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날들의 기쁨과 슬픔 : 줍고 고치고 사고팔며 가끔 나누는 SF 작가의 신기한 중고생활

아끼는 날들의 기쁨과 슬픔 : 줍고 고치고 사고팔며 가끔 나누는 SF 작가의 신기한 중고생활

$15.00
Description
★ 정보라, 곽재식 작가 추천 ★
★ 카카오 브런치북 특별상 출간 ★
★ 중고 거래 외길 20년 SF 소설가의 생활 노하우 대고백! ★

“이건해의 에세이는 다정하다.
그 ‘애씀’과 ‘아낌’이 귀하다.”
정보라, 《저주토끼》 작가

“하루하루의 평범한 시간 속에
삶의 진짜 모습이 드러난다.”
곽재식, 《우주 대전의 끝》 작가

“이렇게 바보 같은 이야기도
‘저러진 말아야지’라는 교훈부터
‘나는 약과구나’라는 위로까지 줄 수 있으리라.”

저자

이건해

작가,번역가.블로그글쓰기1세대로수필,영화리뷰,보드게임리뷰,매거진칼럼등을썼고여행기와보드게임을자가출판함으로써‘없는건내가만들면된다’는신조를공고히했다.2017년하드보일드미스터리소설《심야마장:레드다이아몬드살인사건》으로데뷔한뒤,일본문학과게임을번역하면서다양한글을쓰다2021년황금가지의신체강탈자문학공모전에서SF호러미스터리단편소설〈자애의빛〉으로우수상을받았다.2022년부터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회원작가로활동하는한편,스마트폰등장이전의전자기기에대한수필을모은앤솔러지《한때우리의전부였던》에참여했다.지금도낡은물건들에둘러싸인채,아주오래된습관처럼일기와수필쓰기를계속한다.카카오브런치스토리에연재한‘쓸모는없지만버리기도아까운’으로10회브런치북특별상을수상했다.

목차

여는글

1부.줍거나혹은고치거나
시계약바꾸기와재주에관하여
필요한사람에게선풍기보내기의어려움
쓸모는없지만버리기도아까운
새해와맥북의죽음앞에서서
내가고칠수있으면고쳐야지뭐
신발의수명과관리와나의죗값
아껴쓰려던폰을거의죽일뻔하고
프린터와의전쟁

2부.사고팔기의미학
중고책과하지않는게나은환경보호
십수년전에산농구공을팔아치우며
로봇청소기와공생하는법
그래도,중고거래
패딩을사고파는장인정신

3부.돈쓰는일의어려움
아무슬리퍼나신어도될줄아셨습니까?
새로나온책빌릴까살까난리블루스
식당앞의메뉴판염탐자
돌리면커피와금은보화가나오는맷돌
써야하는돈이보여준동네
좋은선물주기의난해함
그택배는어디로갔을까

4부.아끼는마음으로
에어컨을틀지않아도된다는거짓말
기어서호텔속으로
기어서카페속으로
걷기만으로티끌모아태산을이루겠다는야망
신포도가아닐수있으니유행은따라가볼것
맛있는것찾아먹기를더열심히할걸그랬어
인형에게나를부탁하며
몰려오는아픔이나를괴롭힐때

닫는글

출판사 서평

풍족함만을추구할순없는세상,
줍고고치고사고팔며가끔나누는‘오래된미래’같은이야기들

“온라인서점에서200원이입금되었다.뭐지?무슨이벤트나적립금인가?의아해서내역을확인해보니,중고서적판매정산금이었다.”판매금2,700원에서택배비2,500원을뺀200원.저자에게이번200원은상처가나름대로각별했다.그야말로하등쓸모없는짓을했구나싶어회한마저느꼈다.책상태가안좋으면그럴수도있는법인데가볍게웃어넘길수없는이유는무엇인가?바로이번에판책들은‘굳이주워온것’들이었기때문이다.

저자는컴퓨터를주워와부팅이될때까지손본다.문장으로쓰면지극히간단하지만여간번거로운짓이아니다.“프랑켄슈타인씨가이무덤저무덤을파헤쳐신선한장기를손에넣은다음열심히꿰매고전기충격을가하는것과비슷한짓이다.심지어십중팔구멀쩡한결과물이나오지않는것까지똑같다.”

(역시주워온)로봇청소기를뜻대로사용하기위해분투하는저자의모습은과거에쓰여진근미래SF라고해도과언이아니다.SF에서대개그렇듯이책에등장하는로봇청소기는인간적이다.“만사마음대로되는게없고상대에딱맞춰주지않는다는점”에서.이렇게정이든로봇청소기앞에새로주워온로봇청소기가등장했으니,과연그들의운명은…

요즘은전자제품이고장나면공식서비스센터에서도잘고쳐주지않고새것을사라고유도하려드니,저자는사설수리점과셀프수리의기나긴여정에서자주고뇌하고좌절한다.(영화‘애프터양’의주요모티브다.)이렇듯저자이건해는“아무리품이들어도내가해서아낄수있는돈이라면아끼는것을미덕”으로삼아산다.그러자니몸이고단해지기도하고부끄럽다는감정을느끼기도한다.

미스터리소설『심야마장』(2017)으로데뷔했고,SF단편〈자애의빛〉으로황금가지문학공모전우수상을받은이건해작가는,블로그1세대로오랫동안본업외의다양한글을써왔다.그의글은『월간에세이』에도실리고,인기팟캐스트‘조용한생활(슬퍼지려하기전에)’에서김혜리/이슬아작가를배꼽잡게도하고,스마트폰등장이전의전자기기에대한수필앤솔러지『한때우리의전부였던』에도수록되었다.그가아주오래된습관처럼쓰는일기와수필은종종카카오‘브런치스토리’라는플랫폼에올라온다.이책『아끼는날들의기쁨과슬픔』은브런치북경쟁부문에출품된8,150여편(역대최대규모)중특별상을수상한원고를개정증보해출간한도서로,이건해작가의첫에세이집이다.

