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되찾은 시간 그리고 작가의 길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되찾은 시간 그리고 작가의 길

$15.00
Description
“당신은 오늘 시간을 되찾았는가?”
‘20세기 최고의 소설’로 꼽히지만 완독한 독자를 찾기 어려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최적의 안내서. ‘한 사람의 인생이 얼마나 많은 질문들로 가득 차 있는가’를 보려 했던 프루스트가 끝도 없이 매번 달라지는 답들에 기뻐했던 모습을 바탕에 두고 쓴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입문서이자, 프루스트의 쓰기를 ‘되찾은 시간’과 ‘작가의 길’에 초점을 두고 읽어낸 해설서이다.

이 책의 저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이란 단적으로 말해 그냥 흘러가고 있는 지금, 흘러가버린 과거를 뜻하는데, 특별함은 바로 ‘되찾는다’라는 개념에 있다고 말한다. 프루스트의 ‘시간 되찾기’란 ‘되돌아본다’는 의미로, 여기에는 ‘무의지적 기억’이라는 독특한 장치가 필요하다. 이 책에 따르면 ‘시간을 되찾는다는 것’은 의지로는 복구할 수 없는, 내가 의미 없다고 폐기해버린 과거의 장면을 화두 삼아 인생을 다시 통찰하는 일이 된다. 또 프루스트는 작품 안에서 시간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으로 음악, 회화, 소설 세 가지를 들고 있는데, 이 중에서도 소설을 가장 적합한 형식으로 꼽는다. 저자는 그 이유를 하나의 사건에 대한 해석이 계속 바뀌는 과정 자체를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글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작가야말로 유한한 과거를 무한한 이야기의 밭으로 바꾸어낼 수 있는 존재라고 프루스트는 생각했다고 말한다.
저자

오선민

1976년생.대학원에서한국근대문학을공부했다.우연히프루스트를만나글쓰는삶의풍요로움에대해배우게되면서작가가되기로결심했고,카프카덕분에나와그밖의것들의공생에대해고민하게되었다.요즘은신화,전설,괴담,동화등을읽는다.옛사람들의지혜를따라가면서나와아이,나와자연사이의조각난관계를어떻게회복할수있을지알아보고싶다.마르셀프루스트에대한책(『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되찾은시간그리고작가의길』)과카프카에대한책두권(『자유를향한여섯번의시도:카프카를읽는6개의키워드』와『카프카와가족,아버지의집에서낯선자되기』)을냈으며,‘그림동화인류학’을다음책으로준비중이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프루스트와글쓰기
1.상실의시대와함께도래한소설
2.프루스트씨잃어버린문체를찾다
3.글쓰기-허무한과거를충만한현재로바꾸는힘
4.어떻게잃어버린시간을되찾을것인가?

1장잃어버린시간은어디에있는가?
1.잃어버린시간의원풍경‘콩브레’
2.시간의박제장치-언어와습관
3.감각인상과시간의동시성
4.연속성을깨는차이의시간,잠

2장상실의시대벨에포크-속물들의유토피아
1.벨에포크와속물들의시대
2.우울한부르주아로살것인가,고독한작가가될것인가?
3.부르주아살롱의장식품:럭셔리소파,전위예술가,좌파지식인
4.공작부인의무모한유산:에티켓,에티켓,에티켓
5.몽상가들의발명품‘발베크’
6.아름다운시절은가고

3장헛되고헛된사랑의찬가
1.스완과오데트:부르주아와매춘부의벨에포크식사랑
2.마르셀과질베르트:첫사랑은왜실패하는가?
3.마르셀과알베르틴:새디스트와마조히스트의동상이몽
4.샤를뤼스씨의남자들:지옥에서의한철
5.마르셀과사라진알베르틴:역류하는망자의사랑
6.평범한사랑이위대한우정보다낫다

4장되찾은시간-예술과수련
1.되찾는시간,배움
2.되찾은시간,예술
3.음악가뱅퇴유-자신에게던지는천번의질문
4.화가엘스티르-절차탁마하는아틀리에의수도승
5.소설가베르고트-나비를좇는아이처럼,아이처럼!
6.예술가와수련하는삶

에필로그마르셀,작가-의사가되다

부록
등장인물로보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그림으로보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

출판사 서평

『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되찾은시간그리고작가의길』지은이인터뷰

1.마르셀프루스트의『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끝까지읽기어려운책으로손꼽히는고전중하나입니다.선생님께서는어떤이유로이책을끝까지(!)읽게되셨고,게다가사랑(!)까지하게되셨나요(사랑하니까이책으로책까지쓰신거라생각합니다.흠흠.)?

