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글과 약이 있는 인문약방 (현직 약사가 들려주는 슬기로운 병과 삶, 앎에 관한 이야기)

사람과 글과 약이 있는 인문약방 (현직 약사가 들려주는 슬기로운 병과 삶, 앎에 관한 이야기)

$13.50
Description
약사에서 ‘호모 큐라스’로!
자신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삶과 공부, 그리고 병과 약에 관한 이야기
주 이틀 알바 약사로 일하며 인문학 공동체에서 공부하는 일상을 꾸려나가는 한 ‘호모큐라스’(스스로 치유하고 자기를 돌보는 사람)가 말하는 병과 건강, 삶과 앎에 대한 이야기. 현직 약사인 저자는 미술을 공부하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약대에 진학한 후, 종합병원과 의약품 도매상, 제약회사, 약국 등을 두루 거치며 스스로를 불태우던 어느 날, ‘다르게’ 살기 위해 인문학 공동체 문탁네트워크를 찾아간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루쉰, 일리치, 스피노자, 푸코를 공부하면서 새로운 삶의 방식을 공동체 사람들[人]과 실험하고, 첫 글쓰기 세미나 시간부터 ‘이렇게 써서는 안 되는 예’에 꼽히면서도 변화해 가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기에 글쓰기[文]를 벼려 나간다.

우정과 공부, 글쓰기라는 수련을 통해 앓는 것, 아는 것, 읽는 것, 쓰는 것 모두가 삶을 기르는(養生) 약[藥]임을 깨닫고, 공동체에서 공부하고 활동하는 ‘나’와 ‘약사’를 업으로 하는 ‘나’가 함께할 수 있는 곳[房]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을 담아낸 것이 사람과 글로 통하는 ‘약방문’(藥方文, 처방전)이자 ‘약방/문’(藥房/文, 약방에서 태어난 글)인 이 책 『사람과 글과 약이 있는 인문약방』이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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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정선

약대를졸업하고18년간다양한현장에서일했다.일잘한다는칭찬에스스로를착취하며살다가천식이라는병을얻었다.제약회사를마지막으로일을떠나인문학공동체〈문탁네트워크〉에와서공부한지7년이넘어간다.극단으로치우쳐진삶이이제조금균형을잡아가는것같다.공동체에서닉네임은둥글게살고싶어서‘둥글레’이다.팟캐스트〈인문약방,호모큐라스를위한처방전〉진행을비롯해〈마을양생실험실,인문약방〉에서활동하고있다.올해는처방전을받지않는특별한약국,‘일리치약국’도열게되었다.인문학과약국이어우러진‘인문약방’의약사로살아갈앞으로를기대한다.친구들과함께쓴책으로『문탁네트워크가사랑한책들』(2018)이있다.

목차

머리말:약사에서‘호모큐라스’로

프롤로그:인문약방,여기가로두스다!
약사가되기싫었다│인문학을만났다│읽고쓰면서공부를했다│인문약방을시작하다

1장:약사가되면돈많이벌줄알았다
전문가로훈련된첫직장│전문성에포함된대상화│상품과윤리사이에서│돈은별로못벌었지만

2장:천식에걸린약사
천식이라는아이러니│의료화가만들어낸신화와맹목│생명에는병이포함되어있다│천식과함께살아가기

3장:‘셀프-메디케이션’시대의약
약에대한오해│어떤셀프여야할까?│슬기로운셀프-메디케이션(약국활용법)

4장:영양제=다다익선?
학교때배운영양소│기묘한영양실조│영양제의중도

5장:현대판만병통치약,진통제
통증과진통의메커니즘│늘작용중인부작용│만병통치약이되어가는진통제│느리지만덜어내는치료

6장:수면제와네모창
강박과수면제│수면장애=불면증?│네모창이밝히는밤│수면제와네모창을대신할일

7장:달콤살벌한다이어트
소름끼치는다이어트처방│‘정상체중’이라는신화│문제는살이아니다

8장:슬픔의치료제
나의힐링방랑기│슬픔과기쁨의실존│정신질환권하는사회│슬픔을품은삶의진실들

9장:노인과박카스
약국으로출근하는노인들│늙음이당황스럽다│늙지않으려는세상│‘다가오는것들’

