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아빠의 탄생 (삼인삼색, 아빠들의 육아(育兒) 육아(育我) 분투기)

다른 아빠의 탄생 (삼인삼색, 아빠들의 육아(育兒) 육아(育我) 분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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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빠로서는 점점 어깨의 힘을 빼게 되고 인간으로서는 조금씩 성숙해 가는
다 큰 남자들의 네버엔딩 성장 스토리!
“결혼을 안 했어도 혼자 재밌게 살았을” 세 명의 남자들의 인생에 어쨌거나 생겨 버린 결정적 변수, 아이! 나를 닮긴 했지만 ‘나’는 아니요, ‘남’은 더더욱 아닌 낯선 존재를 만나 아빠가 되어 가는 과정에서 겪은 고군분투와 좌충우돌을 세 명의 아빠가 각자의 개성대로 풀어낸 에세이이자 성장담. “돈 버는 일을 하고 싶지는 않았고, 아이를 키우는 것은 ‘하고 싶다’ 정도는 아니어도 ‘하기 싫다’도” 아니었기에 멋모르고(!) 주양육자를 자처한 아빠, 비교적 자유로운 직업적 특성을 이용해서 엄마의 육아휴직 배턴을 이어받아 육아를 맡게 된 아빠, 돈 버는 일에만 매진하다 ‘아빠와 놀고 싶다’는 아들의 절규로 깨달음을 얻고 뒤늦게 육아를 분담하게 된 아빠. 육아의 계기와 방식은 저마다 달라도,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민낯과 바닥을 성찰하게 된 이 아빠들은 육아(育兒)가 곧, 자신을 기르는 ‘육아’(育我)였음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엄마/아빠, 돌봄노동/임노동의 경계가 흔들리며 이들이 자신의 일상을 뚜벅뚜벅 지키며 걸어감으로써 그 경계에는 작지만 의미있는 균열이 생겨난다. 이 균열이 이들을 새로운 일, 새로운 가족의 길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 매번 ‘다른 아빠’의 탄생을 겪어 가면서.
저자

우자룡

선천적으로 소심하고 겁 많지만 허세 가득하게 40여 년을 살아온 아빠. 별 반항 없이 온순하게 살아왔지만 남편이자 아빠가 된 후 사춘기적 반항이 시작되었다. 강사 일이 세상에서 가장 쓸모없는 일이라 투덜대며, 학생들의 대입 수시 전형을 돕는 일로 비루하게 밥벌이를 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세 가족 모두가 어떻게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하며 나를 억압하고 있는 것들에 대한 반항을 즐기고자 한다.

목차

서문 _ 다른 아빠들의 업그레이드 된 탄생을 기다리며(이희경)

정승연_아빠는 딸을 기르고, 딸은 아빠를 기르고

사진으로 보는 아빠 이야기

1. 아빠인 나, 그리고 나의 아버지 이야기
나, 그러니까 이 아빠, 취미형 인간┃이럴 줄 알았더라면…┃아빠는 어떻게 아빠가 되는가┃
아빠의 아버지, 다정하지만 어딘지 냉정한┃나의 아버지는 택시 운전사┃너는 ‘명실상부한 교양인’이 되거라┃
아버지가 원했던 삶

2. 아빠가 되었다, 다른 삶이 주어졌다
늙은 소년은 정든 집을 떠난다┃아기가 온다, 딸이 왔다┃인생의 신조, ‘진인사대처명하니 처하태평이라’┃
아빠가 되기는 되었다

3. 육아(育兒)가 곧 육아(育我)
나는 육아하는 아빠다┃육아와 본전 생각┃육아 때문에 잃은 것, 덕분에 얻은 것┃‘육아’는 사실 나[我]를 기르는 일┃
나는 어떤 아빠가 되고 싶은가

4. 남편이 되고서야 보이는 것들
부부는 무엇으로 사는가?┃아내는 어떤 사람인가?┃나는 어떤 사람인가?┃그런 나는 왜 ‘남편’의 길을 택했나?