운명입니다!처음책을손에들었던날이선명하게기억이나는데요.할일이따로없던어느날책의두께만보고‘오!세월보내기좋겠군!’했습니다.그런데읽기시작하면서대반전이일어났어요.그때부터정말아주많은시간을오롯이이책을읽는데보내게되었거든요.『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시간을먹는소설이었습니다.^^
시간이잘흐르게하는책에는무엇이쓰여있을까요?알만한인물이충분히예상가능한시나리오속에서고생도좀하면서행복을찾아가는이야기가들어있겠지요.독자는따로머리쓸필요없이문장이이끄는대로이리저리돌아다니면됩니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는완전히달랐습니다.주연처럼보였던세련된신사는초라한하녀의식탁에서조연이되고맙니다.살롱의어릿광대는어느새회화의거장이되어있지요.진정한사랑을맹세했던소녀는거짓말쟁이임이밝혀지고,아무런재주없이태어난소년은절차탁마를통해걸작을완성해냅니다.프루스트는겨우홍차에적신마들렌과자한입을갖고서만갈래로뻗어나가는기억의드라마를만들었습니다.우리가대수롭지않게스쳐보내는순간들,‘나는이런사람이고너는또저런사람이야!’라며상대방을향해쉽게내리는판단들,그너머에얼마나다채로운진실들이꿈틀거리고있는지를병풍을열듯쫘악펼쳐보여주었지요.
저는그스케일과깊이에감동을받았습니다.한페이지씩넘길때마다삶에는중요한일이따로없다는것을,누구에게나인생은어렵다는것을배우게되었습니다.그저흘려보내도좋을무의미한시간이란없다는것도알수있었습니다.마지막페이지를덮었을때눈물이났는데,무한한시간속을걸어가는작은제모습이보였기때문입니다.저는프루스트덕분에‘통과해버린과거’와‘흘려보내고있는지금’을사랑하게되었습니다.

2.책제목이『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되찾은시간그리고작가의길』입니다.‘잃어버린시간’은무엇이고,‘되찾은시간’은또무엇인가요?그리고이것이어떻게‘작가’의길과연결되는지궁금합니다.

참재미있는표현이지요.시간이무슨분실물이라도된다는걸까요?잃어버리기도하고찾을수도있다니요.프루스트는타임머신이라도발명했던걸까요?과거로날아가오욕에찬나날은지워버리고영광의그날은영원히붙잡기를바랐던것일까요?
프루스트가말하는‘잃어버린시간’이란단적으로말해그냥흘러가고있는지금,흘러가버린과거를뜻합니다.여기까지는상식과다를바가없습니다.그럼프루스트의특별함은어디에있을까요?바로‘되찾는다’라는개념에있습니다.프루스트는‘시간되찾기’를반성즉되돌아본다의의미로씁니다.그런데이되돌아보기에는독특한장치가필요합니다.바로‘무의지적기억’입니다.무의지적기억이란우연히맛보게된‘홍차에적신마들렌과자’처럼예측밖의계기로불쑥떠올리게되는지나간인상을말합니다.
프루스트는우리가대수롭지않게흘려보낸순간들,부정하고싶은시절들,바로거기에인생의온갖비밀이있다고보았어요.왜냐하면기억하려고애쓰고잊으려고몸부림치는과거란옳고그름에따라이미다판단되어버린시간이기때문입니다.그런데삶에는정말이지셀수없이많은진실이있거든요.가져야만하는물건,이루어야만하는업적,지켜야만하는관계등으로인생을바라보다가는내삶이품은다채로운의미를찾을수가없겠지요.그래서‘시간을되찾는다는것’은의지로는복구할수없는,내가의미없다고폐기해버린과거의장면을화두삼아인생을다시통찰하는일이됩니다.
프루스트는작품안에서시간을되찾을수있는방법으로음악,회화,소설세가지를들고있습니다.왜냐하면이들예술은음이나빛처럼감각을다루기때문이지요.대상을선과악에따라나누지않고매번다르게바라볼길을내는겁니다.그런데프루스트는이중에서도소설을시간되찾기에최고로적합한형식이라고합니다.하나의사건에대한해석이바뀌고또바뀌는과정자체를표현할수있는방법은글밖에없으니까요.글이란한없이고쳐쓸수있고,덧붙일수있습니다.프루스트는작가야말로유한한과거를무한한이야기의밭으로바꾸어낼수있는존재라고보았습니다.

