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어느 지방 방송작가가 바라본 노동과 연대에 관한 작은 이야기)

제법 괜찮은 사람이 되어가는 중입니다 (어느 지방 방송작가가 바라본 노동과 연대에 관한 작은 이야기)

$15.00
Description
“함께한다는 것은 외로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어디 말할 곳도 기댈 곳도 없어 외면받던 삶에서
공감과 이해가 있는 삶의 영역으로 들어가는 길이다.”
요즘 많은 곳에서 방송과 미디어 비정규직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방송작가라는 직업도 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처우가 좋지 않다고 해서 일의 가치와 보람도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다.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일에 대한 보람과 소신만으로 노동하고 있다. 방송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작고 소소한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게 해준다. 저자는 방송작가로서 살면서 철이 들었고, 세상을 보는 그만의 시선이 생겼다. 이 책은 저자가 지방에서 방송작가로 일해오면서 느낀 기쁨과 슬픔, 그 속에서 조금씩 성장하며 사회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제법 괜찮게 살아가려 노력한 기록을 그러모은 것이다. 노동과 연대에 관한 이 작은 이야기가 여전히 확신에 차지 않는 미래로 고민하고 눈앞의 일로 분투하는, 모든 일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으로 가닿기를 바란다.
저자

권지현

20년차방송작가.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작가지부영남지회장.나고자란도시대구에서방송작가로살고있다.라디오가좋아방송을시작했고,TV와라디오를거치며다수의프로그램을구성했다.화려한방송국안사람들이궁금해방송국생활을시작했지만,조명이비추지않는방송국밖사람들의이야기에더마음을쏟는다.묵묵히정직하게일하는사람들을존경한다.소박하고따뜻한이야기에귀를기울인다.그러한세상모든삶을가르침삼아앞으로도묵묵히그리고정직하게글을쓸작정이다.현재,TBN한국교통방송대구본부에서라디오프로그램방송원고를쓰고있다.

목차

prologue지방방송작가일의기쁨과슬픔

PART1방송국의시간은거꾸로흐른다
어쩌다그냥되는일은없다
빼앗긴들에도봄은오는가
말로하면눈물부터나서
지방에서방송작가하기
분실물을찾습니다
우리들의라디오스타
왜이렇게일찍나왔어요?
흐르는시간이쌓이고쌓여
잊을수없는그날의기억
나는끝까지버텨보려한다

PART2삶은때로행복하고때로견뎌내는것
내게삶은너무세밀해서징그럽다
보이지않는다고없는것은아니다
자주좌절하고가끔성취하겠지만
때로는안경이없어도괜찮을거야
낭만에대하여
나도누군가에겐재수없는인간일지도
폭력은농담의얼굴을하고온다
삶에서나쁜것은없다
뜨뜻미지근하게오래좋아하기
인생은과연게임인가
명작과구닥다리는한끗차이
생명을돌보는일은때때로아프다
그래도사람이좋아서
세상에원래그런것은없다

PART3노동과연대의가치를생각하며
우리는서로연결되어있다
우리사이에그런계약은말자
좋은게좋은거라는말
노동자는합법적약탈위에존재한다
당당하게말하는작가가되기로결심했다
방송작가인나를부러워하는너에게
지키지못한것에대한부끄러움
방송작가도노동자다
빛좋은개살구,인디펜던트워커
나의자리는어디일까
공감과연대를생각하며

epilogue어느문필노동자의노마드라이프

출판사 서평

많이서툴렀고지금도서투르지만
다만제법괜찮은사람이되어보려고군분투한우리에게보내는
어느방송작가의다정하고도단단한메시지

지방방송작가라는타이틀은겉으로보기엔화려해보일지몰라도속은오히려소박하기짝이없다.방송작가가정규직이아닌비정규직,그가운데서도언제든수시로갈아치워지는프리랜서특수고용직이라는것은이제알만한사람은다아는사실이고,거기에다‘지방’이란조건을붙이면좀더볼품이없어진다.연예인구경은고사하고드라마도예능프로그램도제작할만한여건이되지않기때문이다.
그러나‘지역’이라는물리적으로제한된영역과한정적인제작자원을가지고방송을만들어가는지방방송작가에게도분명히다른것으로대체할수없는그만의뿌듯함과즐거움이있다.누구나다아는정치인이나유명인보다바로우리곁에서땀흘리며살아가는평범한사람들이방송에나올때지방방송은오히려빛이난다.사실지방이라서어렵지만,지방에도자신의꿈과희망을일구어가는사람들이있다.모두자신의자리에서최선을다해하루를살아내고,한편으로는세대와세대가어우러지며오늘도작은연대와희망을만들어간다.지방방송작가라서할수있는일이있다면,바로그런공동체적연대와희망을찾아내어전하는일이라고저자는믿는다.
물론지금도지방방송작가들의사정은열악하다.일이주는즐거움과월급통장의사정은늘반비례하기마련이다.저자는처음이일을시작하면서부터,한살이라도어릴때일찍그만두거나서울로올라가라는말을숱하게들었다.하지만그로부터20년이지난지금도여전히지방에서방송작가를하고있다.스타작가나억대연봉작가는지방에서는다른나라이야기일뿐이지만후회하지않는다.어디에있건위치와자리가다를뿐,각자그만의역할이있을것이라믿기때문이다.누군가는1등만바라보고좀더화려하고큰무대와세상을만들어가길바랄지모르지만,저자는묵묵히세상의저변을지키는많은이들의힘을믿는다.
어느덧20년차방송작가로서때로는억울하고때로는부당하고때로는서러운일을담담히이겨내며고군분투해온저자의시선은이제자연스레공감과연대를향한다.너무나기본적인이야기이지만,어려움을함께나누고서로를돕기위해힘을쏟는일은사람이사람에게할수있는기본적인마음씀이라생각하기때문이다.저자는노동이유연해지고사회가개인화될수록,더많은이들이노동의고단함을터놓고이야기하고,서로의마음을나누며씨줄과날줄로촘촘히엮이길바란다.저자또한그런공감과연대안에서충분한위로를받았고,내일을살아갈용기와힘을얻었다.그런까닭에가능하면더욱많은사람들이연대를통해공감과이해가있는삶의영역으로들어가길소망한다.지나간일에대한후회와현실의고단함에발목잡히지않고,밥벌어먹고사는노동의숭고함을가슴에품고서!지방방송작가의노동과연대에관한이작은책이우리가잊고살아온그러한공감과이해를일깨울작은시작이되기를간절히바라는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