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 키친 : 농장 공장 주방

모던 키친 : 농장 공장 주방

$22.00
Description
“무엇이 좋은 것인가?
배달앱 화면 뒤의 혁신과 노력을 보라.”
쉽게 배달시키고 편하게 먹는 세계의 안쪽
- 2년간 40여 곳의 식품공장, 식당 주방, 농업 현장 등을 취재한 ‘K-푸드 생태계’ 탐사기
- F&B 직업인과 경영인의 경험과 통찰을 20만 자 230장의 사진으로 472쪽 한 권에
- 《요즘 브랜드》의 라이프스타일 저널 에디터 박찬용 신작 논픽션

우리가 쉽게 배달시켜 편하게 먹는 데에는 비밀과 이유가 있다. 《모던 키친》은 농장과 공장과 주방에서 음식이 만들어져 모든 세상과 연결되는 모습을 탐구한 책이다. 저자는 《에스콰이어》, 매거진 《B》와 《F》를 거친 15년 경력 라이프스타일 저널리스트 박찬용(현 《아레나》 피처 디렉터)이다. 그가 “이런 걸 만들고 싶어서 에디터 일을 시작했다.”고 밝힐 만큼 애정과 열정을 다해 취재했다. 함께한 사진가들도 주목할 만하다. 뉴진스, BTS 등 K-팝 스타 및 독일 《자이트》 매거진 작업의 송시영을 비롯해 표기식과 신동훈은 프로 사진가이자 작가다. 건축 프로젝트로 유명한 최용준의 식품공장을 비롯해 이 책의 이미지들은 상상 이상이다. (현장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느껴지는 아름다움이다.)
이 책의 이야기는 예상을 뛰어넘는다. 21세기 한국인의 밥솥은 빠르게 충북 진천으로 이동 중이라는 사실, 귀농자와 외국인이 농업의 세계를 바꾸고 있는 현실, 인천 중국집이 배달비를 받지 않는 이유, 《모던 키친》은 평평한 배달앱 화면 뒤의 복잡하고 흥미로운 안쪽을 비춘다.
우리는 평생 먹으며 살아가고, 많은 사람들이 음식을 매일 혹은 때때로 직접 조리한다. 그래서 모든 공장과 농장은 익숙하면서도 신선한 곳이다. 어느 정도는 주방이라는 면에서 익숙하고, 그 점을 빼면 모든 게 다르기 때문에 신선하다. 《모던 키친》을 통해 익숙한 게 신선해 보이고, 신선한 현장에서 익숙한 요소를 찾아내는 경험을 하게 되길 바란다. 농장과 공장과 주방이 세상과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결국 당신에게 이어진다는 걸 알게 되면 오늘 점심의 식당과 근처 편의점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저자

박찬용

잡지에디터,저자.1983년부산에서태어나서울에서자랐다.서강대학교영미어문학과를졸업하고2009년부터한국의라이프스타일잡지업계에서일했다.《에스콰이어》,《젠틀맨》등남성잡지에서경력의대부분을보냈다.《크로노스》에서일하며시계를배웠다.매거진《B》,《F》등디자인에이전시에서발행하는프로젝트를진행했다.요기요,코오롱,현대백화점,아모레퍼시픽,국토교통부등과콘텐츠제작,브랜딩전략,홍보자문등의업무를수행했다.《요즘브랜드》,《첫집연대기》등을냈다.2023년10월현재《아레나옴므플러스》피처디렉터다.

목차

들어가며-주방속으로

1.거대한주방식품공장
즉석밥:21세기한국인의밥솥
종이컵:우리는이곳의종이컵을벗어날수없다
요거트:요거트뒤에있는사람들
만두:만두의탄생
라면:면의요정이보내온편지
커피:커피공장의품위
초콜릿:초콜릿은언제나
아이스크림:아이스크림공장의유미와효립이
명란:동아시아의캐비어가태어나는곳
얼음:가장독특한공장

2.새로움과배움의주방식품연구소·교육원
도넛:어둠속의달콤한냄새
피자:피자학교에가다
프레즐:프레즐은어떻게만들어질까?
치즈:치즈하면떠오르는그곳
치킨:당신은굽는타입입니까?

