증하는것이아니라대개는비판을제기한사람을아무근거없이믿지못할사람으로몰아가는전략을폈다.즉자기말이틀렸다는비판역시믿을수없으며따라서무효라는식이었다.알다시피이전략은본인의신빙성증진을위한전략이아니다.비판적목소리의신빙성을꺾기위한전략이다.아무도믿을수없다면,《워싱턴포스트》를믿는만큼트럼프도믿을수있지않을까?-‘5장.거짓말의정치’에서

일상의어느평범한날을상상해보자.우리는가족,친구,동료와대화하고,이메일을받고,신문을읽고,TV를보고,가게직원에게주문한다.이과정에서분명히우리는무엇이이렇거나저렇다는막대한양의주장들을접한다.이때특별한경우가아니면,(…)우리는사람들이당연히사실을말하려니생각한다.우리는호시탐탐거짓말로서로를속이려들지않는다.이것이서로에대한우리의일반적인태도다.그렇지않으면사는것이힘들어진다.사람들이대체로부정직하다고가정할경우평범한날이어떻게변할지상상해보라.타인과뭐라도함께도모하는것이거의불가능해진다.-‘6장.우리안의거짓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