5. 공짜로 아빠가 되는 건 아니다
어떻게 불쾌함을 다룰 것인가┃불쾌함은 어떻게 희열이 되는가┃아이를 돌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들

6. 아빠가 해온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나는 출판사에 다니며 아이를 본다┃첫번째 직업이 이렇게 중요합니다┃이제 무얼하며 살 것인가┃우리 아빠의 일

7. 아무것도 갚지 않아도 되는 아빠
‘아빠’가 된다는 것┃‘즐거움의 지옥’에서 육아로┃육아가 나를 자유케 하였다?┃아마도 이런 아빠

진성일_아이, 주위를 맴도는 사이

사진으로 보는 아빠 이야기

1. 그와 그의 아버지의 무인도
구멍가게 평상 위 나의 이야기

2. 애 낳았다고 아빠가 되더냐
계획적으로 아빠 되기┃환하거나 혹은 생생해지는 기억들┃육아의 공유 불가능성┃재현의 현장에 서다┃
아빠가 되기 위한 조건

3. 같이 사는 집, 함께 노는 아이
논이 있는 아파트┃아빠는 놀이터를 배회한다┃집 짓고 같이 살까┃낯설지만 일반적인 경험┃알아서 놀 수 있는 관계┃
아이를 키우는 태도

4. 나를 이끌어 주는 선발투수
‘갑분싸’ 사건의 전말┃디테일이 다른 우리┃그래도 다시 일상 나누기

5. 그저 지구 주위를 맴도는 달
나와 닮은꼴 찾기┃어디서 감히, 버릇없이┃육아와 우주의 원리, 거리 두기

6. 천직 대신 천 개의 직업으로
직업 유전자┃마지막 직업┃목표 없는 직업┃본업이 아니라서 재밌는┃직업의 경계

7. 그런 ‘아빠’에 대한 욕심
분노의 오뎅볶음┃엄마와 아빠 사이┃내 품의 경계

우자룡 아이, 아내, 나 모두의 자유로운 삶을 위해

사진으로 보는 아빠 이야기 186

1. 용감한 아버지를 닮은 소심한 아들
두려움과 소심함┃‘근자감’의 기초┃무모하고 과감한 서울행┃혼자라서 좋아요┃뭐라도 좀 확실히 해야 하는데┃
아버지와 나-평행이론┃다람쥐 쳇바퀴를 도는 소비요정┃이제는 다르게 살아야 할 때-변화의 바람은 밖에서 불어온다

2. ‘아빠’는 처음이라
표준화의 기억 1-‘스드메’를 아시나요? 208┃벗어나 보자 -40대가 되면 세계 일주 여행을┃당황스럽게도 그가 왔다┃
표준화의 기억 2 -육아서와 소비 천국 육아박람회┃대안학교 출신의 명문대 학생┃내 욕망에 충실한 아빠이자 남편

3. 한발 물러나야 할 때를 아는 아빠가 되자
우리 아빠는 엄청 많이 먹는다!┃오리처럼┃아들아 고맙다┃아마도 물러나야 할 시기┃우리 좀 평범하게 지내요┃
언젠가의 강한 반란을 기대한다

4. 우리는 무엇을 함께할 수 있을까
술로 다져진 우리-음주 부부┃어쩌다 보니 결혼┃페미니스트가 되고 싶은 가부장┃장남이 아니라 아빠가 되어야 하는데┃
싸움은 화끈하게┃나를 드러내는 것이 이해의 시작

5. 아들을 위해, 하지만 아빠인 나를 위한
아버지와 단둘이서,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첼로와 수학 사이┃아빠의 욕망┃엄격한 아빠┃
미완의 문제-나와 아이가 가진 욕망의 정체

6. 유해업종에서 일하며 유용함 찾기
비오듯 흐르는 땀┃강사에게 필요한 재능┃무용한 일을 하고 있는 나┃무용함에 더해 거짓까지┃
안 하면 안 했지 못하지는 않아┃낯선 것들과의 만남┃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일체유‘관계’조(一切唯‘關係’造)!

