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고 부드러운 세계 : 활자들의 마을에서 만난 사소하지만 고귀한 것들

나의 작고 부드러운 세계 : 활자들의 마을에서 만난 사소하지만 고귀한 것들

$16.80
Description
“이 작은 책의 속삭임은 결코 작지 않다”
세상의 작고 부드러운 것들을 사랑한 어느 애서가의 소소한 기록
어느 탐서가의 삶을 풍요롭게 한 독서의 기록. 책 안에서 자신이 좋아하고, 귀하게 여기고, 결코 잃고 싶지 않았던 세계를 발견하고, 그 세계에서 운명처럼 만난 작고 여린 것들을 가슴에 꼭 품은 채 더 넓은 세상으로 용기 있게 나아가려는 작가의 마음가짐이 정갈한 문장과 문장 사이에 단단하게 자리 잡고 있다. 바쁘게 변해가는 소란한 세상에서 책과 이야기와 글쓰기를 통해 쉬이 변하지 않는 미약하고 소리 없는 것들의 의미를 진지하게 찾고 고민하는 작가의 태도에 마음으로부터 조용한 응원을 보내게 되는 책이다.

저자

신아영

저자:신아영

부산에서친구들과독립문학잡지〈비릿〉을함께만들었다.마을활동가들과의대화를기록한《대천마을을공부하다》를펴냈다.우리동네의아늑하고너른품안에서글쓰는마음을키워왔다.미미한것들의미묘한소리를잘듣고잘전하는글을쓰고싶다.

목차


머리글|마지막참하늘빛한조각

PART1우리들의침대
비둘기의꿈
점심시간
그냥좋아할것
잘잃어버리는어른
우리들의침대
남의책이커보일때
반창고
내가사랑하는미자씨
메모장의암호들
손금연장술
삿포로에서
그냥계속해
애증의버스
친구를찾아서

PART2내작은헛간
나를살리는이야기
어떤자책
두사람
오백원짜리책
소설은노래를타고
내스카프를지켜냈어
도서관이사라진세상
가치보다재미
소소한마음
내작은헛간
평범하고비범하게
모다에가미
다정한마을잔치
하늘아래한점부끄러움없이
함께읽으면좋은책

출판사 서평

지금의나를만든,
책이라는작고너른세계속으로

자신이나고자란마을을둘러싼이야기《대천마을을공부하다》를통해공동체적연대혹은어울림에주목한신아영작가는이책《나의작고부드러운세계》에서본격적으로지금의‘나’를만들어낸자기안의작은세계를탐험한다.그곳에는잔반검사에서탈락해점심시간이끝나고오후수업이시작된뒤에도혼자식판을들고외로운사투를벌이고,학교복도와계단을오르내릴때마다통행규칙을자주헷갈려하던어린시절의작가가있다.막연히외롭고불안한나날속에서어리고서툴러서타인에게쉽게상처를주고동시에타인에게자주상처받곤하던어수룩한모습의아이가있다.그시절작가를기꺼이보듬어안아준것은바로책이라는활자들의마을이었다.책속에담긴타인의이야기는순식간에작가를끌어당겼고,수시로찾아오는불안을압도할만큼설레고가슴뛰게했다.책이속삭이는작고낮은소리는무심결에엉클어진마음을담담히위로하고새로운용기를심어주기도했다.비록가슴한쪽에쌓인고민이나문제가단번에해결되지는않았지만책속에담긴이야기가몸안어딘가에들어왔다나가면신기하게도살아갈힘이났다.원인모를신체적통증으로오랫동안고통스러워할때도,아픈몸을치료하기위해엄격한식단조절을하며괴로워할때도,책은작가에게삶이란무릇그런것이라는걸말없이알려주었다.그런깨달음이찾아오면작가는기쁘고또슬펐다.그렇게매료된작고너른세상에서,언제부턴가작가는평생책을친구삼아살아갈운명임을깨달았다.

책속에서다시찾은,
어린시절잃어버린무언가를되살리는목소리

어떤성장은상실의다른이름이아닐까고민하던적이있었다.어른이되는대가로많은것들을강제로혹은스스로떠나보내야하는것이작가는슬펐다.‘자란다는것’이란이전에좋아하던것들을떨쳐버리고또다른세계로,그렇게어른의나이에맞는것을새롭게좋아하는일일거라믿고있었던까닭이다.그때문득책속의세계가조그만목소리로속삭여왔다.작고부드러운것들의속마음을듣고나누는기쁨이여기에있다고.어느날그소리에귀기울이며,문든마음을뒤흔든작은이야기를곱씹으며,작가는비로소깨달았다.책이라는통로를오가며그간잊고지내온세계를자주만나다보면,그속에서다양한감정의진폭을느끼다보면,어린시절잃어버린그무언가를조금씩되찾게될지도모르겠다고.

나도모르게사랑에빠진,
그래서내안에오래머물다가간것들에대한이야기

작가는이제확신한다.작가의머리에서사라지지않고자꾸떠오르는것들이,알수없는이유로자꾸만불쑥불쑥떠오르는것들이,접고잊어버려야할지난시절의지나간페이지가아니라,하나의이야기에서또다른이야기로,한사람에게서다른사람에게로전해져야할아름답고고귀한무엇이었음을.그사소하지만아름답고고귀한것이자신을힘나게하는것이었음을.작가는자신이사랑한문장들처럼,비로소작고부드러운것들의속마음을듣고나누는기쁨을온전히받아들이게된것이다.한마디설교나잠언보다한편의이야기로단순하지않은삶의진실을만나고,그렇게자신의세계를조금씩확장해서우연히연결된누군가와더자주닿는것이지금의작가에게는더없이기쁜일이다.그러기에작가는오늘도마을의아이들과어르신들을만나함께읽고함께쓰고함께이야기나누며부지런히사랑하는일을게을리하지않는다.우연히읽은다니엘페나크의책속한구절처럼,“사랑한다는것은결국,우리가좋아하는것을우리가좋아하는이와나누는것”이라믿기때문에.그리하여어느책에서시작된작고여린문장의속삭임은이제는결코작지않은메아리가되어작가를둘러싼더넓은세상으로되돌아가며한줄기아름다운빛을전하는것만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