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내리는 날 다시 만나 : 시골 수의사가 마주한 숨들에 대한 기록

꽃비 내리는 날 다시 만나 : 시골 수의사가 마주한 숨들에 대한 기록

$14.80
Description
병원 안에서, 병원 밖에서 시골 수의사가 마주한
숨들에 대한 기록과 미뤄둔 질문들!
병원 안에서, 병원 밖에서 시골 수의사가 마주했던 비인간 동물들 그리고 인간 동물들에 대한 기록과 미뤄둔 질문들! 함께 살던 가족의 죽음을 강아지는 어떻게 받아들일까.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보호자들의 죄책감과 슬픔, 괴로움 곁에서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개와 고양이를 택배로 사고팔고 반품까지 자유롭다는 충격적인 사실부터, 고속도로 위에서 운송 트럭 위의 닭과 눈이 마주치며 시작된 이야기, 우연히 들어간 소싸움대회에서 마주한 지옥 같은 장면들, 연간 800만 마리의 새들이 투명 벽에 부딪혀 죽어가는 현실까지…. 반려동물이 가족이 되는 현실의 한편에서 여전히 상품의 자리에 머물러 있는 비인간 동물들이 사는 세상을 허은주 수의사의 선하고 단단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이 책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일, 다른 생명들과 한 세계에서 공존하는 일에 대하여 사유하게 한다. 보이지 않는 것처럼 여겼던 거대한 세계를 끄집어내 마주 본다. 인간이라는 것이 한없이 미안해지는 일들 속에서 이 책이 그저 슬프고 분노하는 일에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동물을 향한 인식이 개선되는 길에 함께 힘을 더할 수 있다면 좋겠다.

저자

허은주

수의사.1977년서울출생.이화여자대학교에서여성학으로석사학위를받았고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일했다.전북대학교에서수의학을공부했고수의대에서야생동물의학실에서활동했다.지금은소도시에서작은동물병원을운영하며아픈동물들을치료하고있다.저서로는《야생동물병원24시(공저)》가있다.

목차

프롤로그
말할필요가없다는오해로시작된일

1.우리는여전히,우리의슬픔만생각한다
꽃비내릴때우리다시만나
아주특별한새
이미모든것은달라졌다
네가떠난후에도우리는
수의사의일
얼룩이와얼룩이
곁에있다는것만으로
제가데려올게요
슬픔안에서도행복할수있다

2.지금,우리가사는세상
해줄수있는일
펫숍의투명창
사람인나는아주작은존재였다
그병원잘되나봅시다
반품되는동물들
이새와함께산다면어떨까
삶의모든흔적
첫숨
다른병원가보자
마음속무지개
작별인사

3.다르지않은마음들에대하여
물까치의날들
소리없는개
온힘으로살아가는중입니다
처음본하늘
그렇게어른이되었다
미뤄둔질문
죽을만큼아파도물지않는개는없다
구더기
칠성이
사라지는세계

출판사 서평

“이책은우리와동물의관계에근본적인질문을던진다.
생명과죽음을사유하게한다.
나는세상의모든고통을아는존재들에게우리가인간이라는이유만으로
이토록잔혹하고무참할권리가없음을다시금깨달을수있었다.
동물을진심으로사랑하는사람들에게이책을추천한다.”
-최은영소설가추천!

병원안에서,병원밖에서시골수의사가마주한
숨들에대한기록과미뤄둔질문들!
“사람인나는이세계에서아주작은존재였다.”

반려동물인구1,500만시대.누구나반려동물이라는말을사용하는지금,동물들은가족의한구성원으로받아들여지고있다.하지만다른한편에선현기증이날만큼의간극을두고,믿기어려울만큼잔인하고참혹한일들이공존하고있다.책《꽃비내리는날다시만나》는동물병원안에서,또밖에서허은주수의사가마주한비인간동물들그리고인간동물들에대한기록이자미뤄둔질문들에대한이야기이다.
저자허은주는대학원에서여성학을전공하고,졸업후한국성폭력상담소에서활동하며함께세상을바꿔나간다는즐거움을경험했다.하지만성폭력피해자를만나상담하고,사업계획서와현안에대한성명서를쓰고기자회견을하며언제나사람들에둘러싸여일을해왔다.스스로그일들이힘에부친다는생각을하면서도,그생각을한다는것만으로주변동료활동가에대한죄책감이들었다.그렇게죄책감으로일상을채우지않을다른일을자꾸만생각하던즈음우연히여성수의사를만났다.그에게“동물은사람과달리진료할때말할필요가없다”는이야기를듣고,덜컥수의대진학이라는새로운길을선택한다.하지만수의사가된이후에그는또다른죄책감을맞닥뜨린다.

