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장편소설)

우아한 인생 (저우다신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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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언젠가 우리는 모두 조금씩 늙고 병들어
천천히 오늘을 추억하게 된다”
노화와 질병, 죽음 등 고령화사회의 각종 문제를 사실적으로 파헤친 마오둔문학상 수상 작가 저우다신의 수작. 은퇴한 퇴직 판사 샤오청산은 절망적인 선택에 직면한 베이징의 수백만 노인 인구 가운데 한 명이다. 전통적인 가족 구성이 해체되어가는 고독한 사회에서 어쩔 수 없는 육체적 노쇠를 홀로 받아들이거나 어딘지 모르게 의심스러운 현란한 광고에서 선전하는 기적의 치료법을 찾아 장수를 꿈꾸며 헛되이 헤매는 수밖에 없다. 그런 샤오청산의 집에 어느 날 시골에서 올라온 젊은 간호사 중샤오양이 간병인으로 들어온다. 공통점이라고는 거의 없는 두 사람 앞에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인생의 격랑이 거세게 밀려드는데…….
저자

저우다신

周大新
1952년허난성정저우에서태어났다.1979년부터작품을발표하기시작해중국문학계에서가장권위있는상인마오둔문학상을포함해전국우수단편소설상,인민문학상,펑무문학상,라오서산문상등을받았다.주요작품으로《제20막》《호광산색》《안혼》《어떤노래의끝》등이있다.저우다신의작품은영어,프랑스어,독일어,체코어로번역되었으며,연극,드라마,영화로도각색되었다.현재베이징에거주하고있다.

목차

한국어판출간에부쳐
월요일황혼녘|간병로봇미스웨이웨이쇼케이스
화요일황혼녘|링치장수환판매행사
수요일황혼녘|회춘가상현실체험
목요일황혼녘|인류의미래수명에관한강좌
금요일황혼녘|노인간병경험담(1)
토요일황혼녘|노인간병경험담(2)
일요일황혼녘|노인간병경험담(3)
작품해설|소설가홍예진

출판사 서평

마오둔문학상수상에빛나는작가저우다신의장편소설
고령화사회의단면을파고드는유쾌하면서도날카로운문제의식

오늘날인간이삶의마지막단계에서맞닥뜨리는다양한고비와내적갈등을사실적으로보여주는이작품《우아한인생(天黑得很慢)》은중국문단이주목하는작가저우다신의장편소설이다.저우다신은일찍이2008년장편《호광산색(湖光山色)》으로제7회마오둔문학상을받았고,이후30여편에달하는장편과단편을발표하며왕성한창작열을발휘해왔다.소설《우아한인생》은작가가모친의죽음에서영감을받아쓴작품이라고알려져있다.작가의모친은90세가넘어서며줄곧병상에서생활하다가92세에세상을떠났는데,당시머릿속에기억하는것이라곤아무것도없는상태였다.작가는이후노년의삶과질병그리고죽음에본격적인관심을두고,이것을주제로작품을써서자신도곧마주하게될삶의마지막단계를준비해보기로결심했다.작가가서문에서고백하는것처럼그또한늙는것이두려웠기때문이다.

시작을알리는차례부터독자를현혹하듯,현실과소설의경계를교묘하게허물며이야기는펼쳐진다.베이징의노인들은돈을내면건강을살수있다는광고를보고매일밤황혼녘장수공원에모여든다.장수공원남쪽의노천무대에서는인공지능간병로봇쇼케이스,노화를늦춰주는장수환판매,가상회춘안티에이징기술체험,미래인류수명에관한강좌등신기막측하고화려한판촉홍보행사가연이어열린다.총일곱개장으로구성된이야기가운데소설내용이본격적으로펼쳐지는부분은금요일밤부터일요일밤사이에무대에오르는가정상주간병인중샤오양의회고담이다.

은퇴한퇴직판사샤오청산은이미나이70이넘어본격적인노화단계에접어들었고점점늙는것이두렵다.그럴수록남이자신을노인으로보는것이마음에들지않아짜증을내고,신체가점점쇠약해지는것을보며초조해한다.갖가지방법을동원해장수에좋은비법을찾고고민하지만이런조급함은도리어건강을해치고노화를촉진하는악순환을부를뿐이다.작가는샤오청산을통해인간이생의마지막단계에서마주칠수밖에없는갖가지사건을적나라하게묘사한다.여기에는몸이늙어가면서겪는각종신체적노쇠와질병,죽음에대한공포는물론,가족의해체와고독,노인대상범죄,고령화사회의양로산업에이르기까지다양한층위의사회문제가포함된다.

노년의샤오청산과젊은간병인중샤오양이한집에기거하며만들어내는독특하고기묘한관계는인간이결코포기할수없는정신적사랑과유대에대한갈망을드러내는한편,독자에게생명의본질에대한근원적질문을던지는작품의주요한장치로작동한다.작품해설을쓴소설가홍예진이말하듯,간병인중샤오양은얼핏평범한젊은여성의표본에서크게벗어나지않는듯보이지만실존하지않는원형의사랑을품은존재다.이성과모성과선의이데아를넘나드는초월적인간병인을내세움으로써,작가는노년에접어든인간이얼마나실재하기어려운보살핌을필요로하는존재인가를역설적으로보여준다.어떻게해서든노화를늦추고싶어하는인간의욕구를발판으로,온갖장수상품과프로그램이넘쳐나는시대.그모든것이한낱스치고지나가는위안에불과한상술일뿐이라는메시지가도입부에장치된이소설은,그와대비되는중샤오양과샤오청산의사연을풀어내며기술이해낼수없는보살핌을간구하다가무력하게생을마감하는인간의취약성을그려낸다.

취약한인간은태어날때조물주에게받은것을하나하나되돌려주며결국무의상태로돌아간다.탄생과소멸이라는거대한수레바퀴에속한우리는아무리잘대비하려한다해도하늘이주는상실감을무력하게경험할수밖에없다.누구도부인할수없는단하나의사실은인간은죽는다는것이다.이과정에서마주칠어떤풍경은보기에좋고어떤풍경은조금괴롭다고느껴질지도모르지만,어쨌든결말은아무도피할수없다.그러므로작가는소설을통해우리가선택할수있는최선이자유일한방법은최신의학과과학기술이약속하는미래를꿈꾸기보다인간본연의모습으로지금현재를사는것이라고말하고있는것인지도모르겠다.어쩔수없는죽음을피하려하기보다는,산다는것의의미가무엇인지더고민해보아야한다고.노년의죽음은결코우울하거나비참하지만은않으며,결국우리는여름날의황혼처럼천천히저물어가면서인생이라는이야기의무대에서우아하게퇴장하는법을배워야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