3.프로의주방식당
카레:카레한그릇에담긴것들
타코:이태원과신촌의타코
햄버거:버거를만드는데이렇게까지
치킨:치킨과음악
만두:만두의도시부산
돈까스:그돈까스가게들의비밀
중국집:면따라길따라

4.달콤한주방떡집과빵집
떡:세상의모든아침의떡
케이크:빙빙돌아가는성탄케이크처럼
식삥:새벽의식빵,오후의식빵

5.살아있는주방농장
딸기:21세기딸기의맛
포도:포도익는계절
미나리:미나리마을사람들
밤:어느깊은산속의밤
인도어팜:LED나라의농장
당근:제주왔으면당근한번뽑아봐야지
감귤:모던감귤
문어:문어취재갔다가무너진사연
와사비:꿈이현실이되기까지

주석
오늘의모던키친
주방밖의브랜드와몇가지이야기들
나가는말
사진송시영,표기식,최용준,신동훈

출판사 서평

작가의말

현장에있는사람들은모두각자의원칙과신념에따라그날치의음식을열심히만들고있었다.최첨단공장에서도오래된부엌에서도.그이유가대단한본질이나상식때문도아니었다.그들은그저하루의일을성실히하고있을뿐이었다.그런분들을보면서내가많이배웠다.현실의한복판에서도발전할수있다는사실을,대단한일들을하고있는사람들은오히려자기의대단함을말할여력이없다는사실을,무엇보다세상어딘가의주방과그곳에서일하는사람들덕에우리가언제어디서나안전하고맛있는음식을먹을수있는거라는사실을.

책속에서

여기서만나고알게된이야기덕에나는공장과주방과농장이모든세상과연결되어있다는사실도깨닫게되었다.현대사회에서떡집이왜아직도아침부터문을여는지,달라진현대인의식생활은떠먹는요구르트시장을어떻게바꾸는지,우리가무심코사먹는햇반이어떤하이테크의산물인지,값비싼문어를위해누군가가바다위에서어떤일을하며그경험을일반인이해보면어떻게되는지,앞으로이어질이야기를통해알수있을것이다.
---p.10,「서문‘주방속으로’」중에서

밥을만드는공정자체에서사람이하는일은없다.모든일은기계가한다.빈햇반그릇의포장을까는일부터다만들어진햇반을물류창고로들여보내는일까지.이건생산성의문제인동시에위생의문제이기도하다.특히포장지를밀봉하는포장실은한결더예민해서이곳에만수술실수준의헤파필터와포장실전용로봇팔이따로설치된다.이만큼효율적이고깨끗한공장안에서만들수있는햇반은하루에90만개에이른다.햇반공장이자리한충북진천의인구가약8만7천명이다.진천군민1인당열개씩받아갈수있는양을하루에만들수있다.
---p.24,「1장‘거대한주방-식품공장’」중에서

반죽은평평한데왜면은꼬불꼬불할까?튀길때꼬불해질까?아니다.그렇게치면감자튀김이어떻게일자겠나.우리가꼬불해지는건제면과정에서부터다.반죽이들어가는롤러가있고나가는롤러가있다.그두개의롤러의속도차이를주면우리의모습이꼬불꼬불해진다.속도차이를통해꼬불거리는정도도조절할수있다.신기하지?안신기하다고?다들호기심이별로없구만.아무튼우리는여기서모습을갖춘후어딘가로떨어진다.거기뭐가있냐고?
---p.68,「1장‘거대한주방-식품공장’」중에서

