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 울음이 그치고 상처가 아무는 곳, 보건실 이야기

여기서 마음껏 아프다 가 : 울음이 그치고 상처가 아무는 곳, 보건실 이야기

$15.00
Description
하루 평균 5분 간격으로 아이들이 다녀가는 곳, 배가 아프다던 아이가 보리차 한 잔에 금세 얼굴이 환해지는 곳, 아이들의 울음이 그치고 상처가 아무는 곳, 바로 보건실이다. 이 책은 20년 차 초등학교 보건교사가 아이들을 가까이에서 마주하고 치료하며 쓴 보건실 에세이이다. 저자는 업무적인 보건일지가 아닌 아이들의 표정과 이야기가 담긴 보건일지를 쓰게 되었다. 아이들은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이유로 보건실에 찾아온다. 어지러워서, 잠이 와서, 넘어져서, 손에 가시가 박혀서. 쉽게 처치해줄 수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지만, 당뇨가 있는 아이, 피부염을 앓는 아이, 우울증이 있는 아이 등 상처 너머를 봐야 하는 아이들도 보건실에 찾아온다. 저자는 환한 웃음 뒤에 그림자를 감춘 아이들, 하고 싶은 말 대신 아프다는 말을 먼저 하는 아이들의 마음까지 들여다본다.

은유 작가는 이 책을 먼저 읽고 “상처와 회복의 동화이자 교육현장 르포”라는 추천의 글을 전해주었다. 학교를 지키는 단 한 명의 의료인으로서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도 담겨 있다. 보건실에는 왜 출입증이 없는지, 성교육 담당자가 보건교사 1인일 때 어떤 한계가 있는지, 방역 담당자로서 코로나19를 어떻게 겪어내고 있는지 등 보건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들려준다. 아이들이 언제든 찾아가서 자신의 상처를 보여줄 수 있는 ‘보건실’이라는 공간과, 그 아픔을 알아채주는 ‘보건교사’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생각하게 한다. 또한 어렸을 때 상처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에서 어린 시절 자신과 비슷한 아이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힘들 때 어떤 모습으로 자신을 드러내는지, 또는 숨기는지, 아플 때 어떤 말을 하는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 지금 자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아이의 아픔을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줄 것이다.

저자

김하준

대학병원에서3년간간호사로근무했으며이후20년간보건교사로일하고있다.하루평균50명의아이들이드나드는보건실에서지치지않기위해선아이들을좀더사랑하는법을스스로배워야했다.그방법으로업무적인보건일지가아닌,아이들의웃음과눈물까지기록하는특별한보건일지를쓰게되었다.배가아픈아이,당뇨가있는아이,꾀병을부리는아이,오늘도저마다의이유로보건실을찾아오는아이들한명한명에게눈맞춰주기위해노력한다.

목차

서문_아픔과슬픔을들여다보는일

1.보건실을찾아오는아프고기특한아이들
죽으려고했는데옥상이잠겨있었어요
식물과아이들의공통점
밥을먹으려고하는데눈물이났어요
당뇨는부지런하게하는병이래요
선생님,따랑해요
오늘안녕이영영안녕일수있어
아이들을볼땐,사진찍을때처럼
쏟아지는아이들

2.마음에도반창고를붙여줄게
세상에예쁜손은없다
그림속아이스크림
학교의중심은어디인가?
나는왜이런병에걸렸을까요?
울퉁불퉁모과를닮은아이들
아픈곳,영혼이라고쓰는아이가있다
보건교사안은영은아니지만
보건실단골손님들

3.상처가아물때쯤한뼘더자라있겠지
반창고나붙여주는보건교사
새구두를신고
날마다새로생긴아픈조각
선생님,저는죽을고비를두번이나넘겼어요
불면증은어떻게해야낫죠?
새가날개를다친것같아요
선생님도아파봤어요?
10월의어느날

4.학교를지키는단한명의의료인
보건교사가겪는외상후스트레스
성교육의최종목적
아이들의성문제가드러나는방식
8,200원짜리가시를뽑은날
열화상카메라너머의아이들
감염병시대,보건교사로살아가기
주워온트리안과보건실의루틴
눈쌓인길을걷습니다

출판사 서평

“아이들은울음과웃음의경계가길지않다.
아파도웃고웃다가도아프니까.”

