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

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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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북튜브 출판사 ‘가족특강’ 시리즈의 두 번째 책, 『루쉰과 가족, 가족을 둘러싼 분투』는 전근대의 억압과 다가오는 폭력적인 근대 사이에서 출구를 모색했던 루쉰(魯迅)이 ‘가족’ 문제를 둘러싸고 벌이는 분투를 그리고 있다. 아울러, 서구에서 시작된 근대적 핵가족이 어떻게 동아시아에 이식되었는지를 살피고, 오늘날 이 근대적 가족상이 어떻게 붕괴되고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10여 년째 용인의 인문학 공동체 문탁 네트워크에서 활동하며 가족을 넘어서는 네트워크를 실험하고 있는 지은이 이희경은 루쉰의 가족을 둘러싼 분투, 그리고 근대 핵가족의 성립과 붕괴에 대한 이러한 고찰을 통해 기존의 가족상을 넘어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 ‘북튜브 가족특강’ 시리즈는 2019년 〈남산강학원 & 감이당〉에서 열린 가족특강(총 6강)의 내용을 여섯 권의 책으로 엮었다. 이 중 네 권이 1차분으로 출간되었으며(「기생충과 가족」, 「루쉰과 가족」, 「안티오이디푸스와 가족」, 「사기와 가족」), 2차분으로 두 권(「소세키와 가족」, 「카프카와 가족」)이 출간될 예정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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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희경

일명문탁.〈연구공간수유+너머〉를거쳐지금〈문탁네트워크〉까지20년넘게인문학공동체에서공부하고있다.〈수유+너머〉시절엔한국근대젠더연구를,〈문탁네트워크〉에와서는인류학과선물의공동체,또동양고전과윤리적주체문제등을탐구했다.최근에는공동체와영성,공동체와양생,늙음과죽음등에관심이많다.한마디로잡식성공부.이를통해공부와현장이결합되길꿈꾼다.지금구성하고있는현장은〈길드다〉라는청년인문학스타트업과〈인문약방〉이라는새로운콘셉트의양생공동체이다.풀어엮은책으로『낭송장자』,함께쓴책으로『문탁네트워크가사랑한책들』,『루쉰,길없는대지』,『신여성-매체로본근대여성풍속사』,『인물톡톡』등이있다.

목차

책머리에

1부_가족이란무엇인가?

Intro.가족에대한몇가지고정관념
‘가’(家)혹은‘파밀리아’(familia)
근대핵가족의탄생

2부_루쉰,아이를구하라

효에대하여
아이를구하라
나도사랑할수있을까?
노라는떠난후어떻게되었는가

[화보]그림으로보는가족의역사

3부_핵가족의성립과붕괴

스위트홈-판타지
스위트홈-잔혹동화
탈산업사회,회사-가족-학교3각동맹의해체
IMF와가족의위기

4부_청년과새로운네트워크

가족의위기어쩌면연애의위기
「아Q정전」과정신승리법효력상실의순간
핵가족넘기,n개의가족

출판사 서평

『루쉰과가족,가족을둘러싼분투』
지은이인터뷰

1.책에서주로근대적핵가족의성립에대해이야기하고있는데요.근대적핵가족이이전의가족과다른가장큰특징이라면무엇이있을까요?

전근대사회의가족[家]은지금우리가생각하는가족과는많이다르죠.그것은혈연을기반으로하되직계뿐아니라더넓은방계를다포함하는가문(家門)과같은것입니다.소설『토지』의최참판댁,드라마「미스터선샤인」의고사홍대감댁같은.그런데『토지』에서보면할머니도아버지도여읜주인공서희를대신해서집안의주인행세를하며재산을가로채는조준구라는인물이있는데,바로주인공서희의내재종숙(內再從叔)이에요.7촌아저씨인거죠.전통가족은아무리촌수가멀어도핏줄(족보)로이어지는한하나의가족경계에포함시킬수가있습니다.뿐만아니라드라마「미스터선샤인」에서보여지듯‘식솔’이라표현되는노비들도가문의주요구성원이에요.따라서이런전근대가족은정서적관계라기보다는사회적관계에가까워요.생산공동체이자사회적안전망!흔히‘환과고독’(鰥寡孤獨)이라불리는,홀아비,과부,고아,독거노인들까지돌보는관계망이죠.
이에비해근대가족은보통서로간의성적독점을약속한부부(바람피는거,금지!!)와이부부의미혼자녀한두명으로구성된일부일처제핵가족을의미합니다.이핵가족은남편은돈(만)을벌고,아내는살림(만)을하는성별역할분담속에서,그리고부부공동의자식에대한투자(너희는공부만열심히하면돼!)속에서작동합니다.그렇게해서가족자산과가족정체성이대물림되는되는걸우리는흔히‘스위트홈’이라고부르죠.하지만실제역사속에서근대가족은성립되자마자위기에부딪혔어요.첫번째요인은페미니즘의등장이죠.여성들이사적영역에만머물려하지않았거든요.공적영역에진출했고그속에서도결코남자/남편의보조적역할에만족하지않습니다.최근상영된넷플릭스의「결혼이야기」도그걸다루고있죠.남편이성공할수록자신이보잘것없어진다고생각하는여주인공은이혼을감행합니다.최근우리나라에서도급증하고있는‘졸혼’이나‘황혼이혼’도그런현상중하나겠죠.
두번째요인은산업구조의재편입니다.탈산업사회,비(非)고용사회에서남편의‘가족임금’은결코보장되지않죠.핵가족의물적토대가흔들리는겁니다.더불어정서적위기,돌봄노동의위기가도래하죠.불륜의일상화,이혼율급증,아동혹은노인의유기혹은학대….근대가족은재편중입니다.

