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한 불행 : 부서지는 생의 조각으로 쌓아 올린 단단한 평온

다행한 불행 : 부서지는 생의 조각으로 쌓아 올린 단단한 평온

$14.72
저자

김설

대학에서산업디자인을공부했지만,전공보다는글쓰기에관심이많았다.지금은글쓰기만큼이나고양이를좋아한다.나이가들면서는여유롭고흔들림없는일상에관심이많아졌고,매일같이삶을우아하게만드는잡다한시도를한다.그방편으로미니멀라이프와맥시멈라이프를오가고있다.일요일아침에는독서모임‘서재가있는호수’에서읽고쓰면서그럴듯한글보다는시시콜콜한글로사람들을웃기고싶다는조용한욕망을품고있다.저서로는딸의인생에찾아온우울증을함께극복하며쓴『오늘도나는너의눈치를살핀다』(이담북스)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결혼에나를던졌다
인생의함정
내가상상한이혼은이런것이아니었다
이혼녀가되면특기를발견한다
누가불쌍한여자인가
니체의질문
결국여기까지왔다
제삼의인물이나타났다
알코올의존증1
알코올의존증2
관대함이란
답답한바지는찢어지는순간부터편해진다
나와남편
결혼생활은기이하다
돈이부족한인생
포기하는지혜
이해받지못해서하는거짓말
당연한어긋남
남편의아름다움
나잇값
운명에대한사랑
냄새와의전쟁
살림은잘안합니다
결혼을새로고침
각방을쓴다
갱신과업그레이드는불가
남편이변했다
미운쉰다섯살
행운의김여사
적당히살고싶다
남편의두마음
자기귀환의시간이도래했다
벌써27년
살짝찾아오는행복
거리를둔다
돈은없어도유쾌하게산다
이혼해도괜찮다
텐션이낮은저녁시간
괴로움과권태는반복된다
다음생엔비혼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엄마는불확실한행복보다익숙한불행을선택했다

인생은결코바라는대로흘러가지않았다.철이들면서부터작가는누구보다부모의이혼을바랐다.눈앞에서익숙하게되풀이되는엄마의오랜불행을두고볼수없어이혼을애타게종용했다.그러나예상과달리엄마가고민한시간은짧았다.엄마는불확실한행복보다익숙한불행을선택했다.스스로불행에서빠져나오지못하는엄마를보며작가는자기자신에게주문을외듯,결혼의행복은환상일뿐이며,되도록결혼같은건하지않을것이라굳게다짐했다.그러나무언가를멀리할수록그의마음깊은곳에는그것에대한욕망이강하게들끓고있다는게맞는말일지몰랐다.사랑에눈이먼엄마처럼,아빠가거짓말을해도번번이속아만준엄마처럼,작가는눈부신젊음의어느시절마음의문을모로닫아건채오직결혼에만성급하게매달렸다.결혼을잘못해서닥치는불행보다결혼후에주어질안정이더유혹적이었다.

성급한결혼과급작스러운이혼이가져다준것

물론결혼은아픈젊은날의탈출구가결코아니었다.막상결혼하고보니진짜삶은다른곳에있을것만같았다.인생이이게아닌데싶고,서러움이복받쳐엉엉우는날이많아졌다.어디에있든여기보다는행복할것같았다.하지만그행복이란어린시절작가의엄마에게그러했듯,너무도낯설고불확실한약속일뿐이었다.한번어긋나기시작한삶은되돌리기힘들었다.카지노에전재산을갖다바친남편의얼굴에는희망의빛이없었다.매일죽는방법을생각하며지내던중숟가락에묻은이유식을힘껏빨아먹는딸을보고정신이번쩍들었다.이혼을결심하고모든걸혼자힘으로해내야했다.등에업힌딸이작가를겁많은여자이면서동시에겁없는여자로만들었다.그때부터작가는철없어도안되고아파서도안되는사람이되었다.

나는삶을실험하기로결심했다

혼자의몸이된작가는삶을실험하기시작했다.산후조리원청소,아동복판매,대리운전.아무거라도상관없다는마음으로온갖일을했다.처음겪는일들은두렵고힘들었으며,웃는날보다우는날이더많았지만,그럴때마다애써자기최면을걸었다.‘나는여기살러온게아니라관광하러온거야.’돈이없어엄마에게물려받은반지를팔았을때는관광하다소매치기를당한거라고,회사를그만두고싶을때는직업체험을하러온거라고생각했다.그렇게20년이라는오랜세월에걸쳐이어진관광과실험은,그러나아직도그끝을내보이지않은채였다.

이곳엔애초에바닥따위없는게아니었을까

이혼후5년이지났을때부터끈질기게이어진전남편의구애는결국15년만의재결합으로이어졌다.사랑이나연민따위의감정이작용한것은아니었다.다만이제불행의파도에휩쓸리기보다파도가오는것을똑바로바라보며그위에올라탈수있기를바랐다.앞으로의삶에행복이올지불행이올지는알수없지만어떤것이오더라도받아들이겠다는각오로,적어도이것이나에게주어진삶이라면담담히인정하며살아가고싶은마음이었다.그러나각오를단단히했는데도다시시작한결혼생활은힘에겨웠다.하루도빠짐없이술에취해인사불성이되는남편을보며삶에는애초에바닥같은건없었던게아닐까생각했다.인생이납득할수없는문제로가득했고하루하루가고난의연속이었다.

부서지는생의조각으로쌓아올린단단한평온

작가는바닥나려는희망과용기의힘을애써믿으며자신의삶을글로써내려가기시작했다.한밤중에책상의불을켜고,하늘에자신의운명을맡긴채순응하며사는것에대해,현실에안주하거나도망치지않고고통을겸허히받아들이는것에대해자주고민하며,오늘의불행을내일로끌고가지않겠다수없이다짐했다.아마도물극필반(物極必反)의이치였을것이다.삶의고난을불러일으키는불협화음을외면하지않고가만히귀기울일수록내면깊은곳에서단단한평화가차올랐다.누군가는타협과포기아니냐고평가할지도모르겠지만,기실그것은고난의세월을버텨온자기삶에대한결연한긍정의의지에다름아니었다.캄캄한어둠속에서,누구도손내밀어주지않고대신해주지않는삶을홀로버티며여기까지걸어왔다.그세월을견디다보니사소한것은내버려둘수밖에없고,아무리나쁜일도결국은지나간다는걸알게되었다.작가는고백한다.예기치못한불행의습격이비록삶의굽이에지울수없는상처를새겨놓았지만,그것이일면자기안의보이지않는어떤부분을더욱단단하게만들어주었다고.그런의미에서또한『다행한불행』은어두운절망속에서태어난눈부신희망을고하는나직한선언이라고할수있을것이다.크고작은삶의모든모순에도불구하고,이제더는불행에지지않고정면으로맞서나아가겠다는.그리하여기어이다시삶을사랑하고야말겠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