7. 허세 대신 관계
예쁜 문신┃강남 스타일┃새로운 허세의 시작┃허세들 속에서 헤매고 있는 나┃아내를 통한 허세┃앞으로는 어떤 허세?

출판사 서평

▶ 지은이는 아니지만 ‘다른 아빠들’과 그 가족을 아주 잘 알고 있는, 문탁네트워크 이희경의 말
나는 가끔씩 여기 세 명의 다른 아빠들-자룡(우자룡), 청량리(진성일), 정군(정승연)에게도 의심의 눈길을 보냈었다. ‘그대들, 너무 자식들에게 올~인 하고 있는 거 아냐?’라면서. 그런데 사실 이들은 좀 다르다. 그 이유는 이들의 다른 아빠 되기가 다른 남편 되기, 나아가 다른 직업인 되기(혹은 되지 않기)와 겹쳐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아이를 키우면서 여성과 남성의 고정된 성 역할분담에서 벗어났으며, 육아 경험과 사회적 경력의 고질적인 이분법에 대해서도 질문하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과 돈 버는 일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도대체 무엇을 ‘직업’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에 대해서도 질문한다. 그것은 이들이 더 이상 정규직과 그것이 제공하는 물질적 안정과 사회적 인정을 욕망하지 않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들이 더 이상 엄마화된 아빠도 돈 버는 아빠도 아닌 존재로 이행하고 있는 중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다른 아빠의 탄생』, 이 책은 위대한 아빠들의 탄생 이야기도 아니고 ‘힙’한 아빠들의 탄생 이야기도 아니다. 이것은 모든 단단한 것이 무너져 내리는 시대에, 아이를 키우는 일을 통해 남성과 여성, 가족과 사회, 돌봄노동과 임노동의 모든 이분법에 균열을 내면서 그 사이를 거대한 이념이 아니라 견고하고 단단한 일상으로 꾸려 나가는 허세 없는 남자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을 통해 새로운 일, 새로운 가족, 새로운 공동체의 비전을 탐색하고 새로운 출구를 조금씩 열어젖히는 평범하고 특별한 인간들의 이야기이다.(이희경, 서문 「다른 아빠들의 업그레이드 된 탄생을 기다리며」 중에서)