10장:바이오기술의과속스캔들
바이오스캔들│GeneticallyModifiedLife(유전자변형된일상)│플라스틱자궁공학또는새로운우생학?│속도를늦추고삶이라는맥락에머물자

에필로그:인문약방의‘학업수행’

부록:필연과자율의삶,‘건강’

출판사 서평

『사람과글과약이있는인문약방』지은이인터뷰

1.책제목이‘사람과글과약이있는인문약방’입니다.‘인문약방’이어떤곳인지설명부탁드립니다.
‘인문약방’은인문학공동체인문탁네트워크(이하문탁)에서공부하는네명이모여서만든공부와활동의현장입니다.인문+약방이라는조합에서예상할수있듯이인문학전공자와약학전공자가그구성원입니다.간단히말한다면이두분야의통합을시도한다고할수있고,더근본적으로는건강한삶또는좋은삶(양생)에대해연구하고실천하고자다양한실험을하는곳입니다.그래서정식명칭은〈마을양생실험실,인문약방〉입니다.
우리넷은인문약방에모여공부하고,그공부를기반으로먹고살고,글을쓰는등여러활동을하고있습니다.공부의중심은1년에걸쳐서진행하는‘양생프로젝트’라는기획세미나입니다.그리고구성원별로개별세미나를꾸려서자신의공부를심화합니다.올해(2021)‘양생프로젝트’에서는페미니즘,『동의보감』그리고마음에대해공부합니다.실천적으로는몸의일기를쓰고명상을해보려고합니다.저는한의학과명리학의기반이되는황로(黃老)사상을공부하는세미나를열었습니다.그리고〈일리치약국〉을곧오픈합니다.처방전을받지않는약국으로그간공부한동서양의의학지식과임상경험을살려비싸지않은일상보약을판매하려고합니다.
또구성원들각자는글쓰기를하고있습니다.공부가일상을만나글쓰기로정리된다고말해야할까요?글쓰기는어렵습니다.그래서우리에게수행의도구입니다.어머니를간병하는이야기인‘간병블루스’,인문학공동체10년의경험을이야기하는‘공동체가양생이다’,지인들의증상에적합한문학작품을처방하는‘문학처방전’을각자써서문탁홈페이지에게시하고있습니다.저는인문학적시선으로본약과의료에대한글을썼는데이번에『사람과글과약이있는인문약방』이라는책으로나오게되었습니다.
〈인문약방,호모큐라스를위한처방전〉이라는팟캐스트도진행하고있습니다.책을중심으로의료,몸,치유나아가삶에대해이야기합니다.작년말에는〈한국도서관협회〉의공모사업으로유튜브에책을소개하는‘북튜브’를진행했습니다.생각보다주변의반응이좋아서자체적으로올해는책소개나양생실천의팁등을짧고재미있게만들어유튜브에올릴계획입니다.