보건실문을열면시작되는
모서리가둥근반창고같은이야기

하루평균5분간격으로아이들이다녀가는곳,배가아프다던아이가보리차한잔에금세얼굴이환해지는곳,아이들의울음이그치고상처가아무는곳,바로보건실이다.이책은20년차초등학교보건교사가아이들을가까이에서마주하고치료하며쓴보건실에세이이다.저자는업무적인보건일지가아닌아이들의표정과이야기가담긴보건일지를쓰게되었다.아이들은그숫자만큼이나다양한이유로보건실에찾아온다.어지러워서,잠이와서,넘어져서,손에가시가박혀서.쉽게처치해줄수있는아이들이대부분이지만,당뇨가있는아이,피부염을앓는아이,우울증이있는아이등상처너머를봐야하는아이들도보건실에찾아온다.저자는환한웃음뒤에그림자를감춘아이들,하고싶은말대신아프다는말을먼저하는아이들의마음까지들여다본다.
아이들은아주작은것으로도상처받지만아주작은말한마디로도금세회복되는유연함을가졌다.이런아이들이언제든찾아가서자신의상처를보여줄수있는‘보건실’이라는공간과,그아픔을알아채주는‘보건교사’의역할이얼마나중요한지생각하게한다.또한어렸을때상처의경험이있다면,이책에서어린시절자신과비슷한아이를찾을수도있을것이다.아이들은힘들때어떤모습으로자신을드러내는지,또는숨기는지,아플때어떤말을하는지알게된다.무엇보다지금자신과가장가까이있는아이의아픔을발견할수있는계기가되어줄것이다.

“자,여기10cm눈금자가있어.
네가아픈정도가어디쯤인지표시해볼래?”
“선생님,더긴자는없어요?”

아이들의아픔과슬픔을들여다보는
보건교사의특별한보건일지

아파서보건실에온아이들은무엇을할까?소파에앉아가만히쉬다가기도하고,책을읽기도한다.키를재보거나,물을마시거나,친구들과떠들다간다.많은아이들이별다른치료를해주지않아도보건실에온것만으로다나았다는듯이돌아간다.아이들이보건실을찾아오는여러에피소드를통해아이들의순수함과사랑스러운모습을볼수있다.

“목이아파요.근데놀고싶어요.”
“아파도노는게그렇게좋아?”
“네,놀땐아픈지몰라요.놀고나서아파요.”_291쪽

“여기달력을줄테니네가보건실에왔던날을세볼래?”
“그건아주쉬워요.365에서방학날짜만큼만빼면되거든요.”_143쪽

“피부가마르려면3분쯤걸리니까3분후에밴드를붙여주는거야.”
“3분을어떻게알지?알았다,내가줄넘기를360번하고알려줄게.
그럼3분이야.내가1분에120번하거든.”_146쪽

보건실을자주찾아오는아이들을저자는‘단골손님들’이라고표현한다.보건실은응급처치를하는곳이지지속적인치료를해주는곳은아니다.그럼에도매일찾아오는단골아이들한명한명에게눈맞춰주고아이들의이야기를들어준다.자주오는아이에게서작은차이를발견하는일이매우중요하기때문이다.옥상에올라가떨어져죽으려고했는데옥상문이잠겨있어보건실에오게된아이,아픈곳을적는보건실기록부에‘밥을먹으려고했는데눈물이났어요’라고적은아이.이일이있고난후저자는기록부양식을한동안‘아픈곳또는하고싶은말’로바꾸게되었다.이렇듯보건실은간단한외상을치료하기위해서만존재하는곳이아니다.가정과교실에서소외된아이를발견해내는역할을하기도한다.학교폭력과관련된아이,가정내학대를받는아이를인지해신고하는것도보건교사의일이다.학교의빈틈을채우는곳이보건실이되기도한다.아이들은상처를입으며자라고그런아이들에게는반드시따뜻한어른이필요하다.저자는보건교사인자신이따뜻한어른의역할을해야하는사람중한명임을기억하고오늘도아이들의아픔과슬픔을들여다본다.

친구들과함께놀고싶은데끼워주지않아서
혼자있고싶은데혼자있을데가없어서
학교에서울고싶은데울데가없어서
아무도자기를알아주는사람이없는것같아서
아이들은갈데가없어서보건실에가기도한다._18쪽

“작은상처에묻은모래를씻어내는
사소한일일지라도.”