남겨진물건에는복이있다
사실은아니더라도믿으면아름다운말

길에버려진물건조차아깝고마음이쓰이는(사용하는물건은오죽하겠는가)저자의일상은합리적이며철저하지만자주고단한모습이라‘저러진말아야지’하는교훈을얻기도하고‘나는약과구나’하며위로를받기도한다.손목시계약을바꾸는방법을배울수도있고중고거래에포함된택배노동의이면을들여다보며우리사회를성찰해보게도된다.실용적이면서도생각거리를던진다.

저성장,기후위기,빈부격차,인구소멸…세상이돌아가는모습을보면풍족한미래를마냥기대해선안될것같다.당근마켓의유행으로중고거래가새삼주목받는요즘이기도하다.『아끼는날들의기쁨과슬픔』은이미아주보편적인삶의풍경이기도하다.이런풍경들,

─나는그선량해보이는판매자,정확히는판매자의남편의도움을받아모니터를내가챙겨간뽁뽁이로감아서쇼핑백에넣고,10만원을송금하고집으로돌아왔다.20분정도가걸렸다.5킬로그램이나나가는거대한취급주의물품을한팔로들고오기가쉽지않았다.10분쯤걸은뒤에는아예모니터를품에안듯이두손으로들어야했다.방에돌아오니얼굴에땀이줄줄흘렀다.성냥팔이소녀가성냥이아니라모니터를팔았으면얼어죽진않았겠구나싶었다.-‘여는글:남겨진물건에는복이있나니’중에서

─어떤작업이든눈에드러난부분은아주쉬워보이더라도그이면에어떤밑준비가필요할지모른다는것을생각하면남이하는일을보고‘그까짓거나도하겠다.’같은말은쉽게할수없게된다.이것이바로손목시계배터리를직접교체하면서내가얻은소소한교훈이다.-‘시계약바꾸기와재주에관하여’중에서

─동네중고거래가활성화된덕분에……쇼핑백같은걸들고누군가를만나면서굉장히반가워하는모습을종종보게된다.요즘세상에생판모르는남을만나면서그렇게반기는모습이또있을까?별호들갑이라거나어차피잠깐거래만하고헤어질사이인데그렇게까지감정교류를하고싶지않다고생각할수도있겠지만,이정도로짧고간단한교류도갈라진땅에떨어지는단비가되기도한다.금문교에자살하러가던사람중에누군가한명이라도내게미소지어준다면돌아가겠다고결심한사람도있다지않은가.-‘그래도,중고거래’중에서

오래쓴물건이고장나면일단고쳐본다.안쓰는물건은팔까,누구줄사람이없을까생각한다.버려진물건이라도필요하다면일단고민한다.식당에가면500원비싼밥을먹어도될까자문하곤한다.

그렇게하루하루열심히관리하는우리의삶에복이있기를.

추천사

『아끼는날들의기쁨과슬픔』은물건을통한관계맺기의기록이다.이건해의에세이속에서전자제품을포함한현대의생활용품들은저자자신의과거와현재를증명하고정리하고,낯선이들혹은친숙한사람들과의관계맺기를표상한다.그래서이건해의에세이는다정하다.물건을아끼고고쳐쓰고소중히다루는이유는저자가단언하듯이돈이부족하기때문만이아니다.이건해는자신을둘러싼세상과그세상속의모든존재를기본적으로소중하게대한다.오래된관계를아끼고사랑하고처음보는낡은물건안에서도가치를발견하거나혹은발견하려애쓴다.그‘애씀’과‘아낌’이귀하다.거기에공감해서나도내가아끼는물건들,아꼈던물건들,소중한관계들을다시돌아보게된다.이책을읽고나도시계배터리가는법을배우고싶어졌지만……아끼는시계를망가뜨리지않기위해참으려한다.
-정보라(『저주토끼』작가/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대표)

인생은어떤글에있는가?쏟아지는소설과수기를보다보면다들충격적이고거창한이야기를하기위한경쟁을한다는생각이들때가있다.그런이야기가너무많아지다보면오히려비슷비슷해지고지루해질때도있다.엄청난사건,금기라고생각한소재를들이미는것.비슷비슷하게엄청난사건이터지고비슷비슷한방식으로금기를깨려고하니까.나는진짜삶은그런곳에있지않다고생각한다.오히려하루하루의평범한시간속에삶의진짜모습이드러난다.낡은물건을보며언제새것을살지고민하고,중고물품을사면서얼마나돈을절약할수있을지궁리하는이야기속에현대인의생활과고민이드러나고한국인의장점과단점이돋보인다.이책은바로그런이야기를하는책이다.누구나공감할수있는삶의가장평범한순간순간,물건을구하고사용하고버리는이야기가평화롭게가라앉은필치를따라부드럽게가지각색으로흘러간다.읽다보면편안한감상속에서잠시쉬는느낌이들기도하는데,그러면서도어떤진지한조사보고서못지않게2023년현재삶의모습을잘드러내지적한다.그리고그느낌과지적속에서자연스레현대의삶속에필요한여러고민과질문을밝히는이야기다.인생이어느정도잘들어있는글이다.
-곽재식(『우주대전의끝』작가/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