2.이책에나오는약사로서의선생님의이력이흥미롭습니다.종합병원의약사,천식을앓고있으면서그것을드러내고싶어하지않는약사,힐링프로그램을전전하는약사등을거쳐현재는알바약사로일하시며,‘인문약방’의약사로활동하고계시는데요.이이력의변천이선생님께서몸(병)이나삶을바라보는관점의변화와도궤를함께하지않나싶습니다.간단히얘기해주실수있을까요?
저는과학을신봉하는이과출신으로오랫동안과학주의자로살아왔습니다.약학도생물과화학이중심이되는학문으로기계적이고공식적인과학적체계로구성되어있습니다.따라서저또한몸을공식에대입되는기계처럼대했습니다.‘어떤약을복용하면몸속에서어떻게대사가되어서어떤작용을하고어떻게배설되어몸밖으로나온다’라고요.사람들각자의특이성이삭제되어구성된학문이었지만과학이라서의심없이받아들였던것같습니다.그런제게도삶은몇개의공식만으로는풀어지지않는복잡한것이었어요.그래도노력해서능력과돈이생기면다잘풀릴것이라고생각했었죠.
하지만나이가들면서내가노력해도안되는게있다는걸알고신앞에무릎을꿇었습니다.보통‘회심’이라고하죠.하지만‘영성’을미신적이고기복적으로접근했습니다.몸에대해서도마찬가지였지요.이번에는영적으로치유돼야지완전무결하게몸이치유될수있다고믿었습니다.치유가되지않는다는것은내믿음에문제가있든지아니면내가모르는신의깊은뜻이었습니다.극과극은통합니다.무언가에절대성을부여하고의존하는이런삶의태도는형태만달랐지동전의앞뒤처럼밀착되어있었죠.
인문학공부는이런극단적인저의성향에균형을주었습니다.이데올로기나도그마로부터벗어나내가절대적으로옳다고믿고있는바로그지점에질문을던질수있게해주었습니다.인문학이말하는‘영성’은‘자기변형’입니다.그것은끊임없이변하고있는지금을잘살아가기위한것이지요.똑같은자기를재생산하거나강화하는삶을살아가지않기위해서공부를합니다.
인문학을공부하고나서더이상몸을정상과비정상의이분법으로나누지않게되었습니다.아픈몸도건강한삶을살수있습니다.아픔은삶에서조절하며그의미를바꿔갑니다.이제건강이란나와세상과의관계성으로이해합니다.생생하고활발하게통하는관계성이바로건강입니다.즉,나의건강에서타자를배제할수없습니다.타자와관계를통한자기변형이좋은삶을살아가는방식이라고생각합니다.

3.선생님께서는책을굉장히싫어하셨다고했는데,책을많이읽고,공부도하고,글도쓰게되셨습니다.문탁네트워크라는인문학공동체안에서활동하셨기에가능하셨던일이아닌가싶은데요,선생님께공동체란어떤의미인가요?
‘공동체’,하면저는‘공부’와따로떼어서생각할수없는것같습니다.처음문탁에접속한것도공부에대한관심이있었기때문입니다.물론그때는지금과공부에대한상이전혀달랐어요.공부란나보다뛰어난사람에게가르침을받아서내가습득하는과정이라고생각했습니다.세미나형식으로공부하고,그것을에세이로정리해본적은공동체로들어오기전에단한번도없었거든요.
제일특이했던것은다양한나이의사람들이모여서전문성이나전공과는관계없이하고싶은공부를‘맨땅에헤딩’하는식으로한다는점이었습니다.물론세미나에따라튜터가있는경우도있지만대부분의세미나는그렇지가않았습니다.사람들마다저마다지식의수준도,살아온커리어도,분야도달랐지만그렇기때문에같은텍스트를다양하게해석할수있었습니다.함께공부하면자신의좁은시야에서벗어날수있는장점이있습니다.
공부한내용이새로운가치가되어조금이나마실천으로이어질수있었던것은함께공부한친구들이있었기때문입니다.그가치들이지금세상의가치와는달랐지만함께였기에용기를가지고내삶에적용할수있었고공동체에서실험해볼수있었습니다.물론항상확신에차서무언가를시도하는것은아닙니다.‘함께’는두려움에반대쪽에있는,다른말로한다면‘이성’또는‘지혜’에더가까워질수있는있는방식이라고생각합니다.
어떨땐친구들의따끔한충고에정곡이찔려괴로울때도있지만공부는그런충고에마음을열수있게해주었습니다.듣기좋은말로서로끈끈함을키우는게우정이라고생각했는데전혀다른‘우정’을경험하게되었죠.여러명이함께복닥거리다보면갈등도있기마련이지만여러친구들의우정이가세하면갈등에대한객관성도생기게되고결국벗어나게되기도합니다.그렇다고이런과정이늘성공하는건아닌것같습니다.그래서공동체자체도늘성찰하는기능이있어야하지않을까생각합니다.
결국공동체란제게‘스승’이고‘우정’이고‘삶의방식’입니다.

