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곁에있어도나는그대가그립다』
『외눈박이물고기의사랑』
『나의상처는돌너의상처는꽃』의시인류시화신작시집
섬세한언어감각과서정성-
삶속에서심호흡이필요할때
가슴으로암송하는시들
시집『그대가곁에있어도나는그대가그립다』『외눈박이물고기의사랑』『나의상처는돌너의상처는꽃』으로수많은독자의사랑을받는한편,엮은시집『지금알고있는걸그때도알았더라면』『사랑하라한번도상처받지않은것처럼』『마음챙김의시』로시읽는기쁨을전파한류시화시인이10년만에내놓는신작시집이다.
「초대」「살아남기」「너는피었다」에위로받고「그런사람」「저녁기도」「얼마나많이일으켜세웠을까」로삶의본질을,「숨바꼭질」「슬픈것은우리가헤어졌기때문이아니라헤어진방식때문」에서사랑의의미를생각한다.삶속에서심호흡이필요할때가슴으로암송하는시,세계를내면에서보고마음속불을기억하게해주는시70편이실렸다.섬세한언어감각,자유로운시적상상력이빛난다.
우리가귀를막으면다른사람의목소리는들리지않지만자신이하는말은들린다.불완전한단어들이모여시가될수있는것은가슴안에시가있기때문이다.시인에게는그에게만보이는세상이있다.그가그것을시에담으면그세상은모두의세상이된다.여기에실린시들이그것과같다.시는고독한영혼의소유자에게또다른고독한영혼이보내는메시지이다.읽을수록감성을건드리는문장과좋아하는시가많아지는시집,또한권의마음에품는시집이될것이다.
손을내밀어보라
다친새를초대하듯이
가만히
날개를접고있는
자신에게
상처에게
-「초대」부분
좋은시는사람의마음을어루만지는힘이있다.이전시집해설에서이홍섭시인은류시화의시가“많은독자들의마음을치유하고정화할것이라믿는다.”라고썼다.오랫동안숙고한언어,명상으로부터길어올린지혜,그리고진솔한자기고백이그길을열어주기때문이다.
목련꽃필때쯤이따금
혼잣말하네
슬픈것은우리가헤어졌기때문이아니라
헤어진방식때문이라고
내가원하는것은
우리가다시만나는것이아니라
다시만나
다른방식으로헤어지는것이라고
그것만이옛사랑을구원할수있다고
-「슬픈것은우리가헤어졌기때문이아니라
헤어진방식때문」
시인의진정한사명은‘삶이살아볼만한가치가있다는것,경험할만한의미가있다는것’을일깨우는데있다.류시화의시는중요한실존적주제를다룬다.삶,사랑,고독,상실,병,절망,기쁨,그리고타인과의관계뿐만아니라자기자신과의관계에대한사색이시마다담겨있다.또한눈속에서피는야생크로커스꽃처럼밝음,긍정적인의지,희망을준다.전염병과전쟁으로인한시대상황이기때문에성찰의과정을거쳐탄생한한편한편의시가더가슴에다가온다.
꽃샘바람에흔들린다면
너는꽃이다
모든꽃나무는
홀로봄앓이하는겨울
봉오리를열어
자신의봄이되려고하는
너의전생애는
안으로꽃피려는노력과
바깥으로꽃피려는노력
두가지일것이니
-「꽃샘바람에흔들린다면너는꽃」부분
좋은시란무엇일까?추천사에서일본을대표하는시인다니카와슌타로가말하듯이시란무엇인가하는물음에는시그자체로답할수밖에없다.나무에는나이테가있고옹이가있다.그런의미에서류시화의시는나무를닮았다.사물에대한새로운인식,관계에대한사색으로시집마다심장을건드리는은유들이밑줄긋게한다.동시에시는말을빛나게하는예술이라는정의에맞게단어하나하나마다쓰임과울림이깊어오랜만에감각의밀도를경험한다.(‘우리가사랑을발견하는것이아니라/사랑이우리를발견하기를’‘먼저핀꽃은나중에핀꽃에진다’‘남모르는상처입었어도/어투에가시가박혀있지않은사람’‘내가슴이색을잃었을때/물감빌려주는엉겅퀴에게나는투표했다’‘만약웃음이실제로는눈물이라면,또만약/눈물이실제로는웃음이라면’)
가난하다고해도
너는아주가난하지는않다
가령아무가진것없이
파란색하나만소유하고있다해도
그파란색에는
천개의파랑이들어있다
-「파란색가난」부분
만약우리가천사라면시를쓰지않게될지모르지만,지금우리에게는슬픈시,기쁜시,모두가공감하는시가필요하다.우리삶의부서지기쉬움을,그래서그것의소중함을일깨우는시인의내공이느껴지는시들이.시집해설에서폴란드크라쿠프의야기엘론스키대학아시아학과교수레나타체칼스카는“류시화의시를소리내어읽을때마다나는몸이떨린다.모든시는자전적이지만그의시속화자는내게삼인칭이될수없다.그화자는마법처럼나자신이되어버린다.그것이시가가진힘이다.”라고썼다.
축축한흙속에서온감각을열고
한촉의희망을기다린자만이
꽃에대해말할수있으니까
-「아직은이른봄」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