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여행가방에는어떤책이들어있나요?”
한국대표여행작가김남희의3년만의신작,《여행할땐,책》
“인생마지막순간까지배낭여행자로살고싶다”고말하는사람의배낭에는무엇이들어있을까?한국에‘걷기여행’붐을일으킨도보여행가이자한국대표여행작가인김남희는여행가방의필수품이자,삶의필수품을‘책’으로꼽는다.
“여행가기전의준비를그나라작가들의소설을찾아읽는일부터시작한다”고말하는김남희작가는여행을떠나기에앞서그지역에대한책들은꼼꼼히살핀다.때론한권의책을읽다여행가방을싸기도한다.책속의그곳에가고싶어서,그곳의풍광을보고그곳의사람들을만나고싶어서.낭만적으로보이지만한정된예산으로날것그대로를만나는여행을하는그녀의이야기는깊고다양한감정을담고있다.홀로걷는길위의고독함도,역사와제도로할퀴어진장소와사람을만나는슬픔도,낯선고양이와의교감을나누는순간처럼반짝이는반가움도,삶에서어쩔수없이따라오는그리움과애수도.
김남희작가가여행을떠나기위해,혹은여행지에서습관처럼펼쳐든책들의이야기는작가가머문그곳의이야기와어우러져전혀새로운이야기를만들어낸다.그글들을따라가다보면그책이읽고싶고,그곳으로떠나고싶어진다.그마법과도같은이야기는김남희작가의3년만의신작《여행할,땐》속에오롯이담겼다.
내인생의필수품두개를고른다면여행과책이다.근사한집이없어도,든든한통장이없어도,다정한연인이없어도,독서와여행이가능한삶이라면그것으로충분하다.나에게여행과독서는다르지않다.여행은몸으로읽는책이고,독서는앉아서하는여행이기에.책도,여행도더넓은세계를열어주는문이다.문너머에어떤만남이기다리는지알수없어책을펼때도,여행을떠날때도매번심장이쫄깃해진다.책과여행을통해나는타인의마음에가닿고,지구라는행성의신비속으로뛰어들고,인류가건설하거나파괴한것들에경탄하고분노한다.그럼으로써나라는존재를더깊이이해하고사랑하게된다.-본문중에서
조금더선한존재로남기위해애쓰는이들에게
여행의힘,책의힘을믿는이들에게
느릿느릿흘러가는치앙마이에서는자연과조화를이루며천천히살아가는사람들의이야기를읽어볼까.고요한언덕의도시리스본에서는리스본을사랑한작가의소설을읽어볼까.배낭에넣어갈책을고르는일로여행준비를시작하는김남희작가는여행의힘,책의힘을믿는다.
독서라는행위가주는매력은준비없이어디로든갈수있다는점이아닐까.이토록쉬운일탈은없다.책을집어들기만하면된다.숨막히게답답한이세계를잠시나마벗어나책안의새로운세상에서나는무엇이든될수있고,어떤삶이든선택할수있다.멀리떠날수없을때나는책속으로떠난다.무엇을읽어야하는지알수없을때면작은서점을찾아간다.확고한취향을가진주인이선별한책들을들여다본다.그가조심스레인도하는낯선세계속으로발을디디며내가살지못하는다른삶을살아가는수많은이들을만난다.-본문중에서
김남희작가는고신영복교수의“여행은단순한장소의이동이아니라자신이쌓아온생각의성을벗어나는것”이라는말을새긴다.그녀는여행뿐아니라책이야말로가장편하고가장저렴한비용으로‘생각의성을벗어날수있게이끌어주는문’이라생각한다.서른네살에다니던회사를그만두고전세보증금과적금을빼서세계일주를떠났던모험이후,여행자의삶,작가의삶,독서가의삶을사는그녀는더깊어지고맑아진눈으로세상을바라본다.
여행을한다는것은내내타인의친절에기대어사는일이다.덕분에타인에대한내선입견을끝없이수정해올수있었다.흑인에대한,동성애자에대한,무슬림에대한,열대지역의사람에대한수많은편견이깨졌다.있는그대로의모습을인정하는법을배워갔고,내가속한이세계를마음을다해끌어안게되었다.길위에서나는조금더용감했고,더착해졌다.타인의고통을나눌줄알게되었고,지구에조금이라도해를덜끼치는인간이되고자애쓰고,육체적인불편함을견디는힘이극도로강해졌다.-본문중에서
다른나를찾고싶다는갈망,더많이감사하고,좀더겸손하고,더자주웃는나를보고싶다는바람으로여행을떠나는김남희작가.그녀는아직가보지못한알래스카를그리며일본인사진작가호시노미치오의책들을꺼내읽는다.그리고모두에게권한다.여행과책이라는환상의콜라보에중독되기를.그누구의것과도다른자기만의콜라보를만들어내기를.어느날우리가여행지에서책을든채마주칠수있게되기를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