오늘찾은곳은지금까지찾은식품공장중가장독특한공장이다.우리는이것을먹지만이걸식품이라고해야할지도모르겠다.이곳은대규모식품공장인데도딱하나의재료만쓰고,식품공장인데도1년에3개월은가동하지않는다.얼핏들으면이걸만드는데노하우가있으려나싶으면서도실제로가서보니역시또대단한노하우가있었다.우리가찾은곳은춘천당림리에있는풀무원얼음공장이다.
---p.127,「1장‘거대한주방-식품공장’」중에서

어찌보면와인과같다.와인의재료인포도의맛이테루아에좌우되듯치즈의재료인원유의맛은결국젖소의사육환경에따라변한다.그원유에어떤유산균을첨가하고어떤숙성을시켜서맛을결정하는요소는무엇일까?환경?위도나경도?값비싼시설?다아니다.생산자의입맛이다.변수는무한하기때문에생산자가상황에맞추어어떤맛을추구하는지가중요하다.그결과한국의치즈는서양의치즈보다짠맛이덜해진다.한국우유와서양우유의지방함량이다르고,한국인이서양인보다덜짜게먹기때문이다.
---p.187,「2장‘새로움과배움의주방-식품연구소/교육원’」중에서

“중국사람들이오래버티고한국사람들은오래못버텨요.”세명중유일하게한국어를하는남자가말했다.그역시화교고,중국어를할줄알아서이일을시작했고,전에는다른일을했으며,이름을밝히지는말라고했다.그럼,뭐라고불러야할까요.물었더니그는면장이라는호칭을알려주었다.그가면을뽑기때문이었다.보통중국집에서도면을뽑는다.마케팅때문이아니라효율을위해서.면상태로된걸보존하느니제면기를하나두고주문이들어오면1인분을뽑는게빠르다.촬영을위해간짜장을부탁드리자조리사와면장2인조가함께움직였다.조리사는짜장40인분을다만들고바로씻어서깨끗해진웍위에다시한번양파한바가지를붓고볶기시작했다.
---p.275,「3장‘프로의주방-식당’」중에서

“늘3시에일어나요.”속사정을듣고이들의침묵을이해했다.2인조의침묵은무뚝뚝함이아니라에너지보존이었다.떡집은고된일이다.새벽부터떡을찌고쇼케이스를채우면출근하는직장인들이떡을사서나간다.비는시간에는명절에집중적으로나가는송편을미리빚어둔다.그렇게시지프스의바위같은떡집의하루가간다.10시쯤주무시고3시쯤일어나는하루가끝없이반복된다.너무조금주무시는거아니냐고물었다.“그래서우리는늘닭처럼졸아요.”라는대답이돌아왔다.
---p.294,「4장‘달콤한주방-떡집과빵집’」중에서

청도미나리는맛뿐아니라앞으로의삶에도교훈을준다.일의모든영역에서사람의역할이줄어들고,전국의지자체가인구소멸을걱정하는시대다.그사이에서벽촌에가까운청도의어느마을이다른것도아닌미나리로전국단위의인지도를얻었다.중요한건시대가아니라시대를대하는인간의태도와노력아닐까.그증거중하나는김성기의손이었다.그의손톱과손가락마디마다흙이껴있었다.평생진흙을만진흔적이었다.
---p.364,「5장‘살아있는주방-농장’」중에서

“돌아갈까요?”김귀봉이신사적으로물었다.처음엔거절했다.조업에방해가될순없다.우리의조업도중요했다.문어낚시사진을얻고싶었다.그런데파도가높아졌다.배는계속빙빙돌았다.어느새사진가신동훈도내옆에쓰러지듯앉았다.이런상황에서배를몰고낚시도구를던지는김귀봉은바다의신사가아니라바다의신처럼보였다.김귀봉은우리가작동불능상태임을아는듯했다.그는낚시도구를몇개더던지고한번더물었다.“돌아갈까요?”
---p.425,「5장‘살아있는주방?농장’」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