4.선생님처럼특별한전문적지식이없는일반인들이의료서비스에무작정의존하지않으면서자신의몸을스스로돌보는삶을어떤식으로실천할수있을까요?
스스로자신의몸을돌본다는것은의료지식과정보를스스로갖춰야한다는말이아닙니다.그렇다고의료서비스와담을쌓고살라는말도아닙니다.무작정의존하는것이왜문제가될까요?의료가내몸에저항할수없는권위가되어버릴때,나에게그권위를판단하고비판할수있는힘이없을때문제가됩니다.의료서비스를이용할돈이없다면?과잉진료와치료가몸에해를준다면?무엇보다의료없이스스로건강하게살수없다고생각하게되어버리는게가장큰문제일겁니다.
이런편견들이의존성을키웁니다.무엇보다‘아픔’또는‘질병’을‘비정상’이나물리쳐야할‘적’으로생각해버린다면우리의삶은비정상이됩니다.왜냐하면모든생물은아픔을피할수없기때문입니다.누구나겪는‘아픔’에대한부정은‘죽음’에대한부정으로이어집니다.결국아플수밖에없고죽을수밖에없는삶자체에대해부정적으로바라보게되는것이지요.저는‘아픔’을삶의한모습으로일단인정해야아프건아프지않건일상을잘살아갈수있다고생각합니다.
그다음은내몸에대한‘앎’을일상속에서쌓아가야합니다.그러한앎이스스로를돌보는힘이됩니다.예컨대우리는어렸을때감기나상처등사소한‘아픔’을겪으면서면역력을키워옵니다.바이러스나세균들에대한앎을몸자체가습득하는과정에서면역시스템이구축됩니다.또어떤음식을먹었을때탈이난다거나,얼마나먹었을때문제가생긴다거나등이런경험들이쌓여야합니다.하지만지금은조금만아파도바로약을먹어버리기때문에왜아픈건지,좀있었으면괜찮아졌을지어쩔지알수가없습니다.
충분히앓아야앎이생깁니다.무조건참으라는말은물론아닙니다.결국일상속에서매번어떤선택들을스스로하고그결과를감당하는과정에서앎이생깁니다.의존이라는편함이아닌스스로감당하는불편함을선택하고실천하는윤리를스스로구성할수있어야합니다.이럴때음식,운동,수면등상식적수준에서몸을관리한다면건강한삶을살수있다고생각합니다.

5.끝으로,현직약사로서선생님께서생각하시는‘양생’(養生),좋은삶이란어떤것인지듣고싶습니다.
앞의질문들의합이이질문에대한답이되지않을까요?먼저양생이란말을글자그대로해석하면‘생(삶)을기른다’입니다.즉,양생이란삶을,일상을잘살아가는것과다르지않습니다.몸의건강에만국한된개념이아니라는것이지요.따라서‘스스로자신의몸을돌보는삶’과도다르지않습니다.그러기위해서는먼저자율적인사람이되어야합니다.전문가에의존하거나기존의이데올로기등에매여서는양생은불가능합니다.즉,스스로자신의윤리를매번구성하고실천하는삶이양생입니다.자신이구성한윤리라도고정된다면이미양생이아닙니다.
변화할수있다는것자체가어디에의존하고있지않다는자율을조건으로삼고있습니다.이를위해서는지속적으로공부하는방법밖에는없는것같습니다.특히고전으로불리는인문학책속에는삶의지혜가담겨있고우리는공부를통해그지혜에다가갈수있습니다.일상에서일어나는일들을성찰하고거기서무언가를깨닫는것도좋은방법일겁니다.이런성찰적삶의자세는말만큼그렇게쉬운일이아닙니다.그나마공부를하다보면더가능성이있겠지요.저도잘하지는못하지만과하지않게꾸준히공부하려고노력중입니다.공부도과하게욕심으로하면독이되는것같아요.
양생의삶은혼자서는더어려운것같습니다.‘거울’이되어주는타자를통해나를비춰봐야성찰도가능합니다.‘공부’와‘친구’는나를비추는타자로서결국나에게‘스승’이었습니다.더나아간다면‘자연’도그런존재라고생각합니다.『동의보감』을공부하고자연의변화와시절과인연에리듬을맞춰살아가는게중요하다는걸알았습니다.이는결국과하지도모자라지도않게때에맞춰일상을잘조절해가는삶이아닐까싶습니다.요새는너무넘쳐나는세상이라오히려줄이고덜어내는삶이더양생에가까울지도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