3.선생님께서는난해하기로이름높은카프카작품을다룬책을내셨고,또역시독서가들의에베레스트느낌인프루스트의『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로도책을쓰셨습니다.이렇게어려운(?)작가들에게끌리는이유가있으신가요?

네.저는마조히스트거든요.^^;;카프카의작품은의식과욕망의어두운밑바닥으로계속내려갑니다.반면프루스트는거대하게높습니다.『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맨마지막장면에서프루스트는“시간의무한한깊이를내려다보았다”라고도씁니다.이높이를지탱하는것은우정과연애,정치와예술을둘러싼고원들입니다.그사이사이로온갖번민의골짜기가펼쳐져있지요.
카프카와프루스트는글쓰기의기법에서도완전히다릅니다.카프카는어떤비유도용납하지않습니다.독일어사전의제1정의로만글을쓴다고했을정도로한단어의익숙한껍데기를붙들고서그것이얼마나바스라지기쉬운외피인지를보여줍니다.반면프루스트는소설을쓰기위해서동원할수있는모든사전을다동원합니다.동의어와반의어사전을비롯법학사전,종교학사전,물리학사전,더들어가면발자크사전,괴테사전등.각분야나한작가에게서만발견되는특수한말의용법을가리지않고활용하기때문입니다.어휘수로만따져도극소와극대입니다.게다가카프카는출판에는아무관심이없다며완성에어떤열의도보이지않았습니다.하지만프루스트는다르지요.수만번퇴고하고끝까지고쳐서3천페이지가넘는걸작한편을완성해냅니다.
그러나중요한공통점이있습니다.두사람모두밤의철학가들입니다.그들은오직밤에만글쓸수있었습니다.밤이야말로환하게자신을드러내던낮의진실을의심할수있는시간이었기때문입니다.카프카도프루스트도보이는것,있는그대로의진실에는관심이없었습니다.두사람은우리욕망의어두운골목길,누구나헤매고있는몽상과착각의어지러운길에애써머물면서더음미해볼이야기란어디또없을까하고생각을거듭했습니다.저는꼭있어야만하는진리란없다고말하는카프카와프루스트에게서똑같이위로와격려를받았습니다.

4.『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에서선생님이가장좋아하는캐릭터와이유를말씀해주세요.

사실저는가끔씩프루스트작품속인물들을불러놓고베스트인물상같은것을주곤합니다.처음엄마가되었을때는자애의화신인작중여러어머니들에게감정이입이되었고요.카프카에관한책쓰기가어려웠을때에는재능없음에속상해하던마르셀에빙의되기도했습니다.코로나가심해지던2020년여름에는어리석은스완씨를많이떠올렸어요.프루스트의인물들은마치그리스신들처럼야심,허영,탐욕,순수등다양한덕들을가졌지요.이들은자기덕때문에팔자가피기도하고운명이꼬이기도하면서저마다의방식으로고생을합니다.인물들은제가기쁠때혹은슬플때가끔씩저에게찾아와서자기이야기를하고돌아갑니다.어떤의미에서그들은저의친구들입니다.
그런데하나흥미로운점이있습니다.제처지나감정이달라질때마다시상식을여는데도늘후보에오르는인물이있습니다.바로정념의화신샤를뤼스씨입니다.샤를뤼스씨는대단히독특한인물인데요.그에게는자의식이나타의식이보이지않습니다.샤를뤼스씨는사회적도덕따위는신경도쓰지않습니다.어떤승리,어떤타락에도흔들리지않고자기욕망에만집중하니까요.프루스트는샤를뤼스씨를통해어떤인간적가치에도휘둘리지않는존재를창조해냈습니다.샤를뤼스씨와비교하면제가하는일상의번민은결국시간이해결해줄사소한문제에지나지않게됩니다.그렇지만주의해야합니다.프루스트는샤를뤼스씨를주인공으로삼지는않았으니까요.주인공마르셀이어떤글을쓰게되는지를보면알수있지요.번민은초월해야할것이아니라,숙고하면서안고가야하는문제입니다.

5.선생님의책을읽을독자들께하고싶은말씀이있으시다면해주세요.

프루스트의말에따르면,책은하나의안경입니다.독자는이안경을쓰고자기인생을돌아보지요.그런의미에서어떤책이라도주인은독자입니다.그러니제가어찌감히주인이신독자여러분께말씀을올릴수있겠습니까?^^이번에책을다시내면서『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다시읽어보았습니다.풀려지기를기다리는이야기들이밤하늘의별만큼이나많이꿈틀대고있었습니다.기회가된다면프루스트를사랑하시는여러분과만나『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를되찾으러함께가고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