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탁월한 취향 (홍예진 산문)

매우 탁월한 취향 (홍예진 산문)

$15.00
Description
우아하면서도 섬세하고, 날카로우면서도 따뜻한 매우 탁월한 취향
서울에서 태어나 미국의 작은 바닷가 마을에서 살고 있는 소설가 홍예진의 첫 산문집. 떠나온 저쪽과 발이 닿은 이쪽 사이에 드리워진 다리를 하염없이 왕복하는 작가는 오래전부터 줄곧 쓰던 펜을 손에 쥐고 다양한 인간 군상이 맞부딪치며 만들어내는 관계의 갈등과 상처, 애정과 연민에 주목한다. 때로는 아득한 기억 저편에서 때로는 지극한 현실에서, 오늘도 누군가 무심히 흘려보내는 일상의 사건을 꼼꼼히 곱씹고 들여다보는 작가의 세심한 스케치는 매우 탁월한 취향처럼 우아하면서도 섬세하고, 따뜻하면서도 날카로운 울림을 전해준다.
저자

홍예진

소설을쓰고주변의이야기를기록한다.
경희대학교산업디자인과,프랑스파리ESAT(?coleSup?rieuredesArtsetTechniques)무대미술과를졸업한뒤아트디렉터로활동했으며대학에서강의를했다.2014년단편〈초대받은사람들〉로외교부산하재외동포문학공모에서대상을받으며본격적인작가의길에들어섰다.앤솔러지《소설뉴욕》에단편〈미뉴에트〉를발표했으며,재미작가프란시스차의〈살아가는동안〉을우리말로번역했다.2021년가을장편소설《소나무극장》(폴앤니나)출간을앞두고있다.
태어나자란한국의서울과경기,프랑스중부와남부와파리,미국뉴욕과보스턴과미시간을거쳐,지금은코네티컷의바닷가마을에정착해살고있다.남편과두아들이있고,바닷가산책하기,다운타운어슬렁거리기,장화신고가드닝하기를좋아한다.

목차

프롤로그

PART1유한한시간의여행
첫사랑이된소설/‘적당히’가안되는심장/재즈가흘러나오는집앞에서/선풍기바람을맞으며/아팠거나아프지않았거나/에스프레소타임머신/어떤기억은냄새로부터/꿈에서걸어나온뒤

PART2매우탁월한취향
지중해의재봉틀소리/바다를지키는도서관/천사들의네일살롱/해저깊은곳그리운사람/두얼굴의신성/바이바이블랙버드/루돌프스웨터를입은이웃

PART3낯선타인의위로
잔디의속사정/유쾌한실직자/핼러윈데이의이방인/빨간리본이달린봉투/우리에게백인이필요하다니/비겁함의대가/오래된악기들의호텔/뉴욕행기차를타고

PART4인간에대한믿음
푸른눈동자에게/무의식의습관/담담하거나세련되거나/배를타고온라푼젤/여름밤의아이스크림/공허를여과하지않은예술가들/가끔은인어가되어/선택하고,살아내고,후회하고/어쩌면나또한그렇게/창너머의시간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특별할것없는삶의사소한풍경에서전해지는
매우탁월한취향

지금사는집의창.침실바깥으로보이는나무들사이로사계가오고또간다.이창의어떤표정이기억에저장될지지금은모르겠다.늘지나간뒤에야알게된다.남아있을것들에대해서는.
-〈창너머의시간〉중에서

삶에서빚어지는다양한관계의단면을우아하고섬세한언어로포착해내는소설가홍예진의첫번째산문집.작가는정교하게고른어휘를통해내면의기억과인물사이의갈등을날카로우면서도따뜻하게표현해낸다.《매우탁월한취향》이묘사하는것은대개사소한풍경들이다.이를테면중학교3학년이되었을때다닌건물꼭대기층의작은화실,신혼시절산책하는도중우연히지나친주택가,뉴잉글랜드바닷가에세워진작은도서관,프랑스에서유학하던이십대시절마시던에스프레소한잔…….그러나빛바랜기억의페이지곳곳에남은이야기는한참의세월이흐른뒤에도그자리에남아우리가떠나온것과두고온것에대해나직하게속삭인다.그속삭임은우리가살아오면서바라보았던숱한창너머의기억을소환해낸다.

한없이날카로우면서도따뜻한
인간에대한이해

아들은영어억양을내지않으려노력하며다시말을이었다.“엄마아아,엄마가가끔미국사람처럼굴지않을때,영어하다실수할때,지적하고불퉁거린거미안해요.”나는입술을꽉깨물었다.이럴때우는거너무클리셰잖아.참아.삼키라고.간신히평정을찾은나는오른손을뒤로뻗었고,아이가내손을잡았다.손을핸들로되돌리고나서조금있다가내가말했다.“문학의힘이란그런거야.인간을이해하는거.”
-〈여름밤의아이스크림〉증에서

작가는고백한다.“상투적이게도,글이나를구원했다”라고.내면의기갈을해소하기위해,주기적으로향수에휘둘리는호흡에무게를덜어주기위해,글쓰는사람으로살기위해,작가는펜을손에서놓지않는다.그러나무엇보다도소설가로서그는문학이가진보다근원적인힘을믿는다.읽히지않고외면받는문학이라하더라도,아니오히려그렇기에그것은그자체로유용하다.평론가김현의말처럼문학은유용하지않기에인간을억압하지않고,실제삶이인간을얼마나기만하고있는지잘드러내주는까닭이다.《매우탁월한취향》에등장하는사람들또한그러하다.그들이살아가는모습과사연과배경은그자체로다채롭고따뜻하며더러는뾰족하긴해도동시에애처롭다.각각의인물은서로의세상과충돌하며비명을지르지만그들은또한세상과타협하며서로를이해한다.

외롭고쓸쓸하게살아가는존재에게건네는
적당하고안락한위로

인간이라는존재가남과진정으로감정을나눈다는게가능할까.비관을수혈받고싶어하는이는없다.타인에게속마음을털어놓고위로받고싶어하지만서로받아주는듯싶다가도힘겨울땐감정의쓰레기통이되었다고투덜거리기일쑤다.그럼에도불구하고위로가되는것은공감밖에없기에인간은마음을응시해주는대상을만날때이해받고있다고느끼며잠시나마덜외로워진다.
-〈공허를여과하지않은예술가들〉중에서

이방의경계와삶의중심점사이에서유영하는작가는서울의비좁은골목길에서,파리의허름한대학가에서,미국의작은시골마을에서,가난하고외롭고높고쓸쓸한것들에따뜻한위로와공감의시선을던진다.이위로와공감은혀에박힌언어로대화할수없었던시간을견뎌낸작가자신과지금도숱한편견을감내하며살아가는모든이방인을위한것이며,또한상처를보듬고토닥여주는소리를나자신과낯선타인에게들려줄수있기를바라는작가의작은바람이기도하다.때로는아득한기억저편에서때로는지극한현실에서,오늘도누군가무심히흘려보내는일상의사건을꼼꼼히곱씹고들여다보는작가의세심한스케치는매우탁월한취향처럼우아하면서도섬세하며,따뜻하면서도날카로운울림을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