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가의 일 (몇 년째 초심인 어느 무명 번역가의 소소한 번역 일기)

번역가의 일 (몇 년째 초심인 어느 무명 번역가의 소소한 번역 일기)

$16.80
Description
“물결이 모여 파도를 만들듯
여러 우연이 모이면 필연이 된다”
번역가라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내 모든 희망의 이유
어느새 번역 인생 9년 차. 그러나 현실은 여전히 좌충우돌하며 헤매는 중이다. 번역 일감을 얻기 위해 수시로 번역 에이전시의 수주 게시판을 들락날락하고, 눈이 빠지게 모니터를 들여다보며 샘플 번역 원고를 작성해 보낸 뒤 이제나저제나 연락이 오기만 손꼽아 기다리고, 오랜만에 맡은 번역이 잘 풀리지 않으면 금세 의기소침해지고, 마감 하나가 끝나고 나면 다음 작업을 맡기까지 불안한 마음으로 생계를 걱정하고, 잘나가는 번역가들의 SNS를 염탐하며 부러워하기 일쑤다. 몇 년째 강제 초심 유지 중인 무명 번역가에게, 번역이란 냉정과 열정 사이를 정처 없이 헤매는 일이다. 매번 단어 선택 하나에 파르르 흔들리고, 내 마음 같지 않은 작업물을 보면 한없이 쪼그라든다. 그럼에도 작가에게 번역이란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책으로 이어질 독자와의 소중한 인연을 그리며, 생애 단 한 번뿐인 이 순간이 훗날 조금의 후회도 남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 오직 번역에 대한 열정 하나로 고군분투하며 꿈을 향해 느리게 나아가는 어느 일본어 번역가의 진솔한 모습이 책 속에 담담히 그려진다.
저자

양지윤

고교시절읽은요시모토바나나의소설에매료되어번역가의길로들어섰다.번역은외국어라는어두컴컴한우물에서우리말이라는영롱한물빛을서서히발견해가는과정이라고생각한다.그안에서길어올린빛나는문장의맛을독자와함께나누는번역가가되기를꿈꾼다.
15년동안도서관사서로일했으며,이경험을바탕으로에세이《사서의일》을썼다.옮긴책으로《단지의두사람》《또,단지의두사람》《유머레스크》《변두리도서관의사건수첩》《여기는커스터드,특별한도시락을팝니다》《로터스택시에는특별한손님이탑니다》《앞으로의책방독본》《빨강머리앤이가르쳐준소중한것》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
불확실한희망
낮은북소리
자신을믿어주세요
씁쓸하거나달콤하거나
새벽형인간의일
메마른꽃다발
보릿고개를지나며
오지않는연락
내게무해한응원
옮긴이의말
당신의직업은
작업의루틴
일기일회
뜻밖의배움
오늘의일정
번역의맛
쓰다보면알게되는것들
나를닮은문장부호
제목의사정
밤의도서관
나의작업실
맛있는공부
오래된것들의쓸모
이어지는날들
역자교정
다시만난빨강머리앤
국제전화
바나나북클럽
번역하는마음
번역자회관
번역가의여행
에필로그
추천사

출판사 서평

“번역은제길이아닌것같아요.”
지금이순간에도번역에대한갈망과그에수반되는절망으로괴로워하는번역가와번역가지망생들은무수하다.심지어늘번역을그만두고싶다고입버릇처럼말하면서도,여전히번역에대한희망을끈을놓지않는다.업계에이름이알려진쟁쟁한번역가들과,그보다훨씬더많은무수한무명번역가들이오늘도원고와사전을놓고씨름하며남몰래자신만의꿈을키워간다.번역이라는일에는분명히가스레인지의불이꺼져도보글보글뚝배기를끓어오르게하는여열과도같은기대와희망이고스란히묻어난다.
《번역가의일》은이름난번역가의작업루틴과번역에얽힌뒷이야기를풀어보여주는기존의책과는조금다르다.이름석자한번알리기도어려운수많은번역가들과번역가지망생들처럼,어느날하루는희망에부풀어올랐다가다음날엔어김없이쪼그라들고마는보통의일상에초점을맞춘다.번역을향한여정은마치마라톤을뛰는것과비슷하다.그것도42.195킬로미터의정식코스보다훨씬더힘겹고긴거리를뛰어야하는울트라마라톤이다.일감하나를얻기위해계속해서샘플번역테스트에도전해야할뿐더러,그기회조차쉽사리찾아오지않는다.도전하고실패하고또도전하고다시실패하는과정을수없이되풀이해야만겨우번역할기회한번을얻는다.운이좋아번역가로데뷔했다고해서곧바로안정적인일감이보장되는것도아니다.이제막데뷔한무명번역가에게는앞으로더뛰어야할거리가끝도없이남아있다.안정적인위치에서잘나가는번역가들은극소수에불과하고,평소에는다른캐릭터로살다가새벽이나늦은밤,혹은주말이면번역가로변신하는소위엔잡러들이많은이유다.
작가에게번역은냉정과열정사이를정처없이헤매는일이다.작품을처음마주할때는무시무시한열정으로불타오르다가도초벌번역이끝나갈즈음에는그불씨가힘을잃는다.직역에가깝게옮겨놓은문장을보면마음은한없이쪼그라들고,머릿속극장에서는마감을제때해내지못한비극적인결말이상영된다.아직업계의장인이되지못한어설픈번역가는몇달간이어진새벽작업으로내려앉은눈밑다크서클을부여잡고,어떻게든거친단어의조합을매끄럽게다듬어서번역문안에녹여내려고군분투한다.단어하나에파르르흔들리는마음을굳게다잡으려애쓰면서.자기삶에서이책을번역하는기회는이번단한번뿐임을끊임없이상기하면서.
책의추천사를쓴김난주번역가는번역하는사람의꿈과딜레마에대해이야기한다.그에따르면“언어는그자체로는완전하지않은소통과전달의도구이기에번역에는숙명적인불완전함이”뒤따른다.한없이완벽을향해다가서려는허우적거림과그럼에도영원히손에쥘수없는그꿈의순간.그렇기에번역가는갈증과타협사이를끊임없이오가는나날에자신을오롯이내맡긴채,내면의모든열정을불태워언어의한계를뛰어넘기를간절히소망하는것이다.그런의미에서번역이란끝이없는기다림과도닮았다.동시에어느때는그러한기다림이야말로희망의다른이름이되어번역가를버티게해준다.번역가에게기다림은또다른가능성을맞이하기위한시간이나다름없으므로.오직책과문학에대한열정하나로지난한번역작업의괴로움을견디고있는무명번역가의희망에찬고백은오늘도자신만의꿈을향해더디게나아가는모든이에게감동적인울림을전해주기에충분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