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걸어온 자리 : 비우고 바라보고 기억하는 나의 작은 드로잉 여행 (양장)

바람이 걸어온 자리 : 비우고 바라보고 기억하는 나의 작은 드로잉 여행 (양장)

$19.00
Description
나를 그리고 지나간 모든 순간의 고요
담담한 수채 드로잉으로 전하는 묵묵한 그리움
침묵의 순례자 최민진 작가의 《바람이 걸어온 자리》에는 삶을 경건히 여행하는 이의 고요와 침묵이 가득 피어납니다. 작가는 펜과 스케치북, 물감을 들고 파리와 런던, 알프스와 호수 마을, 보스턴과 뉴올리언스, 로마와 토스카나 평원과 지중해의 푸른빛을 가만가만 걷습니다. 전남 해남의 바다와 보성 차밭의 내음, 강원 영월의 고개와 경북 영주의 노을, 제주의 거센 바람을 조심스레 더듬습니다. 작가를 닮은 담담한 수채 드로잉은 언뜻 화려하게 반짝이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지만, 마치 수묵화의 깊고 넓은 여백처럼 과거의 어느 한때에 묻어두었던 우리의 기억을 묵묵히 길어 올립니다. 바람이 스치고 지나간 모든 고요한 순간으로 우리를 손짓해 부릅니다.

저자

최민진

저자:최민진
여행의길을헤아린다.풍경속으로열리는길그너머,시간의흔적이품는이야기비추어모아흐르는길에한줌의기억을그린다.
브런치brunch.co.kr/@edithstein

목차

프롤로그

PART1사소한거리들의인상
한그루빈터|그림의언덕|모퉁이돌아가는길|나무와돌담|예술가의언덕|19세기파리의인상|동강옛길그너머|떠남과머무름|먼이름속으로|바다의시간|잊힌길속으로|신들의위로|바람머무는길|언덕옛터|신화의언덕|물결|읍성의초가|스치듯만난|시를담은마을|광장의아프리칸리듬|폐허의바람|저무는들|바람불던날|두언덕|마차리이야기

PART2낯선보통의세계
시간의다리|하늘색물빛|소금밭|나무안에서|흐르는성의시간|고요하고깊은골|우물마을|아이거마을|울림|두도시|섬과섬|밤의고요|시야그너머|길은길을부르며|정선아라리|다른모습으로|순간의풍경|마을길|환승역|언어의풍경|산성의바람|닫힌강|빛과어둠의시간|언덕의야경|빛과호수|달을찾는섬|땅끝마을|차의노래|다랑쉬의기억|성으로가는길|언어의그림|남문으로|늘푸른길|흐르는물의도시|남도의고택|유배의땅|보리의기다림|품은맛을짓는다|학마을

PART3소란한마음에이는바람
떠남의머무름|평원의바람길|삶은계속된다|바람|멈추고머물다|차밭과갯벌|어떤음의세계|올리브와사이프러스|삶이내려앉은곳|바다를향하는길|낮은슬픔|깊은강|두물하나되어|울돌목|보헤미아의풍경|가까이그리고멀리|산아래들|파란고요|푸르른정적|한낮의길|호수옆들길|그림의풍경|시간이머무는자리|호수마을다락방|오후의빛|미시시피증기선|길의연대표|구름숲|서강에섬이있었네|청풍의마지막봄|푸른비|나무와돌탑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텅빈종이에수없는선을잇는날이잔잔히흐르고
색색의물감이묵묵한그리움담아퍼져나갈때
비로소길위의이야기가시작되었다

최민진작가가펴낸《바람이걸어온자리》에는그가삶이라는여행지에서만난풍경과대자연,시간의속삭임이담겨있습니다.작가는낯선여행자의감각으로일상의소란과고요를포착해단정한글과그림으로담담히표현해냅니다.
작가가응시하는세계는언뜻외롭고적막해보입니다.그러나바람이휩쓸고지나간자리에남은텅빈고요는여행자의발아래서흩어져어디론가흘러가고,해가뜨고바다가밀려드는거대한자연의질서가다시분주한삶을재촉합니다.저문시대의기적이울리는붐비는거리,묵빛이내려흐르는고즈넉한산방,비좁은골목에서마디마디춤을추는마리오네트,수풀그늘에한가로이자리잡은악어,갓구운빵이나오길기다리며서로에게인사하는사람들,침묵의언어를닮은깊은어둠,오렌지와파랑파라솔이꽉들어찬광장에쏟아지는햇빛,갈매기가소리내어우는아침의빈터…….작가는이처럼고요한자연과수런거리는삶이하나되는장면을간결하고소박한붓질로그려냅니다.

작가가오랜기간정성스레빚고담근글과그림에는또한그가세상을바라보는시선이고스란히깃들어있습니다.타자를헤아리는작고소박한마음은,검푸르게솟은사이프러스를바라보며안타까운죽음을애도하는기도가되었다가,시끄러운세상떨치고가만히쉬어가라며마음의언덕을내어주는키낮은돌담이되었다가,자유를갈구하는이들이지친몸을의탁하는든든한뗏목이되었다가,큰물이할퀴고지나간생채기를더듬는다정한손길이되었다가,광장에울려퍼지는구슬픈아프리칸리듬이되어우리를위로합니다.

침묵은단지침묵만이아니고,길은단지길만인것이아닙니다.최민진작가가그려낸고요한풍경은단지눈에보이는것이상의묵직한감동을안겨줍니다.작가는밖으로꺼내놓지못한수많은언어를가슴에머금고오늘도길을떠납니다.길너머길헤아리는삶의여정을걷고걸으며,오늘의길을갑니다.바라고향하고갈림길에서엉키어돌아서며,보이지않는길을에워돌다들어섭니다.걸어온길은삶을받아안고가만히나아갑니다.순간과순간을스치고지나간바람과함께삶이그렇게흘러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