펫숍투명창에전시되고택배로반품되는동물들,
개농장,소싸움대회,유리창에부딪혀죽어가는새들까지…
지금,비인간동물이사는세상

반려동물이가족이되는현실의한편에서여전히상품의자리에머물러있는동물들은너무도많다.개와고양이를고속버스택배로사고팔고,반품과교환도전화한통으로가능하며,‘비용절감’을이유로동물에게최대치의고통을안기며사육한다.
사람들이선호하는모양으로만들기위해2개월된강아지를어떠한마취도없이귀를잘라명주실로꿰맨농장주,자신의개는아파도물지않으니마취하지말고빨리꿰매라고소리치는보호자,공포에질린눈으로왜싸워야하는지도모른채엄청난소음에휩싸여괴로워하는싸움소를육성하고환호하는사람들까지….인간이라는이유로이토록다른생명에게잔인하고무참해질권리가우리에게있는것일까.
몰랐다면알기전보다마음편히살수있을이야기들이다.하지만그세계는아주좁을것이다.그렇기에허은주수의사가쓴이책은우리의세상을확장시킨다.우리는반드시제대로바라보고,오래기억해야한다.인간이만들어낸지금,우리가사는세상을.

“누구라도자신이입양하고함께살작은강아지가개농장에서겪어야했던일을알게된다면펫숍에서동물을구입하지못할것이다.가벼운마음으로숍에서예쁜강아지,고양이한마리를사는건열악한농장에서살아가야할또한마리의동물을만들어내는일이기때문이다.”-96쪽

“우리는세상에사람만산다고쉽게착각하고산다.”
삶과죽음앞에서다르지않은마음들을
제대로기억하는일

함께살던가족의죽음을강아지는어떻게받아들일까.또반려동물을떠나보낸보호자들의죄책감과슬픔,괴로움곁에서수의사는무엇을해줄수있을까.서로가족이되었고,함께했고,그렇게시간이흐르면자연스레병과죽음이찾아온다.삶과죽음은짧은순간뒤바뀌지만,돌이킬수없다.작가는그묵직한현실앞에서그럼에도계속이어지는삶에대해단단한마음으로기록한다.

“슬픔이지나가야살수있다고생각했었다.버티다보면지나갈것이라고믿었다.영원히사라지기바랐다.하지만내가외면했던슬픔은그렇게5년동안그자리에서나를기다리고있었다.슬픔은잊어야하는것이아니라살아내야하는것이었다.똘똘이엄마가큰슬픔이후에도,아니그슬픔과살면서도행복하길빌었다.그리고나자신에게도말해주었다.‘슬픔과함께산다고불행한건아니야.슬픔을살아내면서도행복할수있어.’”-80쪽

책속에서작가는병원에선환자에대한학대의심신고가가능하지만동물병원에선그조차보장되어있지않다며눈앞에서학대가의심되는보호자를만나도,수의사가할수있는조치가아무것도없음에느꼈던무력감을고백한다.섣부른입양으로파양된강아지에게찾아온마음의병에대한이야기부터고속도로위에서운송트럭위의닭과눈이마주쳤던순간에서시작된이야기,수의대시절미뤄두었던동물실험과관련된윤리적고민들,우연히들어간소싸움대회에서마주한지옥같은장면들,연간800만마리의새들이투명벽에부딪혀죽어가는현실….삶과죽음앞에서우리와다르지않을어떤마음들에대해빼곡히기록했다.

이책은반려동물과함께사는일,다른생명들과한세계에서공존하는일에대하여사유하게한다.보이지않는것처럼여겼던거대한세계를끄집어내마주본다.인간이라는것이한없이미안해지는일들속에서이책이그저슬프고분노하는일에서끝나지않기를바란다.동물을향한인식이개선되는길에함께힘을더할수있다면좋겠다.

“새들이사라진다는것은우리를실존에가깝게하는다른세상이조금씩없어지고있다는것이다.그건내가조금씩사라지고있다는것이나다름없다.인간이만든투명벽에사라지면안될세상이다.그세상이사라지면사람도결국사라질것이다.”-25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