2.가족에대한루쉰의생각을여러측면에서다루고계신데요.루쉰에게가족이란어떤의미였을까요?

루쉰은거대한중국제국이속절없이무너져내리던19세기말에태어난인물이에요.그런데루쉰은그제국의몰락을가문의몰락으로먼저경험해요.특히사오싱명문가의장손이었기때문에전통적인가족관계의모순을더욱드라마틱하게겪었을지도모릅니다.
우선할아버지가입시부정에연루되어투옥됩니다.그런데아버지는몸져누워요.그래서루쉰은아주일찍부터가장의역할을해야했어요.어머니가집안의값나가는물품을내어주면루쉰은그걸가지고전당포에가서돈으로바꿔의사를불러요.근데이의사는또루쉰에게희한한약재들을,예를들면처음교미한귀뚜라미한쌍이라거나3년서리맞은사탕수수같은것을구해오라고해요.그래도효를근본으로삼는전근대의에토스속에서루쉰은열심히도리를다합니다.그럼에도불구하고아버지는속절없이돌아가시죠.그런데집안어른들은루쉰을도와주기는커녕재산을빼가려고하거나루쉰이도둑질을했다는헛소문을퍼뜨립니다.한마디로루쉰은가족에질립니다.그렇게루쉰은집안을버리고고향을등지고세상속으로도주를감행합니다.
그래서루쉰은중국을지탱해왔던인의도덕,특히효가사람을살리는에토스가아니라사람을죽이는규범이라는것을일찌감치간파해요.이게루쉰의첫번째소설이자중국최초의근대소설,『광인일기』의주제입니다.그소설의마지막문장이“아이를구하라~”인데,어떻게보면루쉰평생의과제가바로그거아니었을까요?충과효의이름으로자식을죽이고절열(節烈)의이름으로여성을죽이는전통적인인의도덕과의투쟁.그런습속에물들지않은새로운청년의출현!
그럼에도불구하고루쉰자신은어머니가정해준여성,글도모르고전족(纏足)도한여성과전통혼례를치룹니다.어머니와의의리때문에그리고자기가파혼을선언할때상대여성이받게될타격을고려하여감행한것이지요.그순간청년루쉰은죽은게아닐까요?한참후에루쉰에게도사랑이찾아옵니다.무려열일곱이나어린제자였어요.루쉰은고민하고결국은“나도사랑할수있다”는결단을내립니다.
루쉰에게가족이란무엇이었을까요?전통가족의모순을누구보다뼈저리게경험했지만그렇다고낭만적핵가족에대한판타지에결코빠지지않았던그에게(그러기에루쉰은어릴때부터‘생활인’이었습니다)‘가족’은끊임없는질문의대상,사유의대상,분투의대상이아니었을까요?

3.‘가족을넘어네트워크로’나아갈것을주문하고계신데요.친구들과친하게지내더라도‘다른’관계를만들었다는생각은들지않습니다.다른네트워크는어떻게만들어야할까요?

이미근대핵가족은빠르게몰락하고있습니다.그걸아쉬워하거나그걸붙들려고하는건낙후된태도죠.그리고이미일부일처제핵가족을넘어서서의식의차원에서나형태적측면에서다양한가족들이등장하고있습니다.동성커플,사실혼,반려동물과의삶,딩크족,우애가족,가족내이혼,3세대동거,모계동거,폴리아모리(비독점다자관계)….말그대로n개의가족이생겨나고있죠.이런걸저는네트워크라고부른것이지요.
그리고네트워크는대안이거나정답이아니라활동이고실험입니다.경제적이유로집을함께쓰는셰어하우스,밥이라도함께먹자는소셜다이닝,마을공동체의공동밥상,노인부양이나아동양육을함께하는돌봄네트워크,그어떤것도우리의삶에긴요한문제들이고그어떤것도당장시작할수있는실험입니다.
특히지금은외벌이로도맞벌이로도제대로살기어렵습니다.적게벌어도잘살기위해서는더많은의존의기술을익혀야합니다.향후삶의질은(내가)얼마를버느냐가아니라주변사람과얼마나상호의존하는관계를만드느냐에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