『 다른 아빠의 탄생』 지은이 인터뷰

1. 『다른 아빠의 탄생』은 세 명의 아빠들이 쓴 육아(育兒) & 육아(育我) 분투기입니다. 먼저 세 아빠들의 소개가 좀 필요할 것 같은데요, 각 선생님들의 아빠로서의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우자룡] 겁 많은 소심한 사람으로 40여 년 간 살아왔습니다. 책을 쓰며 돌아보니 대한민국 40대의 평균적 성향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허세 가득한 중년 남성. 언제나 청년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느덧 40대 중반이 된 제 모습입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직장에서 인정받고 싶고, 경쟁에서는 승자가 되고 싶고, 우두머리 역할을 하고 싶어 안달입니다. 자존감이 높지 않아 자존심을 내세우기도 합니다. 후배들에게 인정받는 선배가 되고 싶지만 소위 ‘꼰대질’도 자주 합니다. 입으로는 페미니스트라고 이야기하면서 가부장적 질서를 아내에게 강요합니다. 나이는 반백을 향해 달려가지만 여전히 모자란 사람입니다. 모자람에 더해 모순에 가득 찬 삶을 살고 있습니다.
마흔 살을 전후로 지금까지와는 조금 다르게 살아 보려 애쓰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더군요. 일을 줄이고, 소비를 줄이고,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려 하고, 지배와 복종보다는 관계에 신경을 쓰려 합니다. 참 어려운 일입니다. 나의 부덕함을 매일 깨닫고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나’의 욕망에 집중해 보려고도 합니다. 문득 지금까지 내가 욕망했던 것이 진정한 나의 욕망이 아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서부터 말 잘 듣고 공부 열심히 하면 인정받는 구조에 익숙해지면서 내 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가고 있습니다. 혼자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악기도 배우고, 살사댄스도 배우고, 멍하니 혼자 집에 앉아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제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정승연] 곧 29개월이 되는 딸을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대학 시절부터 별명이 ‘정군’이었는데, 지금까지도 ‘정군’으로 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젠 이름이 낯선 느낌일 정도고요. 저는 출판사에서 웹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진짜 ‘일’은 주로 아내와 딸이 모두 잠든 밤에 하고 있습니다. 책도 읽고, 글도 쓰고 합니다. 장래에는 어떻게든 글을 쓰고 그걸 ‘직업’으로 삼고 싶기 때문입니다. 잘 되면 ‘작가’라고 스스로를 칭하는 데 거리낌이 없어질까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진성일] 아들과 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입니다. 첫째 아들에게 훌륭한 샌드백이 되기 위해 스파링 상대가 되곤 하는데, 점점 힘에 부침을 느낍니다. 둘째 딸에게도 말 잘 듣는 곰 인형이나 강아지가 되려고 하지만, 허리를 핑계로 자꾸만 병원놀이의 환자가 되려고 합니다. 동갑내기 아내의 말도 잘 들으려고 애쓰지만, 은근히 아내 앞에선 고집을 부려 맘대로 잘 안 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확실히 ‘육아’(育我)가 필요하네요.
그런 저의 육아(育兒)와 육아(育我)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문탁네트워크’를 만난 지도 10년이 되어 가네요. 촉이 좋은 아내 덕분에(?) 발을 들여 놓았지요. 예전에도 공부는 별로 안 했는데, 요즘에는 밥벌이를 핑계로 더 안 하고 있습니다. 공부보다는 ‘스튜디오 지음’ 및 ‘동네영화배급사 필름이다’의 디자이너 겸 영화인 ‘청실장’으로 활동 중입니다.
‘문탁네트워크’에 오기 전에는 ‘진 팀장’으로 회사 생활을 했었습니다. 야근을 밥 먹듯이 하던 건축인의 생활 도중 첫째가 태어납니다. 마침(?) 세상도, 회사도 어려운 시절이라 그 핑계로 육아에 입문해 버립니다. 어찌된 일인지 육아가 적성에 어느 정도 맞았나 봅니다. 그래서 육아휴직 이후 아예 퇴직을 결심합니다. 그 사이에 둘째도 만나게 되죠. 이후 아내와 주변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자격증도 얻습니다. 그리고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건축협동조합도 만들고, 또 다른 이웃들과 함께 같이 살 집도 짓게 됩니다. 지금도 여전히 집을 그리고 집 짓는 현장도 오가면서, 좋은 인연으로 만난 지인과 함께 ‘건축사사무소 아키페라’를 공동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적고 보니 주변의 도움으로 늘 육아(育我)하고 있네요.

2. 책 제목이 ‘다른 아빠의 탄생’입니다. ‘다른 아빠’라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일반적인 ‘아빠’라는 상(像)과 다르다는 것일지, 아니면 어딘가 특별히 ‘남다르다’는 것인지, 그도 아니면 이 모든 것들로부터 ‘다르고 싶다’는 것인지.... 아마 ‘다르다’는 의미 역시 세 분 선생님마다도 다 다를 듯한데요.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다른 아빠’의 의미를 말씀해 주셔요.