응급상황,성교육,코로나19…
학교를지키는단한명의의료인

보건교사는천명을위해존재하는동시에단한명의위기순간을위해존재하는의료인이다.아이들만이아닌교직원과그외학교방문자모두의응급상황과첫번째로맞닥뜨려야하는무거운중책을가졌다.저자는학교의중심이교실도운동장도아닌보건실이라고말한다.보건실에가는아이가없는교실이행복한교실이고,보건실에가는아이가적은학교가행복한학교이다.저자는보건교사로서겪은한계와보건교육의현실적인문제점들도이야기한다.성교육을보건교사1인의업무로지정했을때발생하는문제점과,아이들의성문제가학교생활에서어떤모습으로드러나는지구체적으로보여준다.또한코로나19를겪으며방역담당자로서지나왔던2년간의이야기는마스크뒤에가려진아이들의얼굴을그려보게한다.코피가나도맘편히닦아줄수없고,기침하는아이의목구멍을들여다보는것도어려운일이되었다.아이들과일정한물리적거리를두어야하는상황이되었지만,저자는아이들과정서적거리까지멀어지지않도록여전히사소한치료하나하나에마음을기울인다.작은상처에묻은모래를씻어내는일에도,여분의반창고를챙겨주는일에도아이들은더잘자라난다는믿음을가지고.

★은유작가추천!★

보건실은아이들의눈물이흘러드는작은방이다.꾀병부터당뇨까지병명도오만가지.가정이나교실에서제아픔을들어주는어른이없을때아이들은제비빌언덕을본능처럼찾아낸다.이“아프고기특한아이들”의목소리를20년차보건교사가모아두었다.아프다는말은살겠다는말이라서장하고귀하다.상처와회복의동화이자교육현장르포로도읽히는이책을더많은어른들이읽기를바란다.
-은유《있지만없는아이들》저자


책속에서

보건실은간단한외상을치료하기위해서만존재하는것이아니다.어떤위험한징조를감지하기위한센서가되기도하고,가정과교실에서소외된아이를마지막으로걸러낼수있는체의역할이되기도한다.
-17쪽

“선생님,세종대왕은당뇨로죽은거래요.그래서당뇨는부지런하게하는병이래요.내가축구를진짜잘해서축구공을뻥차면그게우주까지날아가서별똥별인줄알고저처럼아픈아이들이소원을빌면그소원이이루어졌으면좋겠어요.소원은발끝에서이루어진대요.”
아이의말과표정에서슬픔과희망을함께읽을수있었다.
-42쪽

특별한아이들에대한구체적기록은어떤방식으로아픈아이를대했는지돌아보게하고다음에그아이를다시만났을때더쉽게기억해낼수있는단서가되었다.기록의대상이었던아이이기에좀더사랑스러운눈으로바라보게된다.아무리바빠도아이들자체를미워하지않게되었다.
-63쪽

스물세번째아이가들어온다.머리가아프다며자주오는아이인데친구두명을항상데려온다.함께오는친구둘은올때마다키를잰다.어제도다녀가고며칠전에도키를재고갔다.키는매일눈에띄게자라지않는다고하자자기네는그렇지않다고한다.
-72쪽

자주아프다고오는아이들은예민하고감각이뛰어난아이일수도있다.마음이아픈것이결국몸으로오기도하니까,실제로몸어딘가가불편해지는것이다.아이들은마음의불편함을몸을빌려말하고싶어서오는지도모르겠다.
-103쪽

흙이너무부족하여차라리물속에뿌리를내리고살아야만하는아이들이있다.유년기에마땅히제공되어야할충분한흙과양분이부족한아이들이다.그런아이들에게학교가유리병과깨끗한물이되어주면좋겠다.그렇다면보건실은물의혼탁함을관찰해뿌리가제대로자라고있는지살펴보는곳이되지않을까.
-128쪽

상처의크기와깊이를가늠함과동시에이미손이적당한크기의반창고를집는일
여분의반창고를주머니에넣어줘야할아이를아는일
마음의반창고가필요한데몸에반창고를붙여달라고오는아이를알아보는일
보건교사의일중에서가장쉬운일은역시밴드를붙이는일이라는걸알게되는일
오늘밴드를백개붙였어도아이들이크게다치거나응급상황이없었다면고마운날이라는것을아는일
-158쪽

초등학교성교육담당자는교사와아이들을대하는모든구성원이어야한다.담임교사는아이들을조금만관찰해도아이들의성문제를금세알아차릴수있다.아이들의행동,언어가힌트다.
-241쪽

코로나19로가장큰피해를입은사람은누구인가,나는아이들이라생각한다.마스크를언제벗을지모르는아이들의뒷모습을기억했으면좋겠다.코로나19로외부체험활동도,체육활동도자유로이하지못한아이들을기억했으면좋겠다.코로나19에도불구하고보건실에가는아이들은어떤아이들이었을까를생각했으면좋겠다.
-262쪽

눈이아프다고우는아이들의눈을벌리면
티끌보다내가먼저보인다
나는하루에도몇차례씩
아이들의눈동자에빠진나를발견한다
마음의눈을더닦아야하는이유다
-2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