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에 감사해 : 김혜자 에세이

생에 감사해 : 김혜자 에세이

$17.02
Description
우리들의 배우 김혜자의 연기, 인생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에 감사해”
한국을 대표하는 연기자, 우리가 사랑하는 배우 김혜자. 그녀는 지난 60년간 수많은 배역으로 살며 삶의 모순과 고통, 환희와 기쁨을 전했다. 배역을 맡으면 온전히 ‘그 사람’이 되어야만 했고, 그렇게 되기 위해 수십, 수백 번 몸부림치며 연기했다. 죽기 살기로 하면 그 뒤는 신이 책임져 주시리라는 믿음으로, 연기 잘한다는 평가를 최고의 선물이라 여기며 몰입했다. 언제나 편안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배우이지만 그녀의 삶 이면에는 그토록 치열한 시간과 감사의 기도가 함께했다.

매번 작품을 할 때마다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여기는 배우, 작품을 선택할 때 비록 현실이 고통스럽고 절망적이더라도 그 사이에 바늘귀만 한 희망의 빛이 보이는가를 기준으로 삼는 배우, 자신은 죽음을 생각하지만 절망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작품만을 선택하는 배우, 김혜자. 이 책은 그녀의 연기 인생에 대한 자전적 기록이며, 몰입과 열정, 감사와 기쁨, 그리고 ‘국민 배우’, ‘국민 엄마’라는 명성 이면의 불가해한 허무와 슬픔에 대한 생의 무대 위 고백이다. 그녀에 대해 잘 알든 모르든, 글을 다 읽고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 ‘김혜자는 역시 김혜자’라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뭉클해진다.
저자

김혜자

한국을대표하는배우김혜자는서울에서태어나경기여중·고를졸업하고이화여대에서미술을전공했다.학창시절부터배우를꿈꾸었으며안소니퀸이주연한영화「길」을본후젤소미나같은역을마음에품었다.대학재학중이던1962년KBS공채탤런트1기에합격했으나자신의연기에실망해이내그만두고,도망치듯떠나결혼해첫아이를낳고육아에마음을쏟았다.

하지만연기에대한갈망은쉬이사그라지지않았고,스물일곱살때연극으로다시배우의길에들어섰다.한국의대표적인극단‘실험극장’에서연기의기본부터다시배웠으며,열망에훈련을더한시기를거쳐‘민중극장’,‘자유극장’등에서주인공으로활약하면서‘연극계의신데렐라’로떠올랐다.이후1969년개국한MBC에스카우트되어본격적으로TV드라마에출연하며수많은배역으로살아왔다.

「전원일기」「모래성」「겨울안개」「여자는무엇으로사는가」「사랑이뭐길래」「엄마의바다」「여」「그대그리고나」「장미와콩나물」「엄마가뿔났다」「청담동살아요」「디어마이프렌즈」「눈이부시게」「우리들의블루스」등100여편의드라마에출연했다.연극「유다여닭이울기전에」「사할린스크의하늘과땅」「19그리고80」「셜리발렌타인」「오스카!신에게보내는편지」등의주인공역을했으며,영화로는「만추」「마요네즈」「마더」「개를훔치는완벽한방법」이있다.

작품을선택할때는비록현실이고통스럽고절망적이더라도그사이에서바늘귀만한희망의빛이보이는가를기준으로삼았다.연기를하는동안살아있음을느꼈고,동시에보는사람들을살리고싶었다.1966년제2회백상예술대상연극부문신인연기상을시작으로MBC연기대상,KBS연기대상,마닐라국제영화제,부일영화상,LA비평가협회상등에서수차례수상했으며,백상예술대상에서TV부문대상4차례,여자최우수연기상4차례를수상하는대기록을세웠다.

목차

신의대본에서우리모두는배우
혜자에게
살아,네힘으로살아
매번처음사는인생으로살았다
사랑하고사랑받은기억으로산다
눈부시지않은날이없었다
사랑받으면피어나는꽃
나의매니저
인생일기
내일일은내일생각할거야
인생에서가장깊은계절
떠나도아주떠나지않는다
모든것을걸어야한다
용서
사는것외에다른해답이없다
너는사라진다,그러므로아름답다
혼자저쪽에서있는들풀같은사람
오직행복하기위해태어났다
내사랑
꿈꾸는사람들
신은계획이있다
인생드라마
나를지키는나
커튼콜할때까지

출판사 서평

우리들의배우김혜자의연기,인생
“그럼에도불구하고,생에감사해”

일생을연기에바친배우는시청자와관객의마음만이아니라시대의마음을사로잡는다.현실과허구를오가면서모두의희망과아픔과욕망이그녀를통해경이롭게표현된다.그리하여세상의찬탄을받는스타가되지만그만큼그녀는거대한고독과허무속에놓인다.그리고그고독과허무가토대가되어스크린속에또다른얼굴로재탄생한다.

한국을대표하는연기자,우리가사랑하는배우김혜자.그녀는지난60년간수많은배역으로살며삶의모순과고통,환희와기쁨을전했다.배역을맡으면온전히‘그사람’이되어야만했고,그렇게되기위해수십,수백번몸부림치며연기했다.그렇기에그녀는기자들에게“내나이를쓰려거든‘수천살’이라고해줘요.”라고말한다.정말로그삶들을다살아낸것같기에.

