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

할머니와 나의 이어달리기

$12.00
Description
여자답거나 남자답기보다 ‘나’답게 살고 싶은 할머니와 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이야기
초등학생을 위한 창작 동화 시리즈 〈우리학교 상상 도서관〉의 두 번째 작품. 할머니, 엄마, 나 그리고 많은 사람이 겪었을 폭력인 줄 몰랐던 폭력과 ‘나다움’에 관한 이야기가 솔직하고도 유쾌하게 펼쳐진다.

눈썹이 없는 게 콤플렉스인 혜지는 돌아가신 줄 알았던 할머니가 살아 계신다는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되고, 어떻게든 할머니의 비밀을 파헤치겠다고 다짐한다. 자꾸 눈썹을 그리라고 강요하는 준호가 자기를 좋아하는 건지 협박하는 건지 알 수 없는 혜지 앞에 할머니의 과거와 현재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준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 때문에 혜지는 점점 두려워지는데…….
과연 혜지는 할머니의 진실과 자신의 문제를 똑바로 마주할 수 있을까?
저자

이선주

이야기의힘을믿으며아동청소년문학을쓰고있습니다.청소년소설『창밖의아이들』로제5회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대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습니다.
지은책으로는동화『그냥베티』,청소년소설『맹탐정고민상담소』『띠링!메일이왔습니다』『열다섯,그럴나이』(공저)등이있습니다.『할머니와나의이어달리기』가세상과자신의관계를고민하는아이들에게힘이되길바랍니다.

목차

1부/할머니는어디에
2부/우리는어디로
에필로그/달리기왕할머니에게

출판사 서평

숨기고싶은것과알고싶은것,
그사이를오가는아이의고군분투

외모가꾸기에관심이많아다이어트나화장을하는어린이들의모습이그리낯설지않은요즘이다.미디어의발달로인터넷과스마트폰을활발히사용하면서,드라마나영화에등장하는배우들과화려한조명아래시선을사로잡는아이돌가수들,개성있는유튜버들이국내외로큰인기를얻고있다.그들의화장법을따라하는등겉모습을동경하는사람들또한어마어마하게늘어나,이른바‘K-뷰티’라는이름으로우리나라의미용산업이주목받기도한다.어린이들또한그영향아래놓여있다.어린이전용메이크업브랜드가등장했고,이미2017년에미국경제지에서는우리나라의어린이립스틱판매량이전년대비549%증가했다는결과를발표하기도했다.이제‘키즈뷰티’는하나의문화로자리를잡아가는모습이다.

『할머니와나의이어달리기』에등장하는주인공혜지또한외모꾸미기에관심이많은5학년아이다.날씬하고예쁜겉모습을유지하는것이‘자기관리’라생각하고,그래서직업은멀쩡하지만외모를꾸미지않는고모가실망스럽기만하다.흐릿한눈썹이콤플렉스라열심히눈썹을그려보지만쉽지만은않은혜지의눈에‘메이크업아티스트’가꿈인주영이의메이크업실력은완벽그자체다.아침밥을포기할정도로눈썹그리기에열심인혜지에게어느날부터마음에걸리는두가지가생겨난다.하나는지금까지돌아가신줄알았던할머니가살아있었다는어마어마한사실이고,또하나는같은반친구준호의행동이다.눈썹이없어서‘모나리자’라고놀리는것까지는참을만한데,준호는자꾸혜지에게눈썹을그리고오라고강요하기시작한다.어느새혜지의눈썹은개인의콤플렉스가아닌이기고지는심각한문제가되어버린다.숨기고싶은콤플렉스와밝히고싶은진실사이에서혜지는점점더혼란스러워진다.

내가원하는건
정말로‘내’가원하는것일까?

‘투머치토커’가별명일정도로말도많고호기심도많은혜지는진실을숨기기에만급급한어른들에게묻기보다직접할머니의비밀을파헤치기시작한다.왜가족들이그동안할머니를숨길수밖에없었는지,할머니가살아있다면어떤모습일지궁금하기만한혜지는고모의집에서결정적인단서를발견하고,진실을향해한걸음더다가선다.그와동시에혜지를향한준호의압박은더해만간다.눈썹을그릴시간에아빠가차려주는맛있는아침밥을먹고싶은혜지는앞으로도계속눈썹을그려야할지고민하기시작한다.놀림받는게싫으니까,준호눈에보기좋으라고(사실은준호가조금무서우니까)눈썹을그려야하는것인지쉽게결정하지못해혜지는답답하기만하다.자신을둘러싼압박속에서점점더말을잃고두려움을쌓아가는혜지앞으로,자유를찾기위해서집밖으로달려나간할머니의진실이더욱고개를내민다.