[우자룡] 최근 언론에 ‘다른 아빠’로 육아 휴직을 하는 분들이 많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가부장적 사회 구조 속에서 자신의 ‘사회적 성공’을 일정 부분 포기하고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려는 용감한 선택을 하신 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하지만 다양한 매체에서 ‘다른 아빠’를 소비하는 방식은 많이 불편합니다. 육아휴직을 선택한 아빠들에게는 분명 다양한 맥락들이 존재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엄마를 대신해 육아와 가사노동을 하며 여성의 어려움을 몸소 느끼고 있는 사람들로 단순화시키려 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좋은 이야깃거리가 되겠지만, 이런 방식의 접근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소모적인 싸움의 판을 깔아 주는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육아와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남성에 대해 개인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훌륭하다, 또는 새로운 아빠의 모델이라고 규정짓는 순간 그것이 하나의 억압의 기제로 작동할 수 있다는 걱정을 해 봅니다. ‘엄마’라는 호칭은 부르는 사람에겐 포근한 느낌일지 몰라도, 호명된 사람에게는 포근함을 주지 못하면 나쁜 사람이 될 것만 같은 억압으로 작동하기도 합니다. 작금의 아빠 담론이 이런 맥락에서 ‘따라야만 하는 또 다른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육아와 출산이 고통으로 다가오는 사회적 구조는 고려하지 않고 사회적으로 우월한 위치에 있는 남성이 고통을 대신하는 것에 대해서만 주목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다른 아빠’란 하나로 규정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육아와 가사노동을 전담하는 아빠도, 아이와의 놀이에 시간을 쏟는 아빠도, 돈을 많이 벌어 아이와 아내에게 경제적 풍요로움을 주는 아빠도, 아이의 교육에 관심을 쏟는 아빠도, 자신의 성공에만 집중하고 있는 아빠도 모두 ‘다른 아빠’일 것입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과 관계 속에서 무언가를 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다른 아빠’가 아닐까요?

[정승연] 제목이 그렇게 되기는 했지만 딱히 ‘다르다’는 느낌을 스스로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 그건 아무래도 제가 ‘다르지 않은 아빠’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어요. 그럼 ‘다르지 않은 아빠’는 어떤 아빠일까요? 그건 말 그대로 ‘아빠’라는 말로 표상되는 이미지, 주중엔 밖에서 열심히 돈 벌고, 주중 저녁이나 주말엔 가족들을 위해 헌신하고, 그래서 종국에는 경제적으로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고 자식들의 성공적인 장래까지 책임질 수 있는 그런 욕망의 담지자로서의 ‘아빠’일 겁니다. 저희가 ‘다른 아빠’라면 그건 그런 표상과 조금 거리가 있어서 그런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보통의 아빠’와 그걸 둘러싸고 있는 다양한 욕망의 장에서 어떻게든 벗어나려고 분투 중입니다. 경제적·사회적 성공이 어째서 안 좋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걸 위해 내 인생을 모두 걸지 않겠다고 마음먹은 겁니다. 그러다 보니 약간의 자격지심이라든가, 어떤 좌절감 같은 걸 느낄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그 길이 아니라 다른 길로 가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내 마음이 편안한 길이니까요. 아마 저희 딸도 나중에 똑같은 고민을 할 테고요. 사회적 성공과 경제적 안정에 모든 걸 거는 삶을 살 것이냐, 아니면 그걸 포기하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길을 찾으려고 분투하는 삶을 살 것이냐 하는 고민 말입니다. 저희 딸이 결국 보통의 길로 가더라도 그건 저에게 아무 상관이 없긴 합니다만, 어쨌거나 그것 말고 다른 길도 얼마든지 있고, 이 아빠가 그 길을 따라서 살았고, 그 길을 내면서 살았다. 그런 걸 보여 주고 싶습니다. 아, 좀 멋있네요.

[진성일] 과연 ‘다르다’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이 많이 되었습니다. 워낙 그 의미의 스펙트럼이 크다고 느꼈고 뒤에 ‘아빠’가 따라 붙으면서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