나에게연기는직업이아니라삶이며모든것입니다.배우는‘이만큼하면됐다.’거나‘이정도면성공했다.’라고멈춰서는안됩니다.그지점에서다시시작할수있어야합니다.삶그자체이기때문입니다.모든것을걸어야합니다.그런마음을품고서해야합니다.-책속에서

죽기살기로하면그뒤는신이책임져주시리라는믿음으로,연기잘한다는평가를최고의선물이라여기며몰입했다.언제나편안한이미지로다가오는배우이지만그녀의삶이면에는그토록치열한시간과감사의기도가함께했다.‘연기하는것,아프리카아이들을위해봉사하는것’이두가지로삶을채워온김혜자는아프리카아이들의이야기를담은책『꽃으로도때리지말라』이후20여년만에누구에게도털어놓지않았던자신의내밀한이야기를담은한권의책을준비했다.

지금까지방영된드라마와영화를보는것만으로도배우김혜자를아는데는충분하다고생각할수있다.단,이책을읽기전까지는.이책에실린글들은‘김혜자’라는이미지를둘러싼삶의조각들이아니라오히려읽을수록더뚜렷이빛나는실제모습에가깝다.이책은그녀의연기인생에대한자전적기록이며,몰입과열정,감사와기쁨,그리고‘국민배우’,‘국민엄마’라는명성이면의불가해한허무와슬픔에대한생의무대위고백이다.

우리모두는조금씩은부조리연극의배우들입니다.단지그렇지않은것처럼,아무렇지않은것처럼절망감과우울증속에서도스스로힘을내어살아가는것입니다.그것이삶이고,그것이인간입니다.-책속에서

그녀는왜‘생에감사해’하는가.인생대부분의기간동안‘눈이부시게’누려온인기와명성을생각하면당연한일이라할수있겠지만,그진정한이유가책장을넘기면서비로소이해된다.그리하여‘한국연기사에획을그은배우’의세계로들어가는문이열린다.2021~2022년두해에걸쳐진행된구술과대면및전화인터뷰,평생을써온일기형식의글들,신문방송등여러매체와의인터뷰기사등을토대로편집자가초고를만들고,저자가다시기억과사실을추가하는방식으로완성된이책『생에감사해』는유명배우에대한쉬운선입견을거부한다.그대신자신의진정한모습을보라고말한다.

카메라안과카메라밖,세상속김혜자의시선
“나는나답게솔직하게살고싶습니다”

많은후배배우들이‘김혜자같은배우’를목표로삼지만김혜자는스스로에게박한평가를내린다.서툴고모자란사람,부족했기때문에열심일수밖에없었던사람,연기에만완벽주의자였고엄마와아내로서는낙제점인사람,용서하기보다는용서를구해야하는사람.작품에들어갔을때모든힘을쏟아붓고나머지시간은껍데기만남은매미허물처럼존재하는스스로를자책하는시간도많다.다만,그녀를지탱하는것은감사의힘이다.스스로를잊고몰입할수있음에,대본을외울기억력이있음에,매번살아야할이유가되는작품이자신앞에놓여있음에감사할뿐이다.그래서신이자신을살게하는이유를헤아리며‘하루하루를죽이는삶을살지않겠다.’다짐한다.

이책은흔한회고록이아니라배우본인이자신의연기세계와인생을추적한,글로쓴‘인생영화’이다.자살을꿈꾸며수면제를사모으던소녀는어떻게해서연극무대와조명눈부신스크린속에서생의의미를찾았는가?「우리들의블루스」의작가노희경이말했듯이미어캣을닮은동그란눈으로세상을두리번거리는그녀는자신의가족사에대한글의제목을왜‘인생드라마’라고붙였는가?책에싣지는못했지만그녀는왜‘에필로그’를단한줄로써서보냈는가?‘그리운배우가되기를.’이라고.

여기,생의마지막까지연기에혼을불사르려는강한욕망을가진배우가있다.매번작품을할때마다그것이자신의‘마지막작품’이라고여기는배우,작품을선택할때비록현실이고통스럽고절망적이더라도그사이에바늘귀만한희망의빛이보이는가를기준으로삼는배우,자신은죽음을생각하지만절망한사람들에게희망을주는작품만을선택하는배우가.우리가상상해온것과다르게그녀에게연기는허무를몸으로부딪는행위이며,자신의가슴은상처입었지만다른사람의상처난가슴은치유해주려고하는공감의노력이다.그리고커튼콜이끝나고드라마가막을내리면정직하고무심한눈으로삶을응시한다.

늘삶의한쪽에죽음이함께했습니다.신이나를그런사람으로만드셨습니다.그리고그허무에더깊이빠지기전에다음작품에온힘을다해매달리게되었습니다.어찌보면돈과명예가아니라그천성적인허무가나에게는연기생활에더욱전념하게한원동력이었습니다.나자신은죽음을생각하지만사람들은내연기에서위로받게하고싶었습니다.-책속에서

이책은우리에게너무나잘알려진,또한연기활동외에는은둔주의자여서알려진것이거의없는국민배우의내밀한고백이자자신의연기인생에대한깊고풍부한성찰이다.그리고그녀에대해잘알든모르든,글을다읽고마지막책장을덮으면‘김혜자는역시김혜자’라는생각이들면서마음이뭉클해진다.

이제김혜자는자신의혼을바쳐연기를펼칠‘마지막’대본이그녀를찾아오기를기다린다.그작품이끝나는날잠이들면그것으로세상과작별하기를.하지만그녀의계획이성공할수있을까?그녀를사랑하는이토록많은팬들이그녀의손을붙잡고있는데.

앞으로어떤작품을하게될지모르지만,나는끝나는날까지단정하게살고싶습니다.내책상위에있는달력에도써놓았습니다.‘끝나는날까지단정하게살리라.’라고.피곤하고귀찮아서흐트러져있고쓰러져있다가도‘아니야,누가보지않아도나자신에게도단정하게사는나의모습을보여주고이야기해주고싶어.’하면서힘을내어일어납니다.나자신도그렇게느끼고싶습니다.-책속에서