혼란의소용돌이속을걷는혜지의발걸음을따라가면서,독자들또한혜지와같은고민을하게될것이다.반드시그래야할것만같아서눈썹을그리는혜지와비슷한경험을했거나하고있을지도모른다.누가정했는지도확실하지않은사회적인기준이나시선에얽매여,스스로의선택인지아니면편견이주는압박에짓눌려이루어진선택인지돌아보지않고,자신이진짜원하는것이나추구하고자하는가치는뒤로미뤄둔채,오늘도많은사람이남들의눈을의식하며하루를시작한다.『할머니와나의이어달리기』는그모두에게질문을건넨다.우리가좇고있는가치가정말스스로원하는것인지,자신에게쏟아지는사회적인편견이나역할에대한기대가바람직하다고생각하는지.그리고지금이순간,진정으로행복한지말이다.

결코끝나지않은,그러나
힘겹지않을우리의이어달리기

더욱알수없는준호의행동들을보며혜지는더깊은혼란속으로빠져든다.그과정에서다행스럽게도혜지의편에서는친구가생긴다.초아는준호가혜지의눈썹을놀려댈때마다늘준호에게맞서고,혜지가할머니의진실을향해걸어갈때도곁을지킨다.한때는으르렁대는사이였던초아에게어느새의지하면서,혜지는같이목소리를내주는사람이있다는것만으로도얼마나큰힘이되는지를깊이깨닫는다.눈썹을그리지않았다는사실하나만으로공개적인조롱을당하기까지한혜지는큰충격과공포에빠지지만,그모든것을‘외모에민감한여자애가놀림당해속상해하는일’정도로여기는준호와아빠를포함한어른들을보며막막함을느끼기도한다.그리고자유를억압당하며살다결국자식들을뒤로한채집을나갔던할머니를떠올린다.할머니가가족으로부터자취를감추었던때와혜지가혼란을겪고있는현재사이에는시간적인격차가크고,겪은일또한다르지만,알수없는동질감을느낀혜지는직접할머니를만나겠다고결심한다.

원망과미움을각오하고자신의삶을되찾기위해집을떠나간할머니.그리고외모를꾸미지않았다는이유로위협과조롱을받으며혼란스러워하는혜지.둘에게는자신들의의사와상관없이다른누군가가원하는태도나행동을보이도록폭력적으로강요당했다는공통점이있다.또한혜지의할머니는여자라는이유로자유를억압하는가부장적인폭력을,혜지는언어와시선의폭력을경험하며잊지못할상처를입기도했다.혜지는준호때문에전학을갈수밖에없었던윤아와,젊은시절겪었던두려움을털어놓는엄마를통해비슷한경험을한사람이둘뿐이아님을알게된다.할머니로부터오늘의혜지에이르기까지이어달리기가계속되고있지만,할머니의삶을알게된혜지는그저두려움에떨지만은않는다.자신이결코혼자가아님을알게되었기때문이다.

어쩌면스스로알아채지못한채이어달리기를함께하고있을우리들에게,『할머니와나의이어달리기』는수많은질문을던진다.‘나또한누군가의기대나사회적인시선에어긋나지않기위해스스로를억누르고속이고있는것은아닐까?나도모르는사이에폭력에휘둘리고있지는않을까?아니면내가누군가에게강요나억압을하고있지는않을까?’그모든질문은이제막세상을알아가는아이들에게꼭필요하며,인생에서도아주중요한질문일것이다.끝나지않은이어달리기를함께하는우리들에게,이작품은현실을똑바로마주할수있는용기와혼자가아니라는따스한위로를선물한다.
이제달리기를잘하는할머니와아주용감한손녀가달려나갈것이다.진정한‘나다움’을고민하